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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유하 님의 서재입니다.

천재 메카닉의 아포칼립스 생존기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민유하
그림/삽화
ai
작품등록일 :
2023.09.16 21:57
최근연재일 :
2023.10.10 22:20
연재수 :
24 회
조회수 :
28,543
추천수 :
778
글자수 :
119,707

작성
23.09.23 09:05
조회
1,526
추천
36
글자
13쪽

메카닉 LV1

DUMMY

드론으로 마을 감염자를 살피다가 도로까지 나가 고도를 높이자 도로에서 몰려있는 감염자들을 발견했다.


“도로를 쭉 타고 위로 올라가면 마을이 있어. 거기도 꽤 사람이 사는데 전부 감염돼버렸나.”


고글을 받아 쓴 서하는 드론에서 보이는 드넓은 자연의 부감에 간만에 머리가 어지러웠다.


곧이어 정신을 바짝 차리고 드론이 찍은 화면을 보자 저 멀리 감염자 떼가 보였다.


“저렇게 막고 있으면 대체 어떻게 하죠? 내려올 수도 있잖아요. 이곳으로.”


도로에는 지하철 퇴근길을 연상케 하듯 감염자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다.


감염자들은 서로 움직이지 않고 피부를 맞대고 있었는데 이상하게도 정말 고요했다.


“흔해 빠진 말이지만 폭풍이 오기 전의 전조 같은 느낌인데···. 빨리 석궁 만들고 마을 정리하고 바리케이트를 쌓아둬야겠어.”


공장에서 들어가 틀어박혀 나오지 않는 서하를 본 석현은 비은에게 제안했다.


“불침번이나 설까?”


석현이 식탁에 올려진 라면을 하나 꺼내와 봉지를 뜯었다.


“불침번이 뭐더라.”

“밤에 자지 않고 경비. 필요하니까. 만약에 일도 있고.”

“감염자들이 뭉쳐있던 거 말이지.”


비은은 감염자가 몰려있던 모습을 고글로 확인했다.


“어. 그런데 넌 여기 계속 있고 싶어? 난 기회가 되면 부모님에게 돌아가고 싶다. 시간이 걸릴 것 같지만.”


비은이 부모님을 떠올렸다.


“나는 갈 데가 없는데. 시골집이 있긴 하지만 아무도 안 살고. 여기는 솔직히 불안해도 안전해지면 살기엔 나쁘지 않을지도 몰라.”


“사이가 극히 나쁘다고 했던가?”

“쓰레기인 거지 부모가.”


새벽 풍경은 새싹이 저물고 가을빛으로 물드는 숲과 드문드문 비추는 가로등과 빛을 따라온 감염자였다.


“감염자만 없다면 아주 아름다운 시골 저녁이잖아.”


비은이 세상 떠날 것 같은 한숨을 폭 쉬자 석현은 주제를 바뀌었다.


“네 사촌은?”


“아까 확인해봤는데 상태가 호전되고 있었어. 약 먹이고 재우고 영양 섭취도 제대로 하니 내일쯤이면 거의 완쾌할 거야.”


비은의 사촌 백호의 몸 상태는 점차 괜찮아졌다. 오늘도 당장 돌아다녀도 됐었고.


“내일 형이 부려 먹겠지?”

“그렇겠지. 농사를 짓던 녀석이니까 체력은 있고. 바싹 마른오징어 같아도. 드론 보내서 다시 한번 확인해.”

“알았어.”


*


공장.

석궁이 완성됐다.


테스트를 위해 대충 과녁을 만들고 과녁에 사람 모양을 그렸다. 다음 탄창에 볼트를 채워넣고 옆으로 끼웠다.


뒤의 손잡이를 앞뒤로 당기자 장전 장치가 작동하여 볼트가 레일에 툭 올라와 장전됐다.


방아쇠를 잡아당기자 볼트가 과녁 외곽 자리에 꽂혔다.


“역시 안되네.”


사격술과 연이 멀었다.


훈련받을 때 거의 모든 탄환이 밖으로 빗나가 총 못 쏘기로 유명했었으니.


갑자기 메시지가 연달아 떠올랐다.


[레벨업.]

[현재 LV1입니다.]

[제작 물품의 목록 카테고리 생성.]


메시지와 자세한 정보가 머리에 떠올랐다.


이름 그대로의 카테고리인지 확인하기 위해 말하자 물품 목록이 떡하니 나타났다.


------

[도구]

입자 추출기. 10P

[무기]

MK-12 엑스 30P

[차량]

-리미티드 사이클. 25P

[기계]

-소형 공작 기계. 50P

-----


물건들의 정보를 일괄 탐독했다.


순서대로 도구, 무기, 이동 수단. 제작용 기계로 분류되어있다.


포인트는 꽤 많이 필요하지만 지금 남은 포인트는 12.


현재 만들 수 있는 입자 추출기를 만들었다.


입자 추출기의 모습은 긴 형태의 유리병에 빨간 버튼과 노란 버튼. 입자를 추출하기 위한 장치가 달린 형태다.


“뭐야 이건. 어디 다가 써먹으라는 건데.”


-입자를 추출하는 기계.


짧은 문장이 전부였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연관될만한 성질은 감염자 말고 없다.


감염자도 이레귤러고.


이 추출기도 마찬가지다.

문을 여니 슬슬 땅거미가 졌다.


시간은 흘러간다.


손전등을 켜고 비은이 창으로 찔러 죽인 감염자가 있던 구멍 앞에 섰다.


“뭐 하세요?”


“새로 만든 물건 테스트.”


석현이 혼자 나가는 서하의 뒤를 쫓았다.


“향수 아닌가요?”

“여기 버튼 봐라.”

“아니구나···.”

“너도 머리가 있으면 알겠지만 봐봐라.”


입자를 추출하는 빨간 버튼을 누르자 병이 붉은빛으로 변하며 감염자들의 몸을 훑었다.


눈으로는 포착되지 않는 입자가 추출기로 빨려 들어왔고, 작업은 10초 걸렸다.


“감염자가 사라졌는데요?”

“그래. 그런 거야. 이거 좋네.”


구덩이에 있던 감염자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그 몸은 입자로 변해 이 추출기 속에 담겼다.


입자 추출기의 능력은 고작 0.5P를 주는 좀비의 포인트 회수율을 2배나 증가시켰다.


이제는 인간에서 벗어난 사람들의 시체를 화장할 이유도 없어졌다.


“이젠 저기 장작 위에 올려서 불필요하게 태우진 않겠네요.”


“화장시키는 것도 여간 번거롭지 않아. 피가 묻으면 닦아내야 하고 벌레도 꼬이고 전염병도 있지. 여러모로 귀찮고. 인간적으로 보내 줘야 하는 것도 있지만.”


“형도 냉정하긴 한데 속에 뭔가 생각을 하고 사네요.”


“감염자들이 인간이었고 누군가의 가족이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았으니까. 이젠 이 추출기가 있으니 필요 없고.”


“인간이었다가 사람 먹는 양철 나무꾼?”


“뭘 먹어. 어차피 태울 바에 이렇게 추출하는 게 편하지. 너도 내일 준비해라.”


*


“안 자네.”

푸르게 빛나는 별이 대지를 감싸는 밤. 다른 작업을 하고 있던 서하가 깨어있는 비은을 발견했다.


“석현이가 불침번 서자고 해서요.”

“기특하네. 너 사격 해본 적 있어?”


비은은 공장에 설치한 작은 과녁 앞에 끌려와 크로스보우를 들었다.


“이걸 하라고요?”


비은은 썩 내키지 않았다. 활이나 무기는커녕 이런 걸 들어본 적도 없으니 자신감이 없었다.


“한번 싸봐.”

“이거 크게 무겁진 않네요. 한 손으로 쥐어도 문제없고.”


서하는 창작물이 칭찬받자 크게 만족했다.


“근데 이걸로 감염자를 어떻게 할 수 있는지가 의문이네요.”


“가능해. 저기 보이지. 마네킹. 사람 머리쯤은 100M 이내에서 작살낼 수 있어.”


비은은 마네킹의 머리가 관통된 모습을 보고 혀를 내둘렀다.


이게 그렇게 파괴력이 있다니. 조심스럽게 다룰 필요가 있었다. 부담스럽기도 했지만, 감염자를 찔러 죽이는 것보다야 훨씬 좋았다.


서하는 웬 인재가 여기 있나 싶었다. 이런 실력을 보면 크로스보우를 맡겨도 충분했다.


그렇게 생각하던 비은은 감으로 쏴 정 가운데를 맞췄다.


“어?”

“네가 왜 놀라?”

“아니 대충 쐈는데.”

“이번엔 이쪽을 쏴봐.”


서하가 과녁에 그려진 눈을 가리켰다.


퓽. 팍.


눈에 정확히 명중했다.


“오 대단한데. 다음 여기”


왼 어깨, 오른 어깨, 정수리. 심장.

종아리. 발목


비은은 서하가 지정한 곳을 정확히 맞혔다.


탄창에 들어있는 볼트를 전부 쏘았는데 어디 하나 빗맞는 일이 없다.


이거 괴물인가?


“이게 어째서 명중할까요. 우연이겠죠?”


은비는 얼떨떨하며 손에 쥔 석궁과 손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타고났네. 이거 인재네.”


사격에 천부적인 재능이었다.


대충 쏴서 원하는 곳에 맞춘다? 조준경도 눈금도 없이?


서부의 총잡이로 태어났으면 대성하여 승승장구했겠지.


총을 들면 더 좋았겠지만, 지금은 그럴 여유는 없다.


“칭찬 고맙지 않네요.”


투덜대던 비은은 아침이 오자 석궁을 들고나왔다.


“괜찮아졌네.”

“감사합니다. 약 먹고 푹 쉬니 괜찮아졌습니다.”


이틀 쉰다고 해서 완벽히 나을 상태는 아니었는데 백호의 치유력은 뛰어나다고 서하는 속으로 중얼댔다.


“오늘은 마을에 있는 감염자들을 순차적으로 제거할 거야. 석현은 드론으로 좀비를 유인해. 조금만.”


“네 알겠습니다.”


“비은 울타리 너머에서 감염자를 제거하는 역할이야. 탄창은 많이 준비해놨으니까 마음껏 쏴라.”


“내키지 않지만 해볼게요.”


“대화는 크게 나눈 적 없어도 백호는 저 차에 타서 만약 위험하다 싶으면 좀비를 밀어버려.”


“엔진도 조금 손봤으니까.”


석현과 비은, 백호가 타고 온 승용차는 서하의 개조하에 앞에 좀비를 밀어버릴 범퍼를 장착했다.


자동차에 심한 무리가 가지 않을 선의 엔진 출력 개조도 금새 끝내두었다.


백호는 자신의 차량이 이렇게 개조되었다는 사실에 입을 벌리고 말을 잃었다.


“잠깐.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이거 새찬데···.”


“미안해. 근데 어쩔 수 없어. 안전장치는 해둬야지.”


기껏 돈을 모아 뽑은 새 차.


백호는 눈을 부릅뜬 채 이 상황이 진실이 아니라 믿었다.


서하는 감염자가 넘치는 판국에 남의 차를 개조하는 것 따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안전이 중요해 아니면 차가 중요해?”


“안전이죠.”


백호는 강제로 설득당했다.


석현이 드론을 하늘로 날려 보냈다.


부드럽게 날아가는 드론이 프로펠러가 시원한 소리를 내며 감염자에게로 향했다.


“얼마나 몰아요?”


마을에서 한참 위쪽으로 가면 나오는 도로에 뭉텅이로 모인 좀비를 떠올리며 서하가 지시했다.


“다섯.”


감염자 하나가 드론으로 손을 뻗었지만 허우적댔다. 지나친 드론은 평범한 시골 할머니였던 감염자를 지나치고 비쩍 마른 감염자를 지나 한 바퀴 돌았다.


“야. 누가 다섯 몰랬지 무더기로 몰랬냐.”


멀리서 드론을 쫓아오는 감염자의 숫자가 순식간에 불어났다.


“이거 위로 안 올라갑니다. 고장 났는데···요.”


석현은 본인의 잘못이 아님을 즉시 어필했다.


드론은 일단 움직였다. 다만 조금 먹통이 됐을 뿐이었다.


“일부는 구덩이로 유도해.”


감염자 무리가 어조에 들어가는 물고기처럼 구덩이 안으로 처박혔다.


푸드덕대는 감염자의 팔다리가 힘으로 멈출 정도로 샌드위치처럼 쌓였다.


감염자들은 구덩이의 빠진 감염자를 짓밟고 드론을 향했다.


“으엑. 징그러워.”


비은이 혀를 내밀며 혐오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손에 들고 있는 석궁은 절대 놓치지 않았다.


울타리는 튼튼하지만, 인간의 틀에서 벗어난 감염자떼가 힘껏 밀면 그대로 밀려날 가능성도 있고 넘어올 수도 있었다.


마냥 울타리 뒤가 안전하다고 생각할 순 없다고 조심하자고 마음속으로 숨을 고른 비은이 방아쇠를 당겼다.


볼트는 감염자의 머리를 파고들어 뇌까지 순식간에 닿아 침묵시켰다.


철컥.


서하에 의해 사용법을 숙지 받은 비은은 쉽사리 재장전에 성공했다.


발사.


장전, 조준, 발사.


일련의 과정을 매끄럽게 진행하는 비은은 숙련된 사수였다.


서하 백호를 보며 손을 흔들었다.


백호는 불규칙해지고 커진 엔진음과 개조된 승용차를 보고 눈물을 머금고 엑셀을 밟았다.


멀리서 가속해오는 승용차에 감염자가 반응했다.


일부의 감염자들이 승용차로 달려들었지만, 승용차의 가속과 범퍼로 인해 그대로 충돌하고 범퍼에 밀렸다.


“저건 내가 처리할 테니 멀리 있는 것부터 잡아.”


감염자 두 놈이 벌써 울타리 앞에 당도했다. 얼굴을 들이밀며 비벼 대는 놈의 머리에 서하는 창을 찔렀다.


“으, 정말.”


석궁에서 나간 볼트가 승용차에 시선이 끌린 감염자에게 박혔다.


감염자의 증오가 서린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지성이 없는 그들은 그저 본능에 따라 들이박는다.


창으로 찌르고 볼트를 발사하고. 구덩이에 깔린 감염자들을 제외하곤 모두 정리가 끝났다.


“기계 탓이니까. 다음에 그런 상황이 발생하면 문 닫힌 빈집에다가 착륙시켜 알겠지. 드론이 없어도 방법은 있으니까.”


서하가 노려보자 석현이 기가 죽어 고개를 돌렸다.


“이런 경험은 처음이라···.”


미리 파놓은 구덩이가 안되면 진짜 난리 날뻔했다.



구덩이에서 허우적대는 감염자들을 정리하라고 서하가 비은에게 지시했다. 비은은 터덜터덜 걸어가 감염자들에게 화살을 박았지만.


“아래에 있는 감염자들의 머리가 보이지 않아서 쏠 수가 없어요.”


“잠깐.”


입자 추출기로 감염자에게 사용했다.


-1포인트를 획득했습니다.

-1포인트를 획득했습니다.

-1포인트를 획득했습니다.

-1포인트를 획득했습니다.

···


울타리 근처에 있는 감염자를 정리하고 다음 구덩이 맨 위부터 입자를 추출했다.


“자 쏴.”


서하는 비은이 놓고 간 탄창을 주며 지시했다.


비은이 탄창을 끼고 벌써 진저리를 치며 탄창을 결합했다.


머리를 쏘고 입자를 추출하고 정말로 쉬운 작업이 반복됐다.


포인트를 추출이 끝나자 곧바로 나타난 새로운 뜬 메시지에 서하는 눈을 떴다.


[입자 추출기 조건 달성.]

[입자 추출기 강화 가능.]

[새로운 분류 설치가 추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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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글록 +1 23.10.01 852 29 13쪽
15 머리 큰 놈. +1 23.09.30 890 34 10쪽
14 LEVEL UP. 23.09.29 992 33 12쪽
13 AE-FIRE (3) +4 23.09.28 1,073 31 14쪽
12 AE-FIRE (2) 23.09.27 1,151 39 11쪽
11 AE-FIRE (1) +1 23.09.26 1,258 34 13쪽
10 거래하다. 23.09.25 1,335 36 10쪽
9 전기 바리케이트. 23.09.24 1,389 37 12쪽
» 메카닉 LV1 23.09.23 1,527 36 13쪽
7 위험 탐지. 23.09.22 1,559 37 11쪽
6 멀리서 온 사람들. +1 23.09.21 1,661 34 11쪽
5 각성. +1 23.09.20 1,737 35 11쪽
4 울타리. 23.09.19 1,797 38 12쪽
3 안전 도모. +2 23.09.18 2,039 40 12쪽
2 감염 +2 23.09.17 2,505 44 12쪽
1 프롤로그. 23.09.17 2,746 43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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