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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64_leedong76 80 님의 서재입니다.

EX급 재능러의 탑 정복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완결

딜1런
작품등록일 :
2021.11.25 23:49
최근연재일 :
2023.01.12 13:44
연재수 :
300 회
조회수 :
210,108
추천수 :
2,319
글자수 :
1,564,721

작성
22.06.11 21:30
조회
385
추천
3
글자
12쪽

159화

DUMMY

시연과 마브드의 싸움이 이제 막 시작하려 할 즈음,

나머지 일행은 황실을 향해 이동하고 있었다.


“이제 얼마 안 남았어요!”


찬우의 말이었다. 확실히 그의 말대로 황실은 바로 앞에 있었다. 이제 몇 초 정도만 더 뛰면 도착할 것 같은 거리.


타다다다!


설진은 고개를 끄덕이며 달렸다.


‘생각보다 많은 수야. 꽤 진행된 상황인 거 같은데.’


기실 황실에 가까이 가기 전부터 몇백은 족히 넘어가는 사제들이 도열된 것이 보였었다. 전투는 이미 시작된 것 같았다.

설진은 납도했던 검을 다시금 꺼내 들었다. 스릉-. 바람과 칼날이 맞물려 나는 서슬 퍼런 소리가 오늘따라 구슬피 울렸다.


“채린아, 얼마나 되는 것 같아?”

“정찰 마법을 사용해 봤는데, 못해도 오백은 넘는 것 같아요. 이미 싸우고 있고요··· 아직 고위 사제들의 움직임은 없어요.”

“다른 간부들은?”

“다른 간부라··· 아, 염원회는 이미 싸움에 끼어들었어요! 이대로 놔두면 위험하겠는데요!”


염원회.

고위 사제들보단 낮은 직위지만, 그래도 교회 내부에서 나름의 입지를 가진 간부들이었다.

수는 전부 합쳐서 오십 정도. 황실의 팔라딘이 총 열셋이고, 성기사들의 수가 꽤 많다는 것을 생각해 보면 성기사와 비슷한 위치일 터.


“곧바로 참전하자. 찬우야.”

“네! 헤이스트!”


[일시적으로 속도가 증가합니다.]


곧바로 찬우에게 버프를 부탁한 설진이 꺼낸 검을 곧추세웠다.

이어 마법 공격력 증가 버프를 부여받은 채린 또한 영창을 준비했다.


[초인(다리)가 활성화됩니다.]

[속도가 상승합니다. 도약력이 증가합니다.]

[일시적으로 ‘민첩’ 스텟이 3 상승합니다.]


[민첩 : 36(+14)[+3]]

[잔여 스텟 포인트 : 7]


망설일 시간 따위는 없었다.

지금 1초를 망설인다면, 그건 한 명의 아군을 죽게 만드는 꼴이었다.


그리하여 설진은 곧바로 초인을 사용, 동시에 전장에 참전했다.

증가한 속도와 도약력이 순식간에 중심으로 개입코자 했다.


그러자 들렸다.


“더러운 배신자 새끼들아! 너네가 그래도 사람 새끼들이냐? 어?”

“개소리 지껄일 시간에 네 새끼 목숨이나 걱정하지그래?”


성기사.

그리고 매수당한 성기사.

그 둘의 이야기들이.


한땐 동료였던 그들이, 서로 검을 맞대고 있었다.

검을 부닥치며 오가는 이야기는 자못 살벌했다. 한쪽에서는 책망과 질타를, 한쪽에서는 합리적인 판단과 융통성을 거론하며 검과 검이 오갔다.


챙! 챙!


“그래서, 자리 받아먹으니까 좋냐?”

“어, 존나 좋다. 응? 염원회에 들어갈 수 있어서 아주 영광이었지!”


합과 합이 이어진다. 성기사들인 만큼 어느 정도 수준 높은 검술이 오갔다. 삽시간에 승부가 날 것 같지는 않아 보였다.


‘이쪽으로!’


그래서 개입하려고 들었다.

아군과 적군을 구분 짓는 과정을 마친 설진이 곧이곧대로 검을 휘둘렀다.


“커헉!”


성기사에 정신이 팔려 있을 때 내지른 기습. 놈은 설진의 검을 인지하지도, 인식하지도 못한 채 가슴에 구멍이 뚫렸다.

쏟아져 나오는 피는 마치 강처럼 흘렀다. 사람이 흘릴 수 있는 최대한의 피를 흘린 염원회 중 한 명은, 그렇게 목숨을 잃었다.


“당신은···?”

“지원군입니다. 일단은요.”


성기사의 말에 일일이 대답할 시간은 없었다.

지금 설진이 알아야 할 것은 엘리나 위치.


“엘리나는 어딨죠.”

“네?”

“아, 실례. 황녀님은 지금 어디에 있습니까?”


설진의 첫 말에 성기사는 당황한 듯한 얼굴을 보였다.

이어 죽은 염원회 하나를 바라보며 침을 꾹 삼켰다.


꼭 이 사람을 믿어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 갈등이라도 하는 듯싶다.

설진은 성기사의 마음을 이해했다. 아무리 교회의 간부를 쓰러뜨렸어도, 자신의 등장은 굉장히 이례적이었다.

자작극이나 무언가 술수가 있는 건 아닌가 의심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리라.


‘엘리나는 이 상황을 예상했을 텐데.’


다만 황실의 엘리나는 설진의 생각 이상으로 똑똑했다.

아마 이 정도 해결책은 만들어 놓았을 터.


“유설진.”

“···.”

“황녀님과 협력 관계에 서 있는 조력자입니다.”

“아, 그러고 보니 황녀 전하께서 말씀하신 인상착의와···.”

“저뿐만이 아닙니다. 황실과 협력하고자, 다른 일행도 와 있습니다.”


그리하여 설진은 제 이름을 거론했고,

다행히 자신에 대한 언질을 미리 해 두었는지 성기사는 고개를 끄덕였다.


“황녀님은 지금 자리를 비우셨습니다.”

“···어디로 가셨는지 아십니까?”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전쟁이 시작되면 때에 맞게 올 것이라고, 그런 말을 남겨놓고 자리를 뜨셨습니다.”


성기사의 말을 듣고서 설진은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지 깨달았다.

엘리나는 지금 정치 싸움을 마무리 짓고 있을 것이다. 확보한 명분을 어느 정도 가다듬으며 전쟁 후 황실의 존속을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을 터.


그러니까 자신은 지금부터-.


‘버텨야 하는 건가.’


황실을 습격해 온 사제들의 공격을 막아낸다. 최대한 버틸 수 있을 정도로 버텨, 엘리나가 전장에 끼어들 수 있는 틈을 만든다.

단지 그뿐이었다. 인지에 성공한 설진은 주변을 둘러보았다.


여전히 전쟁은 이어지고 있지만, 피가 낭자하고 살점이 굴러떨어지고 있지만.

채린의 말대로 고위 사제들의 움직임은 없었다. 움직이는 것이라곤 하위 간부에 속하는 염원회 정도가 전부.


고위 사제들의 미출현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알 수 없었다. 초장부터 강수를 두는 건 무리수라고 판단하고 있을지도 몰랐다.

설진은 입술을 짓씹었다. 고위 사제들의 행동이 포착되지 않는다면, 자신이 해야 할 일은 하나밖에 없었다.


‘일단 염원회의 수를 줄인다.’


이쪽의 병력. 그러니까, 성기사의 수는 꽤 줄어든 상태다.

그에 비해 염원회들은 그리 많이 죽지 않았다. 교환비로 따지자면 이쪽이 압도적으로 손해인 셈.


타다다다!


설진은 손해를 메꾸고자 발을 움직였다.


“네놈이 엘리나가 그리 아낀다는 사냥ㄱ···!”

“마브드만 그런 말을 쓰는 줄 알았는데.”


촤악-!


검을 털었다. 묻은 피가 쏟아져 땅에 묻었다.


“꼭 그런 건 아닌가 보네.”


마법을 사용하던 간부를 죽인 설진이 중얼거렸다.

확실히 만만히 볼 상대는 아니나, 그렇다고 해서 싸움이 아예 성립되지 않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이쪽에 우위였다.


설핏 채린 쪽을 살펴보니 그녀 또한 염원회 척살에 집중하고 있는 모양. 황실 전투에 개입한 셋의 여파는 빠르게 퍼져 나갔다.


팅!


“죽어라!”


설진의 존재를 인식했는지, 그의 앞에 세 명의 간부가 나타났다.

고위 사제는 아니었다. 다만 두 명이 검을, 한 명이 활을 들고 있는 것이 꽤나 연계를 맞춘 듯 보였다.


표정 너머로 느껴지는 여유로움이 저들의 경험을 증거하는 듯했으나,


‘밑으로. 빈틈을 파고들어서···.’


아쉽게도, 그 경험이 도움될 일은 없었다.

오히려 경험은 자신감을 만들었고, 자신감은 방심을 불러일으켰다.


촤악-!


그리하여 설진은 빠르게 접근해 궁수의 목을 노렸다. 초인의 일시적 스텟 상승은 끝났지만, 다수의 적을 상대할 때 발동되는 학살이 그 빈틈을 메꾸었다.


학살을 포함한 설진의 민첩 스텟은 현재 37. 46층이라는 중층에 한해서, 상위권에 들 정도로 높은 스텟이었다.

곧이어 참살- 기습에 성공할 시 데미지 상승이라는 보정값을 받았다. 눈 깜짝할 새에 접근해 휘두른 검에, 궁수는 채 반응조차 하지 못하고 죽어버렸다.


“어?”


궁수를 죽인 설진의 뒤에서 들린 소리. 두 검사였다.

그들은 당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겠다는 듯 어리숙한 소리를 내뱉었다.


‘지금.’


동료의 죽음에 당황에 찬 채 얼타고 있는 지금.

지금의 기회였다. 설진은 곧바로 기민한 발걸음과 초인을 섞어 두 검사에게 달려들었다.


팅!


“큭!”


곧바로 가슴을 꿰뚫어버리고자 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실패했다. 당황한 듯한 모습을 보이긴 했다만 그래도 염원회는 염원회인 모양.

어느 정도의 기초는 잡혀 있었다. 설진은 숨을 고르며 몸을 물렸다.


“네놈!”


한편 가슴이 꿰뚫려 버릴 뻔한 검사는 애써 소리치며 긴장을 달랬다.

아직 당혹과 공포가 남아있는 것 같기도 했다.

그만큼 설진의 검격은 날카로웠다. 검사가 본능적으로 반응하지 못했다면, 아마 검을 찔렸는지조차 모른 채 죽었을 터.


설진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표정 또한 무표정 그대로. 그저 스텝을 밟았다. 팔과 손을 이용해 검을 휘둘렀다. 그리해 빠르게, 그리해 신속하게 쾌검(快劍)을 전개했다.


그러자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이, 이 미친놈이!”

“이건 괴물이잖아···. 시발! 어떻게 이게 가능한데!”


두 명이 휘두르는 검과 맞수. 아니, 오히려 우위를 점한 채 밀어붙이고 있었다.

각기 다른 방향을 목표로 둔 두 검사의 검을 여유롭게 받아쳤다. 팅! 팅! 울리는 두 번의 칼소리가 검사들의 감정을 그대로 내보이는 듯싶다.


그만큼 설진이 보여주고 있는 기예는 놀라웠다. 비유하자면 엄지손가락으로 네모를, 새끼손가락으로 세모를 그리는 격.


촤악-!


몇 합을 오가던 중, 기어코 출혈이 났다. 가슴이 꿰뚫릴 뻔한 검사의 어깨에 설진의 칼날이 틀어박힌 것이다.

흘러나오는 피에 당황한 검사가 몸을 물리려던 찰나, 설진은 그 틈을 놓치지 않았다. 득달같이 물어뜯고자 발을 디디며 앞으로 가속했다.


퐈아아악!!


그 순간 옆에 있던 검사가 볼 수 있었던 것은,


“아, 안-.”


재빠르다 못해 가히 신의라도 해도 믿을 정도로 신속한 검격이었다.

일 초. 검을 내질러 검사의 목을 베기까지 걸린 시간이었다.


설진은 곧바로 검을 돌려 나머지 적을 노렸다. 팅! 팅! 약 다섯 번의 공수가 오간 순간, 설진은 초인을 사용했다.


[초인(팔)이 활성화됩니다.]

[다음 공격에 추가적인 마법 공격이 깃듭니다.]

[일시적으로 ‘근력’ 스텟이 3 상승합니다.]


[근력 : 23(+2)[+3]]


팅!


이윽고 여섯 번째 검격에서, 검사는 설진에게 힘으로 밀렸다.

그뿐만이 아니다. 마브드에게 그랬던 것처럼 마법 공격을 먹이는 데 성공했다. 펑, 순간 터진 폭음이 검사의 당혹을 자아냈다.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서 설진은 지척까지 접근했다. 여전히 무심하고도 무신경한 눈동자로, 검사의 목을 꿰뚫었다.

이걸로 총 네 명의 염원회를 죽였다. 교회에게 있어 분명 뼈아픈 출혈일 터.


‘이 정도로 긁었으면 슬슬 나오겠는데.’


잡몹을 잡으면 중간 보스가 나오듯.

설진은 슬슬 고위 사제가 출현할 것을 예상했다. 설진에게는 그리 위협적인 존재가 아니지만, 그래도 염원회는 엄연한 교회 간부.


생각건대 더 이상의 출혈을 막기 위해-.


“그만.”


고위 사제가 나타날 터였다.

설진은 뒤쪽에서 들리는 목소리에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교황님께 꽤 까다로운 적이 있을 거라는 소리를 듣긴 했다만, 설마 이 정도까지 날뛸 줄은 몰랐다.”

“그 전에 왔으면 막을 수 있었잖아?”

“뭐··· 그 부분은 인정하지. 난 널 과소평가했었다.”


한눈에 봐도 예리한, 위협적인 명검.

그 검을 쥔 사내.


느껴지는 위압감부터가 장난이 아니었다. 아까 만난 마브드보다 강한 기운이었다.

설진은 저도 모르게 침을 삼켰다. 이제까지 싸운 것들이 모두 어른 대 아이의 싸움 정도라면, 이제부터 진짜 전투가 시작할 터.


“그러니 이제 그러지 않겠다.”


고위 사제, 베르가 검을 치켜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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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4 134화 22.05.07 424 3 11쪽
133 133화 22.05.06 415 3 11쪽
132 132화 22.05.05 417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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