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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 님의 서재입니다.

왕따 이등병의 1차 대전 생존기

웹소설 > 일반연재 > 전쟁·밀리터리, 대체역사

dirrhks404
작품등록일 :
2020.11.21 18:30
최근연재일 :
2024.04.19 00:28
연재수 :
1,01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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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7,3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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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5,607,311

작성
23.03.02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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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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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글자
17쪽

외전)싱가포르에서 이오지마섬까지 37

DUMMY

D DAY + 57


쿠리바야시 장군은 최후의 공격을 하기 전, 대본영으로 결별 전보를 보냈다. 그리고 쿠리바야시 장군과 휘하 장성들은 자신의 계급을 나타내는 모든 것들, 암호문, 그 외 서류들을 소각했다. 아직까지 생존한 모든 병사들은 마지막으로 담배 한 개피와 함께 한 잔의 술을 하사 받았다. 야마모토 병장 또한 어둠 속에서 담배를 피웠다. 쿠리바야시 장군의 마지막 진언이 땅굴 속에서 스피커로 울려퍼졌다.


"제군들의 전투는 귀신이 곡할 정도였다."


한 고참 병사가 담배를 피우며 말했다.


"우리 정도면 세계대전때 독일군 기갑부대 만큼은 될까?"


야마모토가 말했다.


"이런 한심한! 독일군도 우리처럼은 못 싸웠지."


"그렇지! 한스 파이퍼도 쿠리바야시 장군만큼은 못 해!"


다른 고참 병사는 땅굴 안에 있는 시안화칼륨이 가득 들어있는 유리병을 바라보았다. 쿠리바야시 장군은 화학전은 최후의 수단으로 생각하고 있었고, 결국 화학전을 하지 않기로 명령을 내렸다.


소문에 의하면 쿠리바야시 장군은 이 영토가 미군의 손에 떨어져서 미군이 손쉽게 일본 본토를 폭격하여 민간인 피해가 발생하는 것을 대단히 우려했다. 그렇기에 쿠리바야시 장군은 D+DAY부터 옥쇄 돌격을 금지하고 각 장병당 미군 10명을 죽이기 전에 죽지 말라고 진언을 내렸던 것 이다.


야마모토는 땅굴 속에 울리는 쿠리바야시 장군의 진언에 집중했다. 여태까지 야마모토는 그 어떤 장성한테도 충성을 바치지 않았다. 하지만 야마모토는 쿠리바야시 장군의 한 마디 한 마디를 모조리 암기했다.


"귀관은 황국의 필승과 평원을 염원하며 이번 전투의 선두에 설 것 이다. 이번 전투의 생존자는 들판에서 풀을 뜯어먹고 흙을 먹는 한이 있어도 게릴라 전술로 끝까지 싸워라. 한 사람 당 백 명을 죽일때까지 포기하지 말고 결사적으로 항전해야 한다."


쿠리바야시의 진언이 끝나고 모든 장병들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덴노 헤이카 반자이!!"


"덴노 헤이카 반자이!!"


"덴노 헤이카 반자이!!"


"덴노 헤이카 반자이!!"


"덴노 헤이카 반자이!!"


"덴노 헤이카 반자이!!"


야마모토 분대장은 자신의 M1 개런드 소총을 흡족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다른 병사들은 이 총을 다루기 어려워했지만 야마모토 분대장은 이 총을 자신의 손처럼 쉽게 다루었다. 한 고참이 말했다.


"그거 장전할때 손가락 씹히던데."


"요령 없이 장전하니 그렇지."


"각하께서는 할복하지 않으시는건가."


보통 이런 작전에는 장성급은 미리 자폭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야마모토가 말했다.


"싸우지 않고 자폭하는 것은 비겁자나 하는 짓이지."


그 날 밤, 어두컴컴한 이오지마의 바위 위로 지카타비들이 소리없이 움직였다. 바로 자신의 뒤를 따라오는 동료의 발소리조차 들리지 않을 정도였다. 야마모토는 심장이 쿵쿵거리며 아드레날린이 서서히 분비되는 것을 느꼈다.


'...'


야마모토 분대장은 조용히 동료들과 함께 미군의 비행전대 조종사들이 있는 천막으로 접근했다. 쿠리바야시 장군은 군도와 미군에게서 노획한 45구경 권총으로 무장한 채로 맨 선두에서 나아가고 있었다. 잠시 뒤, 미군의 수류탄이 터지는 소리가 들렸다.


퍼엉!!!


그걸 신호로 일본군은 미군의 비행전대 조종사들의 천막으로 돌진하기 시작했다.


탕!! 타앙! 탕!!


미군 또한 혹시나 기습을 받게 될 경우 바로 쓸 수 있도록 손에 닿는 곳에 자신들의 총을 놔둔 상태였다. 그렇게 어둠 속에서 불꽃이 번쩍거리며 총 소리가 사방에서 울려퍼졌다. 야마모토는 브라우닝 자동 소총을 들고 아군을 향해 긁고 있는 미 해병대원에게 소총을 발사했다.


텅!! 핑!!!


야마모토는 총알이 다 떨어진 M1 개런드를 버리고는 달려가서 잽싸게 브라우닝 자동 소총을 주웠다. 그리고 미군 조종사들을 향해 걸어가면서 브라우닝 자동 소총을 발사했다.


트트트틍 트트트틍 트트트틍 트트트틍


브라우닝 자동 소총의 우측으로 탄피가 뿌려졌다. 한 멍청한 미군 조종사는 천막 옆에 은폐하고 있었고 야마모토는 그 쪽으로 브라우닝 자동 소총을 그냥 갈겼다.


트트틍 트트틍 트트트틍


그 때 야마모토는 한 장교가 군도를 들고 가다가 총을 맞고 쓰러지는 것을 발견했다.


탕!!


군도를 갖고 있는 채로 전사하면 미군은 장교급 전사자에 대한 정보를 습득할 수 있기 때문에 무슨 일이 있어도 군도는 회수해야 했다. 야마모토는 미군이 있는 방향으로 수류탄을 냅다 던지고는 재빨리 그 쪽으로 달려갔다. 쿠리바야시 장군이였다. 쿠리바야시 장군이 야마모토에게 자신의 군도를 눈짓으로 가리켰고 야마모토는 재빨리 군도를 회수했다. 쿠리바야시는 계속해서 싸우라고 손짓했고 야마모토는 다시 전투 현장으로 달려갔다.


탕!!! 타앙!! 탕!!


트트틍 트틍 트트트틍


쿠리바야시는 마지막으로 한 알 남겨두었던 자폭용 수류탄의 핀을 뽑고는 자신의 헬멧에 쳤다.


탁!!


쿠과광!!!!


쿠리바야시의 군도를 들고 달려가던 야마모토는 수류탄 폭발 소리를 들었다. 하지만 야마모토는 뒤돌아보지 않고 군도를 들고 앞으로 달렸다.


"흐아아앗!!!"


치열한 전투가 끝나고 야마모토는 브라우닝 자동 소총과 탄약, 식량을 노획해서 도망쳤다.


"헉...헉...허억..."


그리고 야마모토는 이오지마 섬 외각에 작은 땅굴로 들어갔다. 그런데 땅굴에서 인기척이 느껴졌다.


'???'


"으허...으허어..."


야마모토가 외쳤다.


"누구냐!!"


땅굴 속에서 발견된 것은 히카루였다.(예전에 수리바치 산에서 대전차 지뢰를 들고 자폭 공격을 하겠다고 깝치다가 생존하고 도망) 히카루는 거의 굶어 죽어가고 있었다. 야마모토가 히카루한테 음식을 나눠주었다. 히카루가 음식을 다 먹고 야마모토에게 물었다.


"지금 우리 부대는 어디 있습니까?"


"여기있다."


"잘못 들었습니다?"


"우리가 전부다."


야마모토가 결의에 찬 눈빛으로 히카루에게 말했다.


"쿠리바야시 장군께서는 미군 백 명을 죽이라고 마지막 진언을 내리셨다. 앞으로 우리는 게릴라 전투를 통해서 미군이 이 비행장을 편히 쓰지 못하도록 끝까지 싸워야 한다!!"


한편, 마일즈, 데이빗 등 해병대원들은 쿠리바야시의 최후의 공격을 받은 곳에서 부상자들을 이송하는 일을 돕고 있었다. 곳곳에 미군 일본군의 부상자가 널려 있었다. 한 일본군 부상병이 울부짓고 있었다.


"오카상!!! 오카상!!!"


마일즈는 "항복하라", "무기를 버리고 투항하라" 등의 기본적인 일본어는 배웠지만 오카상이 무엇을 뜻하는지 배운 적은 없었다. 하지만 무슨 뜻인지 대충은 알 것 같았다. 그 일본군 부상병은 어차피 죽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옆에 있던 데이빗 녀석은 일본군의 시신을 뒤적이며 금이빨을 모으고 있었다. 마일즈는 고통 속에서 몸부림치며 죽어가는 일본군의 머리에 자신의 M1 소총을 겨누었다. 순간 일본군의 마일즈를 쳐다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


마일즈의 손가락이 방아쇠울에 들어간채로 벌벌 떨리기 시작했다. 비릿한 피 냄새가 코 속에서 진동을 했다. 그 일본군 부상병의 목 속에서는 고통에 찬 신음이 계속되고 있었다. 결국 마일즈는 방아쇠를 당겼다.


탕!!


며칠 뒤, 마일즈와 해병들은 드디어 이오지마 섬에서 벗어나게 되었다. 현재 시각은 밤 8시였고, 다음 날 7시에 수송선에 승선할 예정이었다. 마일즈는 이오지마 섬에서 벗어나면 헌병에 자원하기로 했다. 짐도 다 챙기고 준비를 완료했는데, 한 고참 병사가 여분의 수통에 이오지마의 화산재를 담고 있었다. 그냥 갈까 하다가 마일즈 또한 자신의 수통에 약간의 화산재를 집어 넣었다.


여전히 조명탄들이 이오지마 하늘에서 작렬하고 있었다. 이 좆같은 조명탄 때문에 눈이 부셔서 마일즈는 이오지마 섬에서 단 한 번도 제대로 숙면을 취해본 적이 없었다. 신경이 과민해지고 뇌가 물에 젖은 스펀지처럼 녹초가 되었음에도 잠은 오지 않았다.


펑!! 퍼엉!!


대충 포병 녀석들도 이것저것 정리를 하고 있었다. 그 중에서 어떤 것은 로켓탄이 한 줄씩 내려가면서 퍼엉 퍼엉 퍼엉 퍼엉 긴 불꽃 자국을 남기며 발사되는 것도 있었다. 마일즈는 그 로켓탄이 독소전때 강력했다던 스탈린 오르간이나 네벨베르퍼 다연장로켓처럼 막강한 화력일줄 알았다. 그 로켓탄이 작렬하면 천지가 뒤집히는 소리와 함께 반대편 능선이 모조리 뿌연 연기로 뒤덮혔다. 하지만 이 이오지마 섬에서 저 로켓탄은 그닥 쓸모가 없었다.


'내일이면 드디어 끝난다...'


이오지마 섬에 이 달걀 썩은 유황 냄새와 피 냄새가 폐 속 깊이 자리잡은 것 같았다. 포격이 터질 때마다 화산재가 코랑 입 속으로 들어갔다. 아마 폐 속에 화산재가 수북히 쌓여있을 것 이다. 여기서 벗어나기만 하면 폐 속에 공기가 말끔히 정화될 것 이었다. 그렇게 마일즈는 억지로 눈을 감았다. 간간히 조명탄이 터지는 소리가 들렸다.


펑!! 퍼엉!


다음 날, 수송선에서 마일즈는 드디어 새로운 속옷과 양말로 갈아신을 수 있었다. 원래 신던 양말은 도저히 재활용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라 바닷물에 던져 버렸다. 동료들 또한 속옷과 양말을 던지는데 진짜 냄새가 고약했다. 전장에서는 toilet paper가 턱 없이 부족하기 때문에 대소변을 보고 제대로 뒤처리를 할 수 없었던 것 이다. 데이빗이 자신의 낡은 속옷과 양말을 바닷물에 던지며 말했다.


"물고기들 다 죽겠네!"


데이빗 녀석은 일본군에게서 빼낸 금이빨을 수통에 한 가득 담고 있었다. 데이빗은 자신의 기념품들을 흡족한 눈으로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난 이제 부자야!!"


한편, 종수, 영환, 영무, 와타루, 유이토는 포로로 잡혀서 [PRISONER OF WAR] 라고 쓰여진 문서에 서명을 하고는 수송선에 태워졌다. 영무가 주위를 둘러보며 중얼거렸다.


"포로가 이렇게 좋은 수송선을 타다니..."


며칠 뒤 종수와 친구들은 수송선에서 아이스크림까지 얻어먹었다.


"우물우물"


영환이 말했다.


"재네들 이런거 먹고 싸웠구나."


와타루는 여전히 미군을 증오의 눈빛으로 쳐다보고 있었다. 하지만 와타루 녀석도 유이토가 떠온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우물우물"


며칠 뒤, 종수와 동료들은 포로 수용소에 갇히게 되었다. 포로 수용소에서 화투를 치기도 하고 한가로운 시간을 보냈다. 코쟁이 미군들이 흥미로운 표정으로 구경하다가 종수와 동료들에게 물어봤다.


"Where are you from?"


종수가 물었다.


"재네 뭐라는거냐?"


유이토가 대답했다.


"어디에서 왔냐고 물어보는데요?"


영환이 외쳤다.


"임팔!! 이오지마!!"


그 말에 코쟁이 미군이 되물었다.


"이오지마?"


"에스!! 이오지마!!"


갑자기 코쟁이 미군이 자세를 바로 잡았다. 와타루가 물었다.


"재네 왜 저러는거냐?"


포로 수용소에서 종수와 동료들은 팀을 짜서 배구도 하고 나름 재미있게 놀았다. 이렇게 한가롭게 놀아본 것이 얼마만인지 몰랐다. 한창 배구하고 쉬면서 종수와 동료들은 전선에서 싸웠던 이야기를 했다. 영환이 말했다.


"우리가 좀 빡세긴 했지만 뭐 전쟁터에서는 다 힘들었겠지!"


한 병사가 말했다.


"우린 항상 고구마만 캤는데?"


"맞아! 한 번도 안 싸우고 농사만 지었어! 고구마랑 사탕 수수는 질리게도 먹었지!"


"안 싸웠다고?"


"가끔 양키들이 농사지은 밭 다 폭격할때 빡치긴 했지!!"


정적이 흘렀다. 참다 못한 영환이 분노에 차서 수용소 철창에 머리를 박았다.


퍽! 퍽! 퍽! 퍽!!


"저 새끼 말려!!!"


종수와 동료들이 있던 부대는 전쟁 범죄 혐의도 없었기에 복잡한 전범 재판에 증인으로 소환되는 일도 없이 무사히 조선으로 귀국할 수 있었다. 종수, 영환, 영무는 우연히도 같은 고향 출신이었기에 같이 돌아가게 되었다. 와타루, 유이토에게는 이후에 편지를 쓰기로 했다. 슈스케 중사가 꼭 전달해달라고 했던 전장 일지는 유이토 녀석이 가지고 갔다.


고향으로 돌아가기 전, 종수와 동료들은 번화가에서 하루를 묶기로 했다. 이 곳은 현재 소련군이 관리하는 구역과 미군이 관리하는 구역 둘로 나뉘어 있었다. 소련 여군들이 깃발을 들고 교통 정리를 하는 것을 보며 영환이 말했다.


"이렇게 세상이 바뀌는건가?"


종수, 영환, 영무는 미군 구역에서 뿌리는 신문을 꺼내어 읽었다. 맥아더 장군과 일본의 천황이 같이 촬영한 사진이 실려 있었다. 영무가 말했다.


"이...이게 그 천황이란 말입니까?"


"이게 천황이라고?"


소학교 시절부터 주구장창 세뇌되어 온 절대적인 존재가 이렇게 보잘것 없어 보인다는 것이 상당한 충격이었다. 아무턴 종수와 동료들은 저렴한 식당을 찾기 시작했다. 영무가 말했다.


"라바울에서는 농사 기술도 배우고 농기구도 챙겼다던데 우린 이게 뭡니까?"


그 때, 어디선가 키가 작은 소련 여군이 골목에서 뛰쳐나오더니 옆에 있던 커다란 항아리 안에 들어갔다. 종수, 영환, 영무가 어안이 벙벙한 표정으로 이 광경을 바라보는데, 소련 여군이 입에 손가락을 갖다대며 조용히 하라는 신호를 보냈다.


"쉿!!"


잠시 뒤, 24사단 소속 헌병이 된 마일즈가 동료들과 함께 뛰쳐나와서는 종수 일행에게 물었다.


"여기서 도망가던 소련 여군 못 봤는가?"


하지만 종수 일행이 영어를 알아듣지 못하자 마일즈와 동료들은 그 소련 여군을 쫓아서 어딘가로 달려갔다. 잠시 뒤, 항아리 속에 있던 뭔가 얄밉게 생긴 소련 여군이 고개를 살짝 내밀었다. 이제 어엿한 소대장이 된 소련 여군 나타샤였다. 나타샤는 항아리 위로 머리를 내밀고는 미군이 다 간 것을 확인하고는 종수 일행에게 도와달라고 했다.


"Помоги мне!"


종수와 영환은 얼떨결에 나타샤를 항아리 밖으로 빼주었다. 나타샤는 군복을 탁탁 털고는 주머니 속에 있던 찹쌀떡을 먹으며 어딘가로 달려갔다. 영무가 말했다.


"저...저거 도둑질 아닙니까?"


"장교가 저래도 되는거냐?"


한편, 마일즈와 동료들은 이번에도 나타샤와 소련 여군 일행을 놓쳤다고 선임에게 존나 깨지고 있었다.


"그 망할 소련 기집애를 못 잡는다는게 말이 되냐!! 그 년들이 우리 구획에서 노획을 하면서 활개를 치고 있다! 반드시 잡는다!!"


다음 날, 마일즈를 포함한 미군 헌병들은 매일같이 미군 구역에서 노획질을 하는 나타샤를 네 방향에서 포위하는 작전으로 마침내 잡을 수 있었다. 나타샤는 왼쪽 팔을 마일즈한테 잡힌 상태로 입 안에 물고 있던 찹쌀떡을 꿀꺽 삼키고 외쳤다.


"놔!! 노라고!! 우린 노획을 안하면 굶어야 한단 말이야!! 그럼 우린 굶어 죽으란거야?"


"그건 너네 사정이지!!"


잠시 뒤 정치 장교 안토노프가 와서 나타샤는 마침내 풀려날 수 있었다. 결국 그 다음 날 나타샤의 소대원들은 길에서 교통 정리를 하는 임무를 해야 했다. 나타샤는 교통 정리를 하다가 어제 자신을 도와주었던 종수 일행을 발견하고 손짓했다.


"이봐!!"


나타샤는 어떻게던 손짓으로 자신의 의도를 설명하려고 했다.


"잠시만 여기 봐주면 너네들한테도 식량 나눠줄...꺅!!!"


정치 장교가 나타나자 나타샤는 열심히 깃발을 들고 교통 정리하는 시늉을 했다.


그로부터 얼마 뒤, 병태는 지루한 전범 재판에 증인으로 불려 나가는 등 고초를 치루고 있었다. 병태 또한 영자 신문에 실린 천황의 사진을 볼 수 있었다. 병태는 어전 회의 때마다 위장이 뒤틀릴 정도로 긴장했었다. 하지만 병태는 종전 소식을 듣고 오랜 기간 동안 두뇌를 억눌러 온 긴장이 한 순간에 없어지고 머리가 명료해지는 것을 느꼈다.


'내가 왜 어전 회의 때마다 그렇게 긴장했지?'


어린 시절부터 성공 가도를 달렸지만 생각해보니 군사 학교 시절부터 늘 경직되어 있었다. 종전 발표가 나던 날, 다른 장성들은 천황의 목소리에 무릎을 꿇고 동요했으나 병태에게 그것은 구원이었다.


지루한 재판이 끝나고 병태는 드디어 아사코가 기다리는 집으로 돌아갔다. 혹시라도 늦을까봐 미친듯이 빠른 속도로 달렸다.


'!!!'


길가에는 등에 아이를 업고 있는 아사코가 병태를 보고 멍하니 서 있었다. 병태가 아사코에게 달려가서 말했다.


"이제 다 끝났어."


아사코는 멍하니 병태의 얼굴을 만져보며 물었다.


"다 끝났어요?"


병태가 고개를 끄덕였다. 아사코가 울먹이며 물었다.


"저...정말 다 끝난거에요?"


병태는 아사코를 품에 꼬옥 안았다. 아사코가 기어이 품 안에서 울음을 터트렸다. 아사코 등에 업힌 아이가 웃으며 병태에게 손을 내밀었다. 예전에 병태가 휴가 나왔다가 생긴 이 아이를 병태는 다시 볼 수 없을거라 생각했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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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41

  • 답글
    작성자
    Lv.44 di******..
    작성일
    23.03.02 17:20
    No. 31

    네 보급 열악해서 약탈 할 수 밖에 없겟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4 di******..
    작성일
    23.03.02 17:21
    No. 32

    독자분들 외인부대 공부하는데 애네들 그냥 난장판이네요 내무반에 수류탄 던져도 안 쫓겨나다니 ㄷㄷㄷ 싸우다가 사람 거의 죽여도 안 쫓겨난다고 하네요 특수부대란게 엄청 멋있어보이는데 그냥 깡패나 다름없네요 ㄷㄷㄷ 영화에서 보면 네이비씰 애국심 엄청나게 나오던데 현실은 이렇군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2 n2******..
    작성일
    23.03.02 17:24
    No. 33

    괜히 노덕술과 이광수, 김덕기, 하판락, 김태석, 최태민, 이갑수, 문명기등을 내세웠다가 조선인들과 독립운동가들의 반발, 공산주의자들에게 건수를 줄수도 있으니까, 차라리 당장 한반도을 관리할 사람들이 많이 부족하다고 해도 일단 이종찬, 김석원, 김동환, 채만식, 최린 등의 반성하는 친일파들(이들을 미국이 포섭함.)과 친미파 독립운동가들을 내세우는게 미국입장에서도 좋으니까요.(다른 독립운동가들을 친미파로 만들수 있는데다, 공산주의자등의 힘이 소련의 영향력 행사 포기등으로 원역사보다 더 약해서 이들을 충분히 제압하면서 구 친일파 관료 등을 없어면서 미국의 교육 등을 받은 신 관료들을 대거 생성할 시간도 충분하니까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44 di******..
    작성일
    23.03.02 17:25
    No. 34

    의견 정말 감사합니다! 네 미국 입장에서도 확실히 이게 좋겠죠! 반성하는 친일파들과 친미파 독립운동가를 내세우는게 건수를 주지도 않고 반발을 받지도 않겠네요! 더군다나 여기선 공산주의자 힘이 원역사보다 약해졋으니까요 이렇게되면 미국 교육 받은 신 관료 대거 양성이 가능해지겠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2 n2******..
    작성일
    23.03.02 17:26
    No. 35

    또 악질 친일파들은 모두 미국이 직접 처단한다면 미국에 대한 지지 및 우호도가 많이 상승할거고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44 di******..
    작성일
    23.03.02 17:28
    No. 36

    물론 당연히 악질 친일파들은 처단해야겠죠! 그러면 미국에 대한 지지가 올라가겠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4 di******..
    작성일
    23.03.02 17:32
    No. 37

    독자 여러분 근데 이 세계관에서는 베트남 전쟁이 아예 발발 못하게 되는건가요? 인도차이나전쟁은 프랑스가 이겨도 이후에 베트남이 독립하게 되고 베트남 전쟁 발발할 수도 있지 않을까여? 시기는 좀 늦게여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3 g5******..
    작성일
    23.03.02 18:00
    No. 38

    베트남이 독립하더라도 그전에 호치민과 보응엔지압 같은 주요 인물들이 프랑스의 손에 제거되면 공산주의 베트콩같은 단체가 생길일이 없을겁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44 di******..
    작성일
    23.03.02 18:28
    No. 39

    그렇군요 그러면 인도차이나 전쟁으로 써야겠네요 감사함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2 n2******..
    작성일
    23.03.02 23:09
    No. 40

    물론 프랑스가 이들을 잡아 가두었다가 미국에 의해 다시 풀어주겠지만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44 di******..
    작성일
    23.03.02 23:10
    No. 41

    아 미국이 이후에 풀어주겟군요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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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9 특수부대가 된 나타샤 3 +152 23.04.26 247 3 12쪽
928 특수부대가 된 나타샤 2 23.04.25 90 2 15쪽
927 특수부대가 된 나타샤 +6 23.04.24 101 2 11쪽
926 지크프리트 4인조 굴라크 탈출기 9 (完) +19 23.04.18 146 2 15쪽
925 지크프리트 4인조 굴라크 탈출기 8 +8 23.04.17 102 2 12쪽
924 지크프리트 4인조 굴라크 탈출기 7 +14 23.04.16 179 3 13쪽
923 지크프리트 4인조 굴라크 탈출기 6 +2 23.04.15 86 2 13쪽
922 지크프리트 4인조 굴라크 탈출기 5 +16 23.04.14 89 2 13쪽
921 지크프리트 4인조 굴라크 탈출기 4 +7 23.04.13 101 2 14쪽
920 지크프리트 4인조 굴라크 탈출기 3 +24 23.04.12 107 3 14쪽
919 지크프리트 4인조 굴라크 탈출기 2 +6 23.04.11 93 3 16쪽
918 지크프리트 4인조 굴라크 탈출기 +3 23.04.10 143 2 13쪽
917 유보트에 탄 밀리나 3 (完) +6 23.04.09 109 2 15쪽
916 유보트에 탄 밀리나 2 +5 23.04.08 94 2 17쪽
915 유보트에 탄 밀리나 +4 23.04.07 118 3 13쪽
914 외전) 독소전 이후 앙뚜완의 이야기 2(完) +333 23.03.19 310 4 16쪽
913 외전) 독소전 이후 앙뚜완의 이야기 +11 23.03.18 99 2 15쪽
912 외전) 조선인 프랑스 외인부대 [인도차이나 베트남 전쟁] 10 (完) +12 23.03.16 89 1 12쪽
911 외전) 조선인 프랑스 외인부대 [인도차이나 베트남 전쟁] 9 +3 23.03.15 72 2 15쪽
910 외전) 조선인 프랑스 외인부대 [인도차이나 베트남 전쟁] 8 +5 23.03.14 84 2 13쪽
909 외전) 조선인 프랑스 외인부대 [인도차이나 베트남 전쟁] 7 +6 23.03.13 83 2 15쪽
908 외전) 조선인 프랑스 외인부대 [인도차이나 베트남 전쟁] 6 +7 23.03.12 84 3 2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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