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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Sn50 님의 서재입니다.

기사단장의 투잡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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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Sn50
작품등록일 :
2022.07.18 12:32
최근연재일 :
2022.12.02 17:00
연재수 :
113 회
조회수 :
23,418
추천수 :
92
글자수 :
579,291

작성
22.07.24 12:53
조회
331
추천
3
글자
12쪽

10화 여왕의 손아귀 (3)

DUMMY

“이건 미친 짓이야. 난 못들은 걸로 하고 빠질게.”


제이드가 같이할 작전을 설명하고 각자 맡은 일을 알려주자, 앙드레가 거절하며 도망치려 했다.


“일단 앉아 봐.”


텁.

물론 제이드의 한 손에 의해 제압 되었고, 어깨를 붙잡힌 앙드레는 도로 제자리에 앉혀졌다.

분명 앙드레의 몸은 테이블을 벗어나고자 했지만, 일어날 수도 할 수 없었다.


“이거 놔...!”

“앙드레, 일단 입 좀 다물고 진정해. 제이드도 풀어주고.”


티론의 말에 제이드는 어깨를 놓아주었고, 앙드레도 일단 얌전한 자세를 유지했다.

앙드레의 눈동자가 이리저리 굴러다니는 것을 보면.

아직 미련을 못 버리고 도망칠 궁리를 하는 것 같았지만.

티론이 탁자에 두 팔을 올려 깍지를 낀 채, 제이드에게 질문했다.


“그런 짓을 왜 해?”

“맞아, 그게 말이 되냐고. 감옥에 가고 싶은 거야? 콩밥 먹고 싶으면 내가 사다 줄게.”


앙드레가 제이드를 향해 손가락으로 삿대질하며 티론의 발언에 격하게 공감한다.

예상보다 격렬한 반대에 제이드는 난감해졌다.


‘연구소를 터는 게 그렇게 위험한 일인가?’


마법사의 연구소를 터는 것은 물리적으로 어려운 것도 있지만, 법적으로도 문제가 많다.


“마법사들한테 연구는 인생이야, 아무리 졸작이어도 함부로 대할 수가 없어.”


심지어 이곳은 마도 왕국 프리지아의 수도 로디니움.

마법사들의 권위가 이곳보다 높은 곳이 있을까.


“이러한 대우 때문에 마법사들이 수도로 몰려드는 거고.”


타지에서 왔다는 변명 따위는 통하지 않는다.


“쾰른에서 와서 모르나 본데. 어지간히 중대 범죄자가 아닌 이상 마법사의 연구소를 함부로 침범할 수 없어.”

“우리가 할 일이 아니라고. 수사는 조사국에 맡기고 네 인생을 살아. 남 인생 망치지 말고!”


침착하게 말하는 티론과 광분하고 있는 앙드레.

멀리서 보고 있었다면, 그 대비되는 모습에 웃음이 나왔을지도.


‘그래, 위험하다 이거군. 그러니까 더 너희들이 필요하다.’


그들의 설득에도 제이드는 포기할 생각이 없었다.


‘나 혼자 하다가 잘못되면 큰일이야.’


제이드는 타국에서 온 유랑민.

홀로 행동하면 작은 소동에도 큰 벌을 받을 수 있다.

일이 대차게 꼬여서 범죄자를 포함한 용의자 3명과 결투를 할 수도 있는 일.


‘일단 수가 많은 게 중요하지.’


제이드는 이들의 결사 항전을 짓밟고 자신의 행군에 동참시킬 생각이다.

이윽고 제이드가 싸늘한 표정으로 나직하게 내뱉었다.


“콜린이 죽을 거야.”

“...”

“...”


제이드의 확신에 찬 단언에 충격받은 티론이 입을 다물었고, 앙드레는 입을 벌린 채 굳어 버렸다.


‘자, 어떻게 받아들일 거냐.’


제이드는 머릿속으로 천천히 말을 고르면서, 그들의 충격이 해소되는 것을 기다렸다.


“...어떻게 확신하는 건데.”

“그냥.”

“아니, 그럼 그냥 범죄가 될 생각이야?”


이해하지 못하는 티론과 앙드레.

제이드는 이들의 동참은 거의 필수였지만, 어떻게 설명할지 곤란했다.


‘그래서 그냥 밀어붙이기로 결정했지.’


앵무새 마냥 콜린의 목숨을 거론하며 저울질하는 것.

자신의 감은 설득할 수 없는 이유였기에 그것밖에 승산이 없었다.


“그러면 콜린을 살릴 수 있는데 죽게 내버려 두겠다는 거야?”

“아니, 그게 무슨.”


앙드레는 할 말이 정리되지 않은 듯 어버버거린다.


“말 돌리지 마.”


티론이 냉정한 목소리로 분노했지만, 제이드는 여기서 사과하면 안 된다는 것을 안다.

중요한 것은 콜린의 목숨.


'그래서 콜린 버릴 거냐고.'


히죽 웃으며 그들의 아픈 부분을 찔렀다.


“뭐가 아니야. 너희, 콜린의 목숨보다 자기 안전을 챙기고 있잖아.”

“아니, 진짜, 미친 새끼 아니야. 이거?”


무턱대고 위험한 일을 하는 것보다는 안전을 선택하는 게 옳다는 것을 안다.

제이드에게 이것이 게임, 혹은 도박으로 보이는 것일까.


“내 말대로만 하면 콜린도 구하고 범죄자도 잡고 아무 문제 없는데 말이야.”


하이리스크 하이리턴.

차라리 절실하게, 혹은 구구절절하게 말했다면 이렇게 말문이 막히지 않았을 것이다.


“그냥 무섭다고 말해.”


답변할 시간도 주지 않은 채 속사포처럼 쏟아지는 궤변을 늘어놓는 모습.

티론과 앙드레는 제이드의 자신들을 응시하는 눈에서 광기를 느꼈다.


‘미친 새끼...!’

“어서 말을 해.”


아무 문제 없이 오히려 공을 세우며 해결할 한 줌의 가능성이 있어서.

제이드의 허황된 주장을 빈약하게나마 뒷받침해주었다.


“내말 중에 틀린 말이 있어?”


세 명의 용의자를 세 명이 각자 연구실에 침입하는 것.

이론상 누군가는 반드시 범인의 연구실에 들어가고 범인을 확정 지을 수 있었다.


“닥쳐! 더는 못 들어주겠다. 너나 해.”


앙드레가 아무것도 없는 어깨를 털어대며 일어났고, 제이드를 향해 중지를 내보였다.

기세 좋게 내밀었지만, 떨리는 손가락.

제이드는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앙드레의 중지를 고이 접어 주었다.

반대로.


“끄아아악!”


손가락이 잠깐 접혔을 뿐, 부상까지 이어지지는 않는다.

조금 짓궂은 장난으로 넘길만한 행동.


‘그래도 어렴풋이 느꼈을 거야.’


제이드의 예상대로 앙드레와 티론은 이것이 경고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제이드는 둘이 전혀 협조적이지 않았기에, 조치를 취할 생각이다.


‘이왕이면 경고를 알아보고 조금 협력적으로 굴면 좋겠는데.’


만약 경고가 먹히지 않을 경우, 일단 자신의 계획을 털지 않도록 입을 막을 필요가 있었다.

기존의 계획이 어그러지겠지만, 적극적으로 협력하지 않더라도 둘을 이용할 방법은 많았다.


“미친 새끼가...! 지금 싸우자는 거야?”


앙드레는 손가락을 부여잡으며 제이드와 거리를 벌린다.

제이드가 앙드레에게 다가가는 것을 보고 티론이 둘을 제지했다.


“둘 다 그만해.”


앙드레는 지팡이를 꽉 쥔 채 제이드를 노려보았지만, 제이드는 어깨를 으쓱해 할 뿐이었다.

티론은 앙드레의 심정에 공감하기에 지팡이를 내리라 말하지 않았다.


“...난 콜린에게 빚이 있어. 만약 정말 위험하다면, 구하러 갈 생각이야.”


티론의 다짐섞인 목소리는 제이드에게 좋은 소식이었고, 앙드레는 처음 들은 소식인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있었다.


“그래도 그건 그거고 이건 다르지. 안전확보가 필요해.”


맞는 말이다. 최악을 가정한다면 도둑이나 침입자로 오해받아 전투가 벌어질 수 있는 일.


‘침입에 대한 근거도 부족해서에 먼저 공격당해도 할 말이 없지.’


실전 경험도 적은 그들에게 갑작스러운 전투는 더욱 위험했다.

그렇기에 제이드 또한 그에 대한 방법을 생각해 두었다.


“지금이 아주 좋은 상황이야.”


현재 마법사들은 연구에 집중하지 못하고, 자신들의 처분을 기다리는 시간.


‘아침에도 아무도 없었지.’


한창 사람들이 오갈 시간임에도 돌아다니는 이가 없고 조용했고, 늦은 밤에 들어간다면 더욱 안성맞춤이다.

티론이 턱을 괴고 심드렁하게 중얼거렸다.


“연구실에서 범인과 마주칠 가능성은?”


범인이 연구실을 내버려둘 리가 없었고, 범인의 감시를 피해 콜린을 구출할 가능성은 희박했다.

제이드는 이것도 예상해두었다는 듯 바로 답변해주었다.


“너흰 무조건 도망쳐서 합류하도록 하면 돼.”


굳이 일대일로 싸울 필요는 없다.

범인을 제압한 후 콜린을 구출하는 순서가 되어도 무방했다.


“그런데 아마 그럴 일은 없을 거야. 범인한테는 내가 갈 테니까.”


마치 범인을 이미 알고있는 듯 한 말투.

티론과 앙드레는 자신의 귀를 의심하면서 제이드의 말을 경청했다.


“내가 찍기를 잘하거든?”


대뜸 지껄이는 헛소리에 티론과 앙드레가 의문을 느낀다.


‘뭔, 농담을...’


갑자기 웬 헛소리를 하는 것인지, 그들이 점점 한심한 것을 바라보는 표정이 되어가고 있을 때.

제이드는 가슴을 두드리며 말했다.


“범인 알 거 같아. 거긴 내가 갈게.”


한 박자 늦게 이해한 둘은 이제 헛웃음도 나오지 않았다.


‘미친놈이 미친 소리를 하네.’


고작 이런 말로 둘을 설득하려 했다니 어이가 없었다.

앙드레는 놀라운 발언에 이마를 탁 쳤고, 티론은 한숨을 내쉬며 지적을 했다.


“그래, 네 감이 맞았다 쳐. 너는 상관없어?”


왕실 마법사, 그것도 마법사의 구역에서 벌이는 전투.

그것은 보통 전투와 엄청난 차이가 있었다.

앙드레가 티론의 말에 깨달았다는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잠깐, 너는 우리를 끌어들이는 이유가 대비하는 차원에서 그랬다는 거야?”


둘이 제이드를 빤히 바라보며 대답을 요구하자, 그들의 정면에서 제이드가 선언했다.


“맞아. 너희는 딱 그 정도 역할만 해주면 돼.”

“...”

“...”


제이드의 자신감 어린 태도에 그들은 반신반의했고, 1주일 전 콜린과 제이드의 시합을 떠올렸다.

지금이야 친구가 되어 장난하고 있었지만, 그때 제이드의 모습은 상상만 해도 오금이 저려왔다.


‘정말 가능해?’

‘에이, 설마.’


침묵을 동의로 알아들은 제이드가 각자 향할 연구소를 정한다.

티론은 미냐드의 연구소, 앙드레는 하퍼의 연구소.

마지막으로 제이드는 가장 의심스러운 조라의 연구소로 각자의 목표를 정해두었다.


*


수습마법사의 기숙사.

혼자 쓰기에는 넓어 보이는 방에서 티론이 누군가와 대화하는 중이다.


“너는 내일 도착이야?”

-자정 정도에 도착할 거 같은데.


제국에서 야심 차게 개발한 통신 구슬.

연락을 자주 했었는지, 티론은 도구를 익숙하게 조작했다.

투명한 구슬에 안경을 벗은 티론의 모습이 비친다.


“일정보다 빨리 오는데?”

-거기서 먼저 모든 준비가 끝났다고 연락 와서 가는 거라서.


통화 상대는 그의 소꿉친구인 디아나였고, 덕분에 티론은 그녀가 언제 도착할지 알 수 있었다.


-별일 없어?

“응, 아무 일도 없어.”


티론은 안경을 닦으며 태연하게 대꾸하고, 아침에 있었던 일들은 숨긴다.


-나중에 밥이나 같이 먹자.

“그래, 수고해.”


통신 장치가 꺼지고, 티론은 분주하게 움직이기 시작한다.


-빨리할수록 좋아 오늘 밤에 하자.


마음의 준비가 필요한 앙드레와 티론은 당연히 거부했지만.

빨리해야 한다는 제이드의 닦달에, 어쩔 수 없이 저녁에 다시 보기로 정했다.


‘추진력 하나는 기가 막히네.’


사실 티론은 콜린에게 빚진 것 따위 없었다.

앙드레를 설득하고 자신이 협조적인 것을 제이드가 납득할 수 있도록 만든 거짓말.

티론은 디아나 덕분에 제이드에 대해 많은 것을 알고 있었다.


‘듣던 것보다 영 별로인데?’


제이드가 수습기사가 된 지 한 달도 지나지 않았을 때.

티론은 이미 제이드인 것을 눈치채고, 이를 디아나에게 귀띔해주었다.


-아직 수습기사라고? 제이드라면 금방 기사가 될 테니까. 조금만 기다렸다 만나야겠다.


디아나의 말을 듣고, 티론은 디아나가 입에 달고 살던 그가 어떤 사람일지 궁금해졌다.


‘모든게 엉망이야.’


실망스러운 부분이 많았고, 제이드는 도무지 정상적으로 보이지 않았다.

무언가 망가진 것 같은 사람.

제이드 특유의 급발진은 큰 사고로 번질 수 있는 정말 위험한 성격이었다.


‘불우하지만, 강한 사람이라고 했지.’


제이드가 강한지 오만한지는 이따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이거면 안전장치로 충분하겠지.’


티론은 서랍에서 신호장치를 챙긴다. 서로의 위험신호를 감지하는 신호장치는 티론과 앙드레의 안전장치가 되어 줄 것이다.

기습이라도 당하지 않는 한 목숨 잃을 걱정은 안해도 된다.


‘어디 한번 지켜볼까. 정말 기대된단 말이지.’


마법사의 천적이라는 별명을 가진 제이드 어셔.

그가 프리지아의 왕실 마법사를 상대로 어떤 모습을 보일지 기대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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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19화 신입 기사단장 (1) 22.07.29 287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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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17화 가디언 디아나 (3) 22.07.28 267 0 11쪽
17 16화 가디언 디아나 (2) 22.07.27 282 2 11쪽
16 15화 가디언 디아나 (1) 22.07.27 311 0 13쪽
15 14화 범인과의 혈투 (3) 22.07.26 313 1 13쪽
14 13화 범인과의 혈투 (2) 22.07.26 293 1 12쪽
13 12화 범인과의 혈투 (1) 22.07.25 314 0 13쪽
12 11화 여왕의 손아귀 (4) 22.07.25 340 2 11쪽
» 10화 여왕의 손아귀 (3) 22.07.24 332 3 12쪽
10 9화 여왕의 손아귀 (2) 22.07.22 361 5 11쪽
9 8화 여왕의 손아귀 (1) 22.07.22 414 6 11쪽
8 7화 최고기사 아놀드 (4) 22.07.21 434 6 12쪽
7 6화 최고기사 아놀드 (3) 22.07.21 482 5 12쪽
6 5화 최고기사 아놀드 (2) +1 22.07.20 568 6 12쪽
5 4화 최고기사 아놀드 (1) 22.07.20 701 4 11쪽
4 3화 수습기사가 너무 강함 (3) 22.07.19 826 9 11쪽
3 2화 수습기사가 너무 강함 (2) 22.07.19 900 12 12쪽
2 1화 수습기사가 너무 강함 (1) +1 22.07.18 1,256 10 11쪽
1 프롤로그. 희망찬 미래를 꿈꾼다 +2 22.07.18 2,161 1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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