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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마중감 님의 서재입니다.

검성 드래곤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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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중감
작품등록일 :
2022.05.11 11:14
최근연재일 :
2022.09.21 06:00
연재수 :
118 회
조회수 :
83,565
추천수 :
1,880
글자수 :
483,632

작성
22.08.26 10:00
조회
350
추천
9
글자
9쪽

다 박살내는 거야!

DUMMY

“아주 약간의 어리석은 희망을 품었습니다.”


“희망이요?”


“국왕. 아가멤논이 혹시 제정신을 차리지 않았을까 하는 저의 막연한 바람이었지요. 아니 그러지 못했더라도 다프네와 닮은 아르카를 보고 그 옛날의 모습으로 돌아오지 않을까하는 어린애 같은 믿음을 버릴 수가 없었던 겁니다.”


주르륵


굴베이그는 자신의 어리석음에 대한 후회로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가멤논 또한 자신의 친구였고 그에 대한 좋은 기억이 아직도 그의 마음속에는 남아있었다. 그러니 마지막 한 번만이라도 그를 믿어보고 싶다는 근거 없는 행동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만약 그때로 다시 돌아간다 해도 굴베이그는 똑같은 행동을 할 것이다.


“영주님께는 정말 죄송한 마음뿐입니다. 아르카를 고쳐주셨는데 그에 대한 보답을 하지 못할망정 이런 사건에 끌어들이게 되다니.”


“......”


“그러나 저에게도 아르카에게도 이제 물러설 수 없는 상황이 되어버렸습니다. 부디 저를 도와주십시오.”




굴베이그는 허리를 깊게 숙이며 고흐에게 부탁했다.


“......한 가지만 더 묻고 싶습니다.”


“......”


“이번 일.......누구를 위해서 움직이실 겁니까.”


“옛 친구들, 그리고 그들의 아이인 아르카의 행복을 위하여.”


“......”


고흐는 그의 흔들림 없는 눈을 바라보다가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좋습니다. 이렇게 된 거 저희도 협력하도록 하지요.”


“감사합니다.”


“단. 그것은 어디까지나 아르카가 왕족이 되는 것을 용납한다는 조건 안에 이루어지는 겁니다. 아르카가 거부한다면 저희는 무리해서라도 굴베이그님과 아르카를 몰래 저희 영지로 데려갈 겁니다.”


“알겠습니다. 그 아이가 선택한다면 어쩔 수 없는 거겠지요.”


같은 시각


여관 건물의 옥상


“에휴.”


아르카는 깊은 한숨을 뱉으며 난간에 팔을 걸쳤다.


“......”


그리고 알비니르도 그저 뒤에서 아무 말 없이 서있었다.


“저기 알비.”


“왜?”


“내가 어떻게 해야 한다고 생각해?”


“......”


“나에겐 너무 무섭고 무거운 일이야. 옛날에는 그저 몸이나 아프지 않았으면 했던 게 최고의 소망이었는데.”


저주로 아팠던 아르카에게는 미래를 볼 여유가 없었다. 당장 포션이 없으면 잠도 들지 못할 상황이었으니까.


하지만 막상 기적같이 몸이 회복된 후에는 좀 더 미래를 바라봐야했고 그건 결코 자신에게 행복하기만 한 결과를 가져 오지는 않았다. 오히려 감당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무거운 이야기가 기다렸다는 듯이 찾아온 것이다.


“이럴 거면 역시 낫지 않는 게 더 좋았던 것 아닐까? 그랬다면......”


“여기서 내 의견을 말하자면.”


그때 알비니르가 입을 열었다.


“삶에 정답이란 없고 만약이란 더더욱 없다는 거야.”


“......”


“이랬다면 저랬다면 하고 고민하는 게 인간의 본능이라지만 막상 그렇게 바뀔 수 있다고 해도 그땐 또 다른 문제가 생기는 게 사실이지. 안 그래?”


“......”


“중요한 건 현재 내가 뭘 하고 싶은지를 솔직하게 정하는 거야. 그래야 길을 잃지 않으니까. 그러니 마음속에서 나오는 제일 첫 번째 소망을 말해봐.”


“하지만 그러다 실패하면?”


“뭐 누구나 실패는 하는 법이지. 그래도 누나는 괜찮을 거야.”


“어째서?”


“내가 있잖아. 두어 번 실패 하더라도 내가 어떻게든 해줄 테니까. 한 번 하고 싶은 대로 질러봐.”


알비니르는 그렇게 말하며 활짝 웃어주었다.


“정말 내가 그래도 될까?”


“그럼.”


“그래. 그럼 진심으로 내가 하고 싶은 거 말할 게.”


아르카는 그에 용기를 얻었는지 눈을 잠시 감았다가 힘차게 떴다.


“다 박살 내버리고 싶어! 이거고 저거고 내 앞에 얼쩡대는 놈들 전부 다!”


“국왕도?”


“알게 뭐야! 어차피 태어날 때 나나 어머니에게 신경도 안 썼던 놈이잖아! 남보다 못해!”


“그렇다면.”


“해보자! 내 인생 아버지 인생 다 꼬이게 만든 그 빌어먹을 놈들 다 박살내는 거야!”


“좋아. 말은 안 했지만 나도 그러고 싶었거든.”


“후후 역시 우린 역시 통하는 데가 있어.”


“그런데.......아니다. 나중에 보면 알겠지.”


“?”


알비니르는 무슨 말을 하려다가 입 밖으로 꺼내지 않고 참았다. 적어도 지금은 때가 아니라고 판단한 것이다.


.

.

.


펑 퍼벙 펑!


그날 정오


대회 경기장 위로 커다란 폭죽이 성대하게 터졌다.


오늘은 대회의 사강이 시작되는 날, 그리고 그토록 오래 기다리던 유레이와 아미트의 대결이 성사되는 날이기도 하다.


“으아아아 비켜어!”


“내가 먼저라고!”


그러니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수천 명의 국민들이 다투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밀려오는 사람의 파도에 그걸 관리하는 병사들이 다 무력해질 정도였다.


“오늘도 우글우글 모여들었군.”


경기장 높은 방에서 그걸 지켜보는 말레키스는 징그러운 것을 보는 눈을 하고 있었다.


“지금 자신들이 사는 곳이 무슨 상태인지 짐작도 못하는 미물들이로군요.”


그런 말레키스 뒤에서 로브를 쓴 남자는 무릎을 꿇은 상태에서 대답했다.


“저런 것들을 청소하기 위해 우리 솔로몬이 존재하는 것이다.”


“물론입니다. 교주님.”


“하지만 어째서 성과를 가져오지 못하는 거지?”


“......죄송합니다.”


말레키스는 돌아보지도 않고 있었지만 남자는 그의 분노를 느끼는지 목 뒤로 식은땀을 흘렸다.


“하지만 반드시 원하시는 결과를 가져오겠습니다! 바알신을 위해서 제 목숨이라도!”


“네 하찮은 목숨 따위 먼지만큼의 가치도 없다. 결과를 가져와라. 아직 굴베이그의 흔적은 밖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물론입니다!”


“쯧! 대체 무슨 수를 감추고 있었던 건지.”


말레키스는 이미 보고로 아르카를 납치하기위해 보낸 부대가 어떤 일을 했는지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더더욱 이해가 가질 않았다. 보고대로라면 그들은 무슨 이유에서인지 최후의 수단인 그레고리라는 마족을 소환하는 의식을 거행했다. 그것도 자신들의 목숨을 써야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문제는 그렇게 하고서도 실패했다는 점이다.’


그레고리는 바알의 직계 마족으로 강력한 신체능력과 마력, 그리고 검으로 상처받지 않는 축복까지 받은 강력한 존재다. 적어도 주교급의 몽크나 5서클의 마법사 정도가 아니면 감당할 수 없는 재앙이나 다름없다.


그런 그레고리의 마력이 완전히 사라지고 있었다. 이것이 뜻하는 것은 단 하나. 무슨 수를 썼는지 고위 마족을 없앨 정도의 공격을 가해 완전히 소멸시킨 것뿐이었다.


‘보고로는 흔적이 파이어볼이라고 했지만 말도 안 되는 소리지. 어떻게 그런 하급 마법으로 그레고리를 소멸시킬 수 있단 말인가.’


말레키스는 본래 굴베이그를 얕보지 않았지만 속으로 그에 대한 경계심을 더 올렸다.


“가라! 내일까지 무슨 수를 써서든 제물을 데려와!”


“예!”


스륵


그 대답과 함께 남자는 그림자 속으로 사라졌다.


“일단 최후의 경우에는 본안으로 가는 것도 생각해봐야겠어.”


말레키스가 저들의 진의를 의심하는 것은 아니었다.


교도들은 무슨 일이 있더라도 그 목숨 바칠 존재들이니. 하지만 그렇다고 결과가 항상 따라오는 것은 아니었다. 애초에 지금의 굴베이그의 역량도 자신들의 계산 밖이었던 것이다.


“잘은 모르겠지만 뭔가가 더 있어. 어쩌면 그 알비니르라는 애송이, 그게 뭔가 관계가 있을 수도......”


퍼버벙!


그때 창밖으로 개전을 알리는 마지막 폭죽이 커다랗게 터졌다.


“슬슬 가야겠군.”


이제 곧 시합이 시작될 것을 알게 된 말레키스는 천천히 걸어서 이동하기 시작했다. 마법으로 이동하는 건 간단하지만 지금에 와서는 이런 사소한 것들까지 들키는 위험을 감수하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거기다 이 대회는 자신의 신께 바치는 중요한 의식, 하나의 빠짐없이 자신의 눈으로 담아야만 한다고 말레키스는 생각했다.


“굴베이그 놈 대체 어디로 사라진 거지?”


하지만 그러면서도 그의 머릿속은 유일한 변수 덩어리인 굴베이그의 행방뿐이었다.


“사태가 이렇게 되었으니 어딘가로 이동하긴 했을 거고 그러면 당연히 기권이.......이런 이건 좀 곤란한데.”


말레키스는 그제야 의식의 중요한 축이던 참가자 알비니르 또한 굴베이그와 함께 사라졌을 가능성을 생각해냈다.


“대역이라도 찾아야 하나. 하지만 이제와 다른 걸 찾는 것은 힘들 텐데. 쯧, 이렇게 될 줄 알았으면 한 명 정도는 남겨두는 것을.”


말레키스는 그러한 걱정을 하며 밝은 빛이 뿜어져 나오는 후원자용 좌석으로 들어섰고


“!”


자신의 걱정이 모두 무용지물이 되는 것을 알았다.


“굴베이그......!”


이제 네 명밖에 남지 않은 후원자들, 그들 중 누구도 결석하지 않았다. 도주할 것이라 확신한 굴베이그 또한 그 자리에 버젓이 앉아있었던 것이다.


그것도 자신들의 목표였던 아르카까지 대동한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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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 다프네 브리미드 22.09.18 228 7 9쪽
114 공주기사 아르카? 22.09.17 233 9 9쪽
113 그래도 보셔야죠 22.09.16 238 10 9쪽
112 역시 교육은 힘과 폭력이지 22.09.15 241 9 9쪽
111 당연히 나지 22.09.14 279 8 9쪽
110 누가 검을 그 따위로 들래 22.09.13 258 8 9쪽
109 전 소장이지 22.09.12 261 9 9쪽
108 네가 자초한 일이다 22.09.09 275 10 9쪽
107 강자가 아니다 22.09.08 273 8 9쪽
106 아미트 그리고 알비니르 22.09.07 283 7 9쪽
105 주먹으로 부쉈다고? 22.09.06 284 8 9쪽
104 바알의 은총 22.09.05 292 8 9쪽
103 사람을 구하는 일이요 22.09.04 294 6 9쪽
102 정말 부끄러운 솜씨군 22.09.03 299 6 9쪽
101 거기까지다 22.09.02 334 7 9쪽
100 위기의 레카 +1 22.09.01 309 6 9쪽
99 재밌으셨나봐? 22.08.31 330 8 9쪽
98 검은 오러 22.08.30 325 7 9쪽
97 유레이대 아미트 +1 22.08.28 350 8 9쪽
96 살고싶으면 여기로 와 22.08.27 346 10 9쪽
» 다 박살내는 거야! 22.08.26 351 9 9쪽
94 왕위에 오르거라 +1 22.08.25 363 9 9쪽
93 한 개는 정없지 22.08.24 365 8 9쪽
92 파이어볼 22.08.23 371 10 9쪽
91 마족 그레고리 22.08.22 367 8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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