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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마중감 님의 서재입니다.

검성 드래곤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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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중감
작품등록일 :
2022.05.11 11:14
최근연재일 :
2022.09.21 06:00
연재수 :
11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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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108
추천수 :
1,880
글자수 :
483,632

작성
22.09.18 10:00
조회
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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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글자
9쪽

다프네 브리미드

DUMMY

“설마 그 비드와 펠레우스가 여기에 있었을 줄은......”


“그런데 그 레드 드래곤이 그려진 깃발은 저기 구석의 드래이그 영지의 것이지 않습니까?”


“그게 의문일세. 왕실과 무슨 관계인건지.......”


그들도 처음에는 자신들의 기사를 대동해 혹시 안에 있을 왕가 쪽 사람들을 힘으로 억누르려했다. 하지만 드래이그 영지의 깃발을 날리며 자신들을 막아서는 두 기사를 무시하고 넘어갈 실력의 기사는 아무래도 없었기에 결국 자신들만이 들어와야 했던 것이다.


“분명 국왕은 행방불명일 텐데.”


“설마 공주님을 드래이그 백작이 차지한 것이 아닐까요?”


“그 정도로 빠르게 움직일 수 있을 녀석이 아니야.”


“하나 그 깃발과 지금까지의 정황으로는......”


“흐음.”


귀족들은 자신들끼리 속닥거리면서도 현재 비어있는 왕좌를 힐끔힐끔 쳐다보고 있었다.


아가멤논이 그랬던 것처럼 만약 홀로 남은 공주의 남편 자리를 차지할 수 있다면 단숨에 자신의 지위를 상승시킬 수 있기에 당연하다면 당연했다. 현재 브리미드 왕국에는 공작의 지위를 가진 귀족이 없어 왕권이 가장 강한 상태인 것도 크게 작용하긴 했지만.


“......”


그러나 지금 여기서 가장 복잡한 심경인 것은 아들이 걱정되어 부리나케 달려온 베스토라 백작이었다.


‘블린이 무사한 건 다행이지만 왜 그 깃발이 여기에 있지? 설마 검술대회에 그 녀석이 온 건가?’


들어올 때 자신이 해고 했던 비드와 그 펠레우스도 있는 걸 본 볼토는 불안한 예감 밖에 들지 않았다. 그리고 그런 볼토의 머릿속에 제일 먼저 떠오른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고흐가 아니라 그 괴물 같은 아이였다.


‘만약 그렇다면 거기서 뭔가가 벌어졌다고 생각하는 게 타당하지. 이럴 때에 가장 좋은 건.......입을 다물고 조용히 있는 것.’


냉정한 귀족 사회에서 살아남는 방법 중 가장 중요한 것 하나는 침묵할 때를 아는 것이다. 그것이 전혀 예상이 가지 않는 태풍의 한 가운데라면 더더욱이다.


애초에 그들의 심상치 않은 저력을 먼저 맛본 것이 그에게는 행운이었다. 그리고 멀지 않아 그 예감이 맞는다는 걸 바로 확인할 수 있었다.


“여왕 폐하께서 등장하십니다!


“뭐?”


“!”


그리고 울리는 나팔과 외치는 소리에 귀족들은 자신들의 귀가 잘못 되었나 하고 생각했다. 적어도 저 말은 최소 십여 년간 들은 적이 없었고 이후로도 들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한 말이었던 것이다.


뚜벅


동시에 울리는 청량한 구두소리와 함께 정숙한 갑옷을 입은 여인이 왕좌로 걸어 들어왔다.


“오랜만이오. 귀공들. 아니, 오랜만인 건 그대들뿐이겠군. 난 바로 며칠 전에 본 것 같거늘.”


“다...다프네 여왕 폐하?”


“살아 계셨......?”


자줏빛 머리를 흔들며 브리미드 왕가의 상징이 새겨진 갑옷과 푸른 눈을 빛낸 다프네 여왕이 나타나자 귀족들 모두가 경악하며 말을 더듬었다.


아가멤논이 행방불명이 된 지금에 와서 죽었다고 알고 있던 다프네 왕비가 멀쩡하게 다시 살아 돌아왔으니 뒤에서 칼에 찔린 기분이었던 것이다.


“경들의 마음도 이해는 가오. 하나 짐의 몸이 아파 극비로 치료를 받고 있었던 것을 이해해주길 바라오.”


“......”


다프네의 말에 그 누구도 토를 달 수 없었다.


젊은 귀족들은 흐릿할 지도 모르겠지만 적어도 그녀의 통치와 같이 했던 귀족들에게 다프네는 지독할 정도로 냉정하고 칼 같은 왕이었던 것이다. 그런 그녀에게 지금 상황에서 밉보였다가는 무슨 철퇴를 맞을지 모른다.


“저 실례이옵니다만.......”


“무엇인가? 드렙 백작.”


그때 꽤 연륜이 있어 보이는 귀족 하나가 용기를 내어 입을 열었다.


“혹시 아가멤논 국왕께서는?”


“그 이는 죽었소.”


“예?!”


“어제 왕도에 간악한 짓을 벌인 이들이 있어 그들을 막다가 순직했지.”


“......”


“왜 그러지? 못 믿겠는가?”


“아...아닙니다! 그저 걱정이 되어......”


“그런가. 그 마음 고맙소. 사실 난 처단한 그들과 한패인 이들이 있을까 싶어 마음을 졸였다오. 우리 충성스러운 브리미드 왕국의 귀족들이 그럴 리 없지. 안 그런가?”


“무...물론이옵니다!”


“브리미드 왕국의 귀족으로서의 자부심을 버린 적은 없습니다!”


다프네의 시린 눈빛에 귀족들은 너도나도 할 것 없이 질겁하며 소리를 냈다.


지금 잘못하다가는 국왕을 죽인 패거리와 같은 편으로 몰려 가문이 멸망당할 수도 있는 상황이란 것을 파악한 것이다. 그리고 다프네 여왕이라면 충분히 하고도 남는다.


“그런가. 그것 참 다행이군. 그럼 그대들이 데리고 온 군사들을 왕도의 복구 작업에 투입해도 되겠지?”


“그, 그것은!”


“왜 그러지? 아까의 말은 거짓이었나?”


“......아니옵니다. 부디.”


‘당했다!’


귀족들은 방금 대화로 자신들이 확실하게 한 방을 먹었다는 걸 인지했다.


빠져나갈 길을 막아놓고 권력을 찾으러 군사까지 이끌고 온 불순한 자들의 세력을 원천징수 해버린 것이다. 이렇게 되면 왕도가 혼란한 와중 그 누구도 왕가에 물리적인 행세를 할 수는 없다.


“시간이 지나도 변함없는 충성에 감사하오. 귀공들.”


“......끄응.”


서늘한 표정으로 웃는 여왕의 얼굴을 본 귀족들은 이전의 다프네 여왕이 확실하게 돌아왔다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여러분들이 이렇게 모인 김에 나의 후계를 미리 발표할까 한다.”


“후계라니요? 에우로스 공주를 말씀하시는 겁니까?”


“그 아이는 그 자리를 거부했다.”


“예? 그렇다면 대체......”


“자네들도 여기에 왔다면 소문 정도는 들었을 텐데?”


“?”


여왕의 말에 귀족들은 순간 무슨 소리인지 몰라 서로를 돌아봤다.


“아.”


그때 누군가가 머릿속에 그 정답을 떠올렸다.


“설마 어제 들었던 그 허무맹랑한 소문?”


“그게 대체 뭔가?”


“저도 듣고는 황당했습니다만 그.......드래곤을 타고 국민들을 구했다는 공주기사의 이야기가 있었......”


“드래곤? 말도 안 돼는 소리!”


그 말에 귀족들은 모두가 코웃음을 치며 믿지 않았다.


드래곤이란 존재 자체가 목격된 지가 너무 오래되었는데 그걸 타고 국민들을 구하는 공주기사라니. 어린아이들이나 좋아할 동화 속 이야기가 아닌가.


“와이번 라이더를 잘못 본 것 아닌가?”


“안드바리 왕국의 와이번 라이더가 여기에 왔다면 모를 리 없을 텐데.”


몇몇은 나름 객관적으로 타당한 추측들을 내놓기 시작했다.


확실히 환상 속의 드래곤이 나왔다하는 것 보다는 와이번을 모르는 주민들이 착각을 했다는 것이 더 논리적이기는 했던 것이다.


하지만 와이번이었다고 하더라도 대륙에서 와이번을 타는 라이더는 손가락에 꼽을 정도다. 거기다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는 안드바리 왕국의 와이번 라이더가 이곳에 올 이유가 없다는 걸 고려하면 다시 결말을 내지 못하고 상황이 어지러워 지니.


알현실은 금방 시끄러운 소리로 가득 찼다.


쿵!


“!”


그때 여왕의 발이 바닥을 크게 울렸고 모두가 입을 닫았다.


“쓸데없이 소란을 피우지 마시오.”


“......”


“그리고 그것에 관해서는 더 이상 말을 할 필요가 없소.”


“하지만 전하. 그럼 대체 왕위 후계자는 누구라는 말씀이십니까?”


“그거야 직접 보면 알 일이지.”


“예?”




순간 다프네의 손가락이 한쪽에 있는 커다란 테라스를 가리켰다. 본래는 왕의 연설을 위해 마련된 장소로서 왕좌의 정면에 있는 이곳은 그리폰 다섯 마리라도 들어올 수 있을 정도로 넓었다.


그리고 그곳에는 지금 강한 햇볕만이 내리쬐고 있을 뿐이었다.


“전하 무엇을......?”


“그대들에겐 이 소리가 들리지 않소?”


“......”


다프네의 말에 귀족들은 입을 다물고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


펄럭


“?”


그러자 무언가 넓은 것이 펄럭이는 소리가 점점 커지는 걸 들을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소리는 점점 가까워지고 있었고 동시에 자신들의 몸에도 그 진동이 울리는 걸 느꼈다.


“저....저거!”


당황해하던 귀족들은 창밖에서 커져가는 어떤 존재를 보고는 얼굴빛이 새하얗게 질렸다.


“드래곤.......”


“실제 했단 말인가.”


아름다운 비늘을 햇빛에 반짝이며 다가오는 그 존재는 누가 어떻게 잘못 봐도 와이번 따위로 착각할 수는 없었다. 눈을 뗄 수 없는 날개와 뿔의 아름다움도 있었지만 아직 거리가 있음에도 본능적으로 느껴지는 위압감이 그걸 확실하게 해주고 있었던 것이다.


“여...여기로 온다!”


“피해!”


휘익! 쿠콰과과!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드래곤은 창을 통과해 알현실로 들어와 착지했다.


그로 인한 충격과 바람으로 귀족들이 혼비백산하며 뒤로 물러났음은 물론이다. 하지만 그 누구도 드래곤에게 부딪쳐 다치거나 하지는 않았다. 그저 겁을 먹고 움직이지 못했을 뿐.


“흠.”


오직 다프네 여왕만이 흥미롭다는 표정으로 당당히 앉아 자리를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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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8 당분간 안녕이야 +2 22.09.21 250 8 10쪽
117 대정령 22.09.20 220 7 9쪽
116 맹약자 22.09.19 212 8 9쪽
» 다프네 브리미드 22.09.18 225 7 9쪽
114 공주기사 아르카? 22.09.17 230 9 9쪽
113 그래도 보셔야죠 22.09.16 235 10 9쪽
112 역시 교육은 힘과 폭력이지 22.09.15 237 9 9쪽
111 당연히 나지 22.09.14 276 8 9쪽
110 누가 검을 그 따위로 들래 22.09.13 255 8 9쪽
109 전 소장이지 22.09.12 258 9 9쪽
108 네가 자초한 일이다 22.09.09 271 10 9쪽
107 강자가 아니다 22.09.08 269 8 9쪽
106 아미트 그리고 알비니르 22.09.07 279 7 9쪽
105 주먹으로 부쉈다고? 22.09.06 282 8 9쪽
104 바알의 은총 22.09.05 290 8 9쪽
103 사람을 구하는 일이요 22.09.04 290 6 9쪽
102 정말 부끄러운 솜씨군 22.09.03 296 6 9쪽
101 거기까지다 22.09.02 329 7 9쪽
100 위기의 레카 +1 22.09.01 306 6 9쪽
99 재밌으셨나봐? 22.08.31 327 8 9쪽
98 검은 오러 22.08.30 321 7 9쪽
97 유레이대 아미트 +1 22.08.28 346 8 9쪽
96 살고싶으면 여기로 와 22.08.27 344 10 9쪽
95 다 박살내는 거야! 22.08.26 348 9 9쪽
94 왕위에 오르거라 +1 22.08.25 361 9 9쪽
93 한 개는 정없지 22.08.24 363 8 9쪽
92 파이어볼 22.08.23 368 10 9쪽
91 마족 그레고리 22.08.22 365 8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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