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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명해. 님의 서재입니다.

서자의 드래곤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일반소설

완결

명해.
작품등록일 :
2021.07.04 15:27
최근연재일 :
2022.03.08 21:01
연재수 :
186 회
조회수 :
74,422
추천수 :
970
글자수 :
95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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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9.14 06:00
조회
7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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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글자
13쪽

임시생도4

DUMMY

그 말에 오스카는 다시 멈춰 서서 뒤를 돌아봤다.


“무슨 말이야?”

“전에 네가 깨뜨린 곳에 마법진이 있었다고.”


소년과 소녀는 오스카가 있는 곳으로 쪼르르 달려왔다.

오스카는 미심쩍은 눈초리로 그들을 보았다.


“그곳은 수리 중이라 지금은 못 들어가는 것으로 아는데?”

“지금이야 그렇지. 우리는 결투 직후에 가봤다고.”


오스카는 계속해보라는 듯 침묵했다. 소년은 신이 나서 생글생글 웃는 낯으로 말을 이어갔다.


“우리는 드래곤을 비롯해 대륙 여기저기에 숨겨진 것들을 찾고 있어.”

“숨겨진 것?”

“로스곤 이전의 역사 말이야.”



로스곤 이전의 역사에 대한 것은 남아 있는 것이 많지 않았다. 각종 서적과 문서들은 전쟁통에 상당수 소실되었다고 알려져 있었다. 복원 작업이 이루어졌으나 귀족들의 입맛에 맞는

내용만이 복구되었을 것이 뻔했다.


“우리는 로스곤 이전 아카데미에 마법진이 하나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아냈어. 그리고 새로 지어진 대강당을 의심하고 있었는데 마침 네가 결투하면서 바닥을 산산조각 냈던 거야.”

“마법진?”


오스카는 그들의 이야기에 흥미가 생겼다. 그 마법진이 오스카가 사용할 수 있는 종류라면 들어서 나쁠 건 없어 보였다. 그런 것이 아니더라도 굳이 시간 낭비도 아닐 것 같았다.

오스카가 관심을 보이자 이번엔 소녀가 흥분하여 말했다.


“이런 곳에서 더 자세히는 말해줄 수 없어. 우리 조용한 곳으로 자리를 옮기지 않을래?”

“으음... 좋아. 대신 오래는 못 있어.”

“물론이지!”


결국 오스카는 그들에게 시간을 조금 내주었다. 별다른 이야기가 아니라면 확실하게 거절할 생각이었다.

소년과 소녀는 오스카를 아카데미 뒤쪽의 서클실이 모여 있는 건물로 데려갔다. 길은 돌로 간단히 만들어져 있었고 집은 목조건물로 귀족 지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디자인이었다.

그들은 건물 안으로 들어가 1층의 가장 낡은 문을 열었다.


“여기야. ‘드래곤 찾기’ 서클에 온 것을 환영해.”

“혹시나 해서 얘기하지만 나는 서클 활동에 전혀 관심이 없어.”

“그럼, 물론이지.”

오스카는 단호하게 말하며 서클실에 들어섰다.

서클실은 외부에서 보기엔 무척 낡았지만 내부는 아늑했다. 건물 자체도 원래 고풍스러운 데다가 새로 장식한 꽃무늬 벽장식이 화사해 보였다. 방 가운데는 각자의 취향대로 앙증맞은 1인용 소파를 두고 작은 테이블과 책상들, 그리고 나름 서재까지 갖춰놓았다.


“겉모습이 더러워서 그런가, 여기는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아. 혹시 조용한 곳이 필요하면 이곳에 와도 좋아.”

“그런 건 필요 없고, 일단 그 얘기부터 들어볼게.”


오스카는 냉정하게 말했다.

오스카는 자신과 가까운 사람이라면 한없이 친절한 그였지만 그 외에는 정확하게 선을 그었다.

오스카가 보기에 이 아이들은 의도가 불순해 보였다. 아무런 계기도 없이 서자인 자신에게 친절하게 대하는 귀족은 없었기 때문이다.


세 사람은 테이블에 마주 보고 앉았다.

아이리스는 주의사항을 일러주었다.


“이곳에선 목소리를 낮추어야 해. 외부로 소리가 나가기 쉬워.”

“그래도 너무 걱정은 하지 마. 나름의 보안장치는 해 두었으니까. “


서클실이 있는 건물은 허름한 목조주택으로 누가 엿들으려 하면 충분히 그럴 수 있었다.

때문에 각 서클에서는 알아서 보안장치를 하고 있었다.

만약 보안장치를 뚫고 서클의 각종 정보를 훔친다면 그것은 훔친 자의 역량으로 보고 아카데미에서는 굳이 관여하지 않았다.

다행히도 이들의 서클은 규모도 작고 다른 생도들의 관심의 대상이 전혀 아니었다.


아이리스가 말을 이었다.


“아까 말했듯이 우리는 로스곤 이전의 역사에 무척 관심이 많아. 드래곤이 사라진 이유도 찾고 있고.”

“우리는 로스곤 이전의 지리도 조사 중이었는데 드래곤이 남긴 것으로 추정되는 마법진이 여기저기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어.”

“그중의 하나가 아카데미에 있고 아카데미에선 그것을 숨기기 위해 대강당을 지었다는 거야?”


소녀가 박수를 치며 대답했다.


“맞았어! 우리는 그것이 아카데미의 본관엔 없을 거라고 생각했어. 왜냐면 본관은 로스곤 이전부터 있었던 역사가 오래된 건물이기 때문이지. 본관에 있다면 벌써 발견되고 남았을 거야.”

“그런데 로스곤 이후에 세워진 건물이 바로 대강당이야. 그곳에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확인할 방도가 없었는데···”

“마침 이든의 파이어볼 레인이 바닥을 부숴놨던 거고?”


소년과 소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 마법진이 어떻게 생겼는데?”


오스카의 물음에 소녀는 고개를 저었다.


“안타깝게도 일부만이 보였어. 마법진이 생각보다 크던걸.”


소년과 소녀의 말은 그럴싸했고 앞뒤가 맞았다. 오스카는 턱을 괴고 생각에 잠겼다.


“마법진에 관한 건 계속 찾고 있어. 혹시 발견하게 되면 알려줄게.”

“그래. 고마워.”


오스카는 이들이 자신에게 친절했던 이유가 마법진을 발견하게 해 주었기 때문이라고 여겼다. 따라서 오스카의 마음의 벽이 조금 허물어진 상태였다.

오스카가 긍정하자 소년과 소녀는 서로를 바라보며 씩 웃었다.


“그리고 기분 나빠하진 말아줘. 오스카 네가 본 서적들을 봤는데, 드래곤에 관한 언급이 있는 책만 읽더라. 그런데 이제 더 읽을 필요는 없어 보여. 내용이 거기서 거기거든.”


소년이 안경을 손가락으로 살짝 들어 올리며 이야기했다.


“그 대신 로스곤의 역사 쪽을 살펴봐. 구멍도 많고 지워진 부분도 많고 오류를 찾다 보면 드래곤에 대한 유추도 할 수 있어. 퍼즐 찾기 같다고나 할까.”

“아카데미처럼 로스곤 이전부터 존재하던 유적지에 관한 자료를 찾아보는 것도 좋아. 드래곤 소환사라는 것도 있고.”

“드래곤 소환사?”


오스카는 노인의 얼굴이 다시 떠올랐다.


-‘넌 드래곤 소환사니까...‘


오스카는 드래곤 소환사라는 말을 들으니 무척 반가웠다.



“드래곤 소환사라니? 자세히 말해줄래?”

“얼마든지.”


소년과 소녀는 작전 성공이라는 듯 서로를 보며 씩 웃었다.


“우선 우리 소개를 할게. 나는 아이리스 골드버그. 숲 속성이야. 얘는 콜린 클리프. 대지 속성이야.”

“드래곤 소환사에 대한 건 우리도 아는 건 많지 않아. 그들도 드래곤이 사라지면서 함께 사라졌다는 것. 드래곤 소환사는 유일하게 드래곤을 불러낼 수 있다는 것.”

“유일하게···”


오스카는 잠시 회귀 전을 떠올려 보았다.

꿈속의 노인이 했던 이야기와 더불어 그는 회귀 전, 검은 숲에 갔다가 믿지 못할 일을 겪기도 했다.

검은 숲은 원래 검은 드래곤의 영토라는 소문이 돌았다.

오스카가 죽기 전, 우연히 검은 드래곤을 불러내 그 힘을 사용했다면 사람들이 모두 죽어있던 것도 말이 된다.


“그건 어디서 알게 된 거야?”

“우리는 이런 걸 굳이 전문 서적에서 찾지는 않아. 좀 음모론 같지만, 자료가 통제된다는 느낌을 받았어. 드래곤은 분명 존재했는데 이상하게 그 자료의 양이 빈약하거든.”


그 부분은 오스카도 동감하는 바였다. 책을 읽을수록 새로운 내용이 나와야 하는데 비슷비슷했다. 마치 한 사람이 자료를 만들고 베껴 쓴 것처럼.


“그래서 우리는 문학 쪽을 연구하기 시작했어. 소설 같은 것 말이야.”

“의외로 소설에 드래곤에 대한 묘사가 굉장히 자세하게 되어 있어. 실제로 본 것처럼.”


오스카는 어느새 거부감을 거두고 그들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있었다. 오스카는 등받이에서 상체를 떼고 두 손을 모은 자세였다.

아이리스와 콜린은 오스카의 태도에 더욱 신이 나서 이야기했다.


“소설도 드래곤에 대한 묘사는 비슷비슷한 편이야. 도마뱀을 닮았고 비늘이 있고 박쥐 같은 날개가 있고··· 그래도 전문 서적보다는 훨씬 자세하지. 그리고 우리는 소설에서 굉장한 사실을 발견했어.”

“드래곤에 대해 유독 섬세하고 생생하게 묘사된 작품들이 있는데 이 작품들의 작가들은 몇 사람 되지 않아.”

“그렇다는 건?”


오스카의 물음에 두 사람은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는 작가가 어디서 전해 들은 이야기를 바탕으로 소설을 쓴 게 아닌가 추측하고 있어. 전문 서적과는 달리 소설 같은 건 평민들이나 보는 판타지 문화로 취급되고 있으니까.”

“그 작가가 누군데?”


오스카는 이제 적극적이었다.


“M이라는 작가인데 궁금해서 찾아봐도 사는 곳, 성별, 나이 등 아무것도 알려진 게 없어. 또 한 명은 마린인데 우리는 M과 마린이 동일인물이라고 생각 중이야.”


아이리스는 오스카를 이끌고 미니 서재로 향했다.


“우리의 보물 창고야. 드래곤에 관한 각종 문학작품을 모으고 있어.”


그들의 미니서재에는 가죽으로 꼼꼼하게 제본된 책들이 즐비해 있었다. 아이리스는 그중 한 권을 뽑아 오스카에게 안겨주었다.


“이 책을 추천할게. 바람의 드래곤에 대한 묘사가 되어 있어. 물론 재미도 있고. 입문하기엔 딱이지.”

“어... 응 고마워.”


오스카는 머리를 긁적였다. 그들에게 날 선 자세를 취했던 것이 몹시 미안했다.


“아까는 들어보지도 않고 거절해서 미안해.”

“아니야. 어쨌거나 넌 우리에게 시간을 내주었잖아. 그걸로 충분해.”

“그거 다 읽으면 이곳에 갖다 놔줘. 그리고 여기에 있는 것들 읽으러 언제든지 와도 좋아.”

“고마워 콜린, 아이리스.”


오스카는 책을 안고 밖으로 나섰다.


확실히 그들의 말은 일리가 있었다. 실제로 플로가를 비롯한 대부분의 귀족들은 드래곤에 대한 이야기를 탐탁지 않아했다.


‘귀족들이 드래곤을 잠재운 걸까?’


오스카는 곧바로 고개를 저었다. 드래곤의 힘을 고작 마법사들이 어찌할 수 있을 것 같지는 않았다.

드래곤이 사라진 건 아마 로스 곤 이전의 큰 전쟁과 관련이 있을 것이다.

귀족들은 로스 곤 100년, 드래곤이 더 이상 나타나지 않을 거라 확신한 뒤 플로가를 왕족으로 추대하게 된다.


집으로 돌아온 오스카는 곧장 아이리스와 콜린이 빌려준 책을 읽었다.

작가의 묘사력도 상당했고 스토리도 흥미진진해 술술 읽혔다.

오스카의 별채에 딸린 서재에도 소설은 있어 오스카도 소설을 꽤 접해보았지만 이 소설은 그중에서도 매우 잘 쓴 편에 속했다.

거기에다 친절하게도 삽화까지 존재했다.


‘읽기 시작하니까 놓을 수가 없네.’


오스카는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책을 덮고 눈을 감았다.


책에 나온 내용에 따르면 드래곤은 도마뱀과 비슷하게 생겼고 짧은 앞다리와 긴 뒷다리와 굵은 꼬리를 가졌다.

그들은 등에 박쥐 같은 날개를 가지고 있고 날아다닐 수 있다.

손과 발에는 날카로운 손톱과 발톱이 있어 근접 공격을 하기 좋고 굵은 꼬리 또한 파괴력이 있다.

수인족처럼 인간으로 변신할 수 있다.

지능이 매우 뛰어나 태어나자마자 언어를 이해할 수 있고 마법은 애초에 드래곤의 것이다.


그 외 드래곤이 아닌 바람의 드래곤의 특징은 바람으로 변할 수 있고 바람의 마법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오스카의 머릿속에 막연하기만 하던 드래곤의 이미지가 구체화되었다. 이게 맞는지 틀렸는지 알 수는 없지만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된 것이다.

다만 이 소설의 내용이 사실인지는 알 수 없으므로 정보에 유연하게 대처하기로 했다.


오스카는 알게 된 내용을 머릿속으로 잠시 정리한 뒤 일어나 기지개를 켰다.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네.’


창밖은 이미 어두컴컴해져 있었다. 곧바로 잠이 든다 해도 몇 시간 자지 못한 채 수업을 들으러 가야 할 것이다.

그러나 앎에 대한 기쁨이 피곤함을 잊게 했다.


다음 날 아카데미에 등교한 오스카는 수업이 끝나자마자 도서관이 아닌 서클실로 향했다.


“안녕 오스카?”

“안녕 콜린?”


오스카의 뒤에서 콜린이 달려왔다.


“어디 가는 중이야?”


오스카는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으응... 서클실에 가고 있었어.”

“우와! 그럼 앞으로는 같이 가자. 어차피 같은 수업을 듣고 있잖아.”

“그러게 매일 혼자 다니다 보니 습관이 됐네.”


오스카와 콜린은 나란히 오솔길을 걸었다. 서클실로 향하는 생도는 많이 없는 탓에 길은 제법 한가했다.


“얘들아!”


뒤에서 아이리스가 손을 흔들며 따라왔다. 손에는 소풍용 바구니를 든 채였다.


“오스카 안녕? 책은 다 읽은 거야?”

“응. 고마웠어. 이번엔 다른 책을 빌렸으면 해.”

“좋아. 내가 밀크티도 내려줄 테니 마시고 가.”

“고마워. 부탁할게.”


세 사람은 서클실에 들어섰다. 어제와 다르게 의자가 하나 더 들어와 있었다. 디자인이 다른 예쁜 일인용 소파였다.


“부담 갖지 마. 이건 손님용이야.”


아이리스는 오스카를 새로운 소파로 안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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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그림자2 21.09.25 560 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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