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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유하 님의 서재입니다.

천재 메카닉의 아포칼립스 생존기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민유하
그림/삽화
ai
작품등록일 :
2023.09.16 21:57
최근연재일 :
2023.10.10 22:20
연재수 :
24 회
조회수 :
28,539
추천수 :
778
글자수 :
119,707

작성
23.09.25 08:40
조회
1,334
추천
36
글자
10쪽

거래하다.

DUMMY

“감염자를 모두 추출하고 궁금해서 초인종을 누르니 사람이 나와서 문을 열어주더라고요.”


비은은 신기한 어트렉션이라도 타는 마냥 발랄하게 말했다. 서하는 실행력에 감탄하고야 말았다. 안 좋은 쪽으로.


“집 안에 사람이 있긴 있었네. 숨어있는 걸 보면 밖이 어떤 꼴 인지는 아는 것 같고 대체 어떤 사람인데. 중년 여자 남자?”


“젊은 여자였어요. 물어보니까 건축일을 했다고 하더라고요. 건축사요.”


비은이 지적인 얼굴의 집주인을 떠올리더니 만족스럽게 웃었다.


“왜 그래요?”


“가끔씩 드나들 때 보는데 여자는 한 번도 보지 못했어. 자식이 있었다는 소리는 들은 적 있어도. 평범한 20대 여자가 감염자가 판을 친 곳에서 태연하게 있었다는 게 이상하지 않아?”


“무서워서 숨어있었겠죠. 더군다나 직접 요리도 해주던데요. 라면이랑, 케첩 듬뿍넣은 오므라이스도.”


비은이 오랜만에 먹는 진미에 볼 안에 혀를 굴리며 입맛을 다셨다.


“신기하네. 혼자였어?”


“그런듯했어요. 바깥 상황이 어떠냐고 물어보는데 일단 나오진 말라고 했어요.”


안정이 되면 직접 찾아가 볼 필요성은 있다. 잘하면 아군이 될지도 모르고. 적군은 아니겠지. 그렇게 빌었다.


“솔직히 거주지를 옮긴다면 네가 들어간 집이 엄청 안전해.”


저택은 벽돌과 비교가 안되는 단단한 콘크리트로 벽을 둘러쳤다. 울타리로 보호하고 있는 집과 공장에 비교하면 정말 안전했다.


“훌륭한 안식처가 될거야. 합류한다면.”


“근데 사람 잘 못 믿잖아요.”


“내가 그렇게 사람을 못 믿는 것처럼 보여?”


“네.”


비은의 직답에 민망한지 서하가 긁적였다.


*


“감염자 떼는 수상한 점은 없어?”


서하는 석현에게 물었다.


“다시 움직임이 멈췄습니다. 그런데 여기 근처에서 도망치려고 기웃대는 사람들을 봤어요.”


“불쌍하네. 거기서 어떻게 탈출하려고.”


감염자는 빠르다.


인간처럼 달리다가 폐가 비명을 지르지 않으며 스테미너가 제한되어있지도 않아 끝도 없이 좇아온다.


“줘 봐.”


서하는 고글을 받아넘겨 좀비가 뭉텅이로 쌓인 곳을 바라보았다.


“갈색 지붕 맞지?”


“네.”


렌즈를 확대하자 갈색 지붕에 있는 단독 주택의 마당에서 몇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뭔가 토론하는 모습이 보였다.


멀리 떨어져 있어 세세한 생김새까진 확인하지 못해도 행동은 보였다.


그들은 땅바닥에 잡동사니로 SOS를 그렸다.


“답답하긴 한가 모양이네.”


그들도 탈출하기 어려운 사실을 알고 있다.


무턱대고 도망치다간 다 죽는다는 것도.


안타깝지만 내가 구해 줄 수는 없다.


“무슨 일인데요?”


비은은 추출기로 감염자의 시체를 모두 정리해 기운이 빠져 터덜터덜 걸어와 두 사람의 대화에 관심을 보였다.


“써봐.”


백문이 불여일견.


서하가 비은에게 고글을 주었다.


“아···. 도움을 요청하고 있네요. 감염자는 어슬렁거리는 것 같고. 어디에요? 도와줘야 하지 않을까요.”


안타까움과 걱정이 담긴 비은의 어조에 서하가 차갑게 답했다.


“무슨 수로?”


“드론으로 유인을 해주면 될지도 모르잖아요.”


서하는 렌즈를 축소했다.


“미친.”


비은의 시야가 점점 넓어지더니 마을 전체가 눈에 확 들어왔다.


도로를 뒤덮고 있는 무지막지한 감염자들을 보곤 욕을 뱉었다.


“여기보다 숫자가 훨씬 많아. 마을에 감염자들이 너무 많아서 유인하다간 우리도 피를 보게 될걸.”


“저 무리가 이쪽으로 오지 않으리라는 보장도 없잖아요. 그래서 빨리 움직이셨던 거고.”


“그건 그렇지.”


“차라리 저기에 도움을 주고, 아니면 분산시켜서 위쪽으로 올려보내면···.”


“위로 유인해도 좋은 꼴은 못 봐.”


석현이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할 말 있어?”


비은이 쳐다보았다.


“위쪽 국도에 군대 진지가 있어. 두껍게 바리케이트를 치고 내려오는 사람들을 검사하고 내려보내고 있다고.”


위로 보냈다간 흩어진 감염자들이 군병력과 시민들을 습격할지도 모른다는 말.


“저긴 드론으로 순찰 안 하나?”


“군대와 연락이 되면 도움을 요청해도 되지 않을까요? 방어선에 구멍이 생기잖아요.”


비은이 감정적으로 호소했다.


“받아줄지도 의문이지만. 헬기 요청을 해줄지도 모르겠지만 소음이 문제야. 헬기 소음은 상상 이외로 어마어마하니까. 오히려 감염자를 끌어들일지도 모르지. 기관포로 그만큼 감염자를 족쳐버릴 수는 있겠지만.”


다들 고민에 빠졌다. 해결할 방법은 없고. 답답했지만 결과는 냈다.


“그리고 헬기가 왔다 갔다 하면서 그걸 못 봤을까?


“군대가 그냥 눈뜨고 구경하고 있다고요?”


“그래. 네가 새벽에 헬기가 날아가는 걸 봤다고 했잖아. 그럼 아직 전기도 끊기지 않아서 가는 길에 가로등으로 얼추 탐색 했을 걸.”


사람을 생각보다 멍청하지만, 완전히 멍청하지 않다.


“목적은 물자 운송이지만, 주변의 감염자들이 얼마나 분포되어있고 어느 정도의 사람들이 현재 생존해있는지 확인도 덤으로 했을 거야.”


“조종사들은 눈치껏 확인하고 뒷좌석에 체크할 사람을 태우고 헬기에 카메라를 설치해서 좀 더 자세한 정보를 얻을 수도 있어.”


“군대가 그렇게 똑똑해 보이진 않던데요?”


“감염자를 대비해서 콘크리트 벽으로 둘러쳐서 요새를 만드는데 그 정도도 못 할까?”


“나 같으면 사람들을 없는 곳과 감염자들을 적당히 모아서 헬기로 조져버리는 게 편하다고 생각하는데.”


“그러진 않고 있잖아요.”


“이유가 있겠지. 우리는 모르는 이유가.”


전기 바리케이트를 설치하고 마을도 정리됐겠다 자동차를 열고 전기배선을 조작해 시동을 걸었다.


“옛날 차량이라 망정이지.”


요즘 건 이렇게 쉽사리 뜯어서 하기 까다롭다.


차량을 집으로 오는 골목에 정확히 주차하되 이동할 수 있도록 정차해놨다.


그사이 백호와 비은은 트럭에다 슈퍼마켓에 있는 다양한 과자와 라면 통조림을 올려놓았다.


*


“여기는 민.”


-벡스. 연락하셔도 좋습니다.


“제집 근처에 감염자 무리는 왜 방치하고 있는지. 궁금해서 연락드립니다. 위쪽에는 소대가 감시중인 것도 봤고요.”


-드론으로 보셨나 보네요. 소음 때문입니다.


“정말로?“


말이 되지 않는 대화에 의문문을 걸었다.


-후. 이건 비밀로 해주셔야 합니다.


“통신도 안 되는데 누구한테 말한다고요.”


-어쨌든, 그쪽에 기관총을 거치한 험비와 장갑차 하나와 4개의 소대를 보내 한번 소탕했습니다. 그런데 다음날 보니 어느새인가 다시 감염자들이 가득 찼습니다. 그런데 감염자들은 모여만 있고 움직이지 않아서 그냥 상부에서는 가끔 정찰로 확인하는 걸로 끝내고 있습니다.


벡스로부터 정보를 받은 서하는 곰곰이 생각했다.


감염자가 소탕됐으면 그 근처에는 감염자가 없어야 한다.


소리 때문에 다른 지역에서 감염자가 찾아온다고 해도 또 같은 장소에 모여있을 리가 없다.


“근데 피해는 없었나요?”


-철저하게 준비하고 가서 피해는 없었습니다. 감염자가 올 만한 골목골목에 두껍게 바리케이트를 치고 후퇴할 장소도 마련해놓았고요. 만약을 대비해 헬기가 출동할 준비까지 끝냈지만 괜찮았습니다.


뭔가 있다는 걸 직감했지만, 군대도 찜찜해서 정찰은 계속하는 중이고.


“그쪽은 어떤가요? 민간인을 많이 받아들이고 있을 텐데.”


-저희도 골치가 아픕니다. 이제 포화상태로 받아들였으나. 한계가 슬슬 보이거든요. 감염됐었던 사람도 있고. 아마 곧 봉쇄합니다.


“제거 듣기론 국도에서 진지를 차렸다고 하던데요.”


-근처라면 아, 공주에 대대가 주둔 중입니다. 이제 오늘이나 내일쯤 국도에 작전지역만 지키도록 명령이 하달될 겁니다.


“결국 포기하고 내려오는군요.”


-공주시와 대전, 세종시의 피난할 사람은 했고 감염될 사람은 감염되고 있습니다. 장기전을 계획하고 있기에 피해를 최대한 줄이는 축으로 가고 있습니다.


“군대가 이렇게 빠릿빠릿하게 대처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참 궁금하네요.”


-언젠가 아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정도라도 말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감염자에 따라서 후각이 발전된 놈도 있고 시각이 발전된 놈도 있던데 아시나요?”


-진짭니까? 여기에는 그런 보고는 없었습니다.


벡스는 놀람을 감추지 않았다.


군대는 감염자가 보이면 전부 총으로 머리통을 뚫어버렸기에 자세한 정보까지 몰랐다.


어쨌든 새로운 정보를 준 것도 그렇고. 알아야 할 필요는 있었다.


뒤편에 있는 군대가 망해버리면 이쪽도 위험해지니까.


“그리고 아까 말한 감염자 무리가 위아래로 움직이는 것도 아십니까?


-어느 정도 움직인다는 보고는 있었습니다.”


“생존자들을 찾아 공격하던데요.”


-무언가 변화가 있다는 사실인데. 지금 세종도 대전도 감염이 이미 퍼져서 대처하기가 빠듯합니다.


“세종시도 이제 안전하지 않은 가보죠.”


-그렇습니다. 군대도 점점 폐쇄적으로 변할 겁니다. 그쪽의 공장이 있으니 아마 조건부로는 도와드릴 수 있습니다. 뭐 없습니까?


“필요한 용건이 있으면 그쪽에서 먼저 말씀하셔야죠.”


서하는 눈치가 빨랐다. 벡스의 말에서 무언가 필요하다고 캐치했다.


-발전기 부품이 필요합니다. 저희 쪽에도 엔지니어는 있지만 지금 설비로는 부품을 조달해야 하는 상황인데 장교가 삥땅쳐서 없다고 합니다.


그놈의 군대는. 완벽하지 않다.


분명 중요한 부품임에도 그걸 꿀꺽하다니 역시 대단하네.


-부품이 있는 공장은 한참 떨어진 안성에 있어서 조달이 쉽지 않습니다.


“설계도 있습니까?”


설계도가 없으면 설비가 있건 말건 말짱 도루묵이다.


-있습니다. 재료도 준비되어있고. 만드실 수 있을 겁니다.


다행인 건지 아닌 건지 설계도는 있다.


“일단 봐야 알죠.”


-감사합니다. 뭘 원하십니까?


“총 줄 수 있나요.”


-제가 확답드릴 수 있는 부분은 아닌 것 같습니다. 윗선에서는 기지에서 협력하는 민간인에게 총을 주는 부분에 대해서 꺼려합니다.


이해는 가는 소리다.


민간인을 뭘 믿고 총을 맡기겠는가.


하지만 대가 없이 부품을 만들어주기도 석 내키지 않는다.


“다른 물건은요?”


굳이 재촉하진 않았다 사실 총이야 만들 순 있어도. 탄환을 만들 재료는 공장에 없었다.


시간만 있으면 석궁을 개조해서 만드는 편이 낫지.


총은 위력적이지만 소음이 너무 크다.


“저희에겐 거추장스럽지만, 감염자에게 효과적인 무기입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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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래하다. 23.09.25 1,335 36 10쪽
9 전기 바리케이트. 23.09.24 1,389 37 12쪽
8 메카닉 LV1 23.09.23 1,526 36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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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멀리서 온 사람들. +1 23.09.21 1,661 34 11쪽
5 각성. +1 23.09.20 1,737 35 11쪽
4 울타리. 23.09.19 1,796 38 12쪽
3 안전 도모. +2 23.09.18 2,038 40 12쪽
2 감염 +2 23.09.17 2,505 4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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