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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마중감 님의 서재입니다.

검성 드래곤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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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중감
작품등록일 :
2022.05.11 11:14
최근연재일 :
2022.09.21 06:00
연재수 :
11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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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564
추천수 :
1,880
글자수 :
483,632

작성
22.09.04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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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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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사람을 구하는 일이요

DUMMY

후두두둑


주위의 벽과 바닥에 떨어지는 검은 액체는 금방 사라져갔지만 그것이 부딪친 충격은 그곳에 그대로 남아있었다.


“휴우. 늦을 뻔 했어.”


휘릭!


펠레우스는 검을 회전시켜 그 폭발을 유려하게 흘려냈다.


“다음에는 그냥 목을 베야겠군요.”


“......”


“내가 언제 여기에......?”


그리고 그 뒤에 비드와 두 사람이 숨듯이 서있었다. 폭발의 순간 비드가 빠르게 움직여 두 사람을 데이고 펠레우스의 뒤로 피신한 것이다. 유레이는 어렴풋이 라도 알았지만 레카는 그저 순식간에 눈앞의 광경이 바뀐 것으로 느꼈다.


“일단 돌아가지. 소영주님이 기다리신다.”


“예. 너희도 가지. 걸을 수 있겠지?”


“물론입니다.”


“네.”


펠레우스와 비드의 뒤로 유레이와 레카가 따랐다. 아직 적들을 완전히 뿌리쳤다고는 확신할 수 없었기에 이들을 따라가는 것이 가장 현명했기에.


“제 말이 맞죠? 저 정도는 펠레우스가 알아서 할 수 있다니까요.”


“으음. 그 무공이란 것. 생각보다 더 대단하구나.”


그리고 멀리 떨어진 높은 건물 위에서 알비니르와 고흐가 그것을 지켜보고 있었다.


“영지에 다른 기사들도 저 정도 인가?”


“저 둘 정도는 아니에요. 하지만 셋 정도 힘을 합친다면 한 명과는 겨룰 만하겠죠.”


“오호. 알게 모르게 우리 영지 꽤 강해졌구나.”


고흐는 순수하게 감탄했다.


오랜 시간을 살아오며 나름 다양한 인간을 봐왔지만 이 정도로 급속도로 강해진 인간들은 처음 봤다. 본래는 오러를 사용하는 것조차 인간들 중엔 소수인데 지금 영지의 기사 중엔 못 쓰는 이들이 더 드물 지경이니까.


아마 기사단만으로도 웬만한 영지 하나 정도는 쑥대밭으로 만들어 놓을 수 있을 것이 틀림없다.


“그나저나 마족이라. 이게 대체 얼마만이지. 기억도 흐릿할 정도군.”


“옛날에도 있었나요?”


“인간들은 항상 그렇단다. 빛을 갈망하면서도 그걸 얻기 위해 어둠과 손을 잡는다는 어리석은 행동을 하지. 가족을 바치고 생명을 바치고 마침내 영혼까지 팔아서 힘을 갈망하는 일이 있단다. 그런 이들이 마족과 연결되는 건 한 번씩은 있는 일이지.”


“그럴 때마다 어떻게 하셨나요?”


“보통은 인간들이 알아서 정화하는 경우가 많지. 우리로서도 그게 좋기는 하고. 하지만 이번 사태는......”


“좀 심각한 것 같기는 하죠.”


“마왕들 중 하나와 연결되다니. 알비. 본래 이 정도 일에는 우리가 개입하는 것이 맞다. 그것이 수호자로서의 의무이기도 하니까. 이건 로드에게 보고해야만 한다.”


“문제는 일이 내일 벌어질 것 같다는 거지만요.”


“끄응. 드래곤들의 시간 감각은 인간과는 많이 다르니까. 오늘 넣어도 내년에 되어서야 답이 오는 경우도 있고.”


백여 년도 살기 힘든 인간과 달리 거의 영생을 사는 드래곤들은 좋게 말하면 느긋하고 나쁘게 말하면 게으르다. 오죽하면 잠 한 번 자고 일어나면 일이백년이 지나는 건 흔하디 흔한 일일 정도이니까.


그런 이들이 심각한 일이라고 해서 빠르게 응답하는 기적을 바라는 건 너무 안일한 대응이다.


“결국 우리들로 어떻게 하는 수밖에 없네요.”


“으음. 내가 본체로 오는 것도 고려해야겠군. 하지만 적과 그렇지 않은 존재들을 구분해가며 처리할 자신이 없어.”


“그건 최후의 수단으로 치죠. 일단 최대한 펠레우스들과 붙어 계세요.”


“으음.”


고흐는 이 상황이 상당히 답답해 보였다.


그도 그럴 것이 옛날이었다면 세상을 위한 희생이라면서 이 왕도 자체를 브레스로 날려버렸을 테지만 인간들과 제법 가깝게 지내는 동안 정이 들어버렸다. 적어도 영주로서 지내는 동안은 그렇게 비정한 결단을 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아 그러고 보니 할아버지는 제 연락을 바로 받으시는 편인데.”


“어?”


“지금이라도 수정구로 연결해보는 게......”


“아...아니다! 그건 안 된다!”


고흐는 눈에 띄게 당황하며 알비니르를 말렸다.


파프니르가 이곳에 온다면 일단 원리 원칙 주의자인 그가 왕도 전체를 잿더미로 만들 것은 둘째 치더라도 분명 그 다음에 고흐를 무참히 밟을 것이다. 다 큰 성인 드래곤이 이렇게 지척에 있으면서 이 지경이 될 때까지 뭘 했냐면서.


“일단 우리끼리 해보자꾸나. 장인어른은 분명 인간이 서툴러서 그냥 모조리 없애버리려 할 테니.”


“흠. 그런 건가요.”


알비니르는 자신이 부탁하면 파프니르가 자제해 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는 했지만 드래곤의 생리는 아직 낯선 것이기에 일단은 고흐의 말에 따르기로 했다.


“하지만 알비. 너는 괜찮겠니?”


“네?”


“비록 인간의 왕도 하나일 뿐이라고는 하지만 상냥한 너에게는 너무 큰 짐이 아닐까 하구나.”


고흐는 알비니르가 전생에 어떤 일을 했는지는 잘 모른다. 하지만 인간으로 지냈다는 것과 그 때문인지 인간들을 제법 마음에 들어 하고 정을 붙이고 있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다.


그런 상냥한 심성의 아들이 수많은 목숨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최악의 경우에 큰 상처를 받지 않을까 걱정한 것이다.


“그리 크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되요.”


“하지만......”


“이 무게를 외면하는 건 아니에요. 제대로 잘 알고는 있지만 뭐랄까.......제겐 너무 익숙한 일이 거든요.”


“익숙하다?”


“사람을 구하는 일이요.”


“......”


그렇게 말하며 살짝 미소 지어 보이는 알비니르를 보며 고흐는 뭐라 형용 못할 쓸쓸함과 고단함을 느꼈다. 그 너머로 보인 알비니르의 처연한 전생의 모습이 눈에 보이는 것만 같았다.


.

.

.


그리고 시간이 지나 아침이 밝았다.


“흠.”


이미 일어나 준비를 마친 알비니르는 자신의 검을 보며 묘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뭘 그리 보고 있어?”


“아르카 누나.”


그런 알비니르를 보고 아르카가 옆으로 다가왔다.


“검에 무슨 문제라도 있어?”


“아니. 검은 멀쩡해. 다만 이게 앞으로도 그럴 것이냐가 문제인데......”


“앞으로도?”


“오늘은 조금 진심을 내볼까 싶어서.”


“......”


“이게 한 번은 버텨줄까?”


알비니르의 말에 아르카는 대답할 수 없었다.


지금까지 알비니르가 보인 것도 나이를 감안하면 믿을 수가 없을 정도인데 그런 그가 여유도 버리고 진심을 낸다면 대체 무슨 결과가 나올지 상상이 안 갔던 것이다.


“그러고 보면 공주님도 연락이 없네.”


“공주님?”


“발사자르에게 뭔가 물어본다고 했는데 돌아오지 않는 걸 보면......”


“뭔가 일이 생겼다고 봐야 할까?”


아르카는 왠지 모를 걱정이 마음속에서 올라왔다.


비록 제대로 된 대화도 해본 적이 없지만 자신의 동생이란 걸 알고 나니 뭔가 복잡한 기분이 들었던 것이다. 아마 이 복잡한 일에서 유일하게 자신과 비슷한 처지라고 생각하니 더더욱 심란했다.


“적어도 목숨이 위협 받거나 하는 일은 아닐 거야.”


“어떻게 확신해?”


“발사자르와 한 번 만났을 때 공주님을 보는 눈빛에서 정이 느껴졌거든. 해를 끼칠 거라고는 생각할 수 없어.”


“그래도 뭔가 해야 하지 않을까?”


“흠......”


“그러니까 내가 형님이라고!”


“응?”


그에 고민하던 알비니르는 창가를 보다가 문득 누군가가 소리를 지르는 것을 발견했다.


“멘테?”


그곳에서는 멘테가 귀를 후비는 비스크를 향해 뭐라 짜증을 내고 있었다. 키는 비스크가 조금 더 컸기 때문에 올려다보는 형태가 되었지만 멘테는 조금도 주눅들지 않고 있었다.


“내가 한참 전에 형님이라 불렀으니까 당연히 너보다 내가 형님이지!”


“헹. 먼저 들어온 게 뭔 대수라고.”


“뭐라고?”


“내가 형님에게 충성을 맹세하기는 했지만 그것과 이거는 다른 문제다. 난 나보다 약한 녀석을 형님으로 모시지 않아.”


“이 새끼가?”


으득


비스크의 얕보는 듯한 말에 멘테는 열이 머리끝까지 올라오려 했다.


“뭣 하면 한 판 붙어줄 수 있다고?”


“그 말 후회하지 마라. 어차피 넌 싸울 때 별 도움은 안 되니까 완전히 박살 내놓아도 되거든?”


“뭐라고?”


스릉


별 도움이 안 된다는 말에 비스크는 자신의 거대한 바스타드 소드를 꺼내 들었다.


“지금이라도 순순히 사과하고 형님이라고 해라. 그러면 넘어가 줄 수도 있다.”


“넘어가는 건 네 대가리고.”


“이 새끼!”


부웅!


비스크는 자신의 바스타드 소드를 빠르고 힘 있게 휘둘러 멘테의 몸통을 향해 휘둘렀다. 자기 딴에는 갈비뼈 하나 정도 부수고 비웃어줄 생각이었지만 분노로 힘이 너무 들어가 뼈가 부서지는 게 아니라 두 동강이라도 낼 기세였다.


“허! 춤 추냐?”


턱!


하지만 멘테는 코웃음을 치며 그저 발을 슬쩍 들어 비스크의 손목을 막았고 검은 멈출 수밖에 없었다.


“어?”


“덩치만 크지 얼빠진 놈이네. 그렇게 대놓고 휘두르는 데 누가 맞아?”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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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 다프네 브리미드 22.09.18 228 7 9쪽
114 공주기사 아르카? 22.09.17 233 9 9쪽
113 그래도 보셔야죠 22.09.16 238 10 9쪽
112 역시 교육은 힘과 폭력이지 22.09.15 241 9 9쪽
111 당연히 나지 22.09.14 279 8 9쪽
110 누가 검을 그 따위로 들래 22.09.13 258 8 9쪽
109 전 소장이지 22.09.12 261 9 9쪽
108 네가 자초한 일이다 22.09.09 275 10 9쪽
107 강자가 아니다 22.09.08 273 8 9쪽
106 아미트 그리고 알비니르 22.09.07 283 7 9쪽
105 주먹으로 부쉈다고? 22.09.06 284 8 9쪽
104 바알의 은총 22.09.05 292 8 9쪽
» 사람을 구하는 일이요 22.09.04 294 6 9쪽
102 정말 부끄러운 솜씨군 22.09.03 299 6 9쪽
101 거기까지다 22.09.02 334 7 9쪽
100 위기의 레카 +1 22.09.01 309 6 9쪽
99 재밌으셨나봐? 22.08.31 330 8 9쪽
98 검은 오러 22.08.30 325 7 9쪽
97 유레이대 아미트 +1 22.08.28 350 8 9쪽
96 살고싶으면 여기로 와 22.08.27 346 10 9쪽
95 다 박살내는 거야! 22.08.26 350 9 9쪽
94 왕위에 오르거라 +1 22.08.25 363 9 9쪽
93 한 개는 정없지 22.08.24 365 8 9쪽
92 파이어볼 22.08.23 371 10 9쪽
91 마족 그레고리 22.08.22 367 8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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