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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Sn50 님의 서재입니다.

기사단장의 투잡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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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Sn50
작품등록일 :
2022.07.18 12:32
최근연재일 :
2022.12.02 17:00
연재수 :
113 회
조회수 :
23,413
추천수 :
92
글자수 :
579,291

작성
22.07.2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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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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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13화 범인과의 혈투 (2)

DUMMY

쇠사슬에 휩싸여 보호받는 상태에서.

조라는 여유로운 태도로 제이드에게 말을 걸었다.


“전 대화를 하고 싶어요.”


상당히 평화스러운 발언.

앞선 상황만 아니었다면 한번 대화를 해봤을지도 몰랐다.


“어깨에 구멍을 내놓았는데, 내가 그 말을 믿을 거 같냐?”


먼저 선제공격을 당했기에, 제이드는 이것을 되갚아야만 직성이 풀렸다.


“제이드님 팬이라고요. 마음 같아선 악수라도 하고 싶습니다.”

“자, 여기다 손을 내밀어 봐.”


제이드가 검을 들이밀자, 느슨해지던 쇠사슬이 팽팽해진다.

조라는 자신의 유리함을 인지하고 있는지, 연신 느긋한 미소를 유지하고 있었다.


“하하, 그럴 리가 없잖아요. 일단 날뛰시지 않게 붙잡겠습니다.”

“가능하다면 해봐도 좋아.”


조라는 과장되게 두 팔을 벌리며 주변을 보여주었고.

무수히 많은 마법진이 빛을 내며 그녀의 손짓을 기다리고 있었다.


“다행히 여기에서는 가능할 거 같네요.”


지금 보이는 쇠사슬은 6개에 불과하지만, 얼마나 더 튀어나올지 제이드는 짐작하기 어려웠다.


"쓰읍."


제압하려는 듯 다가오는 쇠사슬을 짧은 호흡 끝에 제이드는 전부 쳐내었다.

다시금 사방에서 사슬들이 제이드를 공격해오지만.

제이드의 몸을 붙잡기는커녕 제대로 된 타격조차 하지 못했다.


'공격 방식은 단순해.'


다행히 제이드의 검술은 오른팔에 얽매이지 않았고, 왼팔로도 오른팔 못지않은 검술을 펼칠 수 있었다.


“검술은 여전하시네요.”


마치 손바닥을 마주 부딪치는 것처럼, 제이드가 휘두르는 검에 모조리 튕겨 나왔다.


'단조로운 공격이라도 이렇게 많으면...!'


빈틈없는 방어에도 계속해서 공격은 끊임없이 이어진다.


“포기하시고 순순히 잡혀주세요!”


빗발치는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제이드는 하염없이 뒤로 밀려났다.

승산 따위 보이지 않있고, 이길 가능성은 없었다.


“콜린 아직 멀었냐!!!”


아직 말할 여유가 있었는지, 제이드가 콜린을 향해 크게 소리쳤다.

1초가 1분같이 느껴지는 시간.

어느새 콜린의 근처까지 왔기에, 더는 물러날 수도 없었다.


“다 됐어! 제이드!”


방금 전까지 얼타고 있던 콜린이 제이드의 말을 기다렸다는 듯이 대답했다.


‘좋아, 정신은 차린 모양이군...!’


앞을 봐야 하는 제이드는 콜린의 상태를 확인하지 못했지만.

진중한 음성이 전투에 집중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럼 쏴...!”


짧은 말과 함께 제이드가 뛰쳐나간다.

쇠와 바람은 완벽한 상성.

막힐 것이 분명하지만, 콜린은 제이드를 믿고 제일 강한 바람 마법을 쏘았다.

녹색의 창이 제이드의 뒤를 쫓아온다.


“소용 없습니다!”


조라는 강한 마력을 느끼고, 쇠사슬을 전부 거두어 방어에 집중했고.

그것 만으로는 안심이 되지 않는지 마법진을 가동하며 두꺼운 철벽을 만들어냈다.


‘그럴 줄 알았지...!’


제이드는 칼집에 미리 집어넣었던 검을 뽑았고.

선명하게 빛나는 오러블레이드가 철벽과 사슬을 전부 베어낸다.


“죽어.”


사선으로 베인 철벽이 미끄러져 내려가고, 조라의 몸이 무방비하게 드러난다.

콜린의 전력을 다한 마법이 명중.


“...!”


제이드는 조라의 기겁한 표정을 볼 수 있었다.

이미 제이드의 일격에 손상을 입었던 보호막.


“끄으으으...! 으꺄아아아!”


버틸 수 있을 리가 없었다.

배리어가 깨지며 동굴 안에 큰 돌풍이 불면서, 조라는 지하 문 아래의 사다리까지 날아간다.


“...해치웠나?”

“빨리 다음 마법이나 준비해!”


긴장이 풀렸는지 콜린이 허탈한 목소리를 낼 때.

제이드는 마무리를 짓기 위해 달려가고 있었다.


‘아직 안끝났어!’


그 증거로 마법진이 연하게 빛을 발하고 있지 않은가.

급하게 뛰어가는 제이드의 진행 바닥에서 빛이 나고, 쇠창살이 이중, 삼중으로 올라온다.


“철옹성이 따로 없네! 콜린 빨리 다음...!”


가로막힌 상황에 급하게 다시 마력을 끌어올리는 순간.


“끄에엑!”


뒤에서 콜린이 비명을 질렀다.


“왜!”


느닷없이 들려온 비명 소리에 고개를 돌리자, 콜린이 쇠사슬이 감긴 채 매달려 있었다.


‘아니, 저딴 거에...?’


애초에 며칠 동안 굶은 콜린은 마법 한방이 한계였고.

기본적인 보호 마법조차 펼치지 못한 채 당하고 말았다.

지쳐서 반항 하나 못하는 콜린이 체념한 눈으로 제이드를 바라보았다.


“제이드...”


어떻게 구할 틈도 없이 동굴 벽에 처박혔다.

자욱한 돌무더기 속에 늘어진 콜린의 팔.

죽었는지 살았는지 파악하지 못한다.


‘겁나 멀쩡하잖아...!’


제이드도 콜린에게 다가갈 수도, 계속 바라보고 있을 수도 없었다.

제대로 콜린의 공격이 적중했음에도 조라는 상처 하나 없는 듯 했다.

되려 기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방해꾼은 처리됐네요~.”


더 이상 조력자의 도움이 없는 절체절명의 상황.

그녀의 손이 제이드를 가리키고, 쇠사슬이 사방에서 조여온다.

제이드는 위기를 타파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마침내 끝이 다가오고 말았다.


"젠장...!"


쇠사슬을 튕겨내던 검의 타점이 흔들리고, 잘못 친 사슬이 검을 묶는다.

순식간에 수 개의 사슬들이 검을 집어삼키고. 제이드는 검을 놓고 뒤로 물러났다.


‘팔이...!’


어느새 뒤에서 다가온 사슬이 다른 무기를 꺼내려던 팔을 붙잡는다.

아직 자유로운 손으로 사슬을 바로 풀어헤쳤지만, 곧이어 두 손을 전부 잡혀버렸다.


"크으으으윽!"


묶인 두 손을 반대 방향으로 잡아당겨 지고, 구속복을 입은 것처럼 자세가 고정되었다.

다리를 이용한 탈출을 방지하고자 다른 사슬들이 다리를 감싸고.

종국에는 몸 전체를 감싸 고치 같은 형태로 서 있게 되었다.


“이제 오붓하게 둘이서 대화를 나눠봐요.”


구속당한 제이드에게 조라가 천천히 다가온다.

두 손을 모으고 뺨에 댄 모습이 무척 기대하는 것처럼 보인다.


“제이드님. 많이 약해지셨군요. 흑흑.”


돌연 그녀가 눈물을 흘린다. 눈에 고여있는 눈물.

자신의 예전을 아는 것처럼 말했기에, 제이드는 그녀의 정체를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었다.


“...평범한 납치범이 아니었군.”

“여왕님의 충실한 종일 뿐입니다.”


평범한 범죄자가 아닌 쾰른의 스파이.


‘프리지아 왕성에 스파이라니. 거참.’


프리지아의 부실한 첩보전에 제이드는 허탈함을 느꼈다.


“기억이 안 나는데, 날 만난 적이 있나?”


죽일 목적이었다면 이렇게 속박하지 않았을 터.

일단 제이드는 그녀의 목적을 알아내기로 하였다.


“제이드님은 모르실 수 있죠.”


조라가 말하며 로브를 내린다.

상의 블라우스 윗단추까지 풀어헤치자, 드러나는 새하얀 어깨.

심장이 두근거릴 만한 전개였지만, 도리어 제이드의 머리는 차가워졌다.


“사제단?”


어깨에 드러난 뱀 문양.

쾰른의 사제단에 들어가는 순간 새기는 문신이었다.

팔라딘이 여왕의 검, 무력을 맡고 있다면, 사제단은 여왕이 손발로 이용하는 존재들.

절대 마주칠 일이 없을 것이라 여긴 인물과 만났다.


“왜 여기에 사제가...?”


제이드는 굳어진 표정으로 물을 수밖에 없었다.

여왕이 주로 버림 패로 쓰는 그림자, 제비라면 모를까.

위험한 곳에 굳이 사제를 왜 파견했는지, 제이드는 이유를 알 수 없었다.

그러한 제이드의 궁금증을 조라가 바로 풀어주었다.


“그야 제이드님을 모셔가기 위해서죠.”

“나를?”


차라리 죽이는 거면 조금은 이해가는데.

여왕의 손으로 직접 망가뜨린 자신을 다시 데려가겠다니, 제이드는 더 영문을 알 수 없었다.


“비록 죄가 깊으시지만, 팔라딘 자리에 오르신다면 해결될 문제입니다. 여왕님께서 용서해주실 겁니다.”

‘누구 마음대로...!’


더욱 의혹을 가지는 제이드를 뒤로하고, 조라는 멋대로 제이드의 앞날을 결정된 것처럼 이야기하고 있었다.

쾰른으로 돌아가 여왕의 용서를 받고 팔라딘이 되는 것.


‘미쳤다고 그러겠냐.’


여왕은 제이드를 인간으로 보지 않았다.

소위 언제나 가지고 놀 수 있는 장난감.


‘정말 죽이고 싶단 말이지...!’


제이드의 마음속에서부터 살해 욕구가 솟구쳐오른다.

지혈한 이후 전투에서도 흘리지 않았던 피가 제이드의 입에서 흘러내렸다.

오붓한 대화라고 하더니, 그녀 혼자서 환하게 웃으며 독백을 늘어뜨리고 있었다.


“저를 찾아와 주시다니 정말 감사해요.”


지옥 끝에 더한 지옥이 기다리는 것일까.

제이드는 여왕의 손아귀에서 벗어났다고 생각했다.


‘이제 더는 신경 쓰지 않을 줄 알았는데. 크흐흐.’


제이드는 자신이 망가졌으니까 찾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자신의 원수, 악독한 여왕은 자신을 끝까지 놓아주지 않았다.


‘이제라도 알았으니 됐고. 이제 어떡하지...?’


앞으로가 걱정되지만, 일단 지금 상황부터 해결해야만 한다.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제이드는 무슨 행동을 해야 할지.

어떻게 벗어날 수 있을지 생각한 후 고민 끝에 결정을 내렸다.


‘끌려갈 거라면. 여기서 죽을 각오를 하자.’


제이드가 목숨을 버릴 각오를 한다면, 한 가지 시도해 볼 만한 방법이 남아있었다.

한 번도 시도해 본 적 없는 일.


‘혼자서 실컷 떠들어라...!’


앞에서 떠드는 조라를 내버려 둔 채, 제이드는 스스로의 내면에 집중한다.

항상 그렇듯 그 자리에 존재하는 기운.


'이렇게 느껴지는 데도 쓸 수가 없다니...'


어떻게든 사용하기 위해 별짓을 다했지만, 끝내 그 힘을 이끌어 낼 수 없었다.

신체 능력을 끌어올리는 마력의 활성화를 멈추고.

모든 마력을 조금의 요동조차 없는 기운을 바라보게 만들었다.


'어디 한번 해보자고...!'


혹시나 사라질까 두려워 조심스럽게 다루던 그것을, 이번에는 조금 거칠게 다룰 생각이다.

마력이 충돌한다.

때리고 비틀고 쥐어짜 낸다.


'당장 그 힘을 토해내란 말이야...!'


그럼에도 아무 일도 없었다.

고무처럼 탄력적인 성질로 괴롭힘을 견디어내고 있었다.


‘그동안 너무 신사적으로 대했네. 이렇게 강한 친구였는데... 쿨럭!’


아무 일도 안 일어나는 내면의 상황과 반대로 제이드의 몸은 죽어갔다.

지혈했던 어깨의 부상이 다시 터지며 피를 토하고. 눈과 귀에서도 피가 흘러나온다.


“쿨럭, 크헉, 흐으...!”


서서히 머리카락도 빠진다.

제이드를 묶은 쇠사슬 끝에 피가 한 방울 맺히더니 떨어져 내리고.

이내 조라의 신발이 젖을 정도로 흥건하게 피 웅덩이가 고인다.


“어머! 제이드님! 어떡해!”


제이드의 모습을 지켜보는 조라가 그를 풀어주지도 못하고 발만 동동대고 있었다.

마침내 껍데기에 생긴 균열.

균열에서 기운이 새어나오고, 마침내 그리운 힘을 재회할 수 있었다.


'아아...!'


제이드는 육체가 폭발하는 듯한 이 감각을 기다려 왔었다.

손목에 감긴 족쇄를 풀어헤치고.

고치처럼 제이드의 몸을 감싸고 있던 쇠사슬이 하나둘 느슨해지면서 바닥에 떨어졌다.


‘이렇게 쉬운 것을... 이제 다 뒤졌다!’


쇠사슬 고치에서 나온 제이드가 손가락을 꺾으며 쇠사슬 더미에서 나왔다.

너무 놀란 것일까.

조라의 표정이 굳어있었다.


“대체 무슨 짓을 한 거죠?”

“뭐긴, 크하하핫! 드디어 마녀의 저주를 풀어냈다고!”


제이드는 해방감을 느끼며 자신을 속박하고 있던 여왕의 금제를 풀어냈다고 여겼는데.

조라는 한 손으로 입술에 손가락을 대면서, 다른 손으로 무언가를 가리키고 있었다.


“들었던 거라 너무 달라서 말이에요.”


조라의 손가락을 따라간 제이드는 자신의 두 눈으로 기술의 위용을 확인했다.

손바닥에 맺힌 마력.

제이드가 잘 알고 있는 기술이었다.


“좋아. 완벽해......?”


그런데.

기억했던 거랑 많이 달라져 있었고, 제이드도 위화감을 눈치챘다.


‘이거 왜 이래?’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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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20화 신입 기사단장 (2) 22.07.29 252 1 12쪽
20 19화 신입 기사단장 (1) 22.07.29 287 0 12쪽
19 18화 가디언 디아나 (4) 22.07.28 272 0 12쪽
18 17화 가디언 디아나 (3) 22.07.28 266 0 11쪽
17 16화 가디언 디아나 (2) 22.07.27 282 2 11쪽
16 15화 가디언 디아나 (1) 22.07.27 311 0 13쪽
15 14화 범인과의 혈투 (3) 22.07.26 313 1 13쪽
» 13화 범인과의 혈투 (2) 22.07.26 293 1 12쪽
13 12화 범인과의 혈투 (1) 22.07.25 314 0 13쪽
12 11화 여왕의 손아귀 (4) 22.07.25 340 2 11쪽
11 10화 여왕의 손아귀 (3) 22.07.24 331 3 12쪽
10 9화 여왕의 손아귀 (2) 22.07.22 361 5 11쪽
9 8화 여왕의 손아귀 (1) 22.07.22 414 6 11쪽
8 7화 최고기사 아놀드 (4) 22.07.21 434 6 12쪽
7 6화 최고기사 아놀드 (3) 22.07.21 482 5 12쪽
6 5화 최고기사 아놀드 (2) +1 22.07.20 568 6 12쪽
5 4화 최고기사 아놀드 (1) 22.07.20 701 4 11쪽
4 3화 수습기사가 너무 강함 (3) 22.07.19 826 9 11쪽
3 2화 수습기사가 너무 강함 (2) 22.07.19 900 12 12쪽
2 1화 수습기사가 너무 강함 (1) +1 22.07.18 1,256 10 11쪽
1 프롤로그. 희망찬 미래를 꿈꾼다 +2 22.07.18 2,161 1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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