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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은™ 님의 서재입니다.

후회 안 하는 재벌가 배우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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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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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6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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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고대하던 첫 방송 (1)

DUMMY

[[포토]‘너와 나의 파레트’ 제작발표회]

[‘너와 나의 파레트’ 제작발표회 백재열, “나에게 연기는 이해의 과정”... “선배님들을 존경해 이해하고 싶다”]

[‘너와 나의 파레트’ 제작발표회 정윤성X서연주 케미, 백재열X서연주에게 밀렸다... 벌써부터 ‘진짜 남주’ 논란?]

[‘너와 나의 파레트’ 백재열, 연기를 향한 진정성 있는 모습... 팬들 감동했다]

[[포토] 정윤성X서연주X백재열 ‘저희 잘 어울리죠?’]

[‘너와 나의 파레트’ 화기애애한 제작발표회 현장]


제작발표회에서 가장 화제가 됐던 건 백재열의 마지막 답변이었다.

기자들은 그걸 중심으로 기사를 썼다. 캐릭터나 관계에 대한 분석도 중요했지만, 대중들에게 더 잘 다가갈 수 있는 건 이쪽 아니겠는가.

재벌 3세가 ‘연기를 이해하고 싶었다’라고 대답했다는 그 자체.

백재열이 대체 무엇을 보면서 그런 생각을 했을지, 오만 추측이 다 따라붙었다.


- 솔직히 좀 호감.... 하라 보니까 연기 존나 잘하긴 하더라

- 그니까 어쨌든 연기에 진심이었다는 거 아님

- 근데 왜 연기 처음이라고 했지?ㅜㅜ 처음 아닌 것 같은데..

- 진짜 처음일지도 모르지 말하는 거 보면 보긴 많이 본 것 같고. 근데 보는 것만으로 그런 게 되는 천재인 거임 내가 쓰고도 안 믿기긴 함

- 그래봤자 백재열이 돈 써서 배역 만든건 사실 아님? 억지 감동으로 문제 덮는거 추하다

- 있던 배역 뺏은 것도 아니고 결과적으로 드라마 퀄리티 높였고 연기력도 존나 훌륭한데 왜 자꾸 ㅈㄹ임 니가 더 추해;

- 본방 시작도 안 했는데 연기력은 어떻게 앎? 설마 하라가 전부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지?ㅋㅋ

- 얘네 또 싸우네 ㅅㅂ

- 판 옮길 테니까 싸울거면 따라오지마;;


인터넷은 다시 한번 백재열로 뜨겁게 타올랐다.

홍보팀은 신이 나서 그 불길을 부추겼다. 그 덕에 백재열의 이름과 <너와 나의 파레트>는 한동안 실시간 검색어 상위에 머무를 수 있었다.

거기에 제작발표회 마지막 답변에서 찍힌 그렁그렁한 우진환과 이나리의 영상까지 인터넷을 자유롭게 떠돌았다.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둘다 개감동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ㅜㅜㅜㅜㅜㅜㅜㅜ

- 약간 미어캣들 같다 물개박수치는 미어캣

- 근데 나라도 감동함 우리 배우 잘생기고 돈도 많고 연기도 잘하는데 생각도 깊어요ㅜㅜ

- 이런 말 좀 그렇긴 한데 미어캣보단 고릴라하고 병아리 아냐?

- 고릴라ㅅㅂ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사람 보고 고릴라라니 좀 너무한듯

└ 감독님 왜 여기 계세요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 일련의 행복한 소동을 뒤로하고, <너와 나의 파레트> 팀은 소고기를 굽기에 바빴다.

첫 방송을 핑계로 백재열이 비싼 소고깃집으로 회식을 잡았던 것이다.

표면적인 이유는 ‘방송 잘되길 바라려고’,

진심은 ‘서연주 조금이라도 더 보려고’.


모두가 신이 났다. 비싼 소고깃집을 통째로 빌려 회식하는 건 한번 해 볼까 말까 한 경험이었으니까.


“아니 왜 집게를 재열 씨가 들고 계세요! 저 주세요!”

“누가 재열 씨한테 집게 들렸어?! 누구야!! 내가 들 건데!!!”

“고기! 고기 드리겠습니다 저희 테이블에서 고기를 아주 잘 구워서요~”

“여기 직원분들이 다 구워 주시는데 다들 뭔 소리야 정말~”


누가 뭐래도 오늘의 주인공은 백재열이었다.

배우들이 모인 테이블에 앉아, 서연주의 옆자리를 당당하게 차지한 백재열.


사람들은 한 번이라도 더 그에게 말을 걸고 싶어 안달했다.

아주 가지각색의 모습으로.

이를테면, 이나리 작가는 그랬다.


“재열 님!!!!!”


멀쩡한 정신으로, 고깃집에 도착하자마자 백재열을 찾아 헐레벌떡 뛰어온 거다.


“감사해요······.”


열렬한 기세로 뛰쳐온 그는 또다시 그렁그렁한 눈이 되어 이야기했다.


“제가 더 감사하죠. 진정하세요, 작가님.”

“저희 선생님이, 재열 님처럼 작가한테 영감 주는 배우 아무 때나 만날 수 있는 거 아니라고, 그 인연을 소중히 하라셨어요······. 물론 그것 때문에 알았던 건 아니고요 저 정말 재열 님 연기 보면서 너무 감격스럽고 벅차고 박현섭이 이렇게까지 완벽한 캐릭터가 된 건 정말 전부 다 재열 님 덕, ······.”


가랑가랑한 눈으로 백재열이 무슨 신이라도 되는 양, ‘이런 인연 다신없을 거예요!’라며 장광설을 늘어놓는 그.

하염없이 길어지는 그 예배 시간을 끝낸 건 우진환 PD였다.


“이 작가 지금 뭐 하는 거야! 고기 다 타게 두고!”

“우악! 왜 사람을 미세요 감독님!!”

“내가 재열 씨한테 긴히 할 말이 있어서 그렇다 왜! 잠시 좀 나와 봐!!”


우렁찬 고릴라의 기세에 밀린 병아리는 분을 삭히며 자리로 돌아갔다.

우진환의 레퍼토리는 이나리와 똑같았다.


“재열 씨 덕분에 우리 SBC 드라마가 희망을 얻고 새출발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내가 정말 재열 씨를 만난 건 내 인생의 두 번 다시 없을 행운······!!”


백재열은 그들을 적당히 상대해 주며 생각했다.

이건 내가 아니라 서연주가 받아야 할 감사인데.

백재열 인생에 두 번 다시 없을 행운인 서연주가 이 드라마에 있었기에, 백재열도 합류한 거니까.


그래서 백재열은 말했다.


“제가 좋은 연기를 보였다면 그건 전부 서연주 선배님 덕분입니다.”


이나리에게도, 우진환에게도, 하나씩 찾아오는 키스태프들에게도 열심히 말했다.


“서연주 선배님 덕분입니다.”

“서연주 선배님이 촬영장에서 절 잘 이끌어 주셨습니다.”

“서연주 선배님의 연기를 보며 많이 배웠습니다.”

“제가 사실 서연주 선배님 팬입니다.”


염불을 외고 다녔더니 누군가 물었다.


“그럼 그, 재열 씨는 연주 씨 때문에 바다액터스 산 거예요?”


맞은편에 앉은 조연 배우가.


“예. 팬이니까요.”

“와 미쳤다.”


‘이가은 친구’ 역의 젊은 배우는 진심을 터트렸다.

팬질이라면 그도 일가견이 있다. 학창 시절 좋아하는 아이돌의 콘서트에 가려고 몇 달이고 용돈을 모아 본 적도 있다. 팬레터와 선물에 마음을 담아 보내는 것은 기본이었다.

그리고 소속사가 마음에 안 드는 짓을 할 때마다 욕을 바가지로 했지.

그러나 그 소속사를 산다는 생각은 해 본 적이 없다.


아니, 누가 그럴 수 있겠는가. 백재열 말고 누가!

정말이지 대단하다고는 다 표현이 안 되는 미친 재력이었다.


“세상에, 연주 씨는 알아요?”

“모르실 겁니다. 부담스러우실까 봐 제가 팬이라고 말도 안 했거든요.”

“헐, 그럼 이거 비밀로, 어, 흠흠, 연주 씨 오셨어요.”

“감독님 말씀이 생각보다 길어졌네요. 다들 무슨 얘기 하고 계셨어요?”

“어, 그게, ······.”


수습은 그 옆에 앉아 있던 ‘교수’ 역의 조연 배우가 했다.

험한 인상과는 다른 다정한 성품으로 팬들의 사랑을 받게 될 배우였다.


“재열 씨 선생님 얘기 하고 있었지. 연기 선생님.”

“배울 게 참 많다는 얘기였습니다.”

“아, 아아, 그분. 저도 저번에 슬쩍 부탁해서 잠깐 이야기 나눠 봤는데, 괜히 연극판의 살아 있는 전설이라고 불리시는 게 아니더라구요. 잠깐 얘기했는데도 많이 배웠어요.”

“연주 씨는 참, 뭐든 열심히인 게 보기가 좋아.”

“이거 다 선생님 보고 따라 하는 건데요, 뭘.”

“허허, 나한테 보고 따라 할 게 뭐가 있다고.”


테이블 위로 이야기꽃이 폈다. 중심은 서연주였다. 백재열이 자꾸만 자신에게 돌아오려는 포커스를 서연주에게로 돌렸으니까.

서연주는 그간 촬영장에서 있었던 일화나 앞으로의 대본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 게 즐거워 보였다.

재잘대는 입이 쉬질 않았고, 화제가 멈출 듯할 적에 미끼를 하나 던져 주면 냉큼 물어 대화를 이어 나갔다.

백재열은 그런 서연주를 지켜보는 게 즐거웠다.


누구보다도 성실히 고민하는 서연주.

누구보다도 열심히 질문하는 서연주.

누구보다도······ 눈부신 서연주.


“선배님.”

“네?”


그는 시간 맞춰 나온 물냉면을 서연주에게 밀어 주었다.


“이것도요.”

“어?”


검은 머리끈과 함께였다.

그때 서연주의 목소리가 약간 튀었다.

백재열은, 서연주가 여태껏 묘한 긴장감을 느끼고 있었던 줄도 모르고 생각했다. ‘귀엽다.’


물냉면은 서연주가 시킨 게 아니었다. 안 그래도 하나 시킬까, 하던 참인 건 맞았다.

고깃집에 오면 무조건 물냉면과 같이. 그건 서연주의 ‘맛있게 먹기’ 신조였으니까.


그뿐인가. 오늘은 매니저가 깜빡했다는 머리끈이 백재열에게서 나왔다. 머리로 머리를 묶을까, 근데 그건 잘 풀리는데, 궁리하고 있던 차였다.

검은 머리끈을 쥔 서연주는 얼떨떨한 기분으로 백재열을 바라봤다.

정작 그는 당연하다는 듯한 태도였다.


매니저한테 얘길 들었나? 아니, 그런 걸 얘기하고 다닐 애가 아닌데.

그러고 보면 오늘뿐만이 아니었다. 백재열은 촬영장에서도 귀신같이 서연주가 필요한 물건을, 필요할 때 쥐여 줬다.

몇 번이나 왔던 간식차에는 늘 망고 케이크가 있었다.


그걸 다 어떻게 알았지? 서연주는 정말 당황스러웠다.

당황스러웠다는 건 놀랐다는 뜻이고, 놀랐다는 건 가슴이 팍 뛰었다는 뜻이다.


‘둘이 뭐 있어?’


왜 하필 이 순간 동생의 목소리가 떠오르는지 모를 일이다.


“고기 다 식겠어요. 먹는 거에도 슬슬 집중해야겠는데?”

“어머, 그러게요. 다들 드세요!”


서연주는 열심히 고기를 씹었다. 어찌나 긴장했는지 살살 녹는 맛도 잘 느껴지지 않았다.

게다가,


‘촬영할 때도 알긴 했는데, 가까이 앉으니까 생각보다 더······.’


체격이 있다.

서연주가 좋아하는 반찬을 자연스럽게 앞에 놓아 줬을 때 어깨가 스친 이유다.

직원이 고기를 따로 담아 놓은 그릇도 어쩐지 서연주에게 가까워졌다.


모조리, 모조리 신경 쓰였다.


‘이거 나한테, 잘해 주는 거······ 맞지?’


착각하기 싫은데 착각하게 된다.

서연주는 타는 속에 물을 들이켰다.

잔이 비기 무섭게 백재열이 물을 채워 준다.

다들 자기 먹기에, 떠들기에 바쁜데.


“진짜 재열 님 덕분이에요······ 으허엉······ 감사해요 진짜로······ 흐어엉······.”

“와 정말 재열 씨 없었으면 나 어쨌을라나 몰라. 하! 안 되겠다. 이번 회식은 내가 쏜다! 내가! 내가 쏠 거야!”

“으하하! 감독님 취했다, 취했다. 다들 빨리 감독님한테 구두 계약 받아 내요!!”

“우 감독 다음에 재열 씨랑 같이하면 나도 꼭 불러! 알겠지!!”

“아 무슨 그런 섭한 말을! 당연하지!!”


아까 찾았던 사람들이 다시 그를 찾아오고,

돌려보낸 사람이 멀리 되돌아 그에게 다시 오고 있는데 말이다.


그러면서도 살펴 주는 일에 좀처럼 생색내는 법이 없다. 뭐지?


백재열은 맹세코 서연주를 헷갈리게 할 생각이 없었다.

그냥 그건 백재열의 습관이었다. 서연주의 버릇과 기호를 알아서 나오는 자연스러운 습관.

그러므로 이건 챙겨 주는 것도 아니었다. 생색낼 게 없는 게 당연하지.


“와, 선배님 술 안 먹으려고 물 그렇게 드시는 거예요?”

“역시 관리의 비결은 물 마시기인가요? 근데 물도 너무 마시면 붓던데.”

“어차피 내일 오전 촬영은 없지 않습니까. 그리고 술보단 물이 건강에 좋고요. 저도 물 많이 마십니다.”

“맞아요. 다들 물 많이 마시세요.”


어쩌다 물 마시기 홍보 대사가 된 서연주가 멋쩍게 웃었다.

백재열이 이런 농담에서도 서연주를 감쌌기 때문이다.


“자자, 다들 잔들 채우시고!!”


그러다 보니 첫 방송 시간이 다가왔다.

모두의 시선이 소고깃집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으로 쏠렸다.


서연주는 무심코 백재열을 훔쳐봤다.

그리고 시선이 마주쳤다.


“······.”

“······.”


콩닥콩닥,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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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너 누구랑 사귈 거야 (2) +1 24.09.14 685 33 12쪽
21 너 누구랑 사귈 거야 (1) +1 24.09.13 789 30 13쪽
20 착각은 재벌 3세도 괴물 배우로 만든다 (3) 24.09.12 831 30 12쪽
19 착각은 재벌 3세도 괴물 배우로 만든다 (2) 24.09.11 842 28 13쪽
18 착각은 재벌 3세도 괴물 배우로 만든다 (1) +1 24.09.10 918 29 11쪽
17 싫은데요 (2) +1 24.09.09 955 33 11쪽
16 싫은데요 (1) 24.09.08 950 31 15쪽
15 고대하던 첫 방송 (2) 24.09.07 971 29 12쪽
» 고대하던 첫 방송 (1) +1 24.09.06 986 33 12쪽
13 한여름의 제작발표회 (2) 24.09.05 987 32 12쪽
12 한여름의 제작발표회 (1) 24.09.04 1,032 30 11쪽
11 니네 드라마엔 백재열 없지? 우린 있음 (4) +1 24.09.03 1,094 28 12쪽
10 니네 드라마엔 백재열 없지? 우린 있음 (3) 24.09.02 1,105 35 11쪽
9 니네 드라마엔 백재열 없지? 우린 있음 (2) 24.09.01 1,139 26 11쪽
8 니네 드라마엔 백재열 없지? 우린 있음 (1) +2 24.08.31 1,236 30 12쪽
7 재벌 3세 낙하산? 혹은 천재 배우 (3) 24.08.30 1,263 36 11쪽
6 재벌 3세 낙하산? 혹은 천재 배우 (2) 24.08.29 1,383 39 13쪽
5 재벌 3세 낙하산? 혹은 천재 배우 (1) 24.08.28 1,502 47 11쪽
4 재벌이 사랑하면 답도 없다 (3) 24.08.27 1,602 43 12쪽
3 재벌이 사랑하면 답도 없다 (2) +1 24.08.26 1,888 46 14쪽
2 재벌이 사랑하면 답도 없다 (1) +2 24.08.26 2,638 52 12쪽
1 이혼 후 전여친을 만났다 +2 24.08.26 3,048 59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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