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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Sn50 님의 서재입니다.

기사단장의 투잡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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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Sn50
작품등록일 :
2022.07.18 12:32
최근연재일 :
2022.12.02 17:00
연재수 :
113 회
조회수 :
23,540
추천수 :
92
글자수 :
579,291

작성
22.07.27 17:00
조회
282
추천
2
글자
11쪽

16화 가디언 디아나 (2)

DUMMY

“응, 어제도 만나서 사건에 대해...”


앙드레가 다급히 콜린의 입을 막았지만, 제이드는 뭔가 숨기는 것을 눈치챘다.

일부러 입을 다물고 그들이 말하기를 기다린다.


“...”


셋이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리더니 서로를 바라보더니, 결국 콜린에게 시선이 몰렸다.


‘네가 실수 한거잖아.’

‘알아서 해결해라.’


콜린은 둘의 일치단결에 당황하고, 압박을 이기지 못했다.

자신의 실언를 인정하며 제이드에게 무슨 사정인지 설명하였다.


“디아나랑은 만나서 밥도 먹고 이야기도 나누고 있어.”


고해성사를 하듯이 제이드의 눈치를 보면서 조심스럽게 말한다.

그 표현이 제이드의 기분을 더 불편하게 만들었다.


‘어렸을 때 동기에다가 친구들이니까. 만날 수는 있지.’


표면상 사건을 해결한 것은 디아나이기도 하니까 그들과 충분히 만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나만 쏙 빼놓고?’


제이드는 조사관과 몇 번 만났을 뿐.

디아나는 코빼기도 보지 못했는데, 디아나가 제이드에게 일부러 피했었던 모양이었다.


“부탁이니까 내가 말했다고 하지 마라.”


콜린이 입맛을 다시면서 뜸을 들인다.


‘알겠으니까. 빨리 좀 말해.’


계속 망설이는 콜린을 보며 화병이 생길 지경이었지만,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렸다.

마침내 콜린의 열리는 콜린의 입.


“디아나가 불편하대.”

“......뭐가 불편하다는 건데?”

“너 만나는 거.”

“나?”


순간 무의식적으로 반문이 튀어나온다.


“왜?”

“그거야 우리도 모르지.”

“...”


숨길 수 없는 제이드의 실망감 어린 표정.

디아나와 그는 친구가 아니다.


‘어렸을 때 한번 만난 게 다니까.’


디아나가 제이드를 만날 이유가 딱히 있을까.


‘근데 안 만날 이유도 없잖아.’


고민에 빠진 제이드 앞에서 삼인방이 눈치를 보고 있었다.


*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제이드는 새벽 단련을 하고 있었다.

넓은 수련장이 자신만의 개인 수련장이 된 것 같아서.

제이드는 이곳이 항상 기분이 좋았다.


‘이제 이런 것도 얼마 안 남았네.’


수도에 많은 수습 기사들이 모여들 것이고. 제이드는 이제 기사가 된다.


‘왕실기사가 되면 굳이 이곳을 이용할 일이 없을 테니까.’


이전에 보았던 세실과 비슷하게 공용훈련장에 간간이 들리고 개인 수련장을 사용하지 않을까 싶었다.


‘지금을 즐기자.’


짧은 시간이지만 함께 했던 운동 기구들을 순회하며 운동을 이어나간다.

훈련을 시작하면 보통 잡념들이 사라지기 마련인데.


‘오늘따라 집중이 잘 안되네.’


고민할 주제가 여러 개 맴돌고 있었기 때문이다.


‘마녀가 또 이상한 짓을 한 건가.’


첫 번째로 되찾은 마력이 예전과 같지 않았다.

처음 다루는 듯한 생소한 느낌.

익숙해질 때까지 시간이 걸릴 것 같았다.


‘나를 만나기 싫다고?’


두 번째는 디아나의 반응.

콜린은 불편하다고 표현했지만, 어떤 점이 불편한 것인지 들을 수 없었다.


‘알려주지도 않으면서 불편하다고 하면. 그냥 싫은 거지.’


디아나의 문제인지, 자신의 문제인지조차 모른다.

자신의 행적을 되짚어 보며 이유를 찾아내고자 했지만.


‘짐작도 안 가네.’


상당히 무거운 기구를 사용하는 운동에서 다른 생각을 하는 위험한 행동이지만.

그는 정확한 자세와 호흡으로 태연하게 운동을 끝냈고, 이동하여 새로운 운동을 시작했다.


‘부끄럼은 아닌 거 같고, 무서워서도 아니고.’


프리지아에서 들은 소문에 의하면 자신과의 대결은 디아나에게 자극이 되었던 모양이고.

그녀가 저렇게 될 때까지 노력했다는 것은.


‘극복했다는 소리인데.’


그 대결에 낙담한 것이 아니라, 좋은 성장 원동력이 되었다는 뜻이다.


‘그냥 무시하는 거라면 자존심 상하는데. 나만 동질감을 느낀 건가?’


아무리 생각해도 방금 떠오른 의견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기에, 제이드는 고개를 흔들었다.


‘아니, 분명히 꺼리는 분위기였어. 단순히 무시하는 거라면, 굳이 나를 피할 이유는 없지.’


만약 그녀가 아직도 패배의 치욕을 잊지 못하고, 그래서 마법사 친구들을 조종해서 제이드를 따돌리는 거라면.


‘아무리 그래도 그건 아니지...’


제이드는 상상만으로 어이가 없어서 실소를 터뜨렸고, 머리를 비우며 자신과 못 만나는 이유를 곰곰히 생각해 보았다.


‘정말 큰 문제였다면 허술하게 들키지 않았을 거야.’


그것은 아마도 매우 개인적인 이유일 것이다.

모든 생각을 다 흩뜨리고 자신과 디아나의 입장을 바꿔서 생각했다.


‘...나는 대단한 기사가 되었고 국가의 주요인물이 되었다.’


디아나의 입장에서 상상하는 것이 웃긴지, 제이드가 피식 웃었다.


‘어라? 어렸을 때 날 이겼던 마법사가 이곳으로 왔네. 여기 마법사 자리도 없는데.’


흥미로운 망상 속에 살을 붙여 키워나간다.


‘아, 이거 아는 척하기도 좀 민망하네.’


여기까지는 괜찮았다. 웃고 넘길 수 있는 상황.


‘이제 마법사가 된다고? 오, 잘 됐다. 그때 만나서 축하해주자.’


디아나도 제이드를 만날 생각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술술 풀리는 이야기.


‘진작 입장을 바꿔서 생각해 볼걸 그랬네.’


제이드는 만족하면서 정리를 하려고 했는데.

망상은 끝나지 않는다.


‘지금 만나기는 좀 그렇지.’

‘적어도 기사가 된 상태로 만나면 어색하지 않을 거 같아.’

‘그를 배려해 주는 게 좋겠지.’


배려라는 단어가 제이드의 머리를 강타한다.

무게를 들어 올리려던 행동을 움직임을 멈추고, 제이드는 마른 세수를 했다.


'에이 설마...그럴 수도... 있나...?'


정말 디아나는 그런 생각을 한 것일까.

순식간에 운동할 마음이 사라지고, 성큼성큼 수련실을 나갔다.


‘운동할 때가 아니야...!’


만약의 사태를 위해 준비를 할 필요가 있었다.

디아나가 그런 식으로 동정심을 발휘해서 자신을 배려한 것이라면.


‘직접 물어봐야 해.’


디아나가 자신의 생각이 틀린 것을 알려주어야 한다.

그녀가 멋대로 자신을 판단하지 않았기를.


‘내 착각이었으면 좋겠다.’


하지만 이것이 사실이라면.


‘지금 내 상황을 보고 멋대로 판단한 거라면. 정신 차리게 해줄게.’


따끔한 맛을 보여줄 생각이었다.


*


프리지아 로디니움 성의 남쪽이 바로 광장으로 이어진다면, 북쪽은 곧바로 공원이 있었는데.

깔끔한 거리와 높은 건물들.

보이는 사람들의 옷차림만 보더라도, 평민들과는 다른 귀족들이 머무는 곳임을 쉽게 눈치챌 수 있었다.


“언제 오는 거야.”


해질녘 조용한 공원 중앙 분순대에 한 여성이 서 있었는데.

그 정체는 이번 납치 사건을 해결한 주역, 디아나였다.


‘갑자기 할말이 있다니.’


누군가를 기다리는지 한참을 두리번거리던 디아나가 분수대 너머에 인기척을 느꼈다.


“왔으면 왔다고 말을 할 것이지. 왜 숨어있어.”


디아나는 투덜거리며 분수대를 빙 돌아가는데.

슬며시 보이는 건너편에는 하나가 아닌 두 사람이 서 있었다.

“디아나. 그게 말이지...”


거기에는 기다리던 사람과 보고 싶지 않았던 사람이 같이 있었다.


“네가 여긴 왜...? 티론, 너...!”


티론은 억지로 미소를 짓고 있었고, 제이드 또한 입가에 미소를 띠고 있었다.

제이드가 티론의 목을 감싸는 형태로 어깨를 붙잡고 있었고.


“하.하.하.”


티론은 손을 흔들며 어색하게 인사를 해왔다.


“이제 가봐도 돼. 티론, 너 볼 일이 있지 않아?”

“어?”


가지 않으려는 티론의 어깨를 두 손으로 꽉 쥐더니 돌려서 밀어버렸다.

티론이 정원 안에서 지켜보고 있자, 제이드가 저리 멀리 가라는 손짓을 하고.


“더 가라고!”


제이드의 손짓이 멈출 때까지 티론은 걸음을 옮겼고.

크게 외쳐도 겨우 들릴 정도까지 티론을 물린 제이드가 반갑게 인사를 건넸다.


“안녕, 나 기억해?”

“제이드 어셔. 알고 있지. 어렸을 때 한번 겨뤘잖아.”


디아나는 가능한 침착함을 유지하고 제이드에게 대답한다.


‘침착해. 내가 죄지은 것도 아니잖아.’


갑자스런 만남에 놀라긴 했으나, 예전에 한 번 본 적 있는 지인일 뿐.

그녀는 그냥 반갑게 맞이하면 될 것으로 생각했다.


“오, 날 기억하고 있었네.”

“너한테 죽을 뻔했는데 어떻게 잊겠어?”


태연하게 아무렇지 않은 척, 이야기를 나눈다.


‘예상대로야.’


그 당시의 결투를 주제로 이야기하면서, 이제는 옛날 일이 되어버린 추억.

디아나와 제이드는 조금은 어색하게 그 일을 회상할 것이라 예상했으나.


“근데 왜 그래?”

“뭐가?”

“내가 왜 여기 있는 게 이상하지 않아? 그리고 복수라든가 생각 없어?”


현재 뒷목을 주무르고 있는 제이드, 그는 당장 달려들고 싶었지만.

자신의 착각일 수도 있기에 디아나의 대답을 기다렸다.


“...티론한테 들었으니까. 난 뒤끝 없어서 말이지. 복수는 안 해. 그보다 그동안 잘 지냈어?”


디아나는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티론을 팔았고.

자꾸 말리는 기분에 이번엔 디아나가 재빠르게 질문을 던졌다.

말을 내뱉으면서 조심스러운 기색.


‘일단 표정은 빼박인데...’


디아나의 얼굴에 한가득 드러나는 걱정하는 표정에 제이드는 이를 악물었다.

심적으로는 이미 결론이 났지만 확인은 필요하다.


“별로. 상당히 안 좋게 보냈는데.”

“그, 그랬구나.”


이 대답은 생각지 못했는지 답변이 늦었고.

디아나는 어디 불안한 것 마냥 눈을 이리저리 돌리며 제이드를 살펴보고 있었다.

제이드가 질문했다.


“내가 무서워?”

“어... 굳이 골라야 한다면 무서운 편이지?”


북쪽 정원의 중앙 분수대 앞에 디아나가 있었다.

하나도 두렵지 않은 디아나의 얼굴.

질문의 의도를 아직 파악하지 못한 듯했다.


“적어도 무서워서 나를 피한 건 아니네.”


이제야 디아나는 제이드가 오해하고 있다고 알았고, 그 오해를 풀어주려고 노력했다.


“아니야! 난 너를 피하지 않았어. 만나도 상관없어.”


말도 안 된다는 듯 손사래를 치며 디아나가 웃었고, 제이드는 억누른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내가 우습냐.”

“갑자기 무슨 소리...”


휘잉.

바람이 불어 디아나의 후드를 넘기고, 순식간에 다가온 제이드가 팔을 뻗었다.


“으악!”


디아나는 가까스로 고개를 숙이며, 제이드의 뒤쪽으로 몸을 피한다.

제이드의 난폭한 행동에 심히 당황한 듯 보였다.


“지금 도대체 무슨 짓이야?”

“아니면 내가 불쌍해?”


제이드는 팔을 멈추지 않고, 다시 한번 한층 더 빠르게 휘둘렀다.

디아나는 이번에도 같은 방식으로 피하려 했으나, 제이드의 손이 지나가는 옷깃을 단단히 붙들었다.


“잠깐 이것 좀 놔봐. 끄으응. 꺅!”


후웅.

그녀의 몸이 공중에 떠오르고, 제이드가 양손으로 옷깃을 쥐더니 땅을 향해 내리쳤지만.


“멈추라니까!”


예상했던 것과는 달리 로브만이 허공을 휘저었고, 디아나는 로브에서 빠져나와 멀리 떨어졌다.


“못 본 사이에 많이 달라졌네. 잘못 본 줄 알았는데, 뭐야 그 복장은.”


제이드는 로브를 벗은 디아나를 뚫어져라 응시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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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19화 신입 기사단장 (1) 22.07.29 288 0 12쪽
19 18화 가디언 디아나 (4) 22.07.28 273 0 12쪽
18 17화 가디언 디아나 (3) 22.07.28 267 0 11쪽
» 16화 가디언 디아나 (2) 22.07.27 282 2 11쪽
16 15화 가디언 디아나 (1) 22.07.27 312 0 13쪽
15 14화 범인과의 혈투 (3) 22.07.26 314 1 13쪽
14 13화 범인과의 혈투 (2) 22.07.26 293 1 12쪽
13 12화 범인과의 혈투 (1) 22.07.25 315 0 13쪽
12 11화 여왕의 손아귀 (4) 22.07.25 340 2 11쪽
11 10화 여왕의 손아귀 (3) 22.07.24 332 3 12쪽
10 9화 여왕의 손아귀 (2) 22.07.22 363 5 11쪽
9 8화 여왕의 손아귀 (1) 22.07.22 417 6 11쪽
8 7화 최고기사 아놀드 (4) 22.07.21 436 6 12쪽
7 6화 최고기사 아놀드 (3) 22.07.21 484 5 12쪽
6 5화 최고기사 아놀드 (2) +1 22.07.20 570 6 12쪽
5 4화 최고기사 아놀드 (1) 22.07.20 703 4 11쪽
4 3화 수습기사가 너무 강함 (3) 22.07.19 828 9 11쪽
3 2화 수습기사가 너무 강함 (2) 22.07.19 903 12 12쪽
2 1화 수습기사가 너무 강함 (1) +1 22.07.18 1,258 10 11쪽
1 프롤로그. 희망찬 미래를 꿈꾼다 +2 22.07.18 2,167 1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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