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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명해. 님의 서재입니다.

서자의 드래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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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명해.
작품등록일 :
2021.07.04 15:27
최근연재일 :
2022.03.08 21:01
연재수 :
186 회
조회수 :
74,421
추천수 :
970
글자수 :
951,506

작성
21.09.28 06:00
조회
531
추천
6
글자
12쪽

저주2

DUMMY

더글러스의 가주 아벨의 건강은 완전히 회복되었다.

그는 사제를 통해 그의 병환과 병실을 샅샅이 조사했다.

그의 몸에선 특별한 것은 발견되지 않았으나 그가 사용하던 침구에서 저주의 흔적을 발견했다.


"강한 저주는 아니지만 아주 조금씩 생명력을 갉아먹는 종류이기 때문에 몇 년 이면 목숨을 잃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나는 고작 한 달여 만에 반시체가 되었네."


사제는 그의 말을 듣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렇습니까? 이상한 일이군요. 확실히 요즘 들어 어둠의 힘이 강해졌다는 징조가 보이긴 합니다. 이것도 그중 하나일 수 있습니다."

"어둠의 힘이라... 일단 누가 감히 더글러스의 가주에게 저주를 내렸는지 알아내야겠지."


아벨은 그의 침실로 관련자를 몸두부르고 그들을 둘러보았다.

오스카를 비롯해 더글러스 일원들과 브루노, 그리고 대부분의 하인들이 모였다.


가주의 방에 직접 들어갈 권한이 있는 하인들은 모두 얼굴이 새하얗게 질려있었다. 귀족이라고 하인들을 마음대로 죽일 수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이 경우는 예외였다. 귀족 가문의 가주를 시해한 죄를 물어 이곳에 모인 모두를 처형한다고 해도 뭐라 할 사람은 없었다.

"오스카는 제외하고, 스텔라와 에이스도 제외한다. 이곳에 있는 누구든 수상한 짓을 한 자를 본 사람이 있다면 이야기하도록 하라. 만약 자백을 한다면 목숨만은 살려주도록 하지."


아벨의 기세가 숨이 막힐 정도였다.

그때 하인 중 하나가 말했다.


"침, 침구를 직접 수놓은 하녀가 수상합니다."

"무, 무슨 소리야! 아닙니다. 저는 그저 시키는 대로 했을 뿐입니다."


그 하녀는 묻지 않아도 스스로 자백했다. 그 덕에 그 하녀가 한 일임을 알 수 있었다.

모두의 시선이 하녀에게 쏠렸다.


"자네 이름이 무엇이지?"

"엠마입니다."

"엠마, 자네가 내 침구에 손을 댄 것이 맞는가?"

"그, 그렇습니다. 죽을죄를 지었습니다."


엠마는 바닥에 납작 엎드렸다.


"그러나 저는 시키는 일만 했을 뿐입니다."

"그 일을 누가 시킨 거지?"

"그, 그게... 하녀장님이 시키셨습니다."


엠마가 지목하자 하녀장이 그 옆에 납작 엎드렸다.


"주, 죽을죄를 지었습니다."

"마가렛, 네가 직접 저주를 심으라 지시를 했더냐?"

"그, 그것이..."


마가렛은 더글러스 공작 가문에서 오랫동안 일한 불 속성의 하급 가문 출신이었다. 그녀는 공작부인 칼리가 더글러스 공 작가에 올 때 직접 데리고 온 사용인이었다.

그녀는 대답을 망설였다. 자신이 했다고 말하면 집안이 멸문할 것이 뻔했다.


'왜 이렇게 된 거지.'


마가렛은 분명 자신이 이 일을 지시했으나 절대 들키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받았다.


"제... 제가..."

"정녕 네가 그랬더냐?"

"그..."


마가렛은 눈을 질끈 감았다. 아무리 충성심이 중요하더라도 가문을 통째로 갖다 바치는 일과는 비교가 되지 않았다.


"저는 시키는 대로 했습니다!"

"시키는 대로?"

아벨의 눈빛이 날카로워졌다.

그는 이미 범인을 특정하고 있었다. 마가렛의 입에서 그 이름이 나온다면 바로 형을 집행할 것이다.


"그분이 시키셨습니다. 카... 꺄아악!"


마가렛의 머리가 갑자기 불길에 휩싸였다. 엄청난 온도의 불이라 마가렛의 가까이에 있던 자들이 가벼운 화상을 입었을 정도였다.

그대로 둔다면 방 안에 불이 붙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스텔라 짓인가.'


마가렛의 머리는 순식간에 숯이 되었고 불을 몸 아래쪽으로 번지고 있었다. 그녀는 머리가 불타자마자 사망한 상태였다.


"도어."


오스카는 마법진을 열어 마가렛을 공작 저의 연못으로 던져 넣었다.

몇몇 하인들이 마가렛의 시체를 거두기 위해 급히 방을 나섰다.


이곳에서 이런 짓을 할 사람은 스텔라뿐이었다. 마가렛도 가벼운 마법은 사용할 줄 알지만 자신의 머리에 불을 지르는 짓은 하지 않을 테니까


"이게 무슨 짓이냐 스텔라!"


아벨은 스텔라에게 고함을 쳤다. 그러자 스텔라는 벌벌 떨며 말했다.


"아버지가 저주를 받다니... 너무 끔찍한 일이라 저도 모르게 마력이 발산되었어요"


스텔라는 에이스의 등 뒤에 숨어 울음을 터트렸다. 에이스는 스텔라의 등을 토닥여 주었다.


"아버지, 스텔라가 너무 놀란 것 같습니다. 그녀는 나중에 추궁하시고 일단 방으로 옮기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에이스는 스텔라를 데리고 방을 빠져나갔다. 칼리도 곧 쓰러질 지경이었으나 길버트에 기대 간신히 버티고 있었다.


아벨의 눈에 금빛 마나가 감돌고 몸 밖으로도 발산되었다. 마법사가 아닌데도 이 정도의 마나가 샘솟고 있는 것은 오스카의 마법 치료 영향도 있지만 몹시 분노하고 있다는 증거였다.


"범인이 죽어버렸으니 어쩔 수 없지. 일단은 넘어가겠다. 그러나 또다시 이런 일이 생긴다면 모두를 죽이겠다."


아벨은 허리춤에 찬 칼을 뽑아 모두를 겨누었다. 하인들은 모두 서로에게 기댄 채 벌벌 떨었다.


아벨의 칼이 한 명 한 명을 노리다 마침내 칼리를 가리키자 칼리는 그대로 기절하고 말았다.


"데리고 가."


길버트는 칼리를 업고 서둘러 방을 나섰다.


"브루노."


아벨은 마지막으로 브루노를 불렀다. 브루노는 이번에 아벨을 구하는 데 큰 역할을 했지만 관리의 책임에서 벗어날 수는 없었다.


"너는 오스카가 갈 때까지 별채에 머물며 별채를 관리하도록 해라."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하인들 사이에서 별채에서의 업무는 별채의 기운으로 인한 고통을 받는 형벌과 다름없었다.

그러나 브루노는 아벨의 뜻을 알고 속으로 고마워했다.


모든 것을 지켜보고 있던 사제는 혀를 쯧쯧 차며 보고할 서류를 작성했다.


"교황청에는 제가 본 그대로 보고하겠습니다."

"알겠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그리고..."


사제는 오스카를 보았다.


"오스카 더글러스 공자님. 나중에 교황청에 꼭 방문해 주십시오. 부탁드립니다."


사제는 오스카를 향해 고개를 숙였다. 오스카도 사제를 향해 고개를 숙였다.


"와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꼭 방문하겠습니다. "

"감사합니다."


며칠 뒤 사제는 더글러스 성을 떠났다. 칼리는 사제가 가는 순간까지 아프다는 이유로 방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오스카는 별채에서 여유롭게 남은 방학을 보냈다.

브루노가 오스카를 살뜰하게 챙겼기 때문에 신경 쓸 일도 없었다.


오스카는 어릴 때부터 브루노를 자주 보아왔다. 브루노는 별채를 별 탈 없이 드나들었으므로 오스카는 브루노가 마력이 없거나 아주 미약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윈드는 브루노의 느낌을 특이하다고 생각했다.


"아빠, 나 브루노랑 이야기하고 싶어."

"응? 브루노랑?"

"응응."

"음... 그래, 알았어."


윈드가 누군가와 이야기하겠다고 부탁하는 것은 처음이라 오스카는 궁금해하며 브루노와 만날 자리를 마련했다.

오스카는 어린아이로 변한 윈드를 아벨과 브루노에게 소개했다.


"이 아이는 마력이 강해서 제가 따로 후원 중입니다. 이제야 말씀드리게 되어 죄송합니다."


아벨은 윈드의 눈을 보며 묘한 호감을 느꼈다. 브루노 역시 마찬가지였다.

윈드는 좋아하는 간식을 먹으면서 브루노를 집요하게 관찰했다.


-아빠, 브루노는 별채랑 느낌이 비슷해.


윈드는 오스카의 머릿속으로 말을 걸었다.


'별채랑 느낌이 비슷하다고? 그게 무슨 말이야? '


윈드의 말에 오스카도 브루노를 관찰했다.


-저 인간은 마력이 있는데 별채의 것이랑 비슷한 것 같아. 그런데 잘은 모르겠어.

‘마력이 있다고...‘


오스카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윈드가 그에게 거짓말할 리는 없으니 마력이 있다는 것은 사실일 터였다.

별채에서 그다지 힘들어 보이지 않는 브루노가 별채와 비슷한 느낌의 마력이 있다면 이해가 되는 부분이었다.


‘나중에 한 번 제대로 알아봐야겠네.‘


한편, 윈드는 오스카에게 말을 걸면서도 디저트 먹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아벨은 마치 손자를 보듯 흐뭇하게 그를 바라보았다.


"윈드라고 했더냐? 디저트는 많으니 많이 먹거라."

"네!"


아벨은 윈드에게서 눈을 떼지 않은 채 오스카에게 물었다.


"이 아이가 무슨 속성이라고?"

"바람 속성입니다."

"그렇군. 마침 우리 가문과 긴밀한 바람 속성의 가문은 없는데, 잘 되었구나. 후원비가 모자라면 언제든지 이야기하거라. "


아벨은 바람 속성의 윈드가 꽤나 마음에 든 듯했다.

본래 마력을 가진 이는 드래곤에게 본능적으로 호감을 느끼기 마련이었다.

그리고 윈드의 귀엽게 생긴 인간형 외모도 한몫했다.


'드래곤이라는 것을 알면 까무러치시겠지.'


언젠가는 해야 할 말이지만 오스카는 그 시기를 고민했다.


*


방학을 3주 앞두고 오스카는 플로가에 돌아갈 채비를 하였다. 이번엔 스텔라와 에이스가 먼저 출발했다. 더글러스 성에 있기가 거북했던 것이다.

칼리는 며칠 전부터 방에서 나와 아벨에게 아양을 떨어대기 시작했다.


'저러면 너무 티 나는데.'


아벨은 그녀를 내칠 수도 없어 몹시 난감한 모양이었다.


"브루노, 고생 많았어."

"아닙니다. 도련님을 직접 모실 수 있어 영광이었습니다."

"고마워 브루노."


오스카는 떠나는 날이 되어 한 사람씩 인사를 건넸다.

아벨은 오스카가 떠나는 것을 아쉬워했다. 특히 윈드가 오스카를 따라나선다고 하자 몹시 섭섭해 보였다.


"윈드, 방학 때마다 놀러 오너라."

"네, 공작 전하."


윈드는 제법 공손하게 굴었다. 아벨은 흐뭇해하며 너털웃음을 웃었다.


"아버님, 이만 가보겠습니다."

"그래 오스카. 네가 있어서 다행이다."


아벨은 오스카에게 진심으로 고마워했다.

쥬드와 라비아도 아벨에게 인사를 올린 후 마차는 더글러스 성문을 나섰다.


"도련님, 조금 넉넉히 출발하시네요?"


라비아가 기지개를 켜며 물었다.


"응. 들를 데가 있어서."

"어디인가요?"


오스카는 쥬드를 보았다.


"더글러스령에 속해 있는 블루윙 마을."


쥬드는 놀란 눈으로 오스카를 보았다. 자신의 고향에 방문하게 될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


"제 고향에 볼 일이 있으십니까?"

"응. 아주 큰 볼일이 있지."


쥬드는 오스카의 말에 그의 목적을 대강 눈치챘다.

라비아는 쥬드의 고향이라고 하자 호기심을 드러냈다.


"쥬드의 고향이라고? 어떤 곳인데? 응? 응?"

"나도 궁금해. 말해줘."


오스카까지 합세하자 라비아의 정신없는 질문공세를 무시하려 했던 쥬드는 어쩔 수 없이 입을 열었다.


"제 고향은 아주 작은 마을입니다. 바닷가에 아주 가까워서 소금 냄새가 강하게 나는 곳입니다. 상인이나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드나들기는 힘든 곳이라 외지인을 보면 경계하면서도 반가워하고는 합니다."

"우리 마을이랑 비슷하겠네."


라비아는 갑자기 고향이 생각이 났는지 마차 밖의 풍경을 바라보았다.

쥬드는 나머지 창문을 열고 손가락으로 한 곳을 가리켰다. 쥬드의 손가락 끝에는 새파란 바다가 걸렸다.


"저곳 근처에 우리 마을이 있습니다."

"혹시 지름길을 알고 있나?"

"예."

"그럼 쥬드가 안내해 주겠어? 나는 한시라도 빨리 가고 싶어."


블루윙이 고립된 이유는 길이 험하고 숨겨져 있는 때문만은 아니었다.

해안가 마을답게 블루윙은 해로도 발달되어 있었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해로를 통해 마을을 드나들기가 어려워졌다.


오스카의 이번 목적지는 바로 그 해로에 위치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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