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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Sn50 님의 서재입니다.

기사단장의 투잡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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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Sn50
작품등록일 :
2022.07.18 12:32
최근연재일 :
2022.12.02 17:00
연재수 :
113 회
조회수 :
23,509
추천수 :
92
글자수 :
579,291

작성
22.08.04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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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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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24화 제국으로 (1)

DUMMY

“어떻게 협조하면 되겠나?”


다행인 건지 모르겠지만, 갑작스러운 등장에도 아놀드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되물었다.


“안녕하세요. 예전에 은퇴한 아놀드 선배님 아니십니까?”


마를롱도 사전에 숙지한 내용이 있었기에, 아놀드를 알아보고는 거침없이 팔을 들어 제이드를 가리켰다.


“간단합니다. 저기 신입을 데려갈게요.”

“무례하군.”


아놀드가 팔짱을 끼며 마를롱의 태도를 지적했지만, 마를롱은 딱히 사과할 생각이 없어 보였다.

제이드는 자기 자신의 쟁탈전을 눈을 내리깐 채 주시했고.


‘일단 조금 지켜볼까.’


어차피 제국으로 갈 예정이지만, 아놀드를 이용해서 기 싸움을 한번 펼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여겼고.

잠자코 둘의 말을 경청해보기로 했다.


“기분 나쁜 건 오히려 우리 쪽인데 말이죠.”


조금 전까지는 그래도 점잖게 행동하던 마를롱이 건달처럼 껄렁껄렁하게 태도로 말했다.

보기 안좋은 짝다리에, 왼손은 허리에 놓고, 기분 나쁘다는 표정.

손바닥을 위로한 채 앞으로 내민 오른손까지.

물품을 따지는 진상 손님, 아니면 동네 양아치 같았다.


“막아도 됩니다. 막을 수 있으면.”

“그만 좀 해요. 진짜!”


씩 웃으며 도발을 섞은 말까지 덧붙이자, 디아나가 마를롱의 팔을 잡아내렷다.

거두지 않은 마를롱의 미소에서, 제이드는 다분히 의도적인 상황임을 알 수 있었다.


“언제 돌아올 수 있지.”

“두 달 정도 걸립니다. 기초는 알아야 하니까요.”


조금 더 힘을 내길 바랐건만, 아놀드는 금방이라도 항복할 것처럼 보였다.

고심 끝에 아놀드가 입을 열었다.


“데려가.”

“말이 통해서 좋습니다. 신입친구, 저희와 여행을 떠나볼까요?”


제이드는 악수를 건네는 마를롱의 손을 맞잡고 조금 후회했다.

결국 아놀드를 이용한 것은 패착이 되고 말았다.

제이드가 아놀드를 내세운 것처럼 마를롱은 디아나를 중재에 이용했다.


‘그냥 내가 가겠다고 말하는 게 훨씬 나았겠네.’


제이드는 속으로 혀를 찬다.

시작부터 말리는 분위기.

이로써 자신은 암묵적인 동의가 이루어진 상태가 되었다.

불쾌감을 털어내며 앞으로 어떻게 될지 예상해보았다.


‘가서 판단하자.’


제이드는 필요하다면 비위를 맞추겠지만, 어느 정도의 선을 지니고 있었다.

제이드가 여태까지 포기하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전적으로 억압되지 않으려는 본성 덕분이었다.

만약 자신의 대하는 자세에 문제가 있다면.

그는 참지 않을 것이다.


*


시간이 흘러 그들은 마차를 타고 한적한 산길을 지나고 있었다.

국경을 지나는 도로인데도 바닥이 잘 다듬어져 있어, 마차의 승차감이 불편하지 않았지만.

마차 안에는 불편한 침묵이 깔려있었다.

일주일 가까이 지났는데도 어색한 일행들.

하도 디아나가 마를롱한테서 제이드를 떼어놓았기 때문이다.


‘너무 정신이 팔렸군. 그래도 정식으로 통성명 정도는 할 걸 그랬어.’


마를롱도 굳이 디아나의 심기를 건드릴 생각은 없는지, 제이드에게 다가가지 않았고.

둘은 아직 제대로 이야기도 나누지 못해 서먹한 사이가 되었다.


‘디아나와 둘이 여행하는 것 같아 기분은 좋은데. 이거 꼭 따돌리는 거 같잖아.’


한 발자국도 안되는 거리에 있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지 않을까.


“긴장 풀어도 됩니다. 그렇게 딱딱한 조직은 아니니까.”

“긴장했다니 보다는 초면이니까요. 질문해도 됩니까?”


덜컹거리는 소리만 들리던 그때.

마를롱이 입을 열었고, 제이드 또한 말을 하며 대화가 시작되었다.


‘그리 나쁜 사람은 아닌 거 같아.’


제이드는 혹시나 하는 생각에, 디아나의 며칠간 의견에 따랐지만.

마를롱이 피해야 할 사람으로 보이지 않았다.


“얼마든지. 아, 일단 자기소개부터 할까요.”


디아나는 창가에 눈을 둔 채, 귀를 열어두고 있었다.

자세를 바로 한 마를롱이 눈웃음을 지으며 인사했다.


“6번째 가디언. 마를롱 조지입니다. 아카이아 공화국 출신이고, 특기는 목공, 취미는 공학이에요.”


제이드도 자기소개를 하려는 찰나.

마를롱이 제이드의 소개를 막았다.


“제이드 군에 대해서 설명하지 않아도 돼요. 잘 알고 있으니까.”

‘잘 알고 있다라...’


얼마나 아는지 물어보고 싶었지만.

그런 것보다 알아야 할 정보가 많았다.


“저 말고도 괜찮은 실력자들이야 많을 텐데.”


제이드야 환영할만한 초대였지만, 가디언이 뭐가 아쉬워서 가디언 둘을 동행시키며 데려ㅏ는 것일까.


“저를 데려가시는 이유를 알 수 있을까요?”


가디언도 제이드를 필요로 하는 것일까.

그렇다면 제이드가 굳이 저자세로 나설 이유는 없었다.


“말하기 조금 꺼끌럽군요. 대장한테 직접 물어보시는 걸 추천해 드립니다.”


마를롱이 망설이다가 이내 대답을 회피한다.

일부러 모르는 척하는 것은 아닌지 제이드가 미심쩍은 눈으로 바라보자.


“사실 저도 몰라요. 디아나 양도 마찬가지입니다.”


마를롱이 속내를 털어놓았고, 디아나도 침묵으로 동의했다.

직접 가봐야 알 것 같았기에 제쳐놓고, 먼저 가장 중요한 것부터 확인했다.


“아시다시피 저는 당분간 프리지아에서 기사생활을 해야하는데, 겸직해도 문제가 없을까요?”

“물론, 처신만 잘한다면 문제없습니다. 특이한 경우긴 합니다만, 용병 일을 하거나 따로 본업을 자진 분도 있으니까요.”


확실한 대답에 안도한 제이드는 문득 마를롱이 어떤 능력을 지니고 있을지 궁금했다.

가디언은 컨티넌트의 전투원.

이렇게 가벼운 태도를 하고 있지만, 마를롱도 최소 디아나 이상의 강자일 터.


‘짐작도 안가네.’


큰 키에 비해 말라 보이는데, 목수라 했으니 예상 밖으로 근력이 센 것일까.

아니면 저 특기는 연막이고, 사실 취미가 진짜일지도.

제이드는 마를롱을 가늠하기 어려웠다.


“디아나 양의 질문과 비슷네요. 하하.”

“보통은 당연히 허용될 거라는 생각 못하죠.”


디아나가 괜히 끼어들며 한소리 했을 때.

덜컹.

마차가 뒤집힌다.


“으아아아!”

“꺄악!”

“조심해!”


갑작스런 전복에 마를롱은 소리를 지르면서 문고리를 잡았고, 디아나는 비명을 지르며 머리를 감쌌다.

제이드는 그런 디아나를 끌어안으며 보호했다.

한 순간 소란이 끝나고 마를롱이 일어선다.


“아야. 무슨 일이죠.”

“일단 밖으로 나갑시다.”


제이드의 말을 따라 마를롱은 천장이 되어버린 문을 열며 밖으로 나갔고, 디아나는 제이드의 팔을 툭 쳤다.


“이제 놔도 돼.”


제이드가 팔을 풀자 디아나가 재빠르게 빠져나갔다.

제이드마저 마차에서 나왔을 때.

마를롱이 마부와 함께 마차를 살펴보고 있었다.


“바퀴가 아작났네요.”


왼쪽 바퀴 전부 부서져 있었는데.

다른 사람들이 봤을 때 어떨지 모르겠으나, 제이드는 자연스럽지 않은 부분을 발견했고.

누군가 마차를 부순 것임을 알아차렸다.


“고칠 수 있을까요?”

“전 마부일 뿐인지라... 이런 수리는 힘듭니다.”


아직 눈치채지 못한 디아나는 마부와 마를롱에게 상황을 물었고.

마부는 곤란한 표정을 지으며 힘든 일이라며 답변했다.


“그러면, 일단 마차를 갓길에 옮기죠, 마부 씨는 돌아가셔서 보고하세요.”

“그래도 되겠습니까?”


마부가 어떻게 할 수 없는 일.

마를롱은 마부에게 돌아가라고 하는데, 디아나가 다른 의견을 제시한다.


“마를롱 선배님이 고치면 되지 않아요?”

“디아나 이건...”


이것은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바퀴를 망가뜨린 것.

고쳐봤자 다시 부수면 그만이다.

제이드가 상황을 설명 하려고 입을 열 때.


“걸어가는 게 어떻습니까. 거의 다 도착했는데.”


마를롱이 제이드의 대사를 가로챘다.

하룻밤이면 가까운 제국의 변경에 도착하기에, 실로 적절한 제안이었다.


“제대로 고치려면 많은 시간이 걸립니다. 걸어가는 게 빨라요.”

“알았어요. 야영해야 하는데, 제이드 넌 괜찮아?”

“괜찮아.”


고치기 힘들다는 말로 자신의 주장에 힘을 싣자, 일행들은 마를롱의 제안에 동의하고.

일행들은 걸어가는 것으로 결정했다.


“자자, 출발합시다.”


빠르게 내려진 결론에 디아나가 출발을 선언하며 앞서 걸어갔다.

그 틈에 제이드는 마를롱에게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저기 마를롱 씨.”

“제이드 군. 비밀로 합시다. 한번 알아볼 필요가...”

“아마도 제 일로 보입니다.”


혼자서 무언가 곰곰이 생각하던 마를롱이 제이드한테 고개를 돌렸고.

디아나의 눈치를 보며 집게손가락으로 동그라미를 만들었다.

자신의 일이라 주장하는 제이드의 말을 믿어주는 모양.


“이게 제가 동행한 이유인 것 같은데. 직접 해결하고 싶으신가요?”

“네, 그러겠습니다. 근데 왜 디아나에게 비밀로 하는 거죠?”


디아나를 속이면서 일을 숨길 필요가 있었는지, 제이드는 의문을 느꼈다.


“개인적이고 사소한 일로 보이니까요.”


마를롱은 담담하게 대꾸하고, 이해하기 편하게 그에 대한 설명까지 해주었다.


“딱 봐도 디아나 양보다 제이드 군을 노릴 확률이 높다고 생각했습니다.”


디아나는 제국과 프리지아에 적이 많지 않다.

그녀가 암살당한다면 누군지 빠르게 들통이 날 것이고.


‘애초에 디아나는 그렇게 심한 원한을 산적이 없지.’


저번에도 혼자서 국경을 아무 문제 없이 넘어다니지 않았던가.

마를롱은 제이드가 타겟인 것은 쉽게 알 수 있었다.


“저한테 맡겨주시면 조용히 해결하겠습니다.”


마를롱은 당당하게 말하고 제이드를 쳐다본다.

마치 너는 그럴 수 있어? 라고 질문하는 것 같은 태도.


“걱정 마세요. 일행에게 폐를 끼치진 않겠습니다.”


사소한 일인지는 모르겠으나, 개인적인 일은 맞았다.

제이드 또한 개인적인 사정으로 일행에게 지장을 주고 싶지 않았다.


“힘들면 편하게 말씀하세요.”

“...”


장난스러운 윙크만 없었다면 참 믿음직스러웠을 텐데.

제이드가 어떻게 반응을 할지 고심할 때.


“빨리 가자면서요!”


어느새 멀어진 디아나가 그들을 부르고 있었다.

제이드는 한껏 주변을 주의하면서 국경을 넘고 있었지만, 습격당하는 일 따위는 없었다.

한참을 걸어가자 어느덧 해가 져가고, 점점 주위가 어두워졌다.


“이제 야영을 준비해야겠어요.”


디아나가 알람 마법을 설치하고, 마를롱이 저녁 먹거리 및 침낭 등 텐트를 치기 시작했고.

가진 것이라고는 몸뚱어리밖에 없는 제이드가 모닥불에 붙일 땔감을 구하러 나섰다.


‘차라리 이때 덤비면 좋겠는데.’


이렇게 혼자 있을 때 공격해오면 저쪽도 이쪽도 편할 텐데, 아직 준비가 안 된 것인지 아니면 일행의 눈치를 보고 있는지.

어떠한 기척도 느껴지지 않았고, 땔감을 잔뜩 구해서 돌아갔다.


“아니, 만반의 준비를 해놨다면서!”


제이드가 도착하자마자 들리는 디아나의 날카로운 목소리.

의자도 준비했었는지 등받이가 없는 둥그런 나무 의자에 앉은.

마를롱이 침울한 표정으로 제이드에게 손가락 하나를 들어 올렸다.


“제이드 군, 한가지 문제가 생겼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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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17화 가디언 디아나 (3) 22.07.28 267 0 11쪽
17 16화 가디언 디아나 (2) 22.07.27 282 2 11쪽
16 15화 가디언 디아나 (1) 22.07.27 311 0 13쪽
15 14화 범인과의 혈투 (3) 22.07.26 314 1 13쪽
14 13화 범인과의 혈투 (2) 22.07.26 293 1 12쪽
13 12화 범인과의 혈투 (1) 22.07.25 315 0 13쪽
12 11화 여왕의 손아귀 (4) 22.07.25 340 2 11쪽
11 10화 여왕의 손아귀 (3) 22.07.24 332 3 12쪽
10 9화 여왕의 손아귀 (2) 22.07.22 362 5 11쪽
9 8화 여왕의 손아귀 (1) 22.07.22 416 6 11쪽
8 7화 최고기사 아놀드 (4) 22.07.21 436 6 12쪽
7 6화 최고기사 아놀드 (3) 22.07.21 484 5 12쪽
6 5화 최고기사 아놀드 (2) +1 22.07.20 570 6 12쪽
5 4화 최고기사 아놀드 (1) 22.07.20 703 4 11쪽
4 3화 수습기사가 너무 강함 (3) 22.07.19 828 9 11쪽
3 2화 수습기사가 너무 강함 (2) 22.07.19 903 12 12쪽
2 1화 수습기사가 너무 강함 (1) +1 22.07.18 1,258 10 11쪽
1 프롤로그. 희망찬 미래를 꿈꾼다 +2 22.07.18 2,165 1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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