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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죄의 비망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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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otoxin
작품등록일 :
2015.04.05 21:01
최근연재일 :
2015.05.09 21:33
연재수 :
2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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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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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글자수 :
99,831

작성
15.05.02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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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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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글자
16쪽

거래

.




DUMMY

24. 거래


수사가 시작되었다. 검은 양복들은 경찰이 개입하자마자 바로 스스로 목숨을 끊는 선택을 하여 강진태에게 혐의가 돌아가게 하려 하지 않았지만, 그들이 타고 온 차를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모양이다. 자세히는 알 수 없으나 차 안에 상당한 물적 증거가 발견되었고, 경찰에서 이 사건에 대해 수사를 시작하게 된 것이다.


이대로 경찰에게 모든 것을 말한 뒤, 이우혁이 갖고 있는 시체를 경찰에 넘기면 나의 죄 또한 입증될 것이 분명했다. 그 동안 여러 가지 어려운 일들을 겪으며 겨우 얻어낸 성과라면 성과겠지만, 나는 이렇게 이 일을 끝낼 생각이 없었다. 이 상태로는 도저히 강진태를 잡아 넣을 확신이 없다. 상대는 우리나라 굴지의 대기업 간부이고, 고작 이 정도의 정황증거로는 그를 구속하기 어려울 것이다. 무엇보다도, 신 경위가 아직 그들의 손에 잡혀있다. 나는 그를 절대로 방관할 수 없다.


“제정신입니까?”


의식을 찾은 뒤 사택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이우혁과 만나고 나서, 나의 의견을 피력하자마자 처음으로 들은 말이다. 그래, 사실 무리도 아니지. 그토록 원하던 나의 유죄 입증을 포기하겠다는 말이나 다름 없었으니까.


“네, 그래요. 시체를 강진태에게 넘겨야 하겠습니다.”


“도대체 무슨 미친 소리를… 아, 미안합니다. 왜 갑자기 그런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는 겁니까? 이유라도 좀 들어봅시다.”


“신 경위가 잡혀 있습니다. 생사조차 모르는 상태고요. 강진태의 손아귀에서 빼내는 방법은 시체를 내어주는 수밖에 없습니다.”


“아니, 솔직히 말해서 신 경위 스스로가 자초한 일 아닙니까? 가만히 있으면 저절로 풀릴 일을, 막무가내로 당신과 수진이를 미행해서 시체를 빼앗은 주제에, 그런 사람을 뭐 하러 구해준답니까? 힘들게 넣은 시체잖습니까!”


“그래도 신 경위는, 아무도 절 믿어주지 않을 때 유일하게 저를 믿어주고 도와준 사람입니다. 절대로 그냥 놔둘 수는 없어요.”


“허 참, 최지호씨. 만약 신 경위가 이미 죽었다면, 그런데 그 사실을 숨기고 강진태가 이것을 빌미로 당신을 함정에 빠뜨리려 한다면 어쩌실 생각입니까?”


“그래서 당신의 도움이 필요한 겁니다. 이우혁 이사님.”


“만약 싫다고 한다면?”


“협조하지 않겠습니다.”


“하하, 이봐요. 당신이 협조하지 않는다고 해서 우리가 강진태를 잡아 넣지 못할 거라고 생각하는 겁니까? 거 참 안이한 생각이네요.”


“이도형 사장의 시체만으로 어떻게 강진태를 잡을 생각입니까?


“그야, 시체를 조작해서 강진태가, 혹은 강진태가 사주한 사람이 죽인 것처럼 만들어야죠.”


“제가 당신의 삼촌, 이도형 사장을 죽였다는 증거가 있습니까?””


“무, 무슨….”


“강진태가 그리 호락호락하지만은 않을 텐데요. 흉기는 진작에 없앴을 테고, 제가 저의 죄를 입증하지 못했던 것처럼 당신도 비슷할 겁니다. 그리고 하나 더. 만약 강진태에게 살인 혐의를 뒤집어 씌우는 데에 실패한다면, 어쩌실 생각이었습니까?”


“이도형 사장이 갖고 있던 자료들을 통해 수많은 비리들을….”


“그 자료를 찾을 방법, 있나요?”


“…….”


“전 그 방법을 알고 있습니다. 제게 시체를 넘겨 주세요. 더 이상 저희에게 시체는 필요 없습니다.”


“그럼, 당신이 그토록 원하던 당신의 죄는 어떻게 입증할 생각입니까?”


“수진이가 입증해 줄 겁니다.”


수진이에게 생각이 미치자, 갑자기 의아한 점이 떠올랐다. 수진이는 분명히 이도형 사장의 몸 속에 있는 베리칩의 존재를 알고 있고, 그 칩의 가치에 대해서도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 왜 내가 자료를 찾을 방법이 있냐고 물었을 때, 이우혁은 침묵했을까? 역시 수진이가 이우혁에게 베리칩의 존재를 말하지 않은 것일까? 그렇다면 그 이유는?


그러고 보니, 예전에 수진이에게 이도형 사장의 금고에 대해 어떻게 그렇게 자세하게 아냐고 물었을 때에도, 대답을 흐렸다. 뭔가 대답할 수 없는 사정이 있는 것일까…?


생각이 여기에까지 미치자, 점점 더 수진이에 대한 의문점이 피어 오르기 시작했다. 정신이 나간 것처럼 연기할 필요성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납득이 되지만, 그걸 굳이 수진이의 편인 아버지와 오빠에게 숨길 필요가 있었을까?


그녀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그녀가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


“그런데, 수진이는 어디에 있나요?”


“아, 잠시 시체를 보러 가겠다고 했습니다. 무슨 일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꼭 좀 봐야겠다고 하더군요. 아무리 자신을 괴롭혔어도, 자신의 핏줄이 죽으니 가슴이 아픈 모양입니다. 아마 명복을 빌어주려는 것 같아요.”


“명복을… 빌어준다고요?”


“네, 그렇게 착한 수진이 입니다. 그런데 만약 삼촌의 시체를 강진태에게 넘긴다면, 장례를 치르지도 못할 거에요. 수진이도 슬퍼할 테고요. 그래도 괜찮으시다는 겁니까?”


‘삼촌은 피도 눈물도 없는 사람이에요.’


수진이가 나에게 자신의 실체를 밝히고 삼촌에 대한 얘기를 했을 때, 그녀의 말투와 표정에서는 도저히 삼촌에 대한 애정이 조금이라도 남아있다고 생각되지 않았다. 조금씩 파고들수록, 그녀는 수상한 점 투성이다. 그런데, 삼촌의 죽음에 애도를 표한다고?


“아, 지호씨! 오빠랑 얘기는 끝났나요?”


“수진아, 내 말 좀 들어봐. 글쎄 이 사람이….”


“삼촌의 시체와 신 경위님을 교환하고 싶어한다는 얘기지?”


“그, 그래! 이게 말이나 되는 얘기냐?”


“난 찬성이야.”


“수진아! 시체가 없으면 우린 지금 강진태와 전쟁이라도 벌여야 할 판이야. 만약 그런 최악의 상황까지 온다면, 너와 내가 살아남을 확률이 극히 낮다는 것은 너도 알잖니? 아버지는 이 일에 개입하지 않을 거다. 사태를 수습하고 외부에 새어나가지 않게 손 쓰는 게 다겠지.”


“일단 사람은 살리고 봐야지. 애초에 지호씨가 없었다면 시체를 찾는 것 조차 힘들었을 거야. 그리고 우리는 앞으로도 지호씨의 도움이 필요해.”


“그… 삼촌의 개인 비밀 금고 말이냐?”


"응, 그 금고를 여는 방법은 지호씨밖에 아는 사람이 없으니까."


수진이는 나를 쳐다보았다. 그녀의 눈빛에서는 아무것도 느낄 수 없다. 내가 지금까지 그녀의 시선에서 느꼈던 따뜻함은 단순한 나의 착각이었을까? 아니면 그녀의 심리 변화에 내가 따라가지 못하는 것일까? 수진아, 넌 도대체 왜 그 칩에 대해서 이우혁에게 비밀로 하려는 거야.


“일단은 지호씨가 원하는 대로 하자 오빠. 어쨌든 강진태에게 있어서 신 경위는 그리 중요한 카드가 아니야. 조커는 우리가 들고 있어. 제아무리 강진태라 해도 이 경우에는 우리한테 끌려 다닐 수밖에 없을 거야.”


“뭔가 좋은 생각은 있는 거야?”


“아니, 아직은 없어. 이제부터 생각해봐야지. 우선은 신 경위님의 상태를 확인해 보는 게 먼저 아닐까?”


그녀는 말을 마치자마자 핸드폰 하나를 나에게 건네 주었다. 90년대 핸드폰처럼 생긴 검은색의 핸드폰은 통화가 가능할 지 의심이 갈 정도로 투박해 보였다.


“지호씨, 당신이 전화하는 게 가장 좋겠어요. 아시다시피, 저희 남매는 강진태와 거래를 하기에는 좀 껄끄러우니까요.”


이우혁을 쳐다보았지만 그는 애써 나의 시선을 피했다. 믿었던 동생마저 자신이 아닌 내 의견에 동조를 하니 퍽이나 마음에 들지 않은 모양이다. 나라고 좋을 리 없다. 어떻게 손에 넣은 이도형 사장의 시체인데…. 그래도, 내 눈앞에서 나와 관계된 사람의 죽음을 보는 것은 더 이상 원하지 않는다. 손녀 얘기를 할 때면 항상 정신 못 차리던 신 경위. 그를 살리고 싶다. 나의 죄를 입증하는 것은 다음에라도 분명 기회가 있을 것이다. 아니, 그렇게 믿고 싶다.


수진이가 미리 찍어 저장되어 있는 강진태의 번호로 통화 버튼을 눌렀다. 귀에 천천히 가져가는 핸드폰의 무게가 마치 나의 두 어깨마냥 무겁게만 느껴졌다. 어떻게든 강진태를 설득해서 시체와 신 경위를 교환해야 한다.


떨리는 손으로 그의 번호를 누르자, 통화 신호음이 가기 시작했다.


“여보세요?”


“최지호입니다.”


“야, 이 개새끼야!!”


이름을 말하자마자 엄청나게 욕을 해대는 바람에 잠시 수화기에서 귀를 뗐다. 욕하는 이유는 뻔하다. 자신의 부하를 죽였기 때문이겠지. 나와 수진이를 잡으러 보낼 정도면 아마 상당히 신뢰하는 부하였을 것이다.


한참을 욕을 한 뒤, 지쳤는지 드디어 본론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그래, 날 비웃으려고 전화한 거냐? 그깟 썩기 직전의 몸뚱아리 하나로 날 어쩌시겠다고? 꿈도 크시구만. 네놈이, 아니 이우혁이 그 시체를 갖고 있다고 해 봤자 나에겐 털끝만큼의 피해도 없을 거다. 내가 시체를 필요로 하는 건 겁나서가 아니야. 콜렉션에 넣으려고 하는 거지. 그거 갖고 있어서 뭐할 거야? 어서 내놔. 목숨만은 살려줄게.”


“거래를 하죠.”


“푸하하! 거래? 거래라고? 너랑 나랑? 그래, 뭘 원하는지 들어나 보자.”


“신 경위입니다.”


“엥? 신 경위? 신 경위는 왜? 그 늙은이가 너한테 무슨 필요가 있다고?”


필요라니, 어떻게 사람을 필요성으로 가치를 판단한단 말인가. 이 놈은 뿌리부터 썩어빠진 놈이다. 절대로 용서할 수 없다. 놈을 처단하기 위해서는 이도형 사장의 시체가 필요하겠지만, 어쩔 수 없다. 사람 목숨이 먼저니까.


“거래, 할 겁니까 말 겁니까?”


“크큭, 좋아 좋아. 역시 재미있는 놈이네. 신 경위와 시체를 교환하자면 나야 거저먹는 거나 다름없지. 그래, 시간과 장소는 역시 그쪽에서 정하겠지?”


“그전에, 신 경위와 통화를 하고 싶습니다.”


“왜, 내가 죽이기라도 했을 까봐?”


“신 경위를 바꿔주세요.”


“알았어, 알았다구. 기다려봐.”


꽤 오랜 시간 동안 수화기 너머로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신 경위가 통화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상태인가, 라는 생각이 들 때쯤이 되어서야 그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지… 지호냐?”


“신 경위님!”


“쿨럭! 미안하다…. 너무 내 생각만 하느라 네 입장은 전혀 신경도 못썼구나. 강진태에게 들었다. 시체와 나를 바꾸기로 했다면서…?”


“네, 곧 집에 가실 수 있을 거에요 경위님. 조금만 참으세요.”


“너, 그 시체가 없으면… 네가 그렇게 하고 싶어하던….”


“괜찮아요. 경위님은 경위님 몸만 신경 써주세요. 어서 가족 품으로 돌아가셔야죠.”


“으윽…. 지호야, 조심해라. 놈들이 거래를 하는 데 있어서 뭔가 꾸미는 것 같다. 분위기가 심상치 않….”


[우당탕!]


“헤이 지호군! 신 경위와 애틋한 전화데이트는 여기까지! 시간과 장소는 알아서들 정하시고, 나중에 연락 주게나. 그럼 난 바빠서 이만.”


전화를 끊자, 이우혁과 수진이가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그들도 통화 내용을 들었는지 걱정스런 표정이었다. 교활한 강진태가 계략을 꾸민다면, 우리도 만반의 준비를 갖춰야 할 것이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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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쳐도 단단히 미쳤군.”


다음 날 아침, 강진태에게 다시 전화를 하여 시간과 장소를 얘기한 직후 강진태의 반응이었다. 아마 강진태도 예상 못했겠지. 내가 거래를 제안한 곳은 명동 한 복판, 오후 5시였다.


“그렇게 사람이 많은 곳에서 시체를 건네주겠다고? 제정신인가?”


“적어도 너희들이 쓸데없는 짓을 할 수는 없겠지.”


“꽤나 머리를 굴렸구만 그래. 어쨌든 알았다.”


전화를 끊고 한숨을 쉬었다. 부디 강진태가 길거리 한복판에서 난리를 치지 않길 바랄 뿐이다. 약속 시간까지 시간이 어떻게 지났는지도 자각하지 못한 채, 우리는 이우혁의 경호원들의 차를 타고 장소로 향했다.


“지호씨, 이거….”


수진이가 품 속에서 뭔가를 꺼내 나에게 건넸다. 권총이었다.


“수진씨, 전 이걸 어떻게 사용하는지도 몰라요.”


“장전은 해두었어요. 여기 있는 것이 안전장치에요. 이 레버를 위로 올린 뒤에 시선과 총구 위에 있는 가늠쇠를 일직선으로 맞춘 다음 방아쇠를 당기면 되요.”


“수진씨….”


“무슨 일이 있을 지 모르잖아요. 제가 해드릴 수 있는 것은 이것밖에 없네요.”


수진이는 말을 마친 뒤 몇 명의 검은 양복과 함께 차에서 내렸다. 위험할 수도 있기 때문에 이우혁과 수진이는 약속 장소에 가지 않는다. 나 혼자서 맞서야 한다.


장소에 도착하자, 강진태 쪽 검은 양복들이 이미 도착해 있었다. 눈에 띄는 것을 최소화 하기 위해서인지 우리를 기다리고 있던 검은 양복은 겨우 5명 밖에 되지 않았지만 그래도 사람들의 경계 어린 시선을 피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당연하다면 당연한 일이겠지만 강진태는 보이지 않았다. 무섭게 노려 보는 검은 양복들의 리더의 시선을 애써 피한 뒤 그들 사이에 있는 신 경위를 발견했다.


“경위님!”


반가운 마음에 나도 모르게 앞으로 나가려 했지만 내 주위에 있던 검은 양복들이 나를 제지했다. 그들은 어느 새 품 속에 오른 손을 넣고 있었다.


“물건 확인이 먼저다.”


검은 양복의 리더가 묵직한 목소리로 내뱉었다. 그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강진태 쪽 검은 양복 중 한 명이 앞으로 나왔다. 내 옆에 있던 검은 양복도 등 뒤에 있던 무식할 정도로 큰 캐리어를 끌고 앞으로 나섰다.


거리 한 복판에 험상궂은 검은 양복들이 서있으니 당연하게도 사람들은 멀찌감치 거리를 두었다. 굳이 그들이 통행을 조절하지 않아도 시민들은 그들의 근처에도 가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검은 양복들은 행여 누구라도 시체를 볼까 노심초사하며 인상을 쓴 상태로 사람들의 접근을 막았다.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조심스럽게 캐리어를 내려놓은 검은 양복이 천천히 지퍼를 열었다. 강진태 쪽 검은 양복은 무장을 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함인지 두 손을 머리 위에 올리고 다가와 배낭 안을 살펴 보았다.


“맞습니다.”


이우혁 쪽 검은 양복이 한 걸음 물러났다. 강진태 쪽 검은 양복의 리더는 고개를 한 번 까딱 하더니 신 경위에게 눈짓을 했다. 신 경위가 천천히 걸어왔다.


그가 우리 쪽으로 걸어오는 동안 온갖 상황을 예상하며 허리춤에 넣어놓은 권총의 손잡이를 매만졌다. 그들이 조금이라도 움직이려는 낌새가 보인다면 나는 주저 없이 총을 꺼낼 것이다. 하지만 그 다음엔? 내가 과연 방아쇠를 당길 수 있을까? 지난 실수가 아닌, 내 의지로 사람을 죽이는 무기를 사용할 수 있을까?


이러한 내 걱정은 너무도 싱겁게 끝이 났다. 신 경위가 우리 쪽에 도착하자마자 배낭 앞에 있던 검은 양복은 캐리어를 챙긴 뒤 미련 없이 등을 보이고 걸어갔다. 다른 검은 양복들 또한 경계조차 하지 않은 채 우리에게서 멀어졌다.


“신 경위님, 괜찮으세요?”


“지호야…. 미안하다….”


[털썩]


신 경위는 그 말을 마치자마자 바닥에 쓰러졌다. 웅성대는 사람들 사이로 그를 업고 미친 듯이 달렸다. 택시를 잡으려 차도로 나왔으나, 도무지 잡히지 않아 미쳐버릴 때쯤, 검은 색 밴 하나가 내 앞에 도착했다.


“타시죠. 최지호씨.”


내 옆에 있던 검은 양복들이 어느 새 차를 끌고 온 것이다. 나는 고맙다고 수도 없이 말하며 그들의 차에 신 경위를 태웠다. 검은 양복은 신호도 무시한 채 병원을 향해 달렸다.


신 경위를 응급실로 보낸 뒤에야 마음을 놓을 수 있었다. 나도 모르는 사이 신 경위를 많이 의지하고 있었던 것 같다. 이우혁에게 거래를 무사히 끝냈다고 말한 뒤, 로비의 의자에 누워 눈을 감았다. 모든 것은 다시 처음으로 돌아갔다. 그 동안의 노력은 먼지가 날아가듯 깨끗이 없어져 버렸다. 과연 나는 내가 살인자라는 것을 증명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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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발악 +2 15.05.09 260 2 11쪽
21 휴식 15.05.05 211 3 7쪽
20 지옥 15.05.03 152 4 13쪽
» 거래 15.05.02 150 3 16쪽
18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 굴로 15.05.01 151 2 7쪽
17 갈등 15.04.29 131 4 9쪽
16 결투 15.04.28 170 1 10쪽
15 해결책 15.04.27 135 2 8쪽
14 이판사판 15.04.26 255 2 8쪽
13 시체 +4 15.04.22 215 3 8쪽
12 트라우마 15.04.18 188 2 8쪽
11 진실 15.04.17 206 3 8쪽
10 재회 15.04.16 283 2 9쪽
9 계략 15.04.15 229 2 8쪽
8 다시 전장으로 15.04.12 273 2 11쪽
7 만남 +1 15.04.11 334 1 13쪽
6 협박 15.04.10 282 2 16쪽
5 검은 양복 +2 15.04.09 519 7 9쪽
4 그림자 +1 15.04.08 267 3 11쪽
3 추적 15.04.07 292 3 12쪽
2 자백 +1 15.04.06 311 3 12쪽
1 기억 15.04.05 343 4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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