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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Sn50 님의 서재입니다.

기사단장의 투잡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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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Sn50
작품등록일 :
2022.07.18 12:32
최근연재일 :
2022.12.02 17:00
연재수 :
11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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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579,2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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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7.26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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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3쪽

14화 범인과의 혈투 (3)

DUMMY

어셔 가문은 본래 소규모 무술 가문에 불과했지만, 그들의 저력은 여왕의 눈에 들어왔고.

국경에 자리를 잡게 되면서 유명세를 떨치게 되었다.


-어셔 가문의 둘째 공자가 대단하다던데?

-프리지아의 콧대를 눌러줬잖아.


어셔 가문은 제이드를 앞세워 제2의 전성기를 보낼 것으로 평가되었고.

디아나를 이기고 제이드의 명성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을 때.


“이제 준비가 되었구나.”


비기를 배울 모든 준비를 마쳤다며 발테르 백작이 가문의 기술 습득을 허가했다.


“드디어 비기를 배울 수 있는 건가요?”


어렸을 적 가문에 전해져 온 기술이라는 말을 듣고, 제이드는 흥분과 기대를 주체하지 못했다.

그동안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던가.


‘산과 바다를 가르는 그런 대단한 기술이겠지? 아니면 순식간에 다가서는 도약 기술도 괜찮아.’


소설 속에 나올법한 굉장한 필살기들을 상상했다.


‘어, 이게 뭐야...?’


그런 기대를 품고 배운 가문의 비기는 실망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손에 맺히는 자그마한 마력.

고작 이런 힘을 가지기 위해서 고생을 했던 것일까.


“아버지, 이게 전부입니까?”


본래 가문의 비기라고 하는 기술의 능력은 그저 무기와의 점착력이 전부였다.

손에서 무기를 절대 놓지 않을 수 있는 기이한 기술, 착검,


“실망하지 말거라. 너도 이 기술의 가치를 깨달을 수 있을 거다.”


실망한 제이드에게 발테르 백작은 가장 강했던 가문의 선조를 말해주었는데.


“이 기술로 신검합일이라는 경지에 오르신 분도 있으시단다.”


제이드 또한 많은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기술의 진가를 알게 되었다.


‘쓸만하지도...?’


검을 놓지 않을 수 있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칼잡이들은 꽤 유용하게 쓸 수 있다.

땀과 피에 미끄러지지 않고 지쳤어도 검을 쥘 수 있다.

착검을 배운 이후, 제이드는 잠을 잘 때도 검을 놓지 않았다.


“아직 멀었어...쿨.”


침대에서도 검을 쥐었고, 꿈에서도 언제나 함께 지낸 덕분에 제이드는 검과 친구가 될 수 있었다.

1년이 지나, 아카데미에 입학할 때.


‘다음은 창으로 할까.’


검을 놓고 창에 익숙해지고, 이번에는 단검을. 또 그 다음으로는 대검을.

제이드는 다재다능을 선호하였고, 새로운 것을 배우고 알아가는 점을 좋아했다.

그것은 기술에도 적용되었으니.


‘정말 이게 끝일까?’


제이드는 가문의 기술, 착검에도 시간을 쓰며 연구하였고, 이윽고 새로운 능력을 발현했다.

마력에 간섭하는 힘.

마법사의 천적으로 만들어 준 고유기술이 탄생한다.


“좋아. 성능 확실하네.”


깃들어 있는 마력을 잠시 차단하는 능력이 발동되면서.

손에 닿은 쇠사슬들이 힘을 잃고 축 늘어져 내린다.

시간이 지나면 금방 다시 움직일 테지만, 조라의 목을 부러뜨릴 시간으로 충분했으니까.


'그런데 이거 왜 이래?’


조금 제이드의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다면, 손바닥에 머물러야 할 기운이 연기처럼 흩어진다는 점이었다.


‘원래 이랬던가...?’


억지로 힘을 개방한 탓인지, 뭔가 다른 형상을 하고 있었다.

제이드는 괜히 불안한 감정을 억누르고, 조라를 향해 돌진했다.


‘혹시 모르니, 신속하게 끝내야 겠어.’


이제 승리가 확실하다고 생각하지만, 방심은 금물.

곧바로 달려드는 제이드를 보고, 조라는 두 팔로 머리를 감싸며 웅크렸다.


“아악, 살려주세요!”


제이드가 손쉽게 목을 붙잡는다. 아니 붙잡을 뻔했다.

아직 축 늘어져 있어야 할 쇠사슬이 제이드의 손을 붙잡고 있었다.


“...?”

“...?”


제이드도, 조라도 영문을 몰라 잠시 멈칫했을 때.

먼저 행동한 것은 제이드였다.

반대편 손으로 허리 뒤의 단검을 꺼내 조라의 얼굴을 향해 던졌다.


“히익!”


조라는 우스꽝스러운 소리를 내며 뒤로 넘어졌고, 단검은 뺨을 스치고 지나갔다.

그녀가 다시 앞으로 손을 내밀자 쇠사슬이 제이드를 덮쳐온다.


"칫."


제이드는 이미 쇠사슬 거리에서 빠져나왔고, 근처에 떨어져 있었던 검 또한 회수한 상태였다.


‘이러면 달라진 게 없잖아...?’


결국 아까와 비슷한 양상으로 상황이 흘러가게 되었다.

조금 달라진 점이 있다면 제이드가 생각할 만큼 여유가 생겼다는 정도.


‘이거 지겠는데?’


당장은 나쁘지 않았지만, 손바닥에 흩어지는 연기가 제이드를 심란하게 만들었다.

아까보다 더욱 옅어진 연기.


‘기분 탓은 아닌 것 같고, 실제로 발휘되는 시간이 짧아졌다고 봐야 겠네...’


제이드는 혹시 모를 최악을 가정해야만 했다.

마치 촛불을 들고 달리기를 하는 것 같았다. 언제 바람이 훅 불어닥쳐 불을 꺼뜨릴지 몰랐다.


“워우, 살짝 놀랐답니다? 제이드님. 역시 제 눈이 잘못된 게 아니었네요~.”


지구전으로 가면 질 일이 없다고 생각하는 걸까.

어느 정도 여유를 되찾았는지, 조라가 승리의 미소를 짓고 있었다.


‘나도 체력은 꿀리지는 않지만...’


손바닥의 흩어지는 기운이 자꾸만 그를 불안하게 만들었다.


‘이거 어쩔 수 없나.’


도대체 얼마나 많이 결단을 내려야 하는지, 지금이 마지막이길 바라면서.


‘이미 죽을 생각했잖아. 방법이 없다.’


제이드는 다시 한번 도박에 뛰어들기로 정했다.

뛰어들었다는 마음속 결정과 다르게, 제이드는 한번 크게 물러서며 검을 검집에 집어넣었다.


“또 그거입니까? 두 번 당하지는 않아요.”


철벽을 조각내버린 발검술.

조라도 경계하고 있었는지, 쇠사슬이 일제히 흩어지면서 다른 방향에서 제이드를 공격했다.


‘페이크다, 멍청아.’


제이드는 검을 뽑지 않았다.

대신에 등에 매여있는 접이식 철봉을 펼쳐 들었다.


‘어디 한번 잘 말아볼까...!’


머리 위, 옆구리, 팔, 다리 등을 제각기 노리는 쇠사슬를 향해, 철봉을 내밀고 기합을 내지르며 회전시켰다.


“으아아아아!”


각자 다른 방향에서 들어오던 사슬들이, 철봉에 얽히고 회전력에 말려 들어간다.

손바닥에 한껏 마력을 몰아넣고, 그대로 바닥에 철봉은 내다 꽂는다.


“거기 가만히 잘 기다리고 있으라고...!”


팔뚝 길이만큼 깊이 박아 고정시킨 후, 제이드는 팔로 철봉을 끌어당기며 앞으로 뛰쳐나갔다.


“이익, 다가오지 마세요!”


조라가 제이드의 질주에 빠르게 대처하였다.

셀 수도 없는 숫자의 철골이 제이드와 조라의 사이를 가로막았지만.


‘다급한가 봐? 이렇게 공간이 비었잖아...!’


제이드는 동굴 벽을 타며 진로를 방해하는 쇠사슬과 철골을 피하고, 끝내 조라 앞까지 도달했다.

조라는 근접한 제이드를 보며 진땀을 흘리며, 필사적으로 방어에 심혈을 기울였다.


'할 수 있어!'


제이드가 속도를 높이더니, 조라를 보호하려는 사슬 두 개를 공중에서 낚아채는 데 성공하고.


“깨져!!!”


동시에 주먹을 내려친다.

제이드의 주먹과 조라의 역장이 부딪쳤다.


"꺄아악.. 억!"


역장이 깨지고 조라의 얼굴에 직격.

얼굴을 감싸는 그녀를 제이드는 가만히 내버려 두지 않았다.


‘지금 패야 돼!’


허겁지겁 쇠사슬을 내던지고 두 손을 꽉 쥐었다.


‘복부!’


비어있는 복부를 강타. 오른쪽 어깨가 불타는 듯한 통증 느껴졌지만.


‘멈춰선 안돼...!’


보호막이 재생되기 전에 막대한 피해를 주어야 했다.


‘허벅지!’


가느다란 허벅지에 제이드의 거친 발차기가 묵직하게 꽂히고, 몸이 휘청거리며 얼굴의 가드가 열린다.


‘턱!’


제이드는 빈틈을 놓치지 않고 턱을 올려쳤고, 멀어지는 그녀의 멱살을 붙잡아 내던졌다.


‘이대로 뭉개주마!’


발로 짓밟으려는 순간.

바닥에 떨어진 조라의 신체가 얼음처럼 산산조각이 났다.


‘깨졌어...?’

“어머, 난폭하셔라. 안경 쓴 사람의 얼굴을 때리다니.”


통로 사다리의 오른쪽 공간이 일렁이더니 조라가 모습을 드러낸다.


“하, 역시 마법사네.”


제이드는 그녀가 처음부터 얼음분신으로 싸웠다는 것을 눈치챘다.


“하마터면 위험할 뻔했어요.”


괜히 싸우기도 전에 이길 수 없다고 짐작한 것이 아니다.


‘애초에 여기서 싸우는 것부터가 말이 안됐지.’


마법사가 작정하고 준비한 환경에서 싸우는 것은 자살 행위.

이길 수 있는 방법은 오직 마법사의 방심뿐이었다.


“제이드님. 순순히 잡혀주세요.”


제이드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그녀는 방심하지 않았다.

방법이 없는 것을 깨달은 제이드가 양손을 들어 올리고.


“항복. 얌전히 따라갈게.”

“믿을 수 없어요.”


단칼에 거절당한다.

처음부터 협조적으로 나섰으면 달랐을지도 모르겠으나, 제이드는 고려하지 않았다.


‘내가 순순히 따라갔다면 콜린은 무조건 죽었겠지.’


벽에 처박힌 콜린의 꼴로 봐서, 결과는 같아 보이지만 말이다.


“가만히 계시면 됩니다~.”


조라는 티론의 지팡이를 높이 들어 주문을 영창했고, 사파이어의 파란 불빛이 공동을 가득 채운다.


“튼튼한 제이드님을 위해 조금 다르게 만들었답니다.”


이번에는 쇠사슬이 아니었다. 끝이 뾰족한 작살 같은 형태.

그 위협적인 모습에 제이드가 침을 꿀꺽 삼켰다.


“...죽일 생각이야?”

“엄살이 심하시다.”


준비를 마친 작살들이 빙긋 웃는 조라의 명령에 따라 제이드에게 쏟아지고.

한번, 두 번. 제이드의 몸을 수없이 찌르고, 찌르자, 동굴이 핏물로 물들고.


‘너무 많잖아...’


압도적인 물량에 제이드가 점차 밀리더니 결국에는 벽에 묻혀버렸다.

벽이 무너지며 돌이 떨어지고, 동굴에 자욱하게 깔리는 먼지.


“콜록, 콜록.”


한참의 소란이 지나가고 모든 것이 끝난 듯 조용해졌다.

조라가 무너진 곳을 향해 소리친다.


“제이드님. 살아계시나요?”


그녀는 제이드를 살려서 데려가겠다는 생각은 관뒀다.


‘내가 감당할만한 분이 아니지.’


부상에도 멈추지 않는 신체. 압도적인 전력 차에도 꺾이지 않은 마음.

언제든 자신을 찢어 죽일 난폭함까지.


“시체라도 챙겨가면 여왕님이 칭찬해주시겠죠.”


나긋하게 섬뜩한 말을 중얼거리며, 제이드 혹은 제이드의 시체를 찾으러 나선다.

제이드가 있는 곳은 여전히 먼지가 걷히지 않아 앞이 보이지 않았다.


“겨우 이겼네.”


얼마 남지 않은 거리에서 똑똑히 들리는 목소리.

먼지 속에서 번뜩이는 섬광.

제이드의 말을 이해하기도 전에, 검기가 조라의 육체를 베고 지나갔지만.


‘그것도 얼음 인형이랍니다. 헤헤.’


몸을 숨긴 조라는 입가를 가리며 살포시 웃고 있었다.

제이드의 마지막 수단도 끌어내는 데 성공.


‘이제 길고 길었던 임무의 끝이 보이네요.’


모든 위험을 배제하였고, 제이드를 데려갈 시간에 가까워졌다.

쾰른 왕국으로 돌아갈 생각에 조라가 들떴을 때.


“어라?”


패도적인 검기가 그녀를 향해 날아오고 있었다.


‘마지막까지 정말 성가시군요...!’


사다리 왼편에 서 있던 조라는 환영 장막이 벗겨지는 것을 고려치 않고 몸을 던졌다.

그 움직임이 제법 재빨랐기에 목숨은 부지할 수 있었지만.

그녀의 오른팔이 바닥을 뒹굴고 있었다.


“꺄아아아악!”


동굴이 조라의 비명소리로 가득 찼고.

조라가 어깨를 부여잡으며 몸부림친다.


“아아, 코린느님! 코린느님...!”


죽음의 순간 그녀는 여왕을 찾아 외쳤고, 제이드는 지긋지긋한 여왕의 이름을 더는 듣고 싶지 않았다.


“시끄럽네. 조용히 해.”

“끼아아악!”


털썩.

벽에 기대어 겨우 서 있던 조라가 비명을 지르며 쓰러진다.


“무릎을 노렸는데 살짝 빗나갔다.”


제이드가 남아있던 단검 한 자루.

그녀의 다리 정강이 부분에 단검이 단단히 박혀있었다.


"흐아, 진짜 죽는 줄 알았네."


제이드의 몸도 정상은 아니었지만, 타오르는 분노가 움직이는 것을 가능하게 만들어주었다.

검을 바닥에 질질 끌며 넘어진 조라의 곁으로 다가간다.


“우리 오붓한 대화를 해야지?”


벌레처럼 웅크린 조라의 발목에 꽂히는 칼.

관통한 검은 바닥까지 박혀들어갔다.


"끄아아아악!!!"


신음을 내뱉는 조라의 머리를 잡아채고, 고개를 치켜세웠다.


“흐읍...!”


고통과 공포에 물든 조라는 비명조차 지르지 못했다.

제이드의 얼굴에 떠오르는 승자의 미소.


“아까 했던 말 계속 지껄여봐. 시체로 데려가겠다고?”

“그, 살, 려...”


살려달라는 호소를 듣고, 제이드는 턱을 쓰다듬으며 고민하는 것처럼 행동했다.

제이드는 문득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는 표정을 지으며 조라에게 물었다.


“너는 어때?”

“무, 무슨 말을...?”


갑작스런 질문에 그녀는 알아듣지 못하고 재차 질문하지만.


“시체로 가는 거 말이야.”


스걱.

제이드는 거리낌 없이 조라의 목을 베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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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15화 가디언 디아나 (1) 22.07.27 311 0 13쪽
» 14화 범인과의 혈투 (3) 22.07.26 314 1 13쪽
14 13화 범인과의 혈투 (2) 22.07.26 293 1 12쪽
13 12화 범인과의 혈투 (1) 22.07.25 315 0 13쪽
12 11화 여왕의 손아귀 (4) 22.07.25 340 2 11쪽
11 10화 여왕의 손아귀 (3) 22.07.24 332 3 12쪽
10 9화 여왕의 손아귀 (2) 22.07.22 362 5 11쪽
9 8화 여왕의 손아귀 (1) 22.07.22 416 6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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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6화 최고기사 아놀드 (3) 22.07.21 484 5 12쪽
6 5화 최고기사 아놀드 (2) +1 22.07.20 570 6 12쪽
5 4화 최고기사 아놀드 (1) 22.07.20 703 4 11쪽
4 3화 수습기사가 너무 강함 (3) 22.07.19 828 9 11쪽
3 2화 수습기사가 너무 강함 (2) 22.07.19 903 12 12쪽
2 1화 수습기사가 너무 강함 (1) +1 22.07.18 1,258 10 11쪽
1 프롤로그. 희망찬 미래를 꿈꾼다 +2 22.07.18 2,165 1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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