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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유하 님의 서재입니다.

천재 메카닉의 아포칼립스 생존기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민유하
그림/삽화
ai
작품등록일 :
2023.09.16 21:57
최근연재일 :
2023.10.10 22:20
연재수 :
24 회
조회수 :
28,529
추천수 :
778
글자수 :
119,707

작성
23.09.27 08:45
조회
1,150
추천
39
글자
11쪽

AE-FIRE (2)

DUMMY

“제가 몸이 약해서 적극적으로 협력하진 못하겠지만. 잘 부탁드립니다. 이건 제가 쓰긴 어려워서 드리겠습니다.”


지윤이 가져온 선물.

봉인된 상자에 고이 모셔놓은 물건은 흉악한 병기이었다.

민간인이 가져서 되지 않아야 하며, 지닐 수도 없는.


“어디서 구하신 지 모르겠지만. 정말 가품이 아니라 진품이죠?


서하가 슬쩍 눈을 보았다. 지윤의 목소리는 안정되었고 진짜같았다.


“진짜 수류탄입니다. 아버지가 친구분에게서 받은 물건이라고. 하더라고요.”


군대란 대체 어떻게 돌아가는 곳일까?

탄피 하나가 분실되어도 부대가 난리가 나는데.

그보다 더 심각한 진짜 수류탄이라니.


“아버지의 친구분이 괴롭히던 상사를 엿 먹이려고 했다더라고요. 아쉽게도 윗선에서 묻어버렸다고 하더라고요.”


파랑으로 칠한 훈련용 수류탄이 아니다.


찐한 녹색에 노랗게 세열수류탄 K413이라고 쓰여있다. 무게 또한 묵직했다.


“어쨌든 잘 받겠습니다.”


냅다 받았다. 서하는 도청기를 설치함에 있어서 약간 도덕적인 죄책감을 느꼈지만, 해야 할 일이었다.


이어폰을 끼고 실시간으로 도청기를 확인했으나 대화가 발견되진 않았다.


뭘 숨기고 있는 건지 아니면 그냥 봉쇄해놓은 건지 아직은 알 수는 없다.


이지윤은 협력적이었지만 말 그대로 체력과 근력이 젬병이었다.


식량을 회수하기 위해 쌀가마니 하나조차 들지 못했다.


심히 연약한 것도 있었지만, 대화를 나누며 친해지자 나름 개방적이었다.


집의 비밀번호도 공개했고.


전기 바리케이트를 앞을 옮겨 이지윤의 저택까지 영역으로 삼았다.


“오빠 이제는 믿겠어요? 제가 말했잖아요. 선량한 사람이라고.”

“말했지. 닫혀 있는. 방이 있었다고.”

“뭐 창고겠죠.”

“어찌 됐든 협력적인 건 확실해. 어느 정도는 신뢰는 할 수 있어.”


영역이 넓혀짐으로 인해 물건을 보관할 수 있는 공간도 넓어졌다.


서하의 작은 집에는 당연하게도 공간의 한계가 있다.


2층이긴 해도 4인 가구가 기껏해야 살 정도로 지은 집이라 넓지도 않아 금방 차올랐다.


차곡차곡 집에 식량과 식수를 쌓아두다 보니 방안이 여러 식량으로 꽉 찼다.


‘대부분이 쌀이나 통조림이지.’


아직 마을에 있는 집을 전부 뒤지지 않았다. 고작 일할 정도. 이 마을 사람들은 전쟁을 겪은 사람들이 꽤 있어서 식량 비축을 꾸준히 했다. 이지윤은 본인의 거처에서 지냈다.


하지만 이지윤은 다른 지식을 가지고 있었다.


“여기 있는 자동차와 바리케이트를 벽이라고 지어두셨나요?”


이지윤 그녀의 전공은 건축학 20대 동안의 얼굴과 다르게 그녀는 숙련된 건축사였다.


“드론 좀 빌려주시겠어요?”


드론의 컨트롤러를 처음 잡은 지윤은 사용법을 듣고 순식간에 드론을 다뤘다. 주변의 지리를 꼼꼼히 탐색한 그녀는 바리케이트를 가리키며 물었다.


“저 바리케이트의 최장 길이가 몇M인가요.”

“5M요.”

“잠시 따라와주세요.”


저택으로부터 조금 앞으로 간 구역.


“여기, 여기, 여기, 저 바리케이트를 설치하고 연결 공간을 공장 뒤 측에 있는 나무로 목책을 세우면 더 깔끔해요.”


이지윤이 손으로 세 군데를 손으로 가리킨 뒤 직접 그려온 도면을 보여주었다.


“생각을 안 해본 건 아닌데 감염자들이 몰려들면 목책은 슝 뚫려버릴걸요?”


“목책을 골조로 삼아 진흙으로 덮으면 더욱 튼튼해져서 괜찮아요.”


머리를 굴려본 서하는 곧바로 승낙했다. 확실히 목책으로 만으로는 불안해도 진흙을 끼얹으면 강도가 달라진다.


일은 속전속결로 진행되었다.


서하의 집 뒷마당.

숲.


“지윤님이랑 단둘이 어디 다녀오셨습니까?”


“안전을 위한 대책을 마련해왔지.”


“나중에 저도 끼어 주세요. 헤헤.”


석현이 끈질기게 달라붙었다.


“뭐라도 얻어먹으려고?”


징그러운 미소를 지은 석현.

서하는 기운이 빠진 채로 물었다.


“뒤에 있던 와인이 돔페리뇽 빈티지 1995더라고요. 분명 맛있을 겁니다.”

“와인이라. 관심 없어. 이걸 봐라!”


서하는 새벽에 만들어둔 MK-12 엑스를 선보였다.


스테인리스 빛깔의 도끼머리에는 핸드폰처럼 충전량을 나타냈고 서하는 자루 손잡이에 달린 ON/OFF 버튼을 눌렀다.


도끼날이 미세한 소리를 내며 진동했다.


“형 그게 뭡니까? 그냥 도끼잖아요.”


“벌목용 도끼. 내가 이걸로 나무를 베면 힘을 합쳐서 옮겨가.”


도끼가 나무에 닿자 빠르고 정확히. 그리고 소리가 나지 않게 나무를 베어나갔다. 나무가 우지끈 쓰러졌다. 나뭇가지는 베어두고 턱턱 울타리에 쓰이도록 정리했다.


“이거 도끼가 아니라···. 완전. 찐 전기톱인데요?”


석현이 탄성을 질렀다.


비은은 나뭇가지 정리해서 옆에 쌓아두었고 백호와 석현은 길고 커다란 나무를 둘이 번쩍 들어 트럭에 실었다.


한창 가동 중인 드론은 지윤이 울타리 뒤에서 앉아 조종했다.


지윤은 드론을 조종하며 재미를 느꼈다. 고층 건축물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풍경을 좋아했다. 고글을 통해 하늘을 나는 기분이 이런 건가 싶어 다리가 저릿저릿했다.


그러던 와중 드론이 제멋대로 하강했다.


“고도가 낮아졌다가 올라갔다가 갑자기 점차 내려가는데요.”


지윤은 뜻대로 움직이지 않는 드론을 회수하려 했으나 말을 듣지 않고 천천히 하강했다.


드론은 기어코 내려가면서 나뭇가지 위로 착륙했다.


“잠깐 고글 좀. 또 말썽이네. 여기는 거긴가.”


중세시대를 떠오르게 하는 커다란 벽과 성문으로 크게 지어진 테마파크다.


이름은 리에의 아틀리에.


내부에 공원이나 꽃밭이나 자잘한 놀이기구들을 설치해놓아 잘 꾸며놓아 근방은 물론이고 도시에서 놀러 올 정도로의 테마파크.


“근처의 작은 테마파크인데 ···. 일단 내버려 두고 방벽이나 세우죠.”


석현과 백호는 힘을 쓰며 나무를 옮겼다.


서하도 거들었지만 두 남자는 힘을 꽤 썼는데도 체력이 남아돌았다.


“20대 초반이라 그런가. 쌩쌩하네.”

“형도 만만찮지 않은데요. 저는 중딩 때부터 식단관리 하면서 대회까지 나갔는데요.”


서하와 석현을 보던 백호가 중얼댔다.


“괴물들···.”


농사로 다져진 근육과 체력은 충분한 백호는 기본 근력이 뛰어난 석현과 템빨로 무장한 서하를 따라잡긴 힘들었다.


목재끼리 단단하게 결합하고 땅에 단단히 박고 바리케이트와 다시 끈끈하게 묶었다.


모래를 주워 살펴본 지윤이 물을 뿌려 진흙을 만들었고 백호와 비은이 운반. 벽에 바르는 작업은 서하와 백호가 처리했다.


“모르타르가 있으면 차라리 그게 편할텐데. 아까 있던 아틀리에라는 테마파크라면 있을지도 모르죠. 공사 중이라는 팻말이 붙어있더라고요.”


지윤이 드론으로 보았던 세부 정보를 말하며 진흙을 옮겼다.


“그럼 지금 갈까요?”


석현의 말에 비은이 정색했다.


“무리 아니야?”

“산길 타면 되잖아.”

“감염자가 있을지도 모르고. 늙은 미어캣같이 생긴 게.”

“말이 심하네. 나무에서 떨어진 원숭이가.”

“생각을 하고 살아.”


“진짜 애들처럼 싸우네.”


서하가 한심스럽게 비은과 석현을 평가했다.


“저 두 사람은 뭔 관계인가요?”


“친구라던데요.”


“친구인가.”


이지윤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두 사람을 살피더니 피식 웃었다.


*


“저기 헬리콥터가 옵니다.”


휴식을 취하거나 일을 하던 와중에 석현이 헬기를 가리켰다.


“함정 설치하고 있어 백호는.”

“예.”

“문제가 생기면 말씀해주시고요.”


지윤은 프로펠러가 시끄러워 미간을 찡그리곤 집으로 돌아갔다. 비은은 집에서 쉬었다.


프로펠러 바람이 멈추지 않았고. 곧바로 출발할 예정인 군인들.


뒤 칸의 문이 열리며 벡스와 군인이 재료들을 들고 와 바닥에 놓았다.


“물건입니다.”


“설계도는 물이라도 먹었나요?”


“그게 설계도를 처박아놓은 곳이 습기가 엄청 많은 창고였습니다.”


축축이 젖은 설계도 덕에 벡스가 민망해했다.


“손실된 건 아니고. 수치는 다 보이니 되겠는데요.”


벡스가 서하의 말에 멋쩍게 웃었다.


“다행입니다. 이건 화염방사기하고 가스통입니다. 여분의 가스통도 가져왔습니다. 유용하게 쓰십시오.”


가스통과 화염방사기의 상태를 여러모로 꼼꼼하게 살폈다.


문제가 있으면 써먹기가 힘들다.


“상태는 그럭저럭 양호하네요. 알겠습니다.”

“사흘 내에 부품 제작이 가능하십니까?”

“가능할 것 같습니다. 어느 정도를 원하시는데요?”

“일단 하나면 됩니다.”


하나라.


기왕이면 여러 개 만들 수도 있고, 그럴만한 재료도 가져왔다.


헬기는 날아가고 화염방사기를 무기로 만들 개조를 하기 위해 관찰하는 와중 메시지가 떴다.


[무기 카테고리 갱신]


AE-Fire


“금방 가네요. 뭔 일이래요?”


비은이 나와 물었다.


“부품이 부족하다더라고. 나한테 설계도와 재료를 주고 제작을 맡긴 거야. 대신 이걸 받았지.”


서하가 화염방사기를 툭툭 쳤다.


“총을 거래로 받는 게 좋지 않아요?”


“나도 그러려고는 했는데. 안되더라고.”


“이거 무겁네요. 들기도 힘든데.”


비은이 낑낑대며 들긴 들었다.


20kg쯤 되는 물건이지만 연료를 전부 채우고 등에 짊어지면 훨씬 더 무게가 나가리라.


“이거 좀 무거운데. 석현이가 들면 될 것도 하지만 지금은 쓸모없지.”


“왜요?”


“개조할 거라서.”


설계도의 부품은 좀 복잡한 면모가 있다. 설비를 이용한다면 깔끔하게 만들 수 있었다.


받은 재료로 갈고 닦고 섬세하게 만들었으니 이젠 걱정도 없다.


“이제 만들어 볼까.”


대신 받은 화염방사기를 제물로 삼았다. 그 정도야 괜찮다. AE-FIRE는 성능이 아득히 차이가 났다.


화염방사기의 연료는 포인트로 염려하지 않고 채울 수 있었다. 연료 한번 충전하는데 50포인트. 그래도 5분 동안 발사할 수 있으니 충분하다.


계획은 세워두었고 일행에게 언질은 주었다. 무전기는 백호에게 트럭은 개조했다.


작업을 끝마치고 나오는데 이 층에서 백호가 급하게 달려왔다.


“저기 멀리서 감염자들이 몰려오고 있습니다. 숫자가 너무 많은데···. 탈출구도 마련해놓았잖아요.”


백호는 실제로 감염자에게 쫓긴 기억이 떠올랐다.


“막아야지. 뒷구멍을 마련해놨어도.”


바리케이트가 단단히 설치했는데도 불안하고 떨리기는 마찬가지였다.


“지난번에 제대로 했으면서 왜 그래?”


“이번엔 규모가 다르다고요.”


“확실히 다르긴 하지만 그에 대해 대비를 안 해놓은 것도 아니고. 도망치려면 혼자 가라. 안될 것 같으면 정말로 도망치긴 해야겠지만. 어디로 가려고?”


백호의 말대로 어마어마한 감염자 무리가 마을을 향해 들이닥쳤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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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거래하다. 23.09.25 1,334 36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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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안전 도모. +2 23.09.18 2,038 4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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