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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유하 님의 서재입니다.

천재 메카닉의 아포칼립스 생존기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민유하
그림/삽화
ai
작품등록일 :
2023.09.16 21:57
최근연재일 :
2023.10.10 22:20
연재수 :
2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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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8
글자수 :
119,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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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9.2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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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3쪽

AE-FIRE (1)

DUMMY

“뭔데요?”


“화염방사기입니다.”


화염을 뿌려대는 대인명 살상용 무기.


원격으로 푸우우하고 뿜어대는 불꽃이 감염자에게 효과적이진 않다. 분명.


“사용하지 않고 떠넘기는 이유는 가스 때문이죠?”


화염방사기는 가스를 사용한다. 하지만 효율이 극악이라서 자원을 쉽사리 낭비하지 말아야 할 적에는 좋지 않다.


장기전을 위해 가스를 낭비할 필요는 없다.


군대는 탄환과 총은 많으니 차라리 중기관총으로 드르륵 갈겨버리는 게 훨씬 이득이다.


차라리 소이탄을 쓰던가.


-가스를 무기에 소모할 정도로 낭비할 이유는 없습니다.


군대에서도 당연히 가스 정도야 비축해뒀겠지만. 한국이 가스가 펑펑 나는 생산국은 아니다.


솔직히 화염방사기 정도야 직접 만들 수 있다. 현재의 화염방사기는 옛날옛적에 설계된 것도 있고.


가진 재료로는 화력이 강력한 물건은 안되니까. 효율도 나쁘고.


마지막으로 안전하지 않다.


그러나 입자 추출기처럼 개조가 될지도 모르니까.


[특수 조건 달성]

[AE-FIRE]


-화염 방사기가 필요합니다 (0/1)


테팔린을 이용해 연료 효율을 극도로 올린 화염방사기. 노즐의 조절을 통해 화염을 투사하는 범위와 길이를 조절할 수 있다.


특수조건인지 뭔지 몰라도. 내용은 유혹할만했다. 일반 화염 방사기와 비교가 되지 않는다. 특히 연료 효율이.


“그렇게 하시죠.”


-있다 뵙겠습니다.


“맞다. 근처 부대는 멀쩡합니까?”


비은의 부모가 안전한지 확인했다.


-멀쩡히 연락됩니다. 아직 다른 대대들도 마찬가지고요. 그래서 물자를 옮기고 있습니다.


*


백호와 비은이 앙증맞게 투닥투닥 싸우고 있자 서하가 눈치를 보냈다.


“시간 내로 전부 옮기지 못했는데요. 몇몇 집은 다 털어왔습니다.”

“‘털어왔습니다’가 뭐야 상스럽게.”

“그럼 뭐라 하는데?”


백호의 말에 느닷없이 비은이 시비를 걸었다.


“사촌인데 싸울 만도 하지···. 왜 싸우고 있었는데?”


“잘 익은 총각김치를 들고 가서 라면에다가 먹자니까 버리라고 하잖습니까.”


“버리라고 한 적은 없거든. 김치를 가져가서 뭐 하자고. 유통기한이 긴 통조림이 우선이라니까?”


“떠들 시간에 한 번 더 다녀오라고 하고 싶은데. 어차피 전기가 끊기기 전에는 보관해둘 수 있으니까.”


서하는 시시껄렁한 수다를 좋게 받아들였다. 감염자가 판치는 공간에서 나름의 긴장을 해소한 모양이었다.


“방금 군대 관계자하고 무전을 했는데. 피해를 본 대대는 없대.”


“후. 다행이네요.”


백호와 절찬리 싸우던 비은이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자리가 남고 목적지가 같다면 부모님하고 만날 수 있을지도 몰라.”

“?”

“여기 온다고 하더라고.”

“진짜요?”

“말했잖아. 목적지가 같을지는 모른다고. 아닐 수도 있어.”


정확히 묻지는 않았다.


가면 아쉽긴 할 테지만, 식량도 모아왔겠다. 한동안은 좀비가 내려오지 않길 바라며 뒷구멍을 마련해놓으면 된다.


“한동안 쉬고 있어라. 드론은 백호에게 넘겨.”

“네. 그런데 제가 계속 봐왔던 건데요.”

“뭔데?”

“숲속 어딘가에서 이따금 감염자들이 새로 튀어나온 것 같습니다.”

“숲속?”

“네. 거기서 다른 지역에서 감염자가 계속 이동 해오고 있습니다.”


숲속이라.


방 안으로 들어와 지도하나를 꺼냈다. 펜을 들고 주변에 요소들을 체크 했다


북동쪽엔 곧 철수할 작은 진지.


곧 내려갈 상황이니 큰 변수가 되지 못한다. 문제는 이제 경기도나 서울에서 내려오는 피난민들.


이들이 내려오면서 마을에 들어올지도 모른다.


길은 도로만 있는 것이 아니라 산길을 통해 충분해 들어올 수 있다.


산길에 감염자가 없다는 전제하에.


북쪽에는 계속해서 나타나는 감염자와 감염자 떼거리.


이쪽은 조금씩 위로 아래로 이동한다.


하지만, 위험 요소인 감염자 떼가 있기에 이쪽 길로 내려오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농후하다.


제정신이 박혀있다면 감염자를 피한다.


먼 남서쪽에는 사단본부.

이쪽은 협력관계. 그러나 너무 들러붙지 않는 게 좋은지 아직 정하지 못했다.


군대가 지닌 무력은 현재도 견고하니 빈틈을 최대한 비추지 않는 편이 좋다.


음식이나 식수를 요구하지 않는 것도 그렇다.


남쪽에는 공주시에 주둔한 대대.


공주시는 정확히 어떤 모양샌지 모른다. 대다수는 남쪽으로 대피하거나 남아있겠지. 안전할지도 모른다면서.


그러나 이곳까지 감염이 퍼진 이상 공주도 정상은 아니겠고.


“물자는···. 식수 ok. 식량 ok.”


중요한 약품이 별로 없다. 간단한 광범위 항생제는 충분하고. 상처 소독에 필요한 구급상자는 있는데 많지 않다.


마을 회관에 분명 남아있는 비상약이나 구급품은 있다.


시간이 지나면 약탈이 시작될 테고 아니면, 이미 시작했거나.


멀어서 갈 이유도 없고.


근처에 작은 약국이 윗마을에 있지만 거긴 감염자 떼다.


이제 중요한 건 코앞에 있는 저택에 있는 이웃인데···.


여기는 바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다행이라는 점은 사람에 대해 우호적이라는 점. 여자 혼자 있다는 수상한 점도 있는 모양새라서.


“엄청 담벼락이 높네. 벽인데도 외관적인 디자인이 들어가 있잖아. 꽤 수고가 들어간 것처럼 보여서”


석현이 턱에 손을 올린 채 높은 콘크리트 벽을 보고 감탄했다.


“고작 패턴인데. 수고가 드나.”


비은이 고개를 갸웃했다.


평범한 문양을 여기저기 해놓은 것처럼 보였다.


거기다 벽인데 이런 그림 같은 걸 그려놓을 필요가 있나 싶었다.


“특이하긴 하지. 나도 이런 그림은 처음 봐. 목적은 안에 있는 사람이 감염자인지 확인하는 거고.”


“멀쩡했다니까 그러네요. 여기 안에만 있던 사람이 어떻게 감염돼요?”


“밖에 나갔다가 물렸고 간신히 도망쳐왔다는 가정도 있어.”


“저 형의 생각은 변하지 않아. 틀린 말도 아니니까 무장이나 하고 있자고.”


“무기는 잘 숨겨두고.”


초인종을 누르자 한동안 반응이 없다가 문이 조심스레 열리며 단발머리와 초췌한 얼굴이 눈에 띄는 여성이 등장했다.


“아까 왔던 분···.”


“여긴 제 친구고요. 이쪽은 제가 신세 지고 있는 아는 오빠입니다.”


“김서하입니다.”


비은과 석현도 각자 소개했다.

“이지윤입니다. 어떤 일로 오셨나요? 배고프신 건 아닌 것 같은데···.”


석현은 이지윤이 들고 있던 와인잔을 본 입가가 아주 깊게 찢어졌다. 비은은 헤벌레하는 석현이 못마땅해 슬쩍 노려봤다. 석현의 눈에는 들어오지 않았다.


“사실 이웃으로서 할 얘기가 있습니다. 안전과 생존을 위한 겁니다.”


“밖의 상황은 얼추 알고 있지만. 알았어요. 들어오세요.”


이지윤은 잠시 망설이다가 승낙했다.


“쟤 왜 저래?”


문으로 들어오자 마당이 펼쳐졌다. 서하는 속삭이듯 비은에게 말했다.


“술이라면 뭐든 좋아서 헬렐레하는 녀석이죠. 귀찮다니까요. 주정이 얼마나 짜증이 나는데요.”


마당은 잔디나 나무가 한점 없이 평탄했다. 귀찮은 것보다 실리를 중시하는 스타일. 거기다 저택은 언뜻 보기에도 벽이 두꺼운 철근 콘크리트.


높이는 2층.

저택에 보이지 않는 구석에 설치된 비상용 발전기와 뒤편에 설치된 태양광 패널. 혼자 살기에는 넓은 집.


“술 좋아하는 녀석은 썩 내키지 않은데. 그러고 보니 예전에도 고백했다가 차였지.”

“누구한테요?”

“동생한테.”

“지후요?”


비은이 화들짝 놀랐다. 그러면서도 동기라니. 서로 티도 안 내던데.


“확실히 지후가 귀여운 편인데도 석현이가 대쉬하지 않은 이유가 있었네요.”


“어. 동생이 뭐라고 했더라. 남자라고 보이지 않는다고 했던가.”


“자존심에 스크래치가 좀 났겠는네요.”


비은이 키득키득 작게 소리 내며 웃었다.


실내로 들어오자 내부는 아늑한 나무 타일. 내부에는 자연스럽게 목재를 깎아 만든 나무와 식탁 거기에 잘 맞게 딱 들어간 전자제품들로 정리가 잘되어 있는 거실이었다.


서하가 언뜻 보기에 이지윤은 물린자국 하나 없이 깨끗하고 건강 상태가 양호했다.


“앉으세요.”


전기포트에 끊인 물에 옥수수차 티백을 넣어 가져왔다.


석현은 꿀꺽꿀꺽 금새 마셨고, 서하는 아예 손을 대지 않았다.


“안전이라면 바깥의 감염자 말씀이시죠. 부모님께 들었습니다. 아버지가 독특하신 분이셔서 별장을 지을 때, 쓸모없는 발전기와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고 비축 식량을 쟁여놓으셨던 분이셨죠. 덕분에 도움이 됐지만···”


전해 듣는 이야기로만 전해 받으면 이런 재난 상황을 대비해 어느 정도의 대비는 해두는 사람 같았다.


친구 같은 멸망주의자처럼 온갖 것을 대비하는 정도는 아니라 쉽게 침입하지 못할 벽과 식량과 에너지.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서 몇 년은 거뜬히 살아가고 남을 정도다.


“아버님이라. 어디 계십니까?”


“이 사건이 터지기 시작 전에 제주도에 여행 가셨고. 아마 지금도 거기 있을 거예요. 저는 아버지 말 따라 여기로 짐을 챙겨 여기로 내려온 거고요.”


이지윤의 아버지는 비행기와 선박이 통제당하기 직전에 제주도에 일을 위해 가 있었다.


그로 인해 가족과 멀찍이 떨어졌다. 그나마 다행인 사실은 그의 부모가 준비해둔 집 덕분에 도시에서 감염자들에게 쓸려 죽는 일은 없었다.


지윤도 고맙게 생각하고 있었다.


“근데 코앞에 사는데도 몰랐나요?”


비은이 서하를 보며 질문했다.


“옆집 이웃이라고 해도 50m는 걸어가야 하는데. 있는지 없는지 어떻게 알 방법이 없지 친하지도 않고. 내 할 일 바빠서 신경도 쓰지 않았어.”


“하긴 도시에서도 코앞의 빌라에 누가 사는지도 모르죠.”


석현이 대답했다.


석현은 긴장을 풀고 이지윤과 대화를 나누었으며 비은도 나누었다. 서하는 화장실을 핑계로 일어섰다.


저택인 이상 넓어서 혼자 지낼만한 구조는 아니었다. 마음만 먹으면 수십 명이 거뜬히 잘 구조.


돌아다니던 와중 침실 옆에 잠긴 방을 발견했다.


‘이런 침실 구조라면 옆방은 드레스룸이거나 화장실인데 잠가 뒀어.’


잘 보이지 않는 곳에 작은 도청기를 설치해두곤 재빨리 돌아왔다.


서하가 바라본 이지윤은 대화에 집중하여 시간이 흐른 지도 모르는듯했다.


자연스럽게 자리 옆에 착석한 서하는 대화에 참여했다.


“비은씨의 부모님은 군대에 있으시군요. 저랑 비슷하네요. 어쩌다가 여기까지 오셨나요?”


“여기 안 온 백호라는 사촌이 있는데 부모님이 데려오라고 했거든요. 그러다가 감염자에게 쫓겨서 어영부영하다 여기까지 도망쳤네요.”


“여쭤볼 질문이 있어요. 헬기 소리가 들렸는데 여기 착륙했나요?”


“제가 아는 마을 할아버지가 군대의 고위 관계자와 혈육이라 데리러 왔었죠.”


서하가 답했다.


“그런데 안 가셨네요? 서하씨는.”


이지윤은 의아하다는 말투였다.


“저는 군대에 속박당하긴 싫은 것도 있었고. 여기 지키는 게 낫다고 생각했습니다. 좋은 상황이 되어가진 않지만요. 지윤씨. 부모님께선 제주도 상황이 어떻다던가요?”


“제주도에는 함대도 있고 다른 부대나 고위 관계자들이 모여있다고 하네요. 특히 해군이 많이 있다고 하더라고요. 일단 제주도에서 일어난 감염은 대부분 공항에서 이루어져 있고 강경하게 통제하고 있다고···.”


그것도 통신이 끊기기 전의 이야기다.

이후의 일은 아무도 모른다.


내륙은 군대의 기능이 아직 멀쩡하게 돌아가는 이상 섬에 모인 쪽도 꽤 안전할 수 있다.


외부에서 배로 오는 사람들만 잘 관리한다면 말이다.


“심하게 통제하고 있겠죠. 저희도 그랬으니까요. 감염자가 보이면 가차 없이 방아쇠를 당기는 걸 몇 번 봤어요.”


비은은 오는 길에 뛰쳐나온 감염자를 총을든 군인이 사격해 죽이는 걸 목격했다.


당시에는 충격적이었는데 덕분에 목숨을 건졌다.


“걱정 없을 겁니다. 섬이니까요.”


“야.”


비은은 석현이 제대로 아는 것도 없이 나불나불하는 것이 굉장히 마음에 들지 않았다.


“뭐.”


“둘 다 조용. 그래서 말이죠. 저희는 집 근처를 좀 더 안전하게 하려고 하는데 협력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서하가 두 사람을 말로 제압했다.


“잠시···.”


이지윤은 눈치를 슬쩍 보았다 밖에서. 노동해야 하는 것도 그렇고. 입을 벌린 석현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마냥 여기 안에서 시간을 보내봤자, 구조대가 오지 않으리라는 사실도 슬슬 깨닫고 있었다.


“잠시 시간을 주세요.”


“곰곰이 생각해보세요.”


“밖은 위험하지만 제가 지켜드리겠습니다.”


“하룻 동안 생각해보세요. 밖은 이미 감염자 천지입니다. 굳이 적극적으로 협력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간 쓸개 전부 줄 필요 없이 좋은 이웃이면 충분하니까요.”


다음 날. 이지윤이 직접 찾아왔다.

깜짝 놀랄만한 선물을 가지고서.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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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전기 바리케이트. 23.09.24 1,389 37 12쪽
8 메카닉 LV1 23.09.23 1,526 36 13쪽
7 위험 탐지. 23.09.22 1,559 37 11쪽
6 멀리서 온 사람들. +1 23.09.21 1,660 34 11쪽
5 각성. +1 23.09.20 1,736 35 11쪽
4 울타리. 23.09.19 1,796 38 12쪽
3 안전 도모. +2 23.09.18 2,038 40 12쪽
2 감염 +2 23.09.17 2,505 44 12쪽
1 프롤로그. 23.09.17 2,744 43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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