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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64_leedong76 80 님의 서재입니다.

EX급 재능러의 탑 정복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완결

딜1런
작품등록일 :
2021.11.25 23:49
최근연재일 :
2023.01.12 13:44
연재수 :
300 회
조회수 :
209,804
추천수 :
2,319
글자수 :
1,564,721

작성
21.11.25 23:55
조회
3,612
추천
39
글자
11쪽

10화

DUMMY

[신체 강화]

[마력을 사용해 신체를 강화합니다.]

[가격 - 10000G]


신체 강화.

마력을 사용해 일시적으로 신체를 강화하는, 스페이스 온라인의 몇 안 되는 공용 스킬 중 하나였다.


단순해 보이지만 전체적으로 신체를 강화하는 것만이 아닌, 부위를 지정해 어느 한쪽만을 강화시키는 것도 가능한 스킬이었다.


말인즉 마력 관리만 잘하면 최소한의 마력 소비로 최대한의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뜻. 물론 그만큼 어렵긴 하겠지만, 그와는 별개로 큰 리턴값을 기대할 수 있는 것도 사실이었다.


게임할 당시 설진은 이 스킬을 자주 활용했었다. 필요할 때 적재적소로 마력을 분배해 스킬을 사용해서 최고의 효율을 이끌어냈었다.


‘고유 능력은 흡협로··· 스킬은 일단 마력 강화 하나를 사고···.’


[신체 강화를 구매합니다.]

[예/아니요]


우우웅.


예를 누른 설진의 몸속으로 빛줄기가 빨려 들어갔다.


[신체 강화 lv.1를 습득했습니다.]


점차 게임할 당시로 돌아가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흡혈과 신체 강화는 설진이 랭킹 1위에 도달하기 위한 거름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중요한 스킬이었으니까.


‘됐고··· 나머지는.’


두 개의 구매로 소모한 골드는 20000G. 아직 4000G가 남아 있었다.


효율은 낮지만 가격이 싼 스킬 여러 개를 구매할까도 생각해 봤지만, 곧 자신이 장검이 아닌 단검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아이템 칸을 터치했다.


[잘 벼린 장검]

[모난 데 하나 없는 장검.]

[근력 +3, 민첩 +1]

[가격 - 2000G]


게임할 당시, 설진이 활용했던 것은 흡혈의 유지력, 신체 강화의 순간적인 딜링 능력이었다.


당연하지만 그 둘을 챙기기 위해서는 단검보다 훨씬 리치가 긴 장검이 유리할 수밖에 없었다.


장검을 드는 순간 익히 하는 도적의 플레이 스타일에서 많이 벗어나긴 하지만, 애당초 설진이 도적을 선택한 이유는 민첩 중심의 장비와 기척을 줄이는 데 타고난 능력을 보이는 기민한 발걸음 덕분이었다.


굳이 암살과 기습을 고집할 필요는 없었다.


[잘 벼린 장검을 구매합니다.]

[예/아니요]


이번에도 예를 누른 설진의 눈앞에 기다란 장검이 나타났다.

원래 장착하고 있던 조잡한 단검을 치워두고 장검을 손에 쥐였다.


[유설진(lv.4)]

[직업 : 도적]

[보유 스킬 : 기민한 발걸음, 암습, 학살]

[체력 : 13(+3) 근력 : 13(+2) 민첩 : 14(+2) 마력 : 13]

[잔여 스텟 포인트 : 1]


근력이 하나 늘어 13이 되었다. 절대적인 스텟 상승치만 보더라도 단검은 3, 장검은 4로 하나가 더 높았음으로 이득이라고 할 수 있었다.


“어? 장검 샀네? 진짜로 똑같이 가려고?”

“그래야죠. 다른 거 하면 오히려 어색해질 수 있어서요.”


눈앞에서 장검이 튀어나온 것을 본 시연이 물었다.

설진은 그녀의 말에 대답하던 와중 테이블 위 방패를 발견했다.


“소형 방패네요?”

“아? 응. 페이드나 유약이었으면 큰 거 샀을 텐데··· 너는 뭐, 내가 나서서 지켜줄 필요 없으니까. 고유 능력으로 흡혈 산 거 아니야?”

“맞아요. 흡혈에 신체 강화. 똑같이 가는 게 편하고 익숙해서요.”

“그럼 더더욱 필요 없겠네. 솔직히 흡혈 특성 너무 사기잖아.”

“제가 잘 쓰는 건데요.”


시연은 설진의 마지막 말에 속으로 웃었다.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아까 전 자신이 민감한 곳을 건드렸나 싶어 걱정했는데, 어찌어찌 잘 풀리긴 한 모양이었다.


게임할 당시 설진의 말투가 딱 저랬었다. 개인의 시간을 가지고자 한 설진의 제안이, 마음을 어느 정도 열게끔 만든 듯했다.


호록-.


무망중에 커피를 한 모금 더 들이켰다. 3층에서의 일이 생각났다. 배신과 추파. 비단 3층에서만이 아니었다. 지구에 있었을 당시부터 겪었던 일을 생각하며 시연은 쓴웃음을 지었다.


‘아니, 잊자. 응. 그냥 잊자.’


애써 생각했다. 잊으려고 노력했다.

그때 들려온 것은 또 다른 설진의 질문이었다.


“그럼 고유 능력도 똑같이 간 거예요?”

“엉. 리플랙션으로 샀어. 이건 원거리 케어 가능하니까 위험해도 한 번쯤은 살 수 있을 거야.”

“아, 반사딜. 솔직히 흡혈보다 그게 더 사기긴 하죠.”

“앙?”

“아, 암것도 아니에요.”


서로 상점에서 산 것들을 점검하고, 몇 시간 정도 휴식을 취했다.

대부분은 수면이었다.


먹지도, 마시지도 않을 수 있게 되었지만 수면은 별개로 취급되는 모양이었다.

그러니 쉴 수 있을 때 쉬어두어야 했다. 쉬지 않고 탑을 올라가다간 쌓였던 피로가 한 번에 터져 골치 아픈 일이 발생할 수 있으니.


다섯 시간 정도가 지나, 설진이 일어난 것을 확인한 시연은 손을 내밀었다.


“가자. 5층. 솔직히 5층에서 죽을 일은 없겠지만.”

“···네.”


탁-.


맞잡은 손이 서로의 온기를 전달했다.

설진은 자기 손과 타인의 손이 맞물린 광경을 바라보았다.


아직, 불편했다.

불쾌함은 조금 사라졌을지라도 사람을 대하는 것 자체가 익숙해지진 않았다.


이내 둘은 손을 놓고 5층으로 향했다.

한동안 손을 바라보던 설진은 복잡미묘한 감정을 느꼈다.


덜덜.

미약하게 떨린 손이 작은 진동을 만들었다.


* * *


[5층에 진입했습니다.]

[5층은 스토리 모드입니다.]

[플레이어의 상태창이 모드에 적용되지 않습니다.]

[목표 : 스토리를 끝마치십시오.]


[유설진(란 lv.53)]

[직업 : 도적]

[보유 스킬 : 기민한 발걸음, 암습, 살인자의 손아귀, 서늘한 예감, 어둠 속 길잡이··· 펼치기)]

[능력치를 확인할 수 없습니다.]


5층에 진입한 설진은 먼저 상태창을 확인했다.

예상대로였다. 4층에서 세팅해 놓은 자신의 상태창이 사라지고, 타인의 상태창이 눈앞에 떠올랐다. 그것도 본래의 설진보다 훨씬 좋은 능력치로.


“으음. 린? 54렙에 기사라···.”


옆에서는 시연이 상태창을 읽고 있었다.

그녀 또한 상태창이 타인의 것으로 바뀌어 있었는지 분석하듯 바라보았다.


“설진아. 넌 뭐 받았냐.”

“도적이요. 53렙.”

“자기가 선택한 직업과 똑같이 하게 해 주나 보네. 뭐, 물론 너한테는 별로 좋은 얘기는 아니겠지만.”

“······.”


시연의 말이 맞았다.

높은 레벨의 상태창과 스테이터스가 설진의 것이 된 것은 사실이었지만, 문제가 하나 있었다.


바로 무기의 종류.


설진이 배당받은 ‘란’이라는 사람은 단검을 사용하는 모양이었다.

4층에서 산 장검은 어디 가고 조금은 길쭉한 청색의 단검이 그 증거였다.


“어느 정도 예상은 하고 있었으니까요. 어차피 6층 가면 풀릴 거에요.”


설진은 청색의 단검을 휙휙 휘두르며 말했다.


이 탑 안에서, 5층과 같은 5의 배수의 층은 조금 특별한 의미를 지녔다.

스토리. 5층, 10층, 15층··· 다섯 번째 층을 클리어할 때마다 게임은 스토리를 보여주었다. 그리고 그 스토리엔 타인의 능력치를 빌려오는 기능이 존재했다.


시연이 죽을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한 이유가 바로 그것이었다.

스토리 모드이기에, 전반적인 난이도는 쉬운 편이었다. 몇 번 실수해도 무난히 깨는 것이 가능할 정도로 간단한 모드.


“슬슬 이동합시다. 대충 정보는 머릿속에 있네요.”

“어어. 알겠으.”


[당신은 A급 모험가입니다.]

[당신은 모험가 길드에서 A급 의뢰를 맡았습니다. 의뢰주의 신상은 비공개. 의뢰 내용은 새로 발견한 지하 미궁의 클리어입니다.]

[의뢰주와의 집결 장소는 미궁 입구의 앞. 남은 시간은 한 시간입니다.]

[제한 시간 내 집결하십시오.]

[제한 시간 1 : 00 : 00]


정말 간단한 정보만을 알려 주는 시스템 창을 보고서 둘은 이동을 시작했다. 다행히 위치 정보는 머릿속에 있었다. 어디로 가야 하는지, 시간은 얼마나 걸리는지 정도는 기본적으로 제공하는 정보인 모양이었다.


사십 분 정도가 지나 둘은 집결지에 도착했다. 집결지 주위에는 로브를 뒤집어쓴 여성이 기다리고 있었다. 여성이 의뢰주라는 사실을 인지한 둘은 그녀에게로 다가갔다.


‘당신이··· 의뢰주 입니까?.’

“지하 미궁 탐색 및 클리어를 의뢰한 의뢰인, 맞나?”


그녀에게 말을 걸려던 설진은 적잖이 놀랬다.

자신이 의도한 말과 다르게 입이 열렸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의도는 맞았다. 다만 말투가 원래의 그보다 훨씬 고압적이고, 강압적이었다.


‘이런 기능도 있었어?’


놀라는 것도 잠시, 자신의 목소리를 들었는지 여자는 설진을 바라보았다.

소심한 본래의 모습이 아닌 란이라는 모험가의 모습. 아마 여자는 후자의 모습을 보고 있을 것이다. 5층에 진입했을 때부터, 어깨가 넓어지고 키가 커진 듯한 느낌이 들었으니까. 지금 그는 도적으로서의 설진이 아닌, 도적으로서의 ‘란’이었다.


여자는 설진과 그 옆에 있는 시연을 둘러보더니 머리를 감싼 로브를 벗었다. 붉은색 머릿결이 어깨까지 내려왔다. 보석같이 아름다운 적색 눈동자가 설진을 마주 보았다.


“그래, 맞아. 나한테 말을 걸었다는 건··· 그쪽이 란과 린이지? 잘 부탁해. 편지로만 이야기해서 직접 얼굴을 보는 건 처음인 것 같네.”

“음. 그 전에 묻고 싶은 게 있는데.”

“갑자기? 뭔데?”

“의뢰 내용에는 분명 지하 미궁 공략 중 필요한 물자를 의뢰인인 네가 부담한다고 들었는데. 딱히 물자로 보이는 물건은 주위에 없다만.”


확실히 의뢰인인 여자의 곁에는 딱히 물자라고 할만한 물건이 없었다.

아니, 애초 물건 자체가 없었다. 지금 설진이 보고 있는 광경은 의뢰인인 여자 하나뿐, 그 외에는 텅텅 비어 있었다.


생존을 중요시하는 모험가의 특성상 ‘란’이 지적한 부분은 타당하다고 볼 수 있었다. 여자도 그 말이 맞다고 생각했는지 손을 내밀어 반지를 내보였다.


“그건 걱정하지 마. 이거면 될 거야.”


머리색과 같이 빨간 보석이 박힌 반지였다. 그녀는 반지에 마력을 불어넣었다.

몇 초 후 반지에서 옅은 불빛이 뿜어지는가 싶더니, 이내 식량과 식수로 보이는 짐이 나타났다.


“아공간? 이거 참, 생각보다 대단한 분이셨네.”


시연의 말이었다. 그녀 또한 말투가 바뀌어 있었다.

시연이 아닌, ‘린’이라는 모험가로.


“란, 이걸로 확인은 끝난 거지?”

“물자만 제대로 준비되어 있다면 이견은 없다. 저쪽에서 계약한 대로 준비를 해왔으니 이쪽에서도 응당 대가를 치르는 것이 마땅하겠지.”


설진은 그녀를 돌아보았다.


“그래, 어떤 식으로 부르면 되는 건가?”

“라임. 라임으로 불러줘. 그거면 됐어.”


가명이라는 것을 곧바로 눈치챘지만, 굳이 내색하지는 않았다.


애당초 모험가와 의뢰주 사이의 관계였다. 외뢰받은 일을 제외하고서 다른 쪽에 손댈 필요는 없었다. 애초 손을 대면 안 되는 것이기도 했고.


“좋다. 라임. 슬슬 들어가지. 의뢰받은 일은 끝까지 할 거니까 걱정 말고.”


라임은 고개를 끄덕였다. 시연이 미궁의 입가를 가리켰다.


“바로 공략하도록 하지. 일처리 하나에는 자신 있거든.”


5층. 스토리 모드가 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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