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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 님의 서재입니다.

왕따 이등병의 1차 대전 생존기

웹소설 > 일반연재 > 전쟁·밀리터리, 대체역사

dirrhks404
작품등록일 :
2020.11.21 18:30
최근연재일 :
2024.04.19 00:28
연재수 :
1,01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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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7,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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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5,607,311

작성
23.03.12 14:24
조회
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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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글자
20쪽

외전) 조선인 프랑스 외인부대 [인도차이나 베트남 전쟁] 6

DUMMY

인도차이나에서는 주간 수색, 야간 매복, 경계 근무 등 계속해서 좆같은 임무가 이어진다. 그리고 종수는 그 중에서도 가장 좆같은 임무, 땅굴 수색을 하게 되었다. 아시아인이 체구가 작다는 이유로 이 땅굴 수색은 종수, 영환, 와타루, 영무, 다케시의 몫이었다. 분대장님이 말씀하셨다.


"정보에 의하면 이 땅굴은 오래된 땅굴이니 베트민이 없을 확률이 높네. 하지만 부비트랩에 유의하도록."


종수가 속으로 생각했다.


'이럴거면 차라리 이오지마에서 뒤지는건데...'


샘이 종수에게 말했다.


"여차하면 바로 빼내줄테니 걱정말게."


종수는 단도, 권총, 손전등을 준비했다. 종수의 최애품 M1 카빈을 땅굴 내부에서 썼다가는 총성에 귀가 멀어버리기 때문에 여기선 권총을 써야 한다. 종수는 한 손에 손전등, 한 손에 권총을 들고는 좁아터진 땅굴로 상체부터 천천히 집어넣기 시작했다.


'...'


땅굴 내부에서는 최근에 베트민이 살았던 체취가 느껴지지는 않았다. 그렇게 종수는 손전등을 키고는 구석구석을 둘러보았다. 잠시 뒤, 샘이 바딤과 함께 종수의 다리를 하나씩 잡고 터널 속으로 더 밀어넣어주었다.


'시발 천천히 내리라고!!!'


샘과 바딤이 종수의 다리를 하나씩 잡아준 상태에서 그렇게 종수는 머리와 팔만 거꾸로 땅굴 속으로 들어간 자세로 주변을 살폈다. 종수는 손전등으로 땅굴 벽도 하나하나 차분히 살폈다. 땀방울이 땅굴 바닥으로 뚝뚝 떨어졌다. 박쥐처럼 거꾸로 매달린 상태에서 바닥도 꼼꼼하게 살폈다.


땅굴 밖에서 종수의 다리를 잡고 있는 샘과 바딤은 점점 힘들어지기 시작했다.


'빨리 좀 해라!!!'


종수가 신호를 보내자 샘과 바딤은 천천히 종수를 더 내려주었다. 종수는 땅굴 바닥에 쭈그려앉아 착지했다.


탁!


'!!!'


다행히 아직까지는 부비트랩은 없었다. 종수는 쾌쾌한 냄새가 나는 땅굴 속에서 단도로 땅굴을 조금씩 찔러보며 아주 천천히 전진했다. 손전등을 이용해서 목재로 만들어진 옆 벽면도 모두 살폈다.


'한참 전에 버려진 땅굴이군...'


이 지옥 같은 땅굴은 점점 아래쪽으로 기울어지기 시작했다. 종수는 권총 방아쇠울에 손가락을 넣은 상태로 조심스럽게 코너를 돌았다.


'!!!'


종수는 땅굴의 방향, 기울어지는 각도 등을 머리 속에 기억했다. 이 땅굴이 어느 방향으로 이어져있을지, 대략적인 토양의 깊이가 어느 정도일지 기억해두어야 했다. 쾌쾌한 땅굴 속에는 공기 중에 곰팡이가 둥둥 떠다니는 것 같았다. 잠시 뒤, 샘과 바딤은 종수를 땅굴 밖으로 끄집어내주었다. 맑은 공기가 허파 속으로 들어왔다.


"허억!!!"


종수는 자신이 본 땅굴의 방향과 깊이를 기록해서 샤를 예거 소대장에게 보고했다. 그리고 터널 폭파 작업이 시행되었다. 종수와 동료들은 혹시나 있을 위험 요소를 제거하기 위하여 화학물질이 나오는 호스를 땅굴에 연결하고, 판초를 위에 덮어서 화학물질이 세어나오지 않도록 밀봉했다. 그 다음 땅굴 밖에 있는 외인부대원들도 모두 방독면을 쓰고는 기계를 작동시켰다.


드르르르 드르르르르


기계에서 독가스가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그렇게 터널에 독가스를 살포한 다음, 종수, 샘, 바딤은 모두 동시에 터널에 수류탄을 던진 다음 튀었다.


쿠과과광!! 쿠구궁!!!


베트민들이 쓰는 터널을 소탕하는 작전은 계속되었다. 종수와 동료들은 베트민 터널의 한 쪽 입구에 분말 가루를 뿌린 다음 판초로 덮어두었다. 그리고 반대쪽에서는 다른 분대원들이 화염방사기를 들고 기다리다가 베트민들이 올라올 무렵, 땅굴 속으로 화염방사기를 발사했다.


트으으으 트으으으으으으


샘이 외쳤다.


"바비큐 냄새가 좋군!"


작업이 끝나고 종수와 동료들은 베트민들의 시신을 확인했다. 화염방사기에 오그라든 시체들의 얼굴은 입을 벌리고 있었기에 허연 이빨이 보였다. 마치 천년 묵은 미라처럼 얼굴이 검게 쪼그라든 상태였다. 샘은 막대기로 시신을 쿡쿡 찔러보았다. 루보프, 아르티욤, 바딤 등등이 이 광경을 보고 다 같이 낄낄거렸다.


"우하하하!!!"


"오늘 저녁은 바비큐군!!"


체구를 보아하니 십대 초중반 정도 되어보이는 어린 아이들도 있었다. 와타루가 이 광경을 보고 말했다.


"어린 애들까지 전쟁에 이용한 호찌민이 잘못이지."


그렇게 좆같은 땅굴 수색 작전을 마치고 돌아온 다음, 종수는 자신의 발을 살폈다. 발가락, 발뒤꿈치가 모두 붉게 까져서 피가 묻어있고 발바닥은 하얗게 된 상태였다.


'좀 있으면 야전병원에서 일주일 쉴 수 있겠군!'


종수는 신병들한테 발 관리하는 법을 가르쳐주었다. 신병들도 모두 발 상태가 안 좋았지만 이 중에서도 특히 발 상태가 나쁜 녀석이 있었다. 태평양 전쟁때도 늘 동료들에 비해 발이 금방 상하는 녀석들이 있었다. 이런 녀석들은 훈련때 아무리 전투력이 좋았어도 정글에서는 쓸모 없어진다. 종수는 신병들에게 발 관리 요령을 알려주었다. 다케시가 말했다.


"베트민들은 어떻게 발바닥이 군화 밑창만큼 두꺼운거지?"


"어릴 때부터 맨발로 다니잖아."


땅굴 수색 임무를 무사히 끝내자 종수는 대마초가 피우고 싶어졌다. 하지만 일단은 참기로 했다. 종수는 심심해서 동료들의 헬멧을 구경했다. 멋드러진 해골 그림을 그린 녀석도 있었고, 어떤 녀석은 조커 트럼프 카드를 끼워두기도 했다. 어떤 녀석의 철모에는 커다란 거시기가 그려져 있었다. 한 녀석의 철모에는 "호치민의 거시기"라고 적혀 있었다.


소련군 출신의 아르티욤이 종수에게 물었다.


"이오지마 참전했다고 했나?"


"그렇지."


"난 모스크바 공방전에서 살아남았네."


아르티욤이 철모에 꽂아주었던 대마초를 꺼내 피우며 말했다.


"그 지옥에서 살아남았는데 이딴 거지 같은 정글에서 베트민들 트랩에 뒤질 수는 없네."


종수도 차라리 죽을거면 미군한테 뒤지는게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동아 전쟁은 어쨋거나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군대와 싸우는 전쟁이었다. 이런 추잡한 전쟁 같지도 않은 전쟁에서 뒤진다면 여태까지 개고생하면서 살아온 것은 이유가 뭐였나 생각이 들었다. 그게 잘못된 믿음일지언정 태평양 전쟁때는 대동아공영권을 위해 싸우다 죽었다는 허울뿐인 명분이라도 있었다. 하지만 이 전쟁은 지독하게 추접했다.


'설마 여기서 이렇게 뒤지는건가?'


우크라이나에서 온 바딤이 대마초를 피우면서 말했다.


"벌레같은 베트민들은 하루종일 대마나 빨면서 호찌민이라는 자를 신처럼 믿고 있지. 저 자들은 자유의지가 없는 벌레들이나 다를바 없어. 현실을 잊고 맹목적으로 추종할 대상이 필요한거야. 정작 공산주의가 뭔지 이해도 못하겠지. 자유 의지를 스스로 놓아버린 짐승만도 못한 녀석들을 위해 내 목숨을 버릴 필요는 없지."


러시아 제국군 출신 루보프가 말했다.


"공산주의에서는 종교가 인민의 아편이라고 하지만 공산주의 또한 아편인 것은 마찬가지 아닌가?"


다케시가 말했다.


"인간은 왜 종교나 이념 따위를 믿고 사는지 모르겠어. 스스로 판단을 못하는건가?"


아르티욤이 자신의 총기를 손질하며 말했다.


"난 그저 살기 위해 죽일 뿐이야."


종수 또한 속으로 이에 동의했다. 얼굴을 가리는 밀짚모자를 쓴 베트민들이 아무리 민간인들 틈에 숨고 비열한 방법을 쓴다고 할지라도 모조리 죽이고 반드시 조선 땅으로 돌아가기로 결심했다.


'베트민은 열 마리고 백 마리고 반드시 죽인다...'


그 날 밤도 베트민들은 간헐적으로 박격포를 발사하고 멀리 떨어진 곳에서 좆같은 꽹가리 소리와 북소리를 내며 중대 전술 기지의 외인부대원들을 숙면을 취하지 못 하게 만들었다.


트덩 트덩 틍 틍 틍 틍 틍


둥 둥 둥 둥 둥 둥


샘이 어둠 속에서 울부짖었다.


"시발 새끼들아!! 들어오라고!!"


그 때, 술에 취해있던 샤를 예거 소대장이 외쳤다.


"가서 베트민 잡아온다!!"


샤를 예거 소대장은 예전에도 술에 취해서 헛소리를 한적이 있어서 다들 무시했다. 종수와 동료들은 그렇게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하고 계속 전투 배치를 해야 했다. 꽹가리 소리가 밤 공기를 찢어놓았다.


틍! 틍! 틍! 틍! 트덩! 트덩!


둥 둥 둥 둥 둥 둥


다음 날 종수와 동료들은 야간 매복 작전을 갔다. 이번 매복 작전은 장기간에 걸쳐 이루어질 예정이었기에 완전 군장을 하고 가야 했다. 얼굴은 시커멓게 칠하고 철모에는 나뭇잎을 꽂아서 위장을 하고 출발했다. 한참을 가다보니 늪지대가 보였다. 종수와 동료들은 늪지대로 들어갈 준비를 했다.


'시발...'


물 밖으로 튀어나온 뿌리가 숨을 쉬는 맹그로브 지형으로 종수와 동료들은 조심스럽게 들어갔다. 징그러울 정도로 무성한 초록색 숲 사이에 매우 좁은 실개천이 있었다. 종수와 동료들은 거시기까지 실개천에 잠긴 상태로 주위를 경계하며 조용히 실개천을 건넜다.


주변 나무에는 에메랄드 색상의 뱀이 또아리를 틀고 있었다. 덩치를 보아하니 새끼였지만 독성이 엄청나게 강한 뱀이라 주의해야 했다. 종수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만약 이 곳에서 교전이 벌어진다면 고작 15m 사이에서 벌어지는 근접 교전일 것 이었다.


열대 나뭇잎 사이로 부서진 햇살이 들어왔다. 정글에서는 순식간에 해가 지기 때문에 매복 장소에 제때 도착하려면 서둘러야 했다. 실개천은 점점 깊어지고 가슴까지 물이 차올랐다. 종수는 훈련 받을때 다른건 다 그럭저럭 했지만 수영은 못했기에 초조해졌다.


굵은 맹그로브 나무 줄기들이 실개천을 가로질러서 나있었기 때문에 종수와 동료들은 종종 고개를 숙여야 했다. 이젠 어깨 바로 아래까지 물 속에 잠겼다. 종수는 나무 줄기에 머리가 부딪치지 않도록 고개를 숙였다. 더러운 물이 입 안으로 들어가지 않도록 입은 꽉 다물었다.


맹그로브 지형에서는 나무들이 정말 기이하게 자라 있었다. 옆에 보이는 나무에 털이 부숭한 검은 거미가 꿈틀거리며 기어가고 있었다. 이오지마에서 지렁이도 먹고 지네도 먹었지만 저 거미만은 절대 못 먹을 것 같았다.


잠시 뒤 종수 일행은 폭이 1m도 안되는 늪지대로 들어갔다. 양쪽에 두터운 흙벽이 측면을 엄폐해주었기 때문에 이 길은 베트민의 기습으로부터는 상대적으로 안전했다. 혹여나 베트민의 공격을 받을때 퇴각로로도 안성맞춤일 것 이었다. 늪지대 속에서 발을 허우적거리면서 걷는 것은 묽은 죽 속으로 들어가는 것 같았다. 샘이 중얼거렸다.


"이거 오트밀 같네."


루보프가 말했다.


"베트민들은 도대체 이런 곳에서 어떻게 야포를 옮기는거지?"


와타루가 말했다.


"임팔에선 더한 것도 해봤네."


군복이랑 머리까지 완전히 진흙으로 범벅이 되었다. 조만간 이 진흙은 딱딱하게 굳어갈 것 이었다. 그리고 잠시 뒤, 종수와 동료들은 높이 1m 진흙탕에 잘못 들어가서 허우적거리기 시작했다.


'이게 무슨 병신같은 꼴이냐!!'


종수와 동료들은 전부 반쯤 누워있는 자세로 어떻게던 진흙 속에서 다리를 한쪽씩 들어올리려고 애를 썼다. 영무 녀석이 제일 먼저 탈출해서 칼로 덩굴을 탁탁 내리쳐서 덩굴을 던졌다.


"이걸 타고 올라오십시오!!"


밀도가 대단히 높은 오트밀 같은 진흙 속에 파묻힌 종수와 동료들은 군장까지 완전히 진흙으로 뒤범벅이 된 상태였다. 진흙 위에 나뭇가지들이 떨어져있었고, 종수와 동료들이 몸부림을 치자 진흙 표면에 파도가 일며 나뭇가지들이 꿈틀거렸다.


"조금 있으면 해 지겠습니다! 빨리 나오십시오!"


그렇게 진흙탕 속에서 30분이 걸려서 겨우 빠져나왔다.


'헉...허억...'


예전에 말레이 전역때 야마모토 상병이 했던 말이 떠올랐다.


[정글은 가장 약한 자부터 죽이지. 여기서 뒤지는건 자연에 사냥당하는거야.]


그렇게 겨우겨우 종수 일행은 매복 장소에 도착했다. 영무가 투덜거렸다.


"다른 소대는 매복 갔다고 거짓말치고 갔다 온 시늉만 한다던데 우리는 왜 맨날 직접 갑니까?"


"우리 소대장 성격에 속아주겠냐?"


종수와 동료들은 칼을 이용해서 탁탁 쳐서 나뭇가지를 자르고, 커다란 나뭇잎을 잘라내서 야영지를 만들었다. 순식간에 해가 졌고, 어둠 속에서 종수와 동료들은 매복을 섰다. 정보에 의하면 이 인근 늪지대를 베트민들이 야전병원으로 쓴다는 말이 있었다. 종수가 속으로 생각했다.


'아무리 베트민이라도 이 늪지대를 야전병원으로 쓸 수는 없을텐데...'


사방에서 온갖 종류의 나방, 벌레들이 기어다녔다. 군복에 묻은 진흙이 딱딱하게 굳어갔다. 완전군장으로 한참을 행군했기에 어깨가 상당히 아팠다. 종수는 무심코 옆에 덤불에 손을 올려두었다가 갑자기 뜨거운 것에 데인듯한 통증을 느꼈다.


"악!!"


종수는 위생병한테 가서 속삭였다.


"손가락이 물린 것 같습니다."


"뭐에 물렸지?"


"모르겠습니다."


"독사나 거미나 전갈이겠군."


벌써부터 손 전체가 얼얼하기 시작했다. 독사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종수는 식은 땀이 흐르기 시작했다. 위생병이 응급 조치를 해주고 말했다.


"위험할지 모르니까 일단 계속 상태를 보게."


다음 날 새벽 여명이 조금씩 밝아왔다. 시커먼 숲 사이에 껴있는 남색 하천에 금빛 태양이 비추었다. 종수는 영환, 영무, 와타루와 함께 조용히 인근을 탐색하기로 했다. 무성한 덩쿨 사이로 조용히 이동하는데 영무가 뭔가를 발견하고 종수를 건드렸다.


'저...저기!!!'


늪지대에서 베트민들이 부상자들을 들것으로 나르고 있었다.


'여기 야전병원이 있다는 것이 사실이었군...'


베트민들은 무릎까지 잠긴 상태에서 들것을 들고는 들것이 물에 잠기지 않도록 주의하며 천막이 설치된 늪지대 야전병원으로 가고 있었다. 머리에 두건을 두르고 마스크를 낀 간호사들 또한 무릎까지 잠기는 맹그로브 지형의 늪지대에서 천막 아래 마련된 야전병원에서 부상자들을 치료하고 있었다. 간호사들 모두 치마가 완전히 젖어 있었다.


종수는 야전병원에 내부에 베트민들이 무기로 무장하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잠시 뒤, 종수 일행은 모든 매복조원들과 함께 야전 병원을 기습했다.


탕!! 타앙!! 탕!


쿠광!! 쿠궁!!!


총탄과 수류탄 공격에 야전병원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었다. 간호사가 총을 드는 순간, 샘이 MAS-45를 발사했다.


탕!!!


거의 다 사살했다 싶었는데 침상에 누워있던 부상병이 한 외인부대원을 향해 권총을 발사했다.


탕!!


"억!!!"


영환이 그 부상병을 향해 기관단총을 발사했다.


탕! 탕! 탕! 탕! 탕!!


위생병은 황급히 야전병원에 있던 의료 기구를 이용하여 부상병을 응급조치했다. 야전병원에 있던 들것들은 죄다 피투성이가 되었던지라 새로운 들것을 만들어야 했다. 종수는 동료들과 함께 인근에 있는 나무를 잘라냈다.


탁! 탁! 탁!!


그리고 종수와 동료들은 그물을 이용해서 즉석으로 들것을 만들었다. 부상병은 허벅지에 관통상을 입은 상태였고, 응급조치는 했지만 하루 빨리 본부로 퇴각해야하는 상황이었다.


잠시 뒤, 부상병은 길다란 통나무에 번데기처럼 그물로 매달렸고, 종수와 동료들은 늪지대를 따라 복귀하기 시작했다. 평지에서도 부상병 하나 후송하는데 4명이 들것을 들어야한다. 그런데 늪지대에서는 7~8명이 부상병 하나에 달라붙어야 했다. 영무 녀석은 부상병의 군장을 자신의 군장 위에 포개어서 등에 지고 갔다.


'으아아!!!'


성질 같아서는 군장 일부를 버리고 싶었지만 그랬다가는 샤를 예거 소대장한테 작살이 나기 때문에 어떻게던 군장을 챙겨야 했다. 총소리가 들렸기 때문에 종수와 동료들은 서둘러서 예전에 봐두었던 퇴각로로 향했다. 오트밀 같은 늪지대에 양쪽이 흙벽으로 엄폐해주는 그 퇴각로였다.


그렇게 7명의 병사들이 통나무를 위로 들고 늪지대에서 다리를 허우적거리며 이동했다. 통나무가 내려가자 와타루가 외쳤다.


"익사 안 당하게 조심해!!"


"더 올려!!"


부상병은 혹시나 통나무가 내려가서 늪지대에 잠길까봐 벌벌 떨고 있었다.


"영차!!"


마침내 늪지대에서 빠져나왔고, 종수 일행은 오르막길을 따라 올라가기 시작했다. 군장 두 개를 매고 가던 영무는 진흙탕 속에서 빠져나오다가 위에 매고 있던 군장이 앞으로 굴러떨어졌다.


'으익!!!'


그렇게 외인부대원들은 축축한 진흙으로 절여진 오르막길을 기어 올라갔다. 온 몸에 거머리가 들러붙은 상태였지만 때어낼 시간도 없었다.


'이거 사람 할 짓이 아니네!!!'


"헉...허억..."


죽을 고생 끝에 중대 전술 기지에 도착했고, 부상병은 치료를 받을 수 있었다.


다음 날, 종수는 샘, 영무, 다케시와 함께 중대 전술 기지 근방을 순찰했다. 그런데 베트남 꼬맹이 둘이 놀고 있었다. 영무가 말했다.


"저 녀석한테 정보 물어볼까요?"


종수는 보급받은 초코바를 들고는 꼬맹이 둘에게 걸어간 다음 대충 아는 베트남어로 말했다.


"이봐. 베트민 어디에 있냐?"


그 꼬맹이 둘은 물끄러미 종수를 보더니 괴성을 지르며 어딘가로 달려갔다.


"우와와와!!! 우와와와와!! 우와와와와!!!"


종수와 동료들이 어안이 벙벙해서 있는데, 갑자기 2시 방향 수목이 있는 덤불 속에서 총격이 쏟아졌다.


탕!! 타앙!! 탕!!


종수와 동료들은 잽싸게 주변 바위 뒤로 엄폐했다.


'이런 시발!!'


갑작스러운 기습에 아무도 총상을 입지는 않았지만 그 꼬맹이 둘이 베트민과 한패인 것은 확실했다. 종수와 동료들은 총성이 들린 덤불 쪽으로 대응 사격을 날렸다.


탕!! 타앙!! 탕!!


하지만 베트민들은 이미 튄 건지 더 이상 총성이 들리지는 않았다. 종수와 동료들은 이 사실을 보고했고, 그 날 샤를 예거 소대원들은 중대 전술 기지 근처 마을을 찾았다. 샘이 아까 전에 괴성을 지르며 베트민들에게 신호를 주었던 두 꼬맹이들에게로 말 없이 걸어갔다. 마을의 이장 할머니가 샘 앞을 막아서서 알아들을 수 없는 소리로 외쳐댔다.


종수가 이장 할머니를 향해서 나직히 욕을 씨부렸다.


"뒤지기 싫으면 비키쇼."


하지만 이장 할머니는 펄펄 뛰면서 삿대질을 했고, 참지 못한 종수는 이장 할머니를 밀치고 두 베트민 꼬맹이들의 복부를 발로 걷어찼다.


퍽!! 퍼억!!!


"꺄아아악!!!! 꺄아아아악!!!"


여인들이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고 종수는 아드레날린이 치솟은 상태로 꼬맹이들의 멱살을 잡고 뒤흔들고 베트남어로 물었다.


"베트민 어디있어!!! 어디있냐고!!!"


더러운 꼬맹이들이 콧물을 질질 흘리고 입에서 거품을 일으키면서 숨을 못 쉬면서 헐떡거렸다. 옆에서 계속해서 여자들이 찢어지는 비명을 질렀고 종수는 이 꼬맹이들의 대가리를 으깨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심장이 쿵쾅거렸고 손이 부들부들 떨렸고 얼굴에 피가 쏠려서 열감이 느껴질 정도였다.


"열 셀 때까지 기다린다. 하나...둘..."


그 때, 베트남 청년 코이가 부지깽이를 들고 달려왔다. 종수는 잽싸게 꼬맹이들을 집어던지고 M1 카빈 개머리판으로 코이를 후드려쳤다.


퍼억!!!


코이가 부지깽이를 떨어트린 순간, 종수는 개머리판으로 코이의 온 몸을 두들겨패기 시작했다.


퍽!! 퍼억!! 퍼억!!


옆에서 마을 이장 할머니가 미친듯이 소리를 지르며 비명을 질렀고 베트남 여인들 또한 시커먼 이빨을 드러내며 괴성을 질렀다. 종수는 완전히 리미트가 끊기고 개머리판으로 코이의 대가리를 박살내려고 하는데, 다케시, 영무, 와타루가 뒤에서 종수를 붙잡았다.


"그만!! 그만하게!!"


코이는 피를 뚝뚝 흘리며 증오의 눈으로 종수를 바라보았다. 종수와 그 동료들은 아시안이었지만 생김새는 베트남 현지인들하고는 많이 달랐고, 중국인이나 일본인 같았다. 코이는 종수의 얼굴에서 증오심과 공포를 느낄 수 있었다. 여인들이 발광을 하며 프랑스 외인부대에 따졌지만 코이는 자리에서 일어날 수도 없었다.


'!!!!!!!!!!!!'


그 날, 부이용 중대장이 와서 마을에 의약품과 돈을 주고 사과했고 사건은 일단락되었다. 이장 할머니가 코이를 치료해주기 위해서 약을 갖고 왔지만 코이는 치료를 받지 않고 마을 밖으로 걸어갔다. 한 시간 뒤, 코이는 베트민의 근거지에 도착했다. 이 곳에는 대공 기관총도 설치되어 있었고, 어린 여자들 또한 총을 들고 훈련을 받고 있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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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7

  • 작성자
    Lv.70 血天狂魔
    작성일
    23.03.12 14:51
    No. 1

    베트남전 사실 미국이 소련이랑 중공 겁안내고 X까하고 북베트남 전역을 불고기로 만들었으면 호치민이라도 장사없는데 쫄보가되서 스스로 손발묶고 삽질하는바람에 진거져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44 di******..
    작성일
    23.03.12 15:16
    No. 2

    미국이 베트남전에서 제 실력을 발휘 안하긴 했군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0 血天狂魔
    작성일
    23.03.12 14:52
    No. 3

    대략 미국 국무성 치킨들 잡아다가 튀겨버리고 르메이상처럼 까불면 석기시대 되돌려주고 중공놈들거드럭 거리면 중화민국움직여서 남중국불고기만들각보이면 중공도 아닥할텐데 그냥 스스로 쫄아가지고...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44 di******..
    작성일
    23.03.12 15:17
    No. 4

    하긴 미국이 제대로 안싸우긴 했죠 국제 문제 외에도 내부 정치적인 상황도 요인이었을거 같기도 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3 g5******..
    작성일
    23.03.12 15:25
    No. 5

    베트남에 일본군이 진주했을때의 트라우마 때문에 저리 발광하는것일지도..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44 di******..
    작성일
    23.03.12 16:01
    No. 6

    월남전 찾아보니 실제로 저런 식으로 어린 아이들이 베트민에게 정보를 알려준다는 말이 있었는데 정말 트라우마때문에 그랬을 수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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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44 di******..
    작성일
    23.03.13 09:30
    No. 7

    다른 일정이 있어서 작품 늦게올라감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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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따 이등병의 1차 대전 생존기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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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7 외교 상황 브리핑 +18 24.01.31 80 3 12쪽
936 전쟁을 즐기는 자 +550 23.06.02 415 4 12쪽
935 카를 파이퍼 징병되다 +56 23.06.01 142 3 14쪽
934 우라늄 프로젝트 +18 23.05.31 117 3 16쪽
933 CQC 전투 +5 23.05.30 108 3 13쪽
932 짝퉁 전차 +11 23.05.29 116 3 12쪽
931 러시아 해방군 +16 23.05.28 158 4 12쪽
930 스페츠나츠 +103 23.05.27 149 4 12쪽
929 특수부대가 된 나타샤 3 +152 23.04.26 247 3 12쪽
928 특수부대가 된 나타샤 2 23.04.25 90 2 15쪽
927 특수부대가 된 나타샤 +6 23.04.24 101 2 11쪽
926 지크프리트 4인조 굴라크 탈출기 9 (完) +19 23.04.18 146 2 15쪽
925 지크프리트 4인조 굴라크 탈출기 8 +8 23.04.17 102 2 12쪽
924 지크프리트 4인조 굴라크 탈출기 7 +14 23.04.16 179 3 13쪽
923 지크프리트 4인조 굴라크 탈출기 6 +2 23.04.15 86 2 13쪽
922 지크프리트 4인조 굴라크 탈출기 5 +16 23.04.14 89 2 13쪽
921 지크프리트 4인조 굴라크 탈출기 4 +7 23.04.13 101 2 14쪽
920 지크프리트 4인조 굴라크 탈출기 3 +24 23.04.12 107 3 14쪽
919 지크프리트 4인조 굴라크 탈출기 2 +6 23.04.11 94 3 16쪽
918 지크프리트 4인조 굴라크 탈출기 +3 23.04.10 144 2 13쪽
917 유보트에 탄 밀리나 3 (完) +6 23.04.09 109 2 15쪽
916 유보트에 탄 밀리나 2 +5 23.04.08 94 2 17쪽
915 유보트에 탄 밀리나 +4 23.04.07 119 3 13쪽
914 외전) 독소전 이후 앙뚜완의 이야기 2(完) +333 23.03.19 311 4 16쪽
913 외전) 독소전 이후 앙뚜완의 이야기 +11 23.03.18 99 2 15쪽
912 외전) 조선인 프랑스 외인부대 [인도차이나 베트남 전쟁] 10 (完) +12 23.03.16 90 1 12쪽
911 외전) 조선인 프랑스 외인부대 [인도차이나 베트남 전쟁] 9 +3 23.03.15 73 2 15쪽
910 외전) 조선인 프랑스 외인부대 [인도차이나 베트남 전쟁] 8 +5 23.03.14 85 2 13쪽
909 외전) 조선인 프랑스 외인부대 [인도차이나 베트남 전쟁] 7 +6 23.03.13 84 2 15쪽
» 외전) 조선인 프랑스 외인부대 [인도차이나 베트남 전쟁] 6 +7 23.03.12 85 3 2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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