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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 님의 서재입니다.

왕따 이등병의 1차 대전 생존기

웹소설 > 일반연재 > 전쟁·밀리터리, 대체역사

dirrhks404
작품등록일 :
2020.11.21 18:30
최근연재일 :
2024.04.19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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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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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7,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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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5,607,311

작성
23.04.11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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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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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글자
16쪽

지크프리트 4인조 굴라크 탈출기 2

DUMMY

수용소장이 러시아어로 무어라 무어라 시끄럽게 연설을 했지만 대다수는 하나도 알아들을 수 없었다. 하지만 포로로 잡힌 독일군 죄수들은 앞으로 자신들의 운명을 직감했다. 연설이 끝나고, 이 수용소에 들어온지 한달쯤 되어보이는 파란색 죄수복을 입은 자가 나와서는 독일어로 통역해주었다.


"딱 봐도 알겠지만 이 수용소에서 탈출은 불가능하다! 이 수용소 밖으로 탈출하면 굶주린 사냥개들이 탈주자의 냄새를 추적할 것 이다! 그리고 탈주자의 목에는 거액의 현상금이 걸릴 것 이다!"


만약 수용소에서 죄수가 탈출하는 일이 발생하면 수용소 밖에서 거주하는 주민들은 당연히 수용소에 협조할 것 이다. 설령 주민들의 눈에 띄지 않고 몰래 도망친다 치더라도 식량을 구하지도 못하고 얼어죽을 것이 분명했다. 수용소장의 말을 통역해주는 죄수를 보며 올라프가 수근거렸다.


"저 자는 독일인같은데."


로베르트가 말했다.


"부역하나봐."


"배신자 같으니라고."


잠시 뒤, 지크프리트 4인조와 독일군 포로들은 모두 머리를 삭발당하게 되었다. 호르스트는 머리가 밀리는 동안 귀가 다치지 않도록 양쪽 귀를 아래 쪽으로 접었다. 머리가 우수수 양 옆으로 떨어지고 찬 바람이 느껴졌다. 신체 검사를 통해 기생충이나 빈대가 있는지 확인하고는 겨드랑이나 거시기에 체모 또한 삭발당했다. 그리고 다 삭발당한 죄수들은 여자 간수들 앞에서 팔을 벌려서 빈대가 없다는 것을 확인 받아야 했다.


지크프리트 4인조와 독일군 포로들이 거시기를 가리자 여자 간수들이 낄낄거렸다.


"꺄르륵!!"


한 여자 간수가 지휘봉을 휘두르며 외쳤다.


"팔 치워!!"


여자 간수들은 20~30대 정도로 상당히 젊었고 지금 상황을 즐기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알고보니 이 수용소에 반대편 막사에는 여자 죄수들 또한 있었고, 여자 간수들은 여자 죄수들을 담당하고 있었다. 여자 간수들은 건강 검진을 한다는 명목으로 남자 죄수들에게 팔 벌리고 뛰는 동작을 10번씩 하고는 낄낄거렸다.


"풉!!"


"꺄르륵!!"


치욕적인 신체 검사 끝에 독일군 포로들은 더러운 누비옷과 모자를 하나씩 배급받았다. 크리스티안은 지저분한 누비옷으로 서둘러 갈아입었다.


'시발 존나 춥네...'


너무 추워서 손에 감각이 느껴지지 않았다. 지크프리트 4인조는 팬티 속에 손을 집어넣어서 손을 조금이나마 녹였다.


"장갑이랑 마스크도 주겠지?"


"다들 끼고 있잖아."


하지만 독일군 포로들은 장갑이랑 마스크를 배급받지 못하고 경호대장의 지휘하에 작업장으로 걸어가게 되었다. 팬티에 손을 넣고 있던 지크프리트 4인조에게 경호대장이 러시아어로 손을 빼라고 했다.


"손을 빼라!! 당장!!!"


지크프리트 4인조는 팬티 속에 넣어뒀던 손을 빼고는 앞 사람의 발을 바라보며 따라갔다. 경호대장이 구호를 외쳤다.


"왼발!! 오른발!! 왼발! 왼발!! 왼발!! 왼발!! 오른발!! 왼발! 왼발!! 왼발!!"


독일군 포로들은 4명씩 나뉘어 기존에 있던 작업반에 배정되었다. 지크프리트 4인조는 소련인이 반장으로 있는 37 작업반에 배치되었다. 수용소 생활에 잔뼈가 굵은 소련인 반장이 지크프리트 4인조를 관찰했다.


'멍청해보이는군...'


반장은 지크프리트 4인조에게 철재를 운반해오는 일을 시켰다. 채찍을 든 작업 할당원들이 죄수들에게 계속해서 일을 빨리 하라고 재촉했다.


"서둘러라!!"


"그것 밖에 못하냐!!"


"근무 태만은 중영창 10일이다!!"


'이런 시발!!!'


지크프리트 4인조가 정신없이 일을 하는데 소련인 반장이 지크프리트 4인조를 손짓으로 부르고 러시아어로 외쳤다.


"휴식 시간이다!!"


37작업반의 반장과 반원들은 난로 앞에서 휴식을 취하기 시작했다. 반장과 부반장은 잠시 휴식을 취하다가 보고를 위해서 자리를 떴다. 지크프리트 4인조는 다른 죄수들은 모두 펠트 장화 안에 발싸개가 있는 것을 확인했다. 기존에 있던 죄수들은 마스크, 발싸개, 장갑 등을 전부 갖고 있었다. 올라프는 옆에 있는 죄수에게 물었다.


"그거 어디서 구하는거요?"


하지만 그 죄수는 독일어를 이해하지 못하는건지 대답해주기 싫은건지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올라프가 발싸개를 가리키며 계속 물어봤지만 그 죄수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고 모닥불만 쬐었다. 결국 올라프가 투덜거리며 난로에 발을 갖다댔다.


"치사한 녀석들..."


올라프가 난로에 발을 갖다대자 로베르트, 크리스티안, 호르스트 모두 펠트 신발을 신고 있는 자신의 발을 난로에 갖다댔다. 그 때, 한 반원이 이들에게 삿대질을 하며 소리쳤다. 호르스트가 말했다.


"우리한테 말하는 것 같은데?"


로베르트가 말했다.


"말투보니 우크라이나 출신 같은데?"


우크라이나 출신들이 쓰는 러시아어는 대충 티가 났다. 크리스티안이 말했다.


"됐어! 기싸움에 밀리면 안된다고!"


그렇게 지크프리트 4인조는 난로에 발을 갖다댔다. 삿대질을 하던 우크라이나 반원이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자리에 앉았다. 그 때 크리스티안이 말했다.


"어디서 타는 냄새 안 나냐?"


"우리 신발이 타고 있잖아!!"


지크프리트 4인조의 신발이 타고 있었던 것 이다.


"으악!!"


"빨리 꺼!!!"


그 때, 작업 할당원이 외쳤다.


"휴식 끝!!!"


또 힘든 근무가 시작되었고 마침내 저녁 시간이 가까워졌다. 로베르트는 아까 전에 난로에서 발을 때라고 조언했던 우크라이나 반원이 무언가를 작업장 구석에 숨기는 것을 발견했다. 반장이 외쳤다.


"이제 그만들 해!"


좆같이 힘든 근무가 끝나고 죄수들은 작업장 밖으로 나간 다음 각 반 별로 섰다. 총을 들고 있는 경호병들이 죄수들에게 외쳤다.


"5열 종대!!"


호르스트는 멍청하게 줄 밖으로 삐져나와있었고 반장이 재빨리 호르스트를 잡아당겨서 제대로 줄을 서게 했다. 지루한 인원 체크가 시작되었다.


"하나! 둘! 셋!!"


그 때 어디선가 방구 소리가 들렸다.


뿌르릉!!


로베르트가 방구를 낀 것 이었다. 경호대장이 무서운 표정으로 죄수들을 둘러보았다. 하지만 방구를 낀 것으로 중영창에 보내는 것은 체면이 서지 않았기 때문에 무시하고 계속 인원체크를 했다.


"37반 전원 이상 없습니다!!"


인원체크가 끝나고 지크프리트 4인조는 마침내 저녁 식사를 먹을 수 있었다. 크리스티안은 자신의 수프 그릇을 휘저어 보았다. 생선 가시와 양배추 이파리 약간이 전부였다.


"왜 이거 밖에 없어?"


주위를 둘러보니 파란 죄수복을 입은 녀석들의 수프 그릇에 감자 건더기가 있었다. 지크프리트 4인조는 수프를 순식간에 먹어치우고는 혀로 그릇을 완전히 핥아 먹었다. 지크프리트 4인조는 숟가락이 없었는데 어떤 녀석들은 숟가락이 있었다.


"숟가락은 도대체 어디서 구하는거야?"


"왜 우리한테는 건더기를 안 주는거지?"


크리스티안이 수근거렸다.


"파란 죄수복 입은 녀석들 그릇에는 감자 건더기 있더라고!"


그 때, 뒷 테이블에 앉아있던 38반 소속에 독일군 출신 포로가 말했다.


"파란 죄수복 입은 녀석들은 파렴치범이네. 살인, 강간, 도둑질, 사기, 횡령으로 들어온 녀석들이지. 그 중에서도 특히 문신한 놈들을 주의하게."


지크프리트 4인조는 눈알을 굴려서 주위를 살폈다. 손등이나 목에 문신이 보이는 녀석들이 있었다. 놈들은 확실히 다른 죄수들보다 영양 상태도 좋고 기세도 등등해보였다.


호르스트가 물었다.


"러시아 포로인데 검은 죄수복을 입은 녀석들은 뭐지?"


하인리히라는 이름의 독일군 출신 포로가 설명해주었다.


"58조를 어기고 수감된 정치범들일세. 이들을 우리 같은 파시스트와 함께 수용소 가장 밑바닥 계급이지."


"살인자들이 정치범보다 대우가 좋다고?"


"뭘 모르는군. 살인자들은 자본주의에 의한 부작용으로 생긴 피해자로서 인민의 동지라고 하더군."


그 때, 간수가 외쳤다.


"거기!! 사담 금지!"


잠시 뒤, 눈알을 굴리던 올라프가 하인리히에게 물었다.


"이봐. 장갑, 마스크, 발싸개는 어떻게 구하지? 배급을 못 받았네."


하인리히가 자신의 테이블 옆옆 자리에 앉은 녀석을 가리키며 말했다.


"빵을 숨겨두었다가 이 친구한테 장갑, 마스크, 발싸개를 만들어달라고 의뢰하게. 빵을 숨기고 나갈때 간수한테 들키지 않는게 좋을거야."


수용소에서는 죄수들의 탈출을 막기 위해서 식량을 보관해두는 것을 금지하고 있었던 것 이다. 로베르트는 수프를 먼저 먹고 나중에 먹으려고 놔두었던 자신의 빵을 바라보았다. 한 97g 정도 되어 보였다. 하인리히가 말했다.


"장갑, 마스크, 발싸개 셋 다 만들려면 빵 200g은 필요할걸세."


"빵 말고 다른 것은 안 받나?"


"천이나 실타래나 쓸만한 것을 갖고 있다면 거래가 가능하지. 취침 전까지 자유 시간이니 자네들도 기술이 있다면 쓸만한걸 만드는게 좋을걸세. 신발 수선이나 재봉 기술 같은게 있으면 좋지. 여기선 신발 수선공과 재봉사가 의사, 판사 따위와는 비교도 안되는 전문 직종일세. 저 친구 보이지?"


하인리히는 비쩍 마르고 기력이 완전히 빠진 한 죄수를 가리켰다. 그는 얼마 안 되어 죽을 것 같았다.


"레닌그라드 대학 교수였네."


"정보 고마우이. 근데 자네는 여기 들어온지 얼마나 되었나?"


하인리히라는 이름의 그 독일군 포로는 상당히 비쩍 말라있었고 영양 상태가 딱봐도 안 좋아 보였던 것 이다. 크리스티안이 생각했다.


'저 친구는 1년 정도 생활했나?'


하인리히가 말했다.


"한 달"


하인리히의 말에 지크프리트 4인조는 순간 표정이 굳었다.


'고작 한 달만에 저렇게 야윈다고?'


호르스트는 자신의 빵을 바라보며 침을 꿀꺽 삼켰다. 하루종일 노역을 해서 그런지 너무 배가 고팠다. 하지만 독소전을 경험하면서 동상에 걸리면 얼마나 신체가 취약해지는지 지크프리트 4인조는 잘 알고 있었다. 오늘은 빵을 먹지 못하더라도 일단은 마스크, 장갑, 발싸개를 구하는 것이 우선이었다.


'빵은 내일도 나올테니까...'


지크프리트 4인조는 식욕을 참으며 빵 한 덩어리씩을 옷 속에 넣었다. 그런데 여기서 배급받은 옷은 안쪽에 주머니가 없었기 때문에 넣어둘 공간이 없었다. 조금 있으면 식사 시간은 끝날 것 이고, 조금이라도 수상해보이면 몸 수색을 받을 것 이었다. 지크프리트 4인조가 끝까지 빵을 먹지 않은 것을 보고 우크라이나 반원이 반장과 부반장에게 뭐라고 쑥덕거렸다.


잠시 뒤 반장이 와서는 지크프리트 4인조에게 손을 내밀었다. 아무래도 빵을 자신들에게 맡기라는 것 같았다.


'어떻게 하지?'


지크프리트 4인조는 조금 망설이다가 서로 눈을 맞추고는 그냥 빵을 내어주기로 했다. 대충 돌아가는 상황을 보니 반장과 부반장의 권력이 높기도 했고, 지크프리트 4인조의 옷에는 주머니가 없었기 때문에 어차피 여기서 빵을 가져나갈 수는 없을 것 이었다. 반장, 부반장은 간수의 눈을 피해서 순식간에 빵을 자신의 옷 안쪽에 있는 주머니에 넣었다.


잠시 뒤 막사에 돌아왔고, 반장과 부반장은 지크프리트 4인조의 빵 네 개 중에 한 개는 부반장과 나누어먹고, 세 개를 돌려주었다. 지크프리트 4인조가 눈을 크게 뜨자 반장이 러시아어로 말했다.


"굴라크에서는 모든 일에 대가가 필요하네!"


결국 지크프리트 4인조는 빵 세 개를 들고는 38반원들이 머무는 막사로 가서 재봉사 출신 죄수에게 손짓 발짓을 하며 발싸개, 마스크, 장갑을 만들어달라고 했다. 재봉사 출신 죄수가 손가락으로 다섯 개의 빵이 더 필요하다고 했다. 올라프가 말했다.


"다바이! 다바이! 다바이! 내일이랑 모래 추가로 줄게!"


근데 생각해보니 옷 속에 주머니가 없으면 빵을 빼돌리기도 어려워서 또 반장, 부반장에게 빵 한 덩이를 상납해야 할 것 이다. 호르스트가 자신의 누비옷을 벗은 다음에 손가락으로 안쪽에 주머니를 만들어주면 안되냐고 물었다. 그러자 재봉사 죄수가 빵을 추가로 달라고 했다.


"네 명 주머니 만드는데 빵 두 개!!"


"한 개!!"


"좋아!! 제길!! 이러면 나한테 남는게 없겠군!!"


그렇게 재봉사 죄수는 취침 시간 전까지 지크프리트 4인조의 옷 안감에 주머니를 만들기 시작했다. 재봉사 죄수는 정치범을 뜻하는 검은색 죄수복을 입고 있었음에도 나름 영양 상태가 괜찮아 보였다. 키도 작고 왜소한 편에 이런 곳에서 권력을 차지할만한 성격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나름 대우를 받고 있는 것 같았다.


막사에 나무로 만들어진 2층 침대에서 죄수들 일부는 일을 하고 있었다. 집으로부터 소포를 받은 한 죄수는 러시아어가 적힌 통조림을 꺼내어 먹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자신의 통조림의 일부를 이용하여 다른 죄수와 물물교환을 했다. 호르스트가 이 광경을 보며 침을 꿀꺽 삼켰다.


로베르트가 말했다.


"우린 소포도 못 받는데..."


독일군 포로들은 집에서 소포를 받을 수도 없었기 때문에 물물 교환을 할 수도 없었다. 수용소에서 제일 계급이 낮은 정치범조차도 기술이 있거나 소포를 받으면 수용소에서 나름 생존이 가능할 것 이었다. 주머니를 만들고 막사로 돌아오며 크리스티안이 말했다.


"우리도 할 수 있는 것을 찾아봐야 하네."


자신의 방으로 돌아가기 위해 복도를 걷는데 식당에서 죄수들이 수프 그릇 치우는 일을 하는 광경이 보였다. 그런데 죄수들은 접시를 하나씩 치우면서 혀로 그릇에 남은 국물을 깨끗히 핥았다. 어떤 녀석은 그릇에 남아 있던 생선 가시를 쪽쪽 빨아먹었다. 어떤 등신 같은 녀석인지 생선 눈알을 그릇에 남기고 간 녀석도 있었다. 그릇을 치우던 죄수 한 명은 그 눈알을 순식간에 먹어 치웠다.


지크프리트 4인조는 막사로 돌아왔다. 창문에는 성에가 두껍게 끼어 있었다. 탐조등에서 나오는 커다란 불빛이 어두컴컴한 하늘과 눈 밭을 이리저리 비추었다. 불빛이 움직일 때마다 빽빽하게 설치되어있는 철조망이 보였다. 수용소를 둘러싸고 있는 망루 위에 보초들의 그림자가 보였다.


올라프, 로베르트, 크리스티안, 호르스트는 나무로 만들어진 자신의 침대에 누웠다. 로베르트는 입을 벌리고 있다가 뭔가가 입 안으로 떨어지는 것을 느꼈다.


'윽!!'


꺼내보니 빈대였다. 침대 구석을 확인해보니 빈대가 기어다니고 있었다. 로베르트가 빈대를 보며 속으로 생각했다.


'니가 나보다 낫다.'


간수가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


"전원 취침!!"


지크프리트 4인조는 눈을 감았다. 앞으로 수용소에서는 고작 빵 한 조각, 그릇에 남은 생선 눈알 하나, 발싸개로 쓸 수 있는 천 한 조각에 기뻐해야 할 것 이다. 전쟁에서는 그래도 이 상황이 끝날 수 있다는 희망이 있었고 정신만은 살아 있었다. 총알이나 포탄으로부터 피하기 위하여 전투 때는 온 신경이 각성되었다. 하지만 이 수용소에서는 레닌그라드 대학에서 학문을 연구했던 교수도, 푸르 르 메리트 훈장을 받았던 장교도 모두 구더기처럼 변해가고 있었다.


지금이 앞으로의 나날에서 가장 인간다운 순간일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생각에 좀처럼 잠이 오지 않았다. 내일 눈을 뜨면 또 다시 이 지옥이 펼쳐질 것 이었다. 아까 전에 재봉사한테 준 빵이 너무 먹고 싶었다. 하다못해 반장과 부반장한테 빼앗긴 빵 두 개를 넷이서 나눠 먹었다면 얼마나 좋을까?


제길. 스프에 감자 건더기 한 두개 라도 있었다면 이렇게 배가 고프지는 않았을텐데. 이렇게 먹을 것을 적게 주면서 일하라는 것은 말이 안되는 소리다. 작업 할당원들이 안 볼때는 최대한 요령을 피워서 조금이라도 더 쉬어야 몸이 버틸 수 있을 것 이다. 나이도 있고 두 번이나 참전했기 때문에 안 그래도 몸 여기 저기가 쑤셨다. 요령 안 피우고 근무하다간 관절이 남아나지 않을 것 이다.


과연 내일은 무사히 빵을 빼돌려서 하루라도 빨리 장갑, 발싸개, 마스크를 얻을 수 있을지 생각하다가 지크프리트 4인조는 잠이 들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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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6

  • 작성자
    Lv.43 g5******..
    작성일
    23.04.11 14:06
    No. 1

    그러고보니 일본군 죄수들도 있을거고 진짜 범죄자들도 있겠네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44 di******..
    작성일
    23.04.11 15:30
    No. 2

    네 진짜 범죄자들은 간수도 못건드렸다고하더라구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4 di******..
    작성일
    23.04.11 17:30
    No. 3

    아아 근데 이거 시점이 아직 태평양 전쟁 나기 전이라 일본군 죄수 없겟네요 일본군 죄수 있으면 재밌을텐데 말입니다 지금 자료 연구 중인데 일본군 포로들이 괴롭힘당하다가 일본인 반장이 고참장교 데리고 수용지점 지점장 방 가서 중지시키지 않으면 두 장교가 할복할거라고 했다네요 이건 시작에 불과하다고 했다네요 그래서 결국 일본인 작업반은 징벌수용지점에서 다른 장소로 옮겨졌다고 하네요
    할복한다고 해서 저게 통하기도 하는군요 ㄷㄷㄷ 혹시 굴라크 가는 독자분들 참고하세요 저도 굴라크가서 징벌수용방에서 구타당하면 할복한다고 해야겠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3 g5******..
    작성일
    23.04.11 18:32
    No. 4

    관동군이 시베리아 출병했으니 있지 않을까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44 di******..
    작성일
    23.04.11 18:57
    No. 5

    아 그렇겟네요 ㄷㄷㄷ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4 di******..
    작성일
    23.04.12 12:28
    No. 6

    오늘 작품 좀 늦게 올라감다 죄송함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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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7 특수부대가 된 나타샤 +6 23.04.24 101 2 11쪽
926 지크프리트 4인조 굴라크 탈출기 9 (完) +19 23.04.18 146 2 15쪽
925 지크프리트 4인조 굴라크 탈출기 8 +8 23.04.17 102 2 12쪽
924 지크프리트 4인조 굴라크 탈출기 7 +14 23.04.16 179 3 13쪽
923 지크프리트 4인조 굴라크 탈출기 6 +2 23.04.15 86 2 13쪽
922 지크프리트 4인조 굴라크 탈출기 5 +16 23.04.14 89 2 13쪽
921 지크프리트 4인조 굴라크 탈출기 4 +7 23.04.13 101 2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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