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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명해. 님의 서재입니다.

서자의 드래곤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일반소설

완결

명해.
작품등록일 :
2021.07.04 15:27
최근연재일 :
2022.03.08 21:01
연재수 :
186 회
조회수 :
74,405
추천수 :
970
글자수 :
951,506

작성
21.09.15 06:00
조회
735
추천
6
글자
11쪽

첫번째드래곤1

DUMMY

“고마워. 이 책은 어디에 두면 될까?”

“그냥 둬. 내가 정리할게.”


콜린은 오스카로부터 책을 넘겨받았다. 아이리스는 밀크티와 쿠키를 가져왔다.


“책은 어땠어?”

“아주 재미있던데? 그리고 드래곤에 대한 삽화가 있어서 좋았어.”

“그렇지? 아마 드래곤은 실제로 그렇게 생겼을 것 같아.”

“어떻게 그렇게 확신할 수 있어?”

“다른 자료에서도 그렇게 묘사하고 있고... 그냥 내 바램이야.”

“그렇구나.”


오스카는 그 자료에 대해 물어보려다 입을 다물었다. 아무 대가도 없이 그런 걸 요구할 수는 없기 때문이었다.


“이 서클 이름이 드래곤 찾기였던가?”

“후후. 귀족들이 드래곤 이야기를 싫어하는데 대놓고 그런 이름을 쓸 수야 없지.”


콜린이 오스카에게 바람의 드래곤에 관한 다른 책을 건넸다.


“우리는 표면적으로는 ‘문학연구회’야.”

“콜린의 말대로야. 우리는 문학이라는 핑계를 대면서 드래곤에 대한 자료를 모으고 있지. 그리고 콜린은 실제로 작가가 되는 게 꿈이야.”


콜린은 웃으며 안경을 고쳐 썼다.


“그렇구나. 써클원은 너희 둘 뿐이야?”

“응 맞아. 그리고 더 모집 중이야. 쉽진 않지만.”

“그래도 안심해. 너에게 강요하진 않을 거야.”


오스카는 잠시 고민했다. 드래곤을 찾는 모임이라면 나쁘진 않을 것 같았다.

게다가 도서관보다는 서클실에 있는 편이 귀찮게 하는 사람도 없고 더 좋아 보였다.

또한 서클실이 아늑하고 조용한 것이 마음에 들었다.


“이 서클에 들어오려면 어떻게 해야 해?”


아이리스와 콜린은 서로를 보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아주 간단해. 서류에 사인만 해주면 우리가 알아서 처리할게.”

“좋아. 사인할게.”


오스카는 마법으로 서류에 서명했다.


“좋았어! 오스카 네 덕분에 정식 서클이 될 수 있겠다. 서클의 기본 인원수는 세 명이거든.”

“정말 고마워 오스카. 이 방을 빼지 않아도 되겠어.”

“아니야. 나야말로 도움을 많이 받을 것 같아.”


오스카는 차를 마시며 정식 써클원으로서 두 사람과 많은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그들은 둘 다 마력으로는 아카데미에서 열등생으로 가문에서도 내놓은 자식들이었다.

콜린이 먼저 자신의 처지를 설명했다.


“나는 오히려 마력이 없으니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있어. 우리 형은 마력이 강해서 진로가 정해져 있지만 나는 뭐라도 잘하는 걸 보이라는 뜻이겠지.”


아이리스가 덧붙였다.


“마력이 강한 형제들은 모두 마찬가지일걸. 딱하게도 졸업하면 또다시 좋은 자리를 놓고 경쟁해야 할 거야.”

“그렇구나.”


오스카는 이미 미래가 정해져 있는 에이스를 떠올렸다.

그는 불의 마검사로서 왕국에서 대접받으며 승승장구할 것이다.


오스카는 콜린과 아이리스를 번갈아보며 줄곧 차별받던 자신의 처지를 떠올렸다.


‘어떤 면에선 나랑 비슷한 애들이네.’


콜린은 마지막 남은 쿠키를 집으며 말했다.


“나는 귀족들이 싫어. 사실은 그 때문에 드래곤에 관심을 갖게 되었어. 귀족들이 싫어하니까.”

“마법 같은 건 없어졌으면 좋겠어. 평민들은 마력이 없으니까 뭔가 이것저것 발명을 많이 하던데 귀족들은 그런 노력이 전혀 없지.”


한참을 떠들던 콜린과 아이리스는 뒤늦게 오스카의 눈치를 살폈다. 오스카가 플로가 다음으로 강력한 가문의 서자라는 것을 떠올린 것이다.


“근데 이런 얘긴 오스카에겐 좀 미안한 말이네.”


오스카는 손을 저었다.


“아냐 아냐. 처음 듣는 이야기 들이라 매우 흥미로웠어.”

“사실은 우린 네가 서자라는 사실을 알고 더 친해지고 싶었어. 나쁜 뜻은 절대 아니니까 오해하지 말아 줘.”

“그래 알았어.”


콜린과 아이리스는 서로를 보며 까르르 웃었다.


이야기를 하다 보니 해가 넘어가며 붉은 노을빛이 긴 창문을 통해 들어왔다.


“곧 해가 지겠어. 오늘은 이만 헤어지자.”

“앞으로 잘 부탁해. 오스카.”

“잘 부탁해.”


오스카는 콜린이 추천해준 두 번째 책을 받아가지고 서클실을 나왔다.

그리고 아카데미 정문에서 기다리고 있던 쥬드와 함께 집으로 향했다.


그들이 집에 거의 다 왔을 때였다. 오스카의 집에서 보이는 상점 지구 쪽이 시끌시끌했다.


“그림자 연극입니다! 오늘의 마지막 연극입니다!”


호객행위 중인 남자의 목소리가 쩌렁쩌렁 울렸다. 이목을 끄는 탓에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는 것이 보였다.


‘못 보던 극단인데. 떠돌이 극단인가.’


오스카는 호객행위를 하고 있는 남자를 흘끗 보고 집에 들어가려 하였다.


“드래곤이나 엘프 같은 환상의 이야기 좋아하시는 분!”


그 말에 오스카는 몸을 돌렸다. 그리고 곧장 남자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쥬드도 군말 없이 따라나섰다.


평민 지구에서 상점 지구로 넘어가는 한쪽 구석 공터에 화려한 천막이 세워져 있었다. 그리고 그 앞에서 호객행위 중인 남자를 사람들이 둘러싸고 있었다. 오스카는 그들을 지나쳐 망설임 없이 천막을 젖혔다.


천막 안은 생각보다 넓었고 사람이 가득 차 있었다.

오스카와 쥬드가 자리에 앉고 얼마 지나지 않아 연극이 시작되었다.


최근 문학작품을 보기 시작한 탓에 오스카는 단순히 즐기기보단 정보를 수집하려 노력했다.


‘이야기가 꽤나 사실적이네.’


중간까지는 그저 흥미롭고 재미있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후반부에 가자 특히 오스카를 주목하게 만드는 것이 있었다.


‘이 이야기 어쩐지 익숙한데···’


그리고 마지막 내레이션을 듣자 오스카는 당장 이 이야기를 쓴 사람을 만나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 어둠의 숲에 들어간 소년은 드래곤 소환사가 되어 나타나 모든 드래곤을 한 자리에 소환하였다. 그러자 세상의 모든 이는 전부 무릎을 꿇었다.


이 작가가 드래곤 소환사에 대한 정보를 어떻게 알고 있는지, 그리고 이 이야기가 왜 자신의 이야기처럼 느껴지는 것인지 알아야 했다.


오스카는 이야기가 끝나자마자 벌떡 일어나 무대의 뒤로 향했다. 쥬드는 영문을 몰라하면서도 군말 없이 오스카의 뒤를 따랐다.

무대 뒤는 검은 옷을 입은 작업부들이 분주하게 왔다 갔다 하고 있었다.

오스카는 두리번거리며 복잡한 무대 뒤를 돌아다녔다.

단장으로 보이는 사람이 오스카를 막아섰다.


“이 쪽에는 들어오시면 안 됩니다!”


오스카는 정중하게 물었다.


“극작가는 어디에 있지?”

“누구신지는 모르지만 그런 건 말해줄 수 없습니다.”

“꼭 알아야 하네. 부탁하겠네.”


단장은 인상을 구기고 바닥에 캬악 하고 침을 뱉었다.


“이보슈. 말할 수 없다고 하면 그런 줄 알 것이지. 나는 오늘 기분이 좋지 않아!”


이에 쥬드는 망설임 없이 칼을 빼들었다. 단장은 쥬드의 칼이 턱 밑 깊숙이 밀고 들어오자 벌벌 떨며 두 손을 들었다.


“히익”

“이렇게 부탁하네.”


오스카가 신호를 하자 쥬드가 칼을 거두었다. 단장은 여전히 떨며 목을 매만졌다.


“갑자기... 오늘 그만둔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저도 기분이 안 좋았고요.”

“오늘 갑자기?”

“네. 그것도 이번 연극 시작하자마자요”

“어디로 갔는지, 누구인지 알 수 있을까?”

“저도 잘은 모릅니다. 늘 얼굴을 가리고 다녀서요. 좀 어린 여자입니다. 떠돌아다닌다고 했어요.”

“어린 여자... 떠돌이···”


오스카는 금화 한 닢을 꺼내 단장에게 건넸다.


“이건 사과의 뜻이네.”


뜻밖에 큰 금액이 들어오자 단장은 눈이 휘둥그레졌다.


“어, 가, 감사합니다. 또 오십시오!”


오스카는 급히 천막을 나섰다. 단장은 천막 밖까지 나와서 허리를 굽혔다.


“제가 찾아볼까요?”


쥬드의 물음에 오스카는 손사래를 쳤다.


“아니야. 작정하고 숨은 사람을 찾기란 쉽지 않지.”


이 극단은 플로가에 온 지 얼마 되지 않는 듯했다. 그리고 오늘 처음으로 연극을 공개했으니 그녀가 숨었다면 무슨 계기가 있을 터였다.


‘설마 나 때문인가?’


오스카는 그럴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했다.

연극의 내용이 자신의 이야기와 비슷한 데다가 자신이 연극을 보러 오자마자 사라져 버린 그녀.

그녀는 오스카가 누군지 알고 있을 것이다.


‘기다리자. 나 때문이라면 언젠가 알아서 나타나겠지.’


*


아카데미 수업이 없는 날, 오스카는 아침 늦게 일어났다.

서클실에서 빌려온 책을 읽느라 늦게 잔 탓이다.


“하암.”


오스카는 기지개를 켜고 하품을 하며 식당이 있는 1층으로 내려갔다.


“안녕하세요. 도련님.”

“으, 으음?”


오스카는 식당으로 가는 복도에서 못 보던 젊은 하인을 발견하고는 얼어붙었다.


‘뭐지? 우리 집이 아닌가?’


오스카는 자신의 저택이 분명한 익숙한 복도를 두리번거렸다. 그때 멀리서 다가오는 익숙한 얼굴에 한숨을 쉬었다.


“마리!”

“도련님, 늦게 일어나셨네요?”


젊은 하인이 가볍게 인사한 후 복도 끝으로 사라지자 오스카는 유모 마리에게 다가가 심각한 표정으로 물었다.


“누구야?”

“새로 들어온 하인이에요. 들어온 지 좀 됐는데 도련님이 방에만 틀어박혀 있으니까 모르시죠. 심지어 방에 식사도 갖다 놓았는데 책 읽느라 쳐다보지도 않으셨죠.”


그랬나?

책을 읽는 도중 누군가 방에 자주 드나든 기억이 나긴 했다.

오스카는 뒷머리를 긁적였다.


“마리가 마음에 드는 사람으로 뽑은 거지?”

“그럼요. 모두 성실한 사람들이에요.”

“그런데 갑자기 왜 하인들이 들어온 거지?”


얼마 전까지 하인을 고용하러 가면 모두 난색을 표했다. 서자인 오스카의 저택에서 일하고 나면 다른 귀족들의 저택에서 다시는 일할 수 없다는 이유였다.

때문에 오스카의 커다란 저택에서 적은 수의 하인들이 일을 하느라 고생 중이었다.


“이게 다 도련님 덕분이죠. 그 뭐냐, 결투인가 뭔가에서 이기셨다면서요?”

“그렇긴 한데 그거랑 무슨 관계지?”

“저도 잘은 몰라요. 귀족들은 가문도 중요하지만 마력도 그만큼 중요하다더군요.”


마리는 기분이 좋은 듯 오스카에게 식사하라고 한 뒤 콧노래를 부르며 가 버렸다.

오스카는 식당에 들어섰다.


“안녕하세요 도련님. 식사 준비해 드릴까요?”


식당에서 물건을 정리 중이던 새로 들어온 하인이 인사를 건넸다. 오스카는 깨끗이 정리된 식탁에 앉았다.


“고마워. 간단한 걸로 부탁할게.”


오스카는 음식이 차려질 동안 일하는 하인들을 지켜보았다. 하나같이 오스카에게 깍듯하고 친절했다.

오스카를 보고 쑥스러워하는 하인도 더러 존재했다.


‘강해지니 확실히 대우가 다르네.’


마력이 강하다는 것은 마법사 우위인 시대에서 살기가 수월해짐을 뜻했다.


식사를 마친 오스카는 하루 종일 읽을 생각으로 빌려온 여러 권의 책을 들고 서재로 향했다. 그리고 곧바로 책에 빠져들었었다.

하인이 인사하는 소리와 차와 다과를 준비하는 소리가 들렸지만 오스카는 고개도 들지 않고 반사적으로 고마워하고 대답할 뿐이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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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저주1 21.09.27 521 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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