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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명해. 님의 서재입니다.

서자의 드래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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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명해.
작품등록일 :
2021.07.04 15:27
최근연재일 :
2022.03.08 21:01
연재수 :
186 회
조회수 :
74,415
추천수 :
970
글자수 :
951,506

작성
21.09.22 06:00
조회
609
추천
6
글자
11쪽

공중정원2

DUMMY

**


이든은 오스카와 친해지고 싶었다.

유일한 빛 속성인 것뿐만 아니라 마법은 공격력이 전부라 생각했던 어리석은 생각을 깨우쳐 주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든은 오스카의 뒤를 졸졸 따라다니면서도 좀처럼 오스카와 이야기할 기회를 잡지 못했다.


‘요즘엔 도서관에 안가네.‘



도서관에서 조용한 가운데 오스카와 이야기하길 기대했던 이든은 몹시 실망스러웠다.


‘그래도 언젠가는 가겠지.‘


그러나 오스카는 며칠 동안이나 수업이 끝나면 곧장 집으로 향했다.


‘집에 꿀단지라도 숨겨 놓은 건가!‘


오스카의 집을 방문해도 될 테지만 아직 사적인 이야기를 한 번도 해보지 못했는데 집으로 가는 건 부담스러웠다.


그는 며칠간 끈질기게 기다린 끝에 오스카가 수업이 끝나고 집이 아닌 다른 곳을 향하는 것을 목격했다.


‘이번에야 말로!‘


이든은 오스카의 뒤를 밟았다.

다른 생도의 사이에 섞여 미행을 알아채지 못하도록 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오스카는 서클실이 모여 있는 낡은 건물로 향했다.

이든은 오스카가 들어간 서클실의 문이 보이는 곳에서 서클 활동이 끝나기를 기다렸다.


‘왜 이렇게 늦는 거야? 저기에도 꿀단지가 있는 건가!‘


그러나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자 이든은 참지 못하고 문에 귀를 대어보았다.


“으악! “


서클실의 보안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던 이든은 뒤늦게 자신의 발 밑에 자글자글한 덩굴들이 깔린 것을 알아챘다.

그리고 덩굴들은 문을 타고 올라 문고리를 뒤덮었다.


‘이런 제길.‘


이든은 무언가 잘못됐음을 깨닫고 그가 처음 서클실을 감시하던 기둥 뒤로 뛰어갔다.

그의 발목을 덩굴들이 휘감았으나 조금 걸리적거렸을 뿐, 이동하는 데에는 별 지장이 없었다.


이든이 대피하자마자 오스카와 써클원들이 나왔다.

이든은 기둥 뒤에서 얼굴을 살짝 내밀었다가 오스카와 눈이 마주치고 말았다.

어쩐지 자존심도 상하고 수치스러운 기분이 들었다. 자신이 먼저 친구 하자고 나서는 것도 처음이거니와 꼴사나운 모습까지 보였기 때문이다.


‘아 창피해!‘


이든의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다.


이든의 뒤에 마나로 그려진 문이 열리더니 오스카가 나타났다.


“이든? “

“오스카. 역시 너한테서 도망치기는 무리지 “

“우리 서클을 보안장치를 해제한 게 너야? “


오스카는 해명을 요구했다. 이든은 부끄러웠지만 정면 돌파하기로 했다.


“오스카, 나는 널 계속 지켜보고 있어. “


이든이 말함과 동시에 도어에서 다른 두 생도가 걸어 나왔다.


‘뭐지?‘


오스카와 친구가 되면 안 되는 것일까?

여자생도가 이든을 보며 입을 틀어막는 것이 보였다.


**


“난 또 뭐라고. 오스카라면 친구가 되고 싶을 만하지. “


콜린은 헛웃음을 내뱉었다. 반면 아이리스는 묘하게 실망한 표정이었다.


“그... 보안장치 망가뜨린 건 미안하게 됐어. “

“괜찮아. 다시 만들면 돼. 공부도 될 거고. “


아이리스가 어깨를 으쓱했다.


“그런데... “


이든은 서클실을 둘러보며 물었다.


“뭘 하는 서클이야? “

“응, 문학 연구회야. “

“으윽... 글 읽는 그거? “


이든은 질렸다는 표정을 지었다. 오스카는 재미있어하며 웃었다.


“책을 싫어하니? “

“어엇... 으응... “

“네가 아직 맞는 책을 읽어보지 못해서 그럴 거야. “

“오스카는 책을 좋아하는 거지? “

“그럼. 책은 내 스승과 다름없어. “


오스카의 표현에 이든의 눈이 빛났다.


“그렇다면 나도 읽고 싶어. “


이 둘을 보며 콜린과 아이리스는

눈짓으로 이든을 영업할 궁리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콜린은 지금이라고 판단했다.


“오스카는 이곳의 책들을 좋아해. “

“그래? “

“그럼. 이 서클에 들어온다면 오스카가 읽는 책을 읽을 수 있지. “


아이리스는 재빨리 가입서를 내밀었다.


‘못 말린다니까.‘


오스카는 허허 웃으며 고개를 흔들었다.


이든은 의외로 흔쾌히 서명했다.


“환영해 이든 블러드 우드. “

“으응 고마워. 그런데... “

“왜, 무슨 문제라도 있어? “


아이리스는 이든이 혹시라도 취소한다고 할까 봐 가입서를 재빨리 숨겼다.

그러나 이든의 말은 전혀 예상 밖이었다.


“나 글자 가르쳐줄 사람? “


*


써클원들은 방학이 시작되기 직전, 공중정원으로 가는 길목 앞에 모였다.

물론 신입 써클원인 이든 블러드 우드도 함께였다.

그들은 전부 수행기사를 대동한 채였다.


“안녕, 얘들아? “

“안녕- 밖에서 보니까 너무 반갑다. “


그들은 생도복이 아닌 귀족다운 화려한 옷을 입은 상태였다. 다만 오스카는 화려한 것은 취향이 아니라 그냥 단정하게 차려입었다.

그러나 오스카의 얼굴 덕에 누구보다도 귀족다워 보였다.


‘저런 옷을 입으면 저렇게 세련되어 보이는 걸까?‘


이든도 붉은색이 도는 갈색머리에 근육질의 탄탄한 체격으로 어디에서 빠지는 인물은 아니었다. 얼굴도 제법 잘생겨서 귀족 영애들에게 인기도 꽤 있었다.

그런데 오스카 옆에만 서먼 어쩐지 못난이가 된 기분이었다.

심지어 오스카는 수행기사 조차도 잘 생겼다.


‘나도 저렇게 입어봐야지.‘


이든은 오늘 외출의 목적을 잊고 쓸데없는 다짐을 하는 중이었다.


반면 오스카는 공중정원에 갈 생각 외에 다른 생각은 하지 않았다.


“어서 들어가자. “


공중정원 바로 앞은 높은 담벼락으로 막혀있었다. 겁 없는 누군가가 몰래 침입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였다.

담벼락은 고급스러운 대리석으로 만들어져 햇빛을 받으면 반짝거렸다.


네 사람은 담장에 달린 거대한 문으로 향했다. 철문 역시 디자인이 예사롭지 않았다. 불의 마법으로 그린 듯, 섬세한 철제 조각이 눈길을 끌었다.

그리고 그곳엔 플로가 가문의 병사들이 흐트러짐 없이 서 있었다.


“아이리스 골드버그입니다. “

“골드버그 공녀, 환영합니다. “

“콜린입니다. “


그들은 차례대로 귀족 패를 보였다.

마지막 차례인 오스카를 보는 병사의 눈빛이 예사롭지 않았지만 다행히 별 탈 없이 통과했다.


문으로 들어서는 순간 공중정원의 정문이 눈에 들어왔다. 비교적 멀리 떨어져 있는데도 고개를 들어야 할 만큼 거대한 건축물이었다.


‘생각보다 더 대단한데...‘


정원의 꼭대기에서 솟구치는 물은 멀리서도 마력이 느껴질 정도였고 여러 갈래의 물줄기 중 어떤 곳은 한기가 느껴졌다.

이 때문에 공중정원에는 온갖 계절의 꽃들이 가득했다.


‘미쳤다.‘


오스카는 굳이 이렇게까지 마력을 낭비해야 하는지 의문이 들었지만 주변에서 명소를 구경 중인 귀족들을 보면 효과는 확실해 보였다.

귀족들은 하나같이 경이로운 표정으로 공중정원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 건축물은 플로가의 힘 그 자체였다.


한시도 눈을 떼지 않고 정원을 바라보던 오스카는 쥬드와 함께 온 것을 생각해내고 그에게 말을 건넸다.


“드디어 공중정원을 보게 되는구나. 쥬드는 어때? “


오스카는 별생각 없이 쥬드를 보았다가 깜짝 놀랐다.

그의 표정엔 유래 없이 노기가 가득했다. 그리고 그의 오른손은 주먹을 쥔 채 명치에 붙이고 있었다. 마치 심장에 통증이 있는 사람처럼 행동하는 것이었다.


“쥬드, 무슨 일이야? “

“아닙니다. 저 공중정원을 보자마자 갑자기 화가 치밀어서... 죄송합니다. “

“아니야. 이해해. 배려가 없었던 것 같아 내가 너무 미안하네. “


쥬드는 한결 누그러진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


“아닙니다. 직접 보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오스카는 고개를 끄덕였다.


‘물의 힘을 이토록 낭비하는데 화가 날만 하지... 내가 생각이 짧았어.‘


오스카와 쥬드가 심각한 가운데 이든 블러드 우드가 오스카에게 다가왔다.


“나도 이 건축물을 가까이 보는 건 처음이야. “

“그래? 너희 어머니는 플로가 출신이잖아? “

“그렇긴 한데, 우리 어머니는 본가를 싫어하셔. “

“아 그래? 그렇구나. “


회귀 전을 떠올려보면 헬렌 블러드 우드는 확실히 칼리 더글러스와 사이가 좋지 않았다.

그런데 오스카는 그것이 본가 자체에 대한 거부감인 것을 오늘 처음 알게 되었다.

오스카는 그 이유가 궁금했지만 다른 가문의 사정이라 묻지 않았다.


“와! 너무 대단한 것 같아. 나는 너희랑 왔다는 것도 잊고 구경하고 있었지 뭐야. “


한껏 상기된 얼굴을 한 아이리스가 다가왔다.


“다시 봐도 대단해. 어떤 원리인지 궁금하다니까. “


네 사람과 수행기사들은 공중정원을 올려다봤다.


“물의 마법이 아니면 설명이 어려운데... 수행기사 외에 평민은 출입 금지라니. “


오스카의 말에 콜린이 손가락을 비벼 딱 소리를 냈다.


“플로가에서 일하는 하인들도 출입이 가능하잖아. 잡일 하는 하인들을 블루로 채운건 아닐까? “

“오, 일리 있어. “


네 사람은 각자 다른 이유로 한참을 더 공중정원의 외관을 관찰했다.


“공중정원은 로비까지는 개방되어 있지? 우리 들어가 보자. “


오스카는 공중정원이 출입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여기까지 와서 들어가 보는 건 당연하지. “


콜린이 앞장서서 경비에게 귀족 패를 내밀었다.


“콜린 영식, 환영합니다. 수행기사는 밖에서 대기시켜 주십시오. “


콜린은 이제 생각났다는 듯 친우들을 돌아보며 말했다.


“참, 수행기사는 들어갈 수 없어. “

“그것 좀 아쉽네. “


오스카는 쥬드의 표정을 살폈다. 그는 특유의 무표정한 얼굴로 돌아왔지만 실망감은 감추지 못했다.


“밖에서 대기하고 있겠습니다. “

“알았어 쥬드. 다녀올게. “


오스카는 가장 마지막으로 귀족 패를 내밀었다.


“오스카 더글러스 영식. 죄송하지만 출입하실 수 없습니다. “


경비가 경멸이 섞인 얼굴로 단호하게 말했다.


“뭐야 왜 안 된다는 거야? 이 애가 얼마나 대단한 아이인지 들었을 텐데? “


이든이 자신의 일처럼 화를 냈다. 당장이라도 멱살을 잡을 기세였다.


오스카는 이유를 알 것 같았지만 확인 차 물었다.


“무슨 이유 때문이지? “

“서자는 출입할 수 없습니다. “

“뭐야? “


이든이 결국 경비의 멱살을 잡았다. 그러자 근처의 경비들이 그들에게 창을 들이댔다.

마력이 약한 콜린과 아이리스는 사색이 되어 벌벌 떨었다.


“그만해 이든. “


오스카는 이든을 말리며 경비를 쏘아보았다.


‘뭐, 뭐야.‘


경비는 오스카의 눈빛에 하마터면 주저 않을 뻔했다. 그의 시선을 버텨낸 대신 경비는 주변의 창병들을 물렀다.


그때였다.


“에릭 대공께서 행차하십니다. “


한바탕 소란이 벌어진 가운데, 그들의 앞에 플로가의 장남 에릭 플로가가 나타났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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