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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명해. 님의 서재입니다.

서자의 드래곤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일반소설

완결

명해.
작품등록일 :
2021.07.04 15:27
최근연재일 :
2022.03.08 21:01
연재수 :
186 회
조회수 :
74,178
추천수 :
970
글자수 :
951,506

작성
21.10.04 06:00
조회
523
추천
6
글자
12쪽

함정에 빠진 엘프 3

DUMMY

*


“우리 토마스에게 관심을 보이는 집안은 전혀 없는가? “


집사는 벨라를 토마스의 방에 집어넣어 놓고 실베스타의 가주 빈센트와 이야기 중이었다.


“아직은 그렇습니다. “

“허허. 도대체 왜지. 마검사가 흔치도 않거늘. “


그야 도련님의 마력이 너무 약해서 그렇습죠.

집사는 신랄한 비판을 하고 싶었으나 나오려는 그 말을 간신히 삼켰다.


‘실베스타 가문에 오는 게 아니었는데.‘


빈센트가 카멜 가문에서 독립할 때만 하더라도 실베스타 가문엔 창창한 앞날이 펼쳐져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도 그럴 것이 빈센트는 꽤나 강력한 숲 속성 마검사였기 때문이다.


실베스타의 성공은 곧 나의 성공.

집사는 그리 생각했다.


그러나 막상 독립을 하자 플로가의 기운에 눌린 때문인지 자손들의 마력이 너무 약하게 태어났다.

때문에 집사는 따로 살길을 찾아야 하는지 고민했다.


그러던 와중 상점 지구에서 그린 성을 가진 벨라의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그러고 보니 이곳에 그린이라는 성을 부여받은 자가 살고 있었지.‘


집사는 근처에 마차를 세워놓고 물약 상점을 관찰했다.

상점에서는 일정 시간마다 여자아이가 튀어나와 어디론가 외출을 했다.


‘평민 여자아이라... 좋지.‘


그린 성을 받았다는 건 마력이 꽤나 강하다는 뜻이었다. 그들은 평민이니 귀족과 혼약을 맺는 것을 거부하지 않을 것이라 집사는 생각했다.


‘오히려 좋겠지. 신분 상승의 기회인데.‘


우선 데려가 하녀로 써먹다가 토마스가 혼인하고 나면 후처로 들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집사는 벨라에 대한 이야기를 토마스에게 전달했다. 당연하게도 아주 미인이라는 말이 토마스의 귀에 박혔다.

토마스는 듣자마자 아주 좋아했다.

토마스가 마력이 강한 자식을 낳아 실베스타 가문의 마력이 건제하다는 것만 알려지면 모든 일이 알아서 술술 풀릴 것이다.


“그런데 그 물약 상점에 그런 아이가 산다고? 그런 말은 못 들어본 것 같은데. “

“상점은 주로 아비가 관리하기도 하고... 평민의 집에 누가 사는지 도련님을 비롯한 귀족님들이 알 일은 없지요. “

“크흠...그렇기는 하지. “


토마스는 그날로 곧장 벨라의 얼굴을 확인하고 돌아왔다. 그리고 그날부터 벨라가 자신의 약혼자인 양 굴었다.


토마스는 어느 날 아버지인 빈센트에게 즉흥적으로 벨라의 존재에 대해 언급했다. 성격 급한 두 부자는 벨라를 보러 갔고 혼담을 거절하는 올리브를 함정을 파 잡아왔다.

올리브를 잡아온 것은 집사의 의견이 반영된 결과였다.


"도련님께서 시키실 일이 있다고 하니 그것을 하고 나서 나가거라."


집사의 말을 들은 벨라의 눈동자가 몹시 흔들렸다.

벨라의 태도로 보아하니 그녀가 토마스를 좋아할 일은 절대로 없어 보였다.


'그래도 자꾸 붙어 있다 보면 정들기 마련이야.'


집사는 토마스와 벨라가 지겹도록 붙여 놓을 생각이었다.


'아비가 멍청하게 도망치면 더 좋고. 붙잡아둘 구실을 만들 수 있을 테니.'


집사는 속으로 싱글벙글하며 벨라와 토마스의 침실로 향했다.

그러나 예상외의 장애물이 있었다.


"저 아이는 누구지?"


실베스타의 안주인, 엘리자베스 실베스타가 감정이 좀처럼 드러나지 않은 얼굴을 하고 나타났다.

그들은 토마스의 방 근처에서 마주쳤다.


'아, 조금 빨리 왔어야 했는데.'


실베스타 백작부인은 이 모든 일에 대해서 아는 것이 없었다. 혈통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그녀의 성격상 이 모든 일을 알게 된다면 반대할 것이 뻔했다.


집사는 벨라를 짧게 노려본 후 입을 열었다.


"상점 지구에서 심부름을 하러 온 아이입니다."

"심부름? 무슨 심부름이지?"

"토마스 도련님의 상처에 쓰일 약물을 가져다 달라고 하였습니다."

"이 시간에?"


엘리자베스의 표정은 여전히 생각을 읽기 어려웠다. 그러나 그녀의 말투는 제법 퉁명스러웠다.


벨라는 그들을 보며 일단 안도했다.

저 백작부인이 보고 있는 한 집사는 자신을 내보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아닙니다. 볼일이 끝나고 가려는 참입니다. 기특하게도 도련님께 인사를 올리고 간다고 하는군요."


엘리자베스는 그제야 은은한 미소를 뗬다.


'그런데 너무 미인이야.'


평민임에 틀림없어 보이는 벨라를 보고 엘리자베스는 토마스와 마주치는 일을 최대한 없애야겠다고 생각했다.


"그 말은 내가 직접 전해주도록 하지. 수고했구나. 잘 가거라."


엘리자베스는 토마스의 방문을 노크했다.

벨라가 오는 줄로 알고 있던 토마스는 큰 소리로 들어오라고 외쳤다.

엘리자베스가 토마스의 방으로 들어서자 집사는 고개를 숙이고 끄응하는 신음을 내뱉었다.

그러고 나서는 벨라를 돌아보고 가자고 손짓을 했다. 벨라를 바라보는 집사의 눈빛이 제법 사나웠다.


"들었지? 이만 가도록 하지. 조만간 마차를 보낼 테니 그때 보자고."


벨라는 그로부터 보름 넘게 원치 않는 옥바라지를 해야 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평민 여자아이가 자꾸 실베스타 성에 드나드는 것이 못마땅했던 백작부인이 사람을 시켜 감시했다는 것이다.

원래 같았으면 감시의 눈길은 불쾌한 것이었으나 벨라는 오히려 그것이 감사했다.


"저 아이가 이토록 오랫동안 이곳에 드나드는 이유가 무엇인가?"


보다 못한 백작부인은 집사를 추궁했다. 그녀도 이미 집사의 생각을 알아챈 상태였다.


"토마스 도련님이 다 나을 때까지 심부름을 도맡아 할 뿐입니다."

"나도 내 아들이 다쳐서 푹 쉬었으면 하는 마음은 크지만 이주가 훌쩍 지났으니 이제 다 나았을 것으로 생각하네. 몸 움직이는 정도는 그 아이 스스로도 할 수 있을 거라 생각 하네만."


백작부인은 그 다음날 먼 곳으로 출타를 할 예정이었다. 그녀는 자신이 떠나기 전 벨라가 방문하는 것을 그만두게 할 생각이었다.


"그렇죠. 도련님은 거의 다 나으셨습니다. 다만 그 아이의 아버지가 지은 죄가 있으니 벌을 줄 겸 성가신 심부름을 시키는 중이었습니다."

"그래?"


백작부인의 눈썹 끝이 미묘하게 올라갔다.


"그렇다면 그 아이를 내가 데려 가지."

"예에? 아 예 그렇습니까. 좋은 생각입니다. 그렇다면 인원을 다시 정비해 보겠습니다. "


집사는 짐짓 놀란 목소리로 되물었다가 아차 싶었다.


'제길.'


집사는 심부름을 마치고 성을 떠나려는 벨라에게 백작 부인의 지시를 일러주었다.


*


"그래서 벨라 너는 내일 백작부인을 따라나서야 하는 거야?"


오스카가 물었다.


"네 그래요. 감옥이 어두워서 잘 안 보일 뿐이지 아버지의 건강이 점점 안 좋아지는 것이 느껴져요. 어쩌면 좋죠?"


벨라는 다시 울음을 터트렸다.


백작가의 감옥 정도라면 특수한 보안 아티팩트가 설치되어 있어 외부에서 진입이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오스카의 표정은 태연했다. 울음을 터트리던 벨라가 서운하게 느낄 정도였다.


"그 물약을 전달해 주기만 하면 되는 거지?"

"네, 일단은요. 그런데 접근을 한다면 걸리고 말 거예요."

"그건 걱정 마. 방법이 있으니까."


오스카는 벨라를 향해 씩 웃어 보였다.

벨라는 하필 외모 변형 물약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 왜 오스카가 묻지 않는지 궁금했지만 굳이 묻지는 않았다.


벨라는 저녁이 될 때까지 오스카의 집에 머물기로 했다. 원래 같았으면 실베스타 성에 갔어야 했지만 어차피 올리버를 빼내 올 생각이었기 때문에 굳이 가지 않기로 했다.


“이 아이는 윈드라고 해. 바람의

드래곤이지.“


오스카는 벨라에게 윈드를 소개했다.

벨라는 오스카의 말을 듣는 순간 두 귀를 의심했다.


"네에? 이 분이 드래곤님이시라구요?“


벨라는 입가에 쿠키 가루를 잔뜩 묻힌 귀여운 남자아이의 모습을 한 윈드를 보고 눈을 동그랗게 떴다.

윈드는 오스카가 자신을 자랑스럽게 소개하자 기분이 좋아진 상태였다.


"그래! 나는 드래곤이다!"


윈드는 벨라에게 자신의 본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는 태어난 지 아직 한 살 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몸집이 작았다.

내친김에 윈드는 방에서 바람을 일으키다가 오스카의 주의를 받고 멈추었다.


"세상에! 드래곤님이라니!!"


벨라는 할 말이 생각이 나지 않았다.

벨라는 잠시 윈드에게 눈길을 주었다가 오스카에게로 돌렸다. 오스카가 대단한 것은 알았지만 드래곤과 친밀하게 지내는 것을 보자 그가 특별한 인간 중에서도 더욱 특별하게 보였다.


"윈드가 오늘 커다란 역할을 해줄 거야. 아무리 성능이 좋은 아티팩트라도 드래곤을 감지하지는 못하겠지."

"도련님은 계획이 있으셨군요!"


벨라는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확실히 드래곤이 있으니 오스카의 여유 있던 태도가 충분히 설명이 되는 것이었다.


“나만 믿으라고! “


윈드는 자신감 넘치는 포즈를 하고 가슴을 두드렸다. 그 옆에 있던 라비아는 윈드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브라보! 역시 윈드님이세요! “


그리고 그 옆에서 쥬드 역시 떨떠름하게 손뼉을 치고 서 있었다.


오스카는 벨라에게 라비아도 소개해 주었다. 두 사람은 나이가 비슷하여 말이 잘 통했다. 그들은 저녁이 될 때까지 함께 차를 마시고 수다를 떨며 시간을 보냈다.


오스카는 저녁이 되자 벨라, 라비아, 쥬드, 윈드와 함께 실베스타 성으로 향했다. 그들의 이동은 라비아의 몫이었다.

오스카는 주기적으로 주머니 속에 손을 넣고 물약이 잘 있는지 살폈다.


‘엘프임이 밝혀지면 분명 과거처럼 되겠지.‘


이 파티라면 실수할 일이 없겠지만 올리버의 정체를 들키기 직전인 위험한 상황이라 은근히 긴장이 되었다.


"저기예요."


벨라는 숲 속 한가운데에 있는 실베스타 성을 가리켰다.

플로가 영토의 가장자리에 있는 성은 산 속임에도 플로가 땅의 기운을 받아 서늘한 기운은 크지 않았다.


실베스타 성 가까이에 가서 살피는 일은 윈드가 맡았다. 윈드는 이 일로 대왕 쿠키 10개를 약속받았다.


-아빠, 여기저기에 마력을 사용한 느낌이 있긴 한데 나한테는 아무것도 아니야.

'좋아 윈드. 자랑스럽네. 땅 근처에 인간이 아닌 다른 이가 있는지 찾아볼래?'

-응. 알았어.


윈드는 지하 감옥 쪽으로 향했다. 두 손에는 물약을 꼭 쥔 채였다.

윈드는 땅 위로 작게 난 창에서 인간이 아닌 다른 종의 냄새를 맡았다. 윈드는 바람으로 변해 그 안으로 들어갔다.


'웬 바람이 이리 불어?'


올리버는 자리에서 일어나 창밖을 바라보았다. 창 밖의 나무들이 활처럼 휘어 있었다.

벨라의 언질에 따라 오스카를 기다리고 있던 올리버는 제법 강한 바람이 불자 당황했다. 그것이 오스카의 마법인지 생각해 보았지만 오스카는 빛 속성이라는 것을 떠올리고 다시 자리에 앉았다.

바람은 사나웠지만 올리버는 어쩐지 그 바람에서 잊고 있던 그리운 느낌을 받았다.

올리버는 바람을 느끼며 눈을 감았다. 바람 때문에 감옥 안의 썩은 내가 진동했지만 올리버의 감상을 방해하지 못했다.


툭-


올리버는 별안간 손에 닿는 매끈하고 차가운 질감에 번쩍 눈을 떴다.


"으악!"


그는 하마터면 손안에 놓인 그것을 떨어뜨릴 뻔했다.

간신히 그것을 놓치지 않은 그는 그 유리병을 자세히 들여다보았다.


"이건?"


올리버가 사용하는 유리병이었다.

그리고 그 안에든 물약은 분명 자신이 만든 외모 변형 물약이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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