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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마중감 님의 서재입니다.

검성 드래곤이 되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마중감
작품등록일 :
2022.05.11 11:14
최근연재일 :
2022.09.21 06:00
연재수 :
118 회
조회수 :
83,568
추천수 :
1,880
글자수 :
483,632

작성
22.08.27 10:00
조회
346
추천
10
글자
9쪽

살고싶으면 여기로 와

DUMMY

“아버지.”


“알고 있다.”


그리고 굴베이그 또한 말레키스의 놀란 감정을 느끼고 있었다.


아마 적들은 굴베이그가 스스로 자신들의 눈앞에 나타날 거라고는 생각도 하지 않았을 것이다. 어떻게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자신들의 부대를 물리치면서 그 위력을 짐작했을 테고 그것이 일부에 불과하다고 알았을 것인데 도망간다고 생각하는 것이 정상이었으니까.


하나 굴베이그는 그러지 않았다. 지금 숨는 것은 오히려 그들이 자신들을 공격하기 쉬운 상태에 두는 것이라 생각했던 것이다.


‘이렇게 커다란 자리, 거기다 그 의식이라는 것이 있는 한 함부로 움직이지 못할 터.’


상대는 자신들의 목숨을 버릴 정도로 광신도다. 자신들의 감정보다는 커다란 목적을 우선할 확률이 더 높았다.


“국왕폐하의 입장이십니다!”


빠바바밤!


그 순간 아가멤논의 입장을 알리는 나팔소리가 커다랗게 울렸다.


저벅


아가멤논은 저번보다 더 힘찬 발걸음으로 확성마도구의 앞에 섰다. 그 얼굴은 여전히 자비로운 왕의 모습이기는 했지만 어딘지 모르게 섬뜩한 눈이 허공을 향하는 것만 같았다.


“치열했던 승부의 끝이 점점 다가오고 있소. 승자들은 이 자리에 있으나 부디 그 전에 최선을 다하고도 패자로서 사라진 이들에게도 박수를 보내주시오.”


짝짝짝짝!


그 말에 관중들은 진심으로 이미 여기에 있지 않은 그들을 위해 박수를 쳐주었다. 이들에게는 격려의 의미였고 진실을 아는 자들에게는 비웃음 그 이상은 아니었지만.


“그리고 오늘의 승부 또한 짐은 크게 기대하고 있소. 분명 떨어진 이들도 이 승부를 보고 싶어 했을 거라고 마음 깊이 생각하오. 그러니 부디 지금 대회장에 서있는 네 명의 검사들이여!”


“......”


아가멤논은 대회장에 도열해있는 사강의 진출자들을 바라봤다.


기사로서 한쪽 무릎을 꿇은 아미트, 예의로서 고개만 숙인 유레이, 유일한 여성 진출자로 화제인 레카, 그리고.......


“뭘 봐. 뒤질라고.”


유일하게 아가멤논을 똑바로 마주 노려보는 알비니르가 거기에 있었다.


“스러져간 이들에게 부끄럽지 않을 당당한 승부를 해라! 저 하늘에 닿을 정도로!”


“우와아아아아아!”


아무것도 모르는 관중은 그저 대회의 열기에 삼켜져 환호를 보낼 뿐이었지만.


“그럼 일 시합의 대전자인 알비니르님과 레카님만 남고 아미트님과 유레이님은 대기실로 이동해 주십시오.”


진행자가 말하자 유레이와 아미트는 걸어서 퇴장하기 시작했다.


“힘내라고. 한 번 붙어보고 싶으니까 말이지.”


“그쪽이야말로.”


퇴장하며 한 마디 흘리는 유레이의 응원에 알비니르도 웃으며 응해주었다.


“불경한 발언 잘 들었다.”


“귀가 있으면 들었겠지. 저쪽은 안 들렸겠지만.”


그리고 아미트도 그런 알비니르를 노려보며 말했다.


“어제는 운이 좋았군. 내가 갔었다면 이리 복잡하게 될 일도 없었을 것을.”


“그래. 넌 참 운이 좋았어. 같이 왔으면 내손에 뒤졌을 테니 오늘 그렇게 고민할 필요도 없었을 텐데.”


“이 자식......!”


아미트는 자신의 기세에도 전혀 영향을 받지 않는 알비니르의 모습에 눈썹을 꿈틀거렸다.


“꼭 올라와라. 의식의 끝에서 너의 피를 이 경기장에 뿌리기 위해서.”


“그럴 일은 없겠지만 미리 올라가는 있지.”


“흥.”


아미트는 그렇게 뒤도 돌아보지 않고 퇴장했다.


“그럼 두 대전자는 준비해 주십시오. 곧 시합을 시작하겠습니다.”


진행자가 그 말을 끝으로 물러나고 알비니르는 드디어 대전자와 마주했다.


“꽤나 기대 받고 있는 모양이야? 도련님?”


“흠?”


그때 약간 볼멘소리가 레카의 입에서 나왔다.


빠른 움직임을 위한 가벼운 복장과 짧은 머리의 그녀는 가장 주목 받는 경기의 대전자이자 유명인인 유레이와 아미트가 자신을 인식하지도 않는다는 사실에 자존심이 상처 받았던 것이다.


“뭐 지금까지 이 정도의 성과를 냈으니 그럴 만도 하지.”


“......”


“하지만 그게 내가 무시 받아야 할 이유가 되는 건 아니거든?”


“의도한 건 아닌데 말이지.”


알비니르는 곤란한 듯 머리를 긁적거렸다.


레카의 입장에서는 불만이 쌓일 만도 했다. 분명 자신도 엄청나게 노력해서 이 자리까지 올라온 것인데 사람들의 시선은 모조리 다른 세 사람에게 쏠려있었으니까.


하지만 그건 그 뒤에 있는 사정을 모르기에 할 수 있는 행복한 투정이다. 오히려 그녀는 자신이 주목받지 않았기에 살아남은 거나 다름없었으니까.


‘어제 탈락자들이 행방불명이다. 놈들 성향을 봤을 때 의식인가 뭔가로 쓰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가 없어.’


알비니르는 어제 자신의 목숨조차 아무렇지 않게 웃으며 바치던 그 모습으로 이 의식을 위해 그들이 설령 인간으로서 해선 안 될 행위라 하더라도 무엇이든 할 거라고 확신했다.


십중팔구 어제 대회에서 탈락한 이들은 좋은 꼴은 못 당했을 것이다.


“뭐야 그 눈빛은? 동정이라도 하는 거냐?”


“비슷한데 다르다고나 할까......”


“뭐라고? 지금 장난치는 거냐!”


챵!


레카는 그에 완전히 열 받았는지 자신의 날카로운 레이피어를 뽑아들었다. 번쩍거리는 장식용과는 다르게 빛을 흡수하는 검은색의 특이한 레이피어였다.

‘찌르기에 특화된 검인 거 같은데. 저러면 눈에 잘 안 띄겠어. 나름 궁리했군.’


거기다 물집과 굳은살이 박인 그녀의 손을 보면 상당한 노력가라는 걸 확연하게 알 수 있었다.


“그럼 자리에 서십시오!”


스릉


준비를 부탁하는 소리에 알비니르 또한 검을 뽑으며 어느 정도 거리를 두었다.


“어린애라고 봐줄 거라 생각하지 마. 건방짐은 아픔으로 치료해야 된다는 게 내 경험이거든?”


“그것 참 미안하게 되었네.”


“뭐?”


“나도 좀 겨루어주고 싶지만 말이야 그러기엔 지금 상황이 그다지 좋지 않아. 최대한 빠르게 끝내야겠어.”


“이게 진짜......!”


꾸우욱!


레카는 기세를 올리며 준비 자세를 잡았다. 반드시 상대의 몸에 바람구멍을 내고야 말겠다는 강한 집착과 분노가 바로 앞에 있는 알비니르에게 여실히 느껴졌다.


스윽


하지만 알비니르는 그저 무심하게 검을 아래로 늘어뜨리고 있을 뿐이었다.


“준비! 시작!”


탓!


“하아아앗!”


레카는 시합의 시작 신호와 함께 엄청난 속도로 돌진했다.


파바바밧!


그와 동시에 그녀의 레이피어는 수십 개로 분열되며 알비니르를 향해 찔러 들어갔다. 순간적으로 어디를 찌를지 알 수 없는 그녀의 공격에 제대로 대응하기는 어려워보였다.


‘잡았어!’


어느 정도 거리가 가까워지자 레카는 속으로 공격이 성공할 거라 확신했다. 자신의 레이피어가 거의 지척인데도 불구하고 알비니르가 거의 움직이지도 않았기에 제대로 반응 못했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훌륭하네.”


“!”


팅!


하지만 바로 다음 순간.


알비니르의 왼손가락이 움직이더니 정확하게 레이피어의 옆면을 때렸다.


“크윽! 소...손가락?!”


분명 살짝 건드린 것처럼 보였는데도 레카의 레이피어는 바위라도 때린 것처럼 크게 튕겨났고 그 품이 넓게 퍼지며 빈 공간이 훤히 드러났다.


‘이런!’


레카는 그에 얼른 자세를 바로잡으려 했지만


탓!


그보다 빈틈사이에 알비니르가 파고드는 것이 더 빨랐다. 동시에 그의 검이 위로 높게 들려진 순간


“당했......”


“살고 싶으면 여기로 와.”


“허?”


스윽


퍽!


레카는 자신의 주머니에 무언가가 들어왔다는 걸 인지했고 동시에 목 뒤에서 느껴지는 충격으로 완전히 정신을 잃었다.


“승자! 알비니르 드래이그!”


“......”


사강의 시작 치고는 너무 싱겁게 끝나버린 결투에 관중들은 뭐라 반응해야 몰라 그대로 굳어버렸다.


레카의 평가는 적어도 알비니르의 전 상대였던 프루페보다는 높았는데 막상 경기가 벌어지니 너무 일방적으로 끝나버렸으니 당연하다면 당연했다.


“그래도 시시한 게 죽는 것보다는 낫지 않겠어?”


알비니르는 적막이 흐르는 관중들에게 슬쩍 한 마디 흘리며 여유롭게 경기장 밖으로 퇴장했다.


“상대 분은 좀 불쌍하네요.”


아르카는 실려서 나가는 레카를 보며 안쓰러운 마음을 보냈다.


본래 알비니르는 실력이 차이 나더라도 일정 수준 이상의 상대라면 그 진면목을 발휘할 수 있게 적당히 받아줄 생각이었다. 이 대회는 자신만의 검을 얻기 위해서 온 것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다양한 검술을 경험해보고 싶은 이유도 있었던 것이다.


거기다 아르카는 몰랐지만 자신만한 고수가 세계가 다르다고 해도 후학들의 검을 발전의 여지도 없이 끊어버리는 것은 그다지 하고 싶지 않은 행위였다.


그러나 이제는 상황이 달라져버려 도무지 그렇게 할 여유가 없어졌다. 지금 여기에는 몇 만 명의 목숨이 달려있는 것이다.


“그래도 알비니르 나름으로는 배려한 거다. 부상이 없게 보내준 거니 말이지.”


“하긴 그것도 그러네요.”


굴베이그의 말에 수긍하며 아르카는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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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7 대정령 22.09.20 224 7 9쪽
116 맹약자 22.09.19 216 8 9쪽
115 다프네 브리미드 22.09.18 228 7 9쪽
114 공주기사 아르카? 22.09.17 233 9 9쪽
113 그래도 보셔야죠 22.09.16 238 10 9쪽
112 역시 교육은 힘과 폭력이지 22.09.15 241 9 9쪽
111 당연히 나지 22.09.14 280 8 9쪽
110 누가 검을 그 따위로 들래 22.09.13 258 8 9쪽
109 전 소장이지 22.09.12 261 9 9쪽
108 네가 자초한 일이다 22.09.09 275 10 9쪽
107 강자가 아니다 22.09.08 273 8 9쪽
106 아미트 그리고 알비니르 22.09.07 283 7 9쪽
105 주먹으로 부쉈다고? 22.09.06 284 8 9쪽
104 바알의 은총 22.09.05 292 8 9쪽
103 사람을 구하는 일이요 22.09.04 294 6 9쪽
102 정말 부끄러운 솜씨군 22.09.03 299 6 9쪽
101 거기까지다 22.09.02 334 7 9쪽
100 위기의 레카 +1 22.09.01 309 6 9쪽
99 재밌으셨나봐? 22.08.31 330 8 9쪽
98 검은 오러 22.08.30 325 7 9쪽
97 유레이대 아미트 +1 22.08.28 350 8 9쪽
» 살고싶으면 여기로 와 22.08.27 347 10 9쪽
95 다 박살내는 거야! 22.08.26 351 9 9쪽
94 왕위에 오르거라 +1 22.08.25 363 9 9쪽
93 한 개는 정없지 22.08.24 365 8 9쪽
92 파이어볼 22.08.23 371 10 9쪽
91 마족 그레고리 22.08.22 367 8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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