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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마중감 님의 서재입니다.

검성 드래곤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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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중감
작품등록일 :
2022.05.11 11:14
최근연재일 :
2022.09.21 06:00
연재수 :
11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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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569
추천수 :
1,880
글자수 :
483,632

작성
22.09.01 10:00
조회
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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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글자
9쪽

위기의 레카

DUMMY

“그 녀석. 분명 제 실력을 발휘할 검이 없는 거야. 그러니 굳이 이런 대회까지 왔겠지.”


“확실히 그것 말고는 원하는 게 없을 것 같기는 한데......”


“뭐냐? 그 찜찜한 말투는.”


“흠. 알비니르의 옆에 내 언니가 있었거든? 이게 우연인가 싶어서.”


우뚝!


그때 처음으로 발사자르의 망치가 멈추고 그 눈이 에우로스로 향했다.


“언니.......라니?”


“아 할배는 모르려나? 뭐 지금은 말해도 괜찮겠지. 유산되었다던 여왕님의 아이 말이야. 살아있었어.”


“!”


“나도 긴가민가했었는데 막상 만나보니 뭔가 촉이 딱 오더라고. 뭣보다 진짜 왕가의 눈도 가지고 있고 말이지.”


“그...그 분과 애송이는 대체 무슨 관계지?”


“응? 굴베이그님의 양녀로 있었으니 알비니르가 대표검사지.”


“......이게 대체?”


그 사실을 들은 발사자르의 표정이 경악으로 물들었다.


“그저 검을 얻으려고 한 것이 아니란 말인가? 이미 깊숙이 관계되어 있다하면......”


“그게 무슨 소리야? 이게 무슨 상관인데?”


“놈들은 왕가의 핏줄을 이용하려 한다. 정확히 무얼 어떻게 할 것인지는 나도 모른다만 만약 이걸로 그 녀석이 진심을 발휘하게 된다면......”


알비니르의 감춰져 있던 진짜 실력, 그것이 발휘하게 되는 상황이 온다면 이후의 상황은 어떻게 될지 모른다. 아무리 그 무시무시한 녀석들이라도 결과를 장담할 수 없다고 발사자르는 생각했던 것이다.


“......결국 이게 순리인가. 아무리 추하게 발버둥 쳐도 결국 엔릴신의 흐름은 거스를 수 없나보군.”


“순리?”


“에우로스. 우르산맥의 드워프들은 도공으로 인정받았을 때 신전으로 가서 예언을 받는다. 설령 나 같은 혼혈이라고 해도 예외는 없지.”


“......”


“하지만 드워프들이 받는 예언은 자신에 대한 것이 아니다. 자신들이 혼을 담아 만들 작품에 대한 것이지. 그럼 나는 무엇으로 받았을까.”


“검?”


“그래. 나에게 내려진 예언은 검이었다. 예언의 내용은 이랬지.”


“......”


“너의 검이 순리를 지키고 세계를 붙일 시발점이 되리라.”


발사자르가 그 예언을 처음 들었을 때에는 그저 설레는 말이었다. 그 엔릴 신께서 나의 검이 순리를 지킨다고 말해주시다니 장인에게 그보다 더 영광된 일은 없을 테니까.


그러나 지금에 와서는 좀 더 무겁고 아프게 다가올 말일 뿐이었다.


“그게 지금이라고 생각해요?”


“나의 감이 그렇게 말하고 있다. 어쩌면 지금 이런 식으로 검을 두드리는 것도 이미 정해져있었는지도 모르지.”


“하지만 그렇게 되면......”


“메린의 행방은 일이 끝난 후에 알려주기로 되어 있었다. 하지만 일이 그렇게 된다면.......그 아이의 운명은 이미 내 손을 벗어났어. 그저 미련이었던 게지.”


“......”


에우로스는 비통하게 말하는 발사자르가 거의 울 것처럼 변하는 것을 보며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순리를 따라야 한다고 하면서도 차마 자신의 딸을 포기한다고 하는 말은 부모로서 너무나도 고통스러운 결정이었을 테니까.


“그렇다 해도 어차피 내가 할 일은 한 가지 뿐이다.”


깡!


발사자르는 다시 힘차게 풀무를 밟으며 망치질을 시작했다.


“이 검을 완성해 주인에게 전해주는 것. 그 뒤는 그 놈이 알아서 하겠지.”


“발사자르......”


각오를 굳힌 그의 얼굴을 본 에우로스는 방해가 되지 않게 바라보는 수밖에 없었다. 그저 속으로 얼굴도 본적 없는 어리석은 어머니가 살아있기라도 하기를 바랄뿐.


.

.

.


그날 밤


“하아. 딸꾹! 결국 져버렸네.”


알비니르에게 탈락한 레카는 한숨을 푹 쉬며 자신이 묵는 여관으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약간 취한 듯 비틀거리는 그녀가 패배에 대한 대가로 술을 진탕 마신 것은 두말 할 것도 없었다.


“아버지에겐 뭐라고 해야 되나. 건방진 고 녀석은 또 어쩌고.”


레카는 사강이라는 제법 좋은 성적을 거두었지만 이 정도로는 그들에게 말을 꺼내기도 힘들다는 걸 잘 알고 있기에 마음속은 온통 집에 돌아갔을 때의 걱정이었다.


그렇게 골치 아파지는 현실에 술을 한 잔 먹지 않고는 견딜 수가 없었던 것이다.


“에휴. 그냥 반대쪽인 난릴왕국으로 튈까? 거긴 모험자일을 하면 적어도 굶지는 않는다던데......”


레카가 미래의 일을 걱정하던 그 순간


“레카.”


“엉?”


앞에 있던 어두운 골목에서 로브를 쓴 남자가 한 명 걸어 나왔다.


“오늘 검술 대회에서 떨어진 레카 본인이군. 그렇지?”


“뭔데? 시비라면 딴 데 가시지? 오늘 기분이 뭐 같아서 도무지 그냥 넘어갈 수가 없을 것 같거든. 안 그래도 술집에서 껄렁대는 놈 세 명 정도 박살내고 나왔다고.”


“시비? 아니지. 나는 네게 제안할게 있다. 레카 시자니아.”


“너......! 어떻게?”


순간 레카는 술기운이 확 가시는 걸 느꼈다.


이곳 검술대회에 나가면서 자신의 성은 적은 적도 없을뿐더러 누군가에게 발설하지도 않았다. 그런데 난생 처음 보는 수상한 녀석이 그걸 부르니 경계심이 높아질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리고 자신의 성은 쉬이 입에 담을 만큼 깨끗한 곳도 아니었기에 경계심은 더 높아졌다.


“그건 중요하지 않다. 네가 들어야 할 건 내가 할 제안이지.”


“......뭐지?”


“한 가지 조건만 해내준다면 소원을 들어주겠다.”


“소원이라고?”


“그래. 돈, 물건, 사람 뭐든 들어주지. 뭣하면 내일 열릴 결승을 삼파전으로 만들어줄 수도 있다.”


스윽


로브의 남자는 그렇게 말하며 손에 든 왕가의 문양을 보였다.


‘저건 분명 브리미드 왕가의 고위직이나 가진다는 증표. 왕가의 사람인가. 하지만......’


레카는 자신의 경험으로 봤을 때에 저것이 진품이라는 걸 확신할 수 있었다. 가문에 있었을 때에 슬쩍 곁눈으로라도 본적이 있었던 것이다.


하나 그렇다 하더라도 그게 신뢰해도 된다는 의미는 아니었다.


“거절하지. 오늘 경험해봤는데 천 번을 다시 붙어도 이길 길이 안 보여서 말이야.”


스윽


그렇게 말하며 레카의 손은 허리의 레이피어를 향해 천천히 움직였다.


“그런가. 확실히 내 잘못이군. 이건 착각의 여지가 있겠어.”


“?”


“제안 같은 애매한 말을 사용하는 게 아니었는데.”


저벅


“!”


그 순간 레카의 주변으로 수상쩍은 인영들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어느새?”


“네가 가는 건 확정이다. 거부권 따위는 없지.”


거기다가 드문드문 보이던 인적마저 지금은 완전히 사라져있었으니 레카는 완전히 함정에 빠졌다고 밖에는 할 수가 없었다.


“네놈들 대체 뭐가 목적이야?”


“위대한 의식을 위해서다. 무얼. 아무것도 두려워할 필요 없다. 아까 말한 조건을 달성한다면 소원을 들어준다는 건 진실이니까.”


“불길한 느낌 밖에 안 오는데......”


레카는 주춤거리며 주변을 살폈다. 확실히 포위를 해오고 있는 저들 또한 그리 만만한 실력은 아닌 것 같았다.


“치잇.”


레카는 자세를 풀고 레이피어에서 손을 뗐다.


“포기했나? 우리로서도 지금 네가 다치는 건 원하지 않는다.”


“어쩔 수 없....기는 개뿔!”


휙!


퍼버버벙!


레카는 순순히 항복하려는 척 하다가 아까 레이피어에서 손을 떼며 슬쩍 주먹에 쥔 연막탄을 바닥에 터뜨렸다.


“큭! 쓸데없는 저항을!”


연막은 조그만 곳에서 나왔다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크고 넓게 퍼져 검은 로브의 남자와 그의 동료들을 삼켰다.


“스퀄 읜드!”


슈아아악!


순간 로브의 남자가 빠르게 외친 주문에 강한 바람이 불어 연막을 모두 날려버렸지만 이미 그곳에 레카는 없었다.


“곧 죽어도 시자니아 가문의 인간이란 건가. 찾아라! 아직 멀리 못 갔을 게 틀림없으니!”


“예!”


파밧


그의 명령에 부하들은 사방으로 흩어졌다.


“후우. 잠깐 따돌리기는 했는데......”


한편 레카는 그 틈에 그 골목을 빠져나와 제법 넓은 가도로 나와 있었다. 혹여 목격자가 많다면 함부로 움직이기 힘들지 않을까한 기대 때문에 선택한 경로지만 늦은 밤이라 그런지 고양이 한 마리 보이지 않았다.


“아니 아무리 그래도 이렇게 까지 사람이 없을 수가 있나?”


최근 일어나는 실종 사건 때문에 겁을 먹은 주민들이 늦은 새벽에는 밖으로 나가지 않는다는 걸 모르는 레카로서는 엎친 데 덮친 것 같은 기분이었다.


“젠장. 그나저나 이제 어떻게 해야 하지? 항복하거나 맞붙는 건 절대 안 돼.”


레카는 저들의 분위기로 봤을 때 절대 자신을 살려 보낼 생각이 없다고 직감했다. 저런 놈들은 사람을 물건처럼 쓰고 버리는 종류의 인간들 특유의 비정함이 느껴졌던 것이다. 그리고 레카는 그런 종류의 인간에는 익숙했다.


“결국 도망가는 수밖에.......응?”


그때 레카의 머릿속에 스쳐가는 기억이 있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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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 다프네 브리미드 22.09.18 228 7 9쪽
114 공주기사 아르카? 22.09.17 233 9 9쪽
113 그래도 보셔야죠 22.09.16 238 10 9쪽
112 역시 교육은 힘과 폭력이지 22.09.15 241 9 9쪽
111 당연히 나지 22.09.14 280 8 9쪽
110 누가 검을 그 따위로 들래 22.09.13 258 8 9쪽
109 전 소장이지 22.09.12 261 9 9쪽
108 네가 자초한 일이다 22.09.09 275 10 9쪽
107 강자가 아니다 22.09.08 273 8 9쪽
106 아미트 그리고 알비니르 22.09.07 283 7 9쪽
105 주먹으로 부쉈다고? 22.09.06 284 8 9쪽
104 바알의 은총 22.09.05 292 8 9쪽
103 사람을 구하는 일이요 22.09.04 294 6 9쪽
102 정말 부끄러운 솜씨군 22.09.03 299 6 9쪽
101 거기까지다 22.09.02 334 7 9쪽
» 위기의 레카 +1 22.09.01 310 6 9쪽
99 재밌으셨나봐? 22.08.31 330 8 9쪽
98 검은 오러 22.08.30 325 7 9쪽
97 유레이대 아미트 +1 22.08.28 350 8 9쪽
96 살고싶으면 여기로 와 22.08.27 347 10 9쪽
95 다 박살내는 거야! 22.08.26 351 9 9쪽
94 왕위에 오르거라 +1 22.08.25 363 9 9쪽
93 한 개는 정없지 22.08.24 365 8 9쪽
92 파이어볼 22.08.23 371 10 9쪽
91 마족 그레고리 22.08.22 367 8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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