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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din 님의 서재입니다.

던전네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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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din
작품등록일 :
2017.11.22 23:01
최근연재일 :
2018.01.16 16:23
연재수 :
27 회
조회수 :
3,947
추천수 :
24
글자수 :
170,839

작성
17.12.04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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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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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7쪽

혈괴 (2)

DUMMY

힐러 카이스가 합류한 이후로도, 달라지는 전황은 일절 없었다. 아무리 그녀의 능력이 출중하다곤 하지만 다른 길드의 힐러들이 없었던 상황 또한 아니었으니까. ‘압도적인 전력’이 필요한 가운데 유능한 힐러 한 명 합류했다고 전황이 크게 바뀌겠는가.


“다, 다이인~ 정말 여기까지가 한계 같은데요- 저런 괴물 상대로 10분이나 싸웠으니 됐잖아요~~ 난 도망갈래요!”


여기저기 난 상처로 피칠갑을 한 것은 다른 길드들은 물론 디스토피아 또한 예외가 아니었으니 전투가 시작되기 전 도망가겠다 선언한 제이가 가장 먼저 우는 소리를 내뱉는다. 하지만 그 대답은 다인이 아닌 같은 원거리 저격 포지션의 애냐.


“제이-! 그 때 네가 사귀었던 술집 아가씨도 죽을텐데! 정말 그럴거야~?”


“그건 안 돼! 아니, 그렇다고 그런 인연을 위해 목숨을 바치는 성격도 아닌데 내가~~ 이크! 피해 애냐---!!!!”


쐐하아악----!!!!

쿠화아아아악----!!!!


괴물의 기세는 더 흉포해지면 흉포해졌지 절대 약해지지 않았다. 전의를 상실해가는 길드들에 비해 이제는 휘두르는 대검의 풍압만으로 건물을 반파시키는 핏빛 괴물 ‘혈괴’. 제이가 반사적으로 애냐의 몸을 밀어냈기에 그 공격을 제대로 맞진 않았지만 늘어나는 상처는 피할 수 없었다. 빗겨 맞은 풍압에 최강 서열의 네비들이 상처를 입고 있는 지경. 혈괴의 힘은 압도적이었다.

길드들의 절반 이상이 전투 불능이 되었으며 남은 이들 또한 하나 같이 큰 부상을 입은 상태. 다인의 얼굴이 더욱 일그러져 가는 것을 깨달은 볼크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다인. 저는 마지막까지 저 괴물을 막겠습니다.”


“......미안하지만 볼크. 자네뿐만이 아닌 것 같군.”


다인은 물론 애냐, 로아, 크리키, 카이스, 모건. 자리에 있는 디스토피아 전원이 전사를 각오하고 끝까지 괴물과 싸울 의향을 내비친다. 그리고 그러한 일곱 동료들의 모습에 혼자만 내빼려던 제이 또한 마음을 바꿨으니-


“에이...나 혼자 빼면 앞으로 길드들 사이에서 매장 당할거라고요. 여기서 이렇게 죽다니- 신도 참 무심하지~”


자리한 디스토피아 길드원 전원이 같은 각오를 다진 것이다.


“들으시오! 다른 길드들에게 뒤를 맡기고 이곳은 디스토피아가 막아내겠소!! 주민들의 피난을 도와 마지막까지 힘써주시지요--!!”


“어이-!! 아저씨들 어서 가!! 부상자 한 명 남김 없이 싸그리 데려서 피난열에 합류하라고~!!”


승산이 제로가 된 순간 다인과 모건이 목소리를 짜내어 퍼트리는 선언이었다. 세계에서 가장 강하고 명예로운 길드, 디스토피아. 그들의 마지막 모습 또한 눈부셨다는 것을 그 자리에 있는 모든 길드들이 기억하며 그들은 격전지를 벗어나 후퇴하기 시작한다.


저벅.


다인은 칼 같이 빠른 길드들의 후퇴에 자신들 외에는 남은 이가 없으리라 생각했다. 다인의 탐색 범위 안에 남겨진 네비들도 없었고 남을 이유도 없었으니까. 무엇보다 누군가 뒤로 다가왔더라면 노인이 가장 먼저 눈치챘을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노인은 인정해야 했다. 남은 디스토피아 길드원 외의 낯선 인물이 자신의 옆을 지나 분명하게 볼크와 나란히 선 것을 봐버렸으니 말이다. 칙칙한 회색 짐승의 망토. 그리고 망토 한쪽으로 튀어나온 모양새가 낯선 남자가 장검 한 자루를 차고 있다는 사실을 다인에게 알려주었다.


“어, 어느 길드 소속이냐- 길드장의 허락은 받고 혼자온거야!?”


“와아~ 용감하다 용감해~~”


볼크가 당황하여 옆자리에 선 이에게 묻고 제이가 익살스런 감탄을 내뱉는 가운데 다인의 표정은 전례가 없을 정도로 굳어가고 있었다.

바로 남자의 망토 아래로 삐져나온 다리 보호대. 그의 풍부한 지식이 보호대의 재질을 알아본 것이다.


‘저, 전설의 광물···! 마룡의 던전 심층부에서만이 얻을 수가 있는 ‘무광(無光)의 흑철’. 지상으로 나와 거래된 사례가 단 한 차례 밖에 없는 광물이다···! 저 남자가 왜 저것을···!’


다인의 얼굴이 경악으로 물든 가운데 그 남자는 볼크의 방패를 향해 손을 뻗는다.


“빌리겠다. 부서지면 더 좋은걸 주겠다.”


“태, 탱커냐···? 이건 네가 못든다! 무게가 80키로에 달하는 거라고!”


하지만 계속해서 손짓하는 남자에게 볼크는 결국 자신의 전신 방패를 넘겼고 경악스럽게도 남자는 자신의 키보다도 큰 방패를 가볍게 짊어지고 나아갔다.

디스토피아 길드원 8인의 얼굴을 딱딱하게 만들어버린 거지 꼴의 남자. 그는 혈괴를 향해 천천히 전진하며 하나의 말을 남길 뿐이다.


“힐러. ...힐해라.”


“네? 네, 네?!”


언제 괴물의 공격이 닥칠지 모르는 위험한 곳에서 힐을 하라니. 미쳐도 단단히 미친 소리였지만 또 다시 휘두르기 시작한 괴물의 대검은 남자의 방패에 너무나도 쉽게 막혀버린다.


쩌어엉-----!!!!!!

쿠구구구구구구---!!!

콰하아아아아아!!!!!!



카이스는 남자가 세운 거대 방패가 자신들이 있는 공간을 바람하나 오지 않게 막아내는 것을 인지하고 멍하니 치유 마법을 캐스팅한다. 던전 네비 중에서 단연 최강의 탱커라 불리우는 볼크. 그가 해내지 못한 것을 저 거지 꼴의 남자가 아주 가볍게 해내고 있는 것이다.

한편, 카이스가 만들어낸 치유의 바람을 느끼며 다인은 혈괴를 향해 나아가는 남자를 계속 주시한다.


‘완력? 완력이라고···? 아니다! 절대 아니야···! 인간이 낼 수 있는 완력의 최고치는 정해져 있다! 그렇다면 마법의 힘을 이용한 신체강화인가?! 도대체 어떠한 방법으로···! 내가 아는 마법으로는 저만큼이나 절대적인 능력을 만들어낼 수가 없다! 대체 저 자는···!’


이윽고 다인은 마법의 근원, ‘마나’라 불리우는 것을 눈에 가득 담아냈다. 그것으로 대상이 다루는 마나의 흐름을 읽을 수가 있으니 말이다.


“......볼크...긴장을 풀어라. 가장 크게 다친 것은 너이니 편하게 카이스의 치유를 받도록.”


“예? 하지만 다인! 저 남자의 무모한 짓을···!”


“저게 무모해보이더냐. ···...우리가 걱정할 부분이 아니다. 저 혈괴와 마찬가지로, 저 남자 또한 ‘인간이 아니다’. 저 혈괴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만큼의 괴물이 우리를 돕겠다 했으니 그만 편하게 쉬어라.”


다인은 봐버린 것이다. 남자의 전신에서 흘러넘치는 근원의 힘. 농도 짙고 자연에 퍼진 마나들마저 짓눌러버릴만큼의 거대한 마나가 남자의 몸에서 흘러넘치고 있었다.


‘「직접 강화」. 마나를 마법에 이용하지 않고 신체에 깃들게 함으로써 초월적인 능력을 이끌어내는 ‘미친 짓’. 자칫 실수하면 몸이 찢겨나가는 방법을 저 정도까지 수양하여 저만한 능력을 이끌어내는 존재다. 같은 인간일 리가 없어-’


잠시 뒤, 혈괴의 공격을 정면에서 받으며 혈괴의 지척까지 다다른 남자는 방패를 집어던졌다.






휘웅-


남자가 방패를 집어던지자 혈괴는 대검을 힘 위주가 아닌 속도 위주로 휘두른다. 단단한 것이 사라졌으니 이제 걸림돌이 될게 없을 거라 생각했을 터.

하지만 20개의 길드들을 압도하던 혈괴의 무위는 남자 앞에서 아주 무력해 보였다.


쐐하아악!!!! --파악.

쉬하아악!!! --퍼억.

쐐해앵!! --투욱.

쇄학! --쿵!


찰나의 순간에 네 차례나 대검을 휘두른 혈괴는 어느샌가 자신이 무릎을 꿇고 바닥에 쓰러져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한 번의 휘두름이 있을 때마다 남자는 귀신 과도 같은 몸놀림으로 혈괴의 다리를 때렸고 횟수가 반복될 수록 대검에 실린 힘이 빠져버렸던 것.

남자가 혈괴 앞에 도달한 시점에서 벌어진 일들이었다.


크그극······!!!

키햐아아아!!


심지어 혈괴는 소리도 크지 않은 남자의 발길질이 아팠는지 고통에 찬 괴성을 내질렀고 곧 악에 찬 대검이 남자의 허리를 양단하려 든다.


부우욱-


‘잘 됐군’.


혈괴, 리아나에게서 대검을 놓게 만들기 위해 방법을 강구하던 남자는 무방비하게 휘둘러준 대검에 감사할 뿐이었다. 대검을 놓지 않기 위해 악을 쓰면 모를까, 악을 써서 휘둘러준 대검은 쉽게 손에서 떨어트릴 수 있을테니까.


파아악!!

쇄액-!

척.


남자는 룬 대검을 쥔 혈괴의 손을 발로 차버렸고 강한 충격에 의해 손에서 벗어난 룬 대검은 마른 땅에 깊이 박혀버린다.


“커헉···! 크아악!! 키으으윽···!! 아악···!!”


“하마터면 거래가 물건너갈 뻔 했군.”


조금만 늦었더라면 기생진화형 룬 대검은 그녀의 정신을 완전히 먹어치우고 그녀를 살아있는 폐인으로 만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의 얼굴은 폐인의 것이 아닌 ‘괴로운 자의 것’. 남아 있는 정신이 입은 상처에 괴로움을 표현하고 있다는 이야기였으니 ‘무사하다는 증거’였다.

거래 물품(?)을 등에 업은 남자는 한 손으로 그녀를 고정하고 다른 한 손으로는 볼크에게 빌린 방패를 끌었다. 그렇게 남자가 먼저 향한 곳은 바로 디스토피아 길드원들이 자신들 향해 넋을 놓고 있는 장소. 그리고 다인은 남자가 등에 업은 인물이 누구인지 깨닫고 눈살을 찌푸렸다.


“저희들의...길드장이었습니까.”


“뭐, 뭐라고요 다인?!! ...지, 진짜···! 진짜 리아나잖아!”


“세상에···!!”


길드원들은 경악에 빠졌다. 자신들 8인 보다 전투력은 뒤쳐지지만 그래도 길드의 장이며 자신들을 한곳에 뭉치게 만들었던 길드장, 리아나. 그녀가 대도시를 괴멸시키려한 괴물이었다는 사실은 썩 괴로운 것이 아닐 수 없었다.

하지만 리아나를 데려가야하는 남자의 입장에서는 어찌되어도 좋은 사실. 남자는 자신의 용건만 마치고 빠르게 거래 대상자가 있는 곳으로 돌아가고 싶을 뿐이다.


“...저는 다인이라고 합니다. 우선 도움을 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


“그리고 은을 입은 입장에서 드리기에 곤란할 말임을 알지만, 등에 업고 계신 그 분은 저희의 길드장입니다. 그러니 신변을 저희가 맡고 싶습니다만···”


“거절한다. 나는 이 여자가 필요하다.”


눈매 하나 변하지 않고 8명 앞에서 당당하게 거절을 놓는 남자. 다인은 침묵했고 제이가 대신 언성을 높여왔다.


“리아나 때문에 지금 대도시의 피해가 얼마만한지 아는 겁니까~?! 죽어나간 던전 네비들은요~! ···...리아나는 이 일에 책임을 져야한단 말입니다!!”


“내가 알 바 아니다. 내게서 이 여자를 뺏어가려거든 힘으로 해라.”


움찔.


힘으로 하라는 대답에 다인을 포함한 모든 길드원들이 딱딱하게 굳어버렸다. 방금 혈괴를 발길질로 압도하는 광경을 직접 보았을텐데, 그 남자를 힘으로 뭘 어쩌란 말인가.

디스토피아 길드원들은 침묵하며 카이스의 치유 마법만을 묵묵히 받았고 이내 다인의 목소리가 정적의 뒤를 이었다.


“던 그라운드에 당신 같은 인물이 있었다면 저희가 몰랐을 리도 없고, 당신은 외부에서 온 겁니까?”


“그렇다.”


“...명분이 안서는군요. 이곳의 주민이 아닌 방문자인 이상 ‘협조’의 권유만이 가능할 뿐 ‘책임’은 없을터이니 말입니다. 던 그라운드 전체가 그녀의 신변을 요구하더라도 당신이 거절하면 끝이지요. 무력으로 나서려해도, 그대 혼자서의 힘이 더 커보이니 그 또한 무의미할테고. 분하지만 이곳은 저희가 물러나겠습니다.”


““다인-!!””


길드원들의 일부가 그의 이름을 부르며 반발의 의지를 담았지만 다인의 선택은 현명하다고 볼 수 있었다. 실제로 그들이 정의심, 혹은 분심으로 남자에게 무력행사를 가해봤자 남는 것은 피 뿐일테니 말이다.


“그녀가 깨어나거든 한가지만 전해주십시오. 당연한 이야기지만, 길드원 전원의 의견으로 ‘디스토피아 길드에서 추방한다’고 말입니다. 또한 리아나가 혈괴의 범인이었다는 사실은 저희 길드만이 아는 사실로 둘 겁니다. 앞으로의 길드를 위해서라도...그렇게 해야겠습니다.”


남자는 잠시 눈을 들어 다인의 눈을 똑바로 응시한다. 이제껏 땅의 엄한 곳만을 바라본 남자였던만큼 그 눈길에 다인은 내심 당황했고 곧 질문으로 그것을 진정시키려했다.


“남은 용건이 있으십니까?”


“하나가 생겨 두 개가 남았다.”


“어서 하시지요.”


“너희가 디스토피아였나. 20여년 전, 괴멸하여 사라진 길드의 이름을 이은 이유는 뭐냐- 단순한 우연인가?”


다인의 눈매는 날카로워진다. 20년도 더 된 옛날의 이야기. 지금은 아는 이 또한 극소수이며 아는 이들 또한 신경쓰지 않는 것을 남자가 굳이 묻고 있는 것이었다.


“그것은 등에 업고 계신 아가씨에게 듣도록 하십시오. 그녀는 그 때부터 길드장으로서 디스토피아 길드를 이어왔던 여인이니까요. 한가지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괴멸하여 사라진 길드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녀가 20여년 전 마지막 남은 디스토피아 길드의 생존자입니다.’


“......호오. 알겠다.”


“그리고 다른 용건은 무엇입니까?”


쿵!!


남자는 여태껏 한쪽손으로 들고 있던 80키로의 방패를 내려놓는다. 땅에 걸쳐 한쪽을 들고 있었던 것이라고는 하나 긴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힘든 내색 없이 자연스럽게 들고 있었다는 사실에 길드원들은 다시 한 번 움찔한다.


“깨졌다.”


“----우오아아아아?!! 내 방패!! 내, 내내! 내 방패가!!”


카이스의 치유를 받다가 번쩍 일어나 방패의 금 간 부분을 끌어안는 거구의 사내를 내려다보는 길드원들. 마치 ‘적당히 해라’, ‘분위기 파악해라’는 듯한 시선들에도 볼크는 눈물까지 글썽이고 있었다.


“소중한 것을 잃은 느낌이 무언지, 잘 알지. 그러니 내게 있어 소중한 것을 주겠다. 이것을 녹여 방패로 만들어라. 유능한 대장장이도 있어보이니 썩 좋은 물건이 나오길 바란다.”


스륵스륵.

철렁!


큰 방패 위에 상체 보호대, 다리 보호대를 모두 벗어 올려놓는 남자. 다인의 눈은 찢어져라 커졌고 뒤에 서있더 대장장이 모건은 설마하는 심정으로 달려왔지만 정작 볼크는 남자에게 성을 냈다.


“무려! 무려 5년이다 5년!! 5년 동안 나와 생사를 같이한 나의! 나만의 방패란 말이다아!!”


“내 껀 17년이다.”


“그! 그런 문제가 아니잖아!! 이게 나에게 있어 얼마나 소중한···으읍--!!”


그리고 뒤늦게 달려나온 모건이 볼크의 입을 막아버린다. 대장장이인 그가 가까이에서 확인한 보호대의 재질. 그것이 무엇인지 알아채고 남자가 다시 마음을 돌리기 전에 볼크의 입을 막아버린 것이다.


“이, 이 멍청아! 네 방패랑 이거랑 섞어서 더 좋은 인생 장비를 만들면 되잖아···!!”


“내, 내 엘리자베스랑 다른걸 섞다니···!! 저, 절대로 그럴 순 없어!”


“원래 섞여서 탄생한거야 니 엘리자베스! 이게 얼마나 귀한 광물인지 알고나 하는 소리냐 이 방패 변태 자식아!!”


근육질의 남자 두 명이 실랑이를 벌이는 장면을 지긋이 바라보던 남자는 곧 다인이 자신에게로 다가오는 것을 느끼고 다시 시선을 옮긴다.


“...리아나님의...아니, 리아나의 일은 참으로 애석합니다만. 우리의 목숨을 구하고 이런 좋은 것까지 주신 것은 분명한 은입니다. 성함이라도 알려주신다면 꼭 기억하겠습니다만···”


“없다.”


남자의 용건은 끝났다. 없는 이름을 굳이 만들어 이야기할 이들 또한 아니었기에 회색 망토 차림의 남자는 그대로 몸을 돌렸고 벗어준 보호대로 인해 더욱 왜소해진 체격을 바라보며 다인은 신음을 흘렸다.


‘살아남고...큰 것을 얻었음에도...승리의 기쁨이 전혀 없군 그래. 리아나님과 함께 의자매 또한 같이 길드를 나가겠지. 8인의 디스토피아가 되는 것인가···’


“돌아간다. 디스토피아의 승리를 대도시 던 그라운드에 알린다.”


다인이 몸을 돌리며 대도시를 향해 움직이자 다른 길드원들도 침울한 표정으로 그 뒤를 따른다. 하지만 예외가 있었으니 바로 볼크와 모건.


“뭐하나 볼크, 모건.”


“아, 아니...다인- 이거...들 수가 없습니다!”


“순도가 높은 ‘무광(無光)의 흑철’은 그 무게가 강철의 10배에 달한다고 한다. 네가 들 수 없다면 다른 이들도 들 수 없다는 이야기니 나중에 와서 찾도록.”


남자가 벗어두고 간 보호대를 들지 못하여 벌어진 작은 사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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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길드 아스가르드 - 던전 네비가 되는 길 (7) 18.01.06 72 0 15쪽
24 길드 아스가르드 - 던전 네비가 되는 길 (6) 18.01.04 81 0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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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길드 아스가르드 - 던전 네비가 되는 길 (4) 17.12.21 81 0 11쪽
21 길드 아스가르드 - 던전 네비가 되는 길 (3) 17.12.19 99 0 11쪽
20 길드 아스가르드 - 던전 네비가 되는 길 (2) 17.12.19 100 1 14쪽
19 길드 아스가르드 - 던전 네비가 되는 길 (1) 17.12.17 130 2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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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길드 아스가르드 (7) 17.12.15 121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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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길드 아스가르드 (3) 17.12.09 128 1 13쪽
12 길드 아스가르드 (2) 17.12.07 147 2 15쪽
11 길드 아스가르드 17.12.06 152 1 15쪽
10 20년 전 과거의 진상 (2) 17.12.04 167 0 6쪽
9 20년 전 과거의 진상 17.12.04 169 1 11쪽
8 혈괴 (3) 17.12.04 160 1 8쪽
» 혈괴 (2) 17.12.04 149 0 17쪽
6 혈괴 17.12.04 173 1 14쪽
5 1. 골목의 폐인 17.11.30 165 1 17쪽
4 0. 인류도시 「던 그라운드」 17.11.30 202 1 19쪽
3 프롤로그 (3) 17.11.27 237 1 20쪽
2 프롤로그 (2) 17.11.24 275 3 13쪽
1 프롤로그 (1) 17.11.22 372 4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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