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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din 님의 서재입니다.

던전네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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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din
작품등록일 :
2017.11.22 23:01
최근연재일 :
2018.01.16 16:23
연재수 :
27 회
조회수 :
3,961
추천수 :
24
글자수 :
170,839

작성
17.12.11 18:16
조회
147
추천
1
글자
12쪽

길드 아스가르드 (5)

DUMMY

“순순히 동행을 허락할 거라 생각하나.”


“그쪽들이랑 상관 없이 카샤와 동행하는 거니 신경끄시지 그래-? 솔직하게 그쪽들이 못미덥거든.”


카샤를 마중나오기 위해 수도원을 방문한 길드 디스토피아. 어찌보면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부동의 최강 길드라 불리우는 길드의 길드장은 카샤를 따라간다는 두 자매에게 거부의 의사부터 표현했다.


“비교적 약자의 위치에 선 자가 입에 담을 말인가-”


“뭐, 그쪽들 유능한 건 오랜기간 봐왔으니까 잘 알지. 그치만 말이야~ 가진 능력들에 비해 인간성이라고 해야하나~? 그런 부분들이 조~금~”


“...네가 인간성을 논할 줄이야.”


까득.


하지만 결국 신경전에 울컥하여 패배한 쪽은 리아나였다. 살아온 연륜 자체가 크게 차이났으니 당연하다면 당연한 결과. 결국 길드장 다인을 향해 이를 부딪히며 눈을 살벌하게 치켜뜨는 리아나였다.


“할배...늙어서 다치면 뼈가 제대로 안붙는다는데- 입부터 조심해야하지 않겠어···?”


“너는 생각을 하고 말을 뱉는 것부터 배워야하지 않겠나. 내게 흙먼지 하나 묻히지 못하는 녀석이, 주제부터 파악하고 뱉어라.”


“캬악-!! 보, 볼크! 이거 놔!!? 오늘 저 노친네 목뼈를 분질러버리겠어!”


바둥바둥-


성격을 이기지 못하고 그대로 다인에게 달려드려던 리아나였지만 거구의 사내에게 붙잡혀 발만 허공에 내젓는게 고작이었다. 자신을 잡고 놓아주지 않는 볼크에게도 발길질을 날려 보았지만 단단한 근육으로 다져진 거구의 사내가 끄떡이나 하겠는가.


리아나도, 그녀와 의자매인 레이나도 곤란하기 그지 없는 상황. 하지만 무엇보다 곤란해하는 이는 바로 케이트였다. 마더 카샤가 걱정되어 벌인 일들이었으니 이 사태가 자신의 책임이라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다인님. 부탁드리겠습니다...저분들의 동행을 허락해주세요.”


“카샤···”


그러한 케이트의 모습이 움직인 것은 바로 마더 카샤. 전날밤, 멋대로 일을 벌인 케이트를 혼냈던 모습과는 다르게 고개를 숙여 다인에게 정중한 부탁을 하고 있는 것이었다.


“후우...알겠습니다. 마더 카샤가 그렇게 이야기하신다면···’


“감사합니다 다인님. 늙은 이 한 몸,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편하게 대하십시오. 저희는 카샤에게 그저 감사한 마음 뿐입니다.”


다인은 7명의 길드원들의 선두에 서며 출발을 알렸고 몸을 돌리며 레이나 자매의 뒤에 선 젊은 청년을 훑었다. 자신들이 은을 입었던 걸인. 그와 아주 비슷한 분위기에 시선이 돌아갔지만 추정하고 있던 걸인의 나이와 너무나 틀려 금방 눈을 떼버린 것이다.

던 그라운드의 마룡 던전으로 향하는 길드를 따르며 여정길에 오른 카샤는 자신의 옆으로 쪼르르 붙는 케이트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미, 미안해 카샤···”


“사과는 어제 했잖니~? 그러니 다음번에 반복하지 않으면 되는 문제란다~”


“응···!”


그렇게 현 디스토피아 길드원과 과거 그 소속이었던 두 자매. 그리고 한 남자와 수도원에 사는 두 사람이 마룡의 던전 중층으로 향하는 길에 올랐다.






묵묵히 행렬의 가장 중심 자리를 지키며 카샤와 케이트와 나란히 이동하던 일화는 자신의 고개가 절로 돌아가는 것에 진절머리가 날 정도였다. 마룡의 던전으로 들어서는 넓은 광장부터 시작하여 낯익은 구조들이 17년 전 기억들을 계속 깨우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저씨? 아저씨- 괜찮으세요?”


“......음. 괜찮다.”


남자의 그러한 이상함을 가장 먼저 캐치한 것은 케이트. 카샤와 다른 전투인원들이 주위를 경계하느라 정신이 없었기에 그녀만이 남자를 주시할 수 있었다.


“아저씨도 여기 많이 와봤죠?”


“아니. 단 한 번 뿐이다.”


“정말요? 아저씨 엄청 강하잖아요! 그런데 한 번 뿐이에요?”


“내가 있던 곳은 더욱 깊은 곳이다.”


스륵.


그리고 케이트와 남자의 대화는 가장 선두에 서있던 두 남녀의 고개를 돌리게 만들었다. 등에 한 자루씩 활을 매고 진행하는 방향에서의 위험을 가장 빨리 파악하기 위한 디스토피아의 궁수들. 길드원 중 오감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둘이었던만큼 케이트와 남자의 대화내용이 들릴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곧 일화라는 남자에게 흥이 솟아난 여자 궁수 쪽이 나란히 걷던 남성의 어깨에 손을 올린다.


“아, 제이- 내 몫까지 부탁할게~”


“엑?! 애냐! 나 먼저! 적어도 가위바위보로!”


“레이디 퍼스트~”


부조리함을 볼 안에 가득 담아낸 남자가 애냐의 몫만큼 전방을 주의하기 시작하자 여자쪽은 가벼운 걸음으로 케이트가 있는 쪽으로 다가온다.


“일화...라고 하셨죠~? 재밌는 얘기 하고 계시던데- 저도 같이 들어도 될까요~?”


케이트쪽으로 다가오긴 했지만 애냐의 목표는 오로지 남자였다. 백은검사라는 칭호의 절세미인만큼 눈부신 정도는 아니었지만 사근사근하고 미소가 어울리며 찬란한 금발. 남자라면 누구나가 혹할만큼의 미녀가 일화에게 다가왔으니 이야기 상대를 뺏긴 케이트는 살짝 토라져 카샤에게 붙어버렸다.


“......”


“안돼요~?”


“이야기할 상대가 없지 않은가.”


“음···? 그 말투...어딘가 익숙한데...아니, 그럼 이제 저랑 대화하면 되겠네요~ 깊은 곳에 가봤다고 하셨죠~? 어디에요~? 어디까지 가보셨나요~?”


“모르겠다.”


일화는 솔직하게 대답했다. 던전 네비들이 도달하지 못한 곳이기에 정확한 명칭 조차 없었던 던전의 최심부. 남자는 최선의 대답을 내놓은 것이었지만 애냐는 그저 남자가 얼버무린 것으로 간주한다.


“혹시 길드가 어디에요~? 최소 5단계 이상의 수준급 던전 네비죠? 전체적인 자세나 눈매만 봐도 알아요~ 무기는 따로 없이 주먹으로 싸우는 격투 지향인가요? 레어하네요!’


“소속은 없다.”


“길드가 없어요?! 으음...그럼 던전에 들어오는건 불법인데...? 에이, 비밀로 해줄테니까 몇가지 질문에 대답해줄 수 있어요~?’


던 그라운드 시에서 금지하는 사항임을 알면서도 길드 디스토피아에 붙어 던전으로 진입해버린 일화와 레이나 자매. 일화가 던 그라운드의 주민으로 등록까지 해버린 이상 애냐가 물고 늘어진 부분은 분명하게 중요한 부분이었다.


“협박인가. 아니면 거래인가.”


“거래죠 거래! 저는 훌륭한 던 그라운드 시민으로서 발견한 범법자를 신고할 의무가 있답니다~?”


“그렇군. 거래하겠다. 질문은 몇가진가.”


속으로 작은 환호를 지르며 생긋 웃어보인 애냐는 잠시의 고민을 거친 뒤 남자에게 손가락 세 개를 펴보였다.


“해라.”


“우선...사냥해본 마물 중 ‘가장 강했다!’ 라고 생각하는 마물이요!”


“통칭을 모른다.”


“적당히 생김새 같은걸 설명해주세요 그럼~”


어느샌가부터 주위의 신경은 애냐와 일화가 나누는 대화로 쏠려있었고 다인의 예리한 시선도 조금씩 이동하기 시작했다.


“후드를 썼다. 넝마처럼 찢어졌고 칠흑색이었다. 안광은 보랏빛이었으며 수 십가지의 마법을 구사했다.”


“저...마물이라고 분명 말씀드렸는데···”


“던전에서 만난 인간이 아닌 적대적 생물이었다.”


“네에...? 그치만 저희도 모르는 마물을···”


“다음 질문은 뭐지-”


다인의 시선은 이제 대놓고 일화를 향해있었고 애냐는 “뭐 그냥 넘어가죠···” 하며 다음 질문을 던진다.


“아까 케이트라는 아가씨에게 분명 이렇게 말했죠? ‘내가 있던 곳은 더욱 깊은 곳이다’라고요. 보통 ‘있던 곳’이라고 표현하지 않잖아요-? 어디까지 가봤다, 그곳에서 고전했다, 이런 표현을 쓰는데, 그쪽의 어투는 마치 그곳에서 오래 있었다는 것처럼 들렸단 말이죠?”


“...사실이다.”


그 때부터는 주위의 시선들이 쏠리기 시작했다. 시선은 다른 곳에 두고 귀만을 기울이고 있던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스무개가 넘는 눈동자가 쏠리기 시작하니 남자가 당황할 법도 했지만 그 남자는 무덤덤하게 목소리를 이어낼 뿐이었다.


“처음엔 홀로. 그리고 그곳에서 만난 여인과 둘이 되었다.”


길지 않은 문장으로 매듭지어진 일화의 대답. 질문을 던지던 여인은 계속되는 넌센스에 한숨을 내리쉬어버렸고 곧 주위의 시선과 신경은 제자리로 돌아가버렸다.

그 모든 이들이 남자가 과장과 거짓만을 말하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자, 그럼 마지막이요...저랑 어디선가 만난 적 있지 않나요? 제 감은 빗나간 적이 없거든요. 대화까지 나눴던...그런 기분이 계속 들어요. 말투도 묘하게 낯설지 않고···”


“너와 개인적으로 만나 대화를 나눈 과거는 없다.”


“역시 그렇죠? 그쪽처럼 이상한 사람이라면 제가 분명하게 기억했을테니까요~”


애냐는 마지막까지 쓰게 웃으며 제이가 있는 선두의 자리로 돌아가기 위해 다리를 움직였다. 남자에게 흥미를 가졌던 스스로가 바보처럼 여겨졌으며 돌아간 제이의 옆자리에서 제이가 쏟아낼 비웃음을 생각하니 심정이 꽤 착잡했던 것이다.

하지만 그녀가 자리로 돌아가기 전 일화의 입술이 다시 움직였으니 아직 못다한 말을 마무리 짓는 것이었다.


“길드원들과 함께 만났다. 그 때 또한 너와는 대화를 나누지 않았다.”


휘익-


다인의 고개는 급하게 돌아가야했다. 지금의 대답으로 남자의 정체를 짐작할 수 있었기 때문! 애냐가 얼빠진 얼굴로 “...에? 언제?” 하고 있는 순간에도 다인은 등을 돌려 일화에게 다가오고 있었다.


“모, 몰라뵈어 죄송하군요···!”


“몰라보았던 것인가. 인사를 나눌 사이가 아닐 뿐이라 생각했다.”


“그럴리가요, 은자. 헌데 그 젊음은 대체...비결이 있다면 꼭 듣고 싶습니다만- 허허허~”


“나도 모른다. 과거에 받았던 시술 때문인지, 그게 아니라면 운용하는 힘 때문인지.”


“으음...시술에 대해서는 무지하나 저는 은자께서 후자로 생각하고 계신 것에 이유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공식 마법 학회에서 연구한 이론에 따르면, 순수한 자연의 힘이 신체와 오래할수록 그만큼 노화가 지연된다고 합니다. 아마 그 때문이 아닐지···”


길드원들은 활짝 개는 길드장의 얼굴을 발견하고 서둘러 고개를 돌려버렸다. 자신들 또한 일화와 나누고픈 이야기들이 있었지만 길드장 다인이 얼굴을 펴는 경우는 극히 드문 경우였기에 그 시간을 배려해주고 싶었던 것이다.


“굉장히 든든하군요. 혹 마룡이 덮치더라도 은자께서 함께하신다면 패배하지 않을 것만 같습니다~ 허허허~”


“...그 기대에는 못미친다. 그 강함은...실로 절대적이다.”


다인의 웃음은 빠르게 사라졌고 곧 애냐가 던졌던 것들과는 다른 무거운 질문을 일화에게 던져냈다.


“17년 전. 마룡과 싸웠던 이가...혹 은자십니까?”


““------!!!!””


그 질문만으로도 중층으로 향하는 모든 이들이 경악하여 고개를 향했다. 주위의 위험은 신경도 쓰지 않고 너도 나도 가릴 것 없이 시선을 모으자 길드장은 곧 고함을 지를 수 밖에 없었다.


“다들 뭐하는것이냐!! 이곳은 던전이다!! 경계에 집중해라!!”


그 고함에 고개는 제자리로 돌아갔지만 그 누구도 온 신경을 다해 경계하진 못했다. 다인과 일화의 대화가 너무나 신경쓰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어지는 남자의 대답은 듣는 이들로 하여금 식은땀을 흘리게 만들기까지 한다.


“혼자가 아니었다. 부인과 함께, 살기 위해 싸웠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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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길드 아스가르드 - 던전 네비가 되는 길 (2) 17.12.19 100 1 14쪽
19 길드 아스가르드 - 던전 네비가 되는 길 (1) 17.12.17 131 2 18쪽
18 길드 아스가르드 (8) 17.12.15 111 1 9쪽
17 길드 아스가르드 (7) 17.12.15 121 1 11쪽
16 길드 아스가르드 (6) 17.12.13 117 1 20쪽
» 길드 아스가르드 (5) 17.12.11 148 1 12쪽
14 길드 아스가르드 (4) 17.12.10 126 0 14쪽
13 길드 아스가르드 (3) 17.12.09 129 1 13쪽
12 길드 아스가르드 (2) 17.12.07 148 2 15쪽
11 길드 아스가르드 17.12.06 152 1 15쪽
10 20년 전 과거의 진상 (2) 17.12.04 167 0 6쪽
9 20년 전 과거의 진상 17.12.04 170 1 11쪽
8 혈괴 (3) 17.12.04 160 1 8쪽
7 혈괴 (2) 17.12.04 149 0 17쪽
6 혈괴 17.12.04 174 1 14쪽
5 1. 골목의 폐인 17.11.30 166 1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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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프롤로그 (3) 17.11.27 237 1 2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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