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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니르 님의 서재입니다.

아포칼립스의 신이 되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아함(阿含)
작품등록일 :
2022.05.11 10:08
최근연재일 :
2022.11.29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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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9.03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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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8. 무림으로 24(루미나 폰 덴브리던 외전)

DUMMY

나이를 먹고 주위를 분간할 수 있을 때쯤 유모 혹은 어머니라고 여겼던 엘레나가 내 발에 입을 맞춤으로서 나의 세계는 한 차례 부서졌다.


“저는 당신의 영원한 종. 여신 프레이야께 다시 한번 영원한 충성을 바칩니다.”

“에, 엘레나! 이러지 마아.”


내 이름은 분명 그게 아님을 알 텐데도 내 모든 것을 아는 그녀는 어째서인지 단 한 번도 나를 이름으로 불러주지 않았다.


나의 ‘어미’도, 나의 ‘유모’도, 심지어는 나의 ‘종’마저도 아닌 그녀는 한때 나의 세계이자 나의 모든 것이었으나 그녀는 내가 아닌 여신 프레이야를 섬기는 볼바였으며 사용인들 또한 그녀를 따라 나를 프레이야라 부르기 시작했다.


그 상황 속에서 나는 죽은 나의 어미가 마지막으로 내게 들려줬던 이 이름 하나만을 필사적으로 쥐고 있을 뿐이었다.


‘나를 봐줘... 프레이야가 아닌 루미나 폰 덴브리던을...!’


신의 성장은 빠르다.

인격적인 성장은 더뎌도 망각하지 않기에 빠르게 세계를 이해해간다.

누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남성과 여성의 차이 정도는 홀로 자각할 수 있다는 거다.


“싫어~ 나 안 입을래. 치렁치렁해서 불편하단 말이야... 바지는 없어?”


어쩌면 그녀가 내 모든 것을 안다고 생각한 것은 단순히 내 착각에 불과했을지도 모른다.

그녀는 항상 내가 바라지도 않는 것을 주었고 이를 받으며 내가 기뻐한다고 여기는 듯 했다.


“...도대체 누구와 이야기를 하는 거야? 혼자만 말하지 마, 응? 그런 거 싫단 말이야...”

“감사합니다.”


그러고 보면 늘 이상한 점이 있었다.


“......”


알면 알수록 엘레나에 대해 두려운 감정이 치솟는다.

더 알면 돌이킬 수 없을 것 같아서 필사적으로 무시했지만 이번만큼은 참을 수 없어서 엘레나의 말을 무시했다.

어떠한 대답도 하지 않았다.

눈도 감고서 그녀를 쳐다보지도 않았다.


그리고 처음으로 듣게 되었다.

그녀의 광기어린 속삭임을.


“프레이야님, 새로운 장신구가 들어왔습니다.”

“마음에 드시는군요. 영광입니다.”

“이걸 드시고 싶으신 건가요?”


─덜덜덜...


그녀는 나를 봤지만 나를 보지 않았고, 내게 말을 걸었지만 내게 말을 걸지 않았다.


“엘레나... 대체 어딜 보는 거야?”

“물건을 함부로 던지시면 안 됩니다. 프레이야 님.”


주위에 던질 물건 따위는 아무것도 없었다.


“누구와 대화하는 거야?”

“저것이 마음에 드신 건가요?”


분명 눈앞에 상대를 두고서 대화를 나누는데... 아니, 이건 대화가 아니다. 대화라고 할 수도 없다.


이건... 이건 마치 내가 아니라 상상 속의 프레이야를 눈앞에 앉혀둔 채 이야기를 진행하는 것 같지 않은가.


엘레나가 대하는 프레이야는 고고한 여신 같지 않았다.

아니, 그보다는 치매 걸린 노인에 더 가까웠다.


제멋대로 울고, 물건을 던지고, 칭얼대는... 그런 노인.

오히려 내가 어렸기에 지금까지 눈치채지 못했다.


그렇게 그녀는 내가 하지 않은 질문에 답했고, 내가 바라지 않던 것을 주었다.

신화시대의 끝자락에서 결국 불로(不老)를 유지하지 못해 스러져간 프레이야를 대신해 그 모든 걸 내가 받았다.


그녀는 내게 볼바로서의 주술과 교합을 통한 쾌락에 대해 가르쳐주었다.


내가 이걸 좋아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듯이.

내가 이것을 요구했다는 듯이.


“욱! 우욱!”


끔찍하다.

입을 맞추고 혀를 나눌 때는 입안에 민달팽이가 들어와 꿈틀대는 것 같다.

그들이 나를 핥을 때면 벌레로 가득 찬 욕조에서 헤엄을 치는 것 같다.


나보다 덜 떨어지는 것에 안겨 신음소리를 내다니 천박하다.

살갗을 스치는 다리 둘 달린 벌레의 감촉에 온몸의 털이 곤두서는 듯했다.


그렇게... 생각했다.

변치 않을 줄 알았고, 영원토록 그럴 줄 알았다.


“루, 루미나님~”


상대가 나의 이름을 부르기 전까지는.

그때, 그녀의 눈에는 온전히 나만이 담겨있었다.

어쩌면 상대를 제대로 바라보지 못한 건 내가 아니었을까?

그 순간, 눈앞의 존재는 벌레가 아닌 나와 같이 느끼고 숨을 쉬는 그런 존재였다.


나를 봐준다.

있는 그대로의 나를 봐준다.

원초의 상태 그대로 나를 보고 나를 부른다.


“저, 저기 또 같이... 할래?”

“영광입니다. 프레이야님.”


그러나 교합이 끝나고 시간이 지나자 상대는 나를 프레이야로서 대했다.

모두가 그랬다.

조직에서 주선하여 몸을 섞고 마음에 들어 내 곁에 머물게 되면 점차 변해갔다.

그래서 나는 날마다 상대를 바꿨다.


‘나는... 상처받지 않았어. 그냥 벌레잖아.’


힘들 때면 언제나 다음세대의 ‘교육’을 맡은 마코데모가 한 말들을 상기시켰다.

그는 유일하게 나를 프레이야가 아닌 다른 존재로 불러주는 존재였다.


-덴브리던 님, 당신께 영향을 주는 존재를 줄여가십시오.


비록 내 이름을 불러주진 않았지만 그 성은 내가 나의 가문으로부터 받은 나의 일부였다.


“프레이야님~”

“프레이야님!”

“프레이야... 님.”


그리고 이곳은... 제 주인의 이름조차 외지 못하는 벌레들이 득실거리는 추악한 벌레굴이었다.


‘아무도 나한테 상처 줄 수 없어. 너흰 나한테 상처를 줄 만한 가치가 없으니까.’


-당신의 생은 영원할지라도 감정은 한정적입니다. 모든 감정을 진정으로 원하는 곳에만 쏟으십시오.


감정은 마치 식량처럼 언젠가는 소모되는 거였다.


‘동등한 존재로 보지 않을 거야.’


-어차피 그저 인간일 뿐입니다.


‘사랑하는 이들만 곁에 두어도 모자라니까.’


그러던 어느 날, 정말 마음에 드는 상대를 만났다.

육체가 아닌 그 사람 자체에 가지는 감정.


“저기... 너는 뭘 좋아해?”


마침내 결핍의 싹이 자라났다.


“저는 돌고래를 좋아해요. 아니, 고래는 다 좋아하는 것 같아요!”


무엇을 좋아하는 지 물었을 때 돌고래를 좋아한다며 맑게 웃어보이던 상대.


‘이 애도 결국 변하겠지?’


이 아이도 변할 것이다.

루미나 폰 덴브리던은 잊어버리고 오직 프레이야만이 남을 것이다.

내가 다시 그것을 견딜 수 있을까?


“싫어...”


그건 정말 싫었다.

상대를 죽일 정도로 싫었다.

죽일 정도로...?


-고작 인간일 뿐입니다. 신에게는 그저 개버러지에 지나지 않답니다.


‘죽이면... 변하지 않아.’


나는 그 순간 죽음이 더 이상 움직이지 않는 상태, 변화하는 존재인 인간이 불변에 도달하는 것임을 명확히 인지했다.


‘그렇다면 차라리 죽이자. 내가 죽이자. 지금 죽이자.’


또한 직감했다.

지금 그녀를 죽인다면 나는 그녀에게 영원토록 나로서 기억될 수 있다고.

그럼으로써 이 세상에 온전히 나를 나로서 기억하는 이가 하나 생긴다고.


설령... 그것이 죽은 사람일지라도.


“하읏! 하앍? 루, 루미나 님... 수, 숨이...!”


개미가 날 물면 밟아죽이면 된다.


“개미가 죽으면... 말 그대로... 개미가 죽은 거잖아?”


─뿌득!


절정에 도달해 쾌락에 일그러진 상대의 눈에 내가 담겼을 때 그 목을 꺾었다.

동시에 내가 무슨 짓을 했는지 자각했다.


“죽은 거야...?”


더 이상 움직이지 않는 내 죄의 증거를 앞에 두고, 처음에는 상대가 그저 장난을 치는 거라 생각했다.


우습지 않은가.

자신이 자신의 의지로 한 행동의 결과를 부정하다니.

그 행위의 결과가 무엇일지 이미 뻔히 알고 있었으면서도...


“저기... 장난치는 거지? 그렇지? 이렇게 쉽게 죽을 리가...”


그저 가벼운 손짓 한 번이었다.

그러나 너무나 쉽게 목뼈가 으깨졌다.

내게 소중한 존재가 아무런 가치 없이 죽었다.


“주, 죽지 마! 엘레나! 마코데모! 누가 좀 도와줘. 이 애가 죽어버릴 것 같아!”


동공이 풀렸지만 그 몸은 열락의 잔열이 남아있어 아직 따뜻했다.


아직 살아있는 이 애와 나누고 싶은 것이 있었다.

아직 살아있는 이 애와 경험해보고 싶은 것이 남았다.


‘그러니 아직 죽으면 안 돼!’


나는 이내 죽음이란 단순히 한 생명의 끝이 아니란 것을, 더는 무엇도 나눌 수 없음을, 행복도 상처도 더는 줄 수 없는 상태임을 깨달았다.


그런데... 왜 이렇게 가슴이 아픈 걸까?

시체가 된 그녀가 내 가슴을 긁었나?


죽은 이는 산 자에게 어떠한 의미도 되지 못할 텐데.

어떠한 것을 줄 수도, 받을 수도 없을 텐데...!


언제나처럼 문 밖에서 행위가 끝나기를 기다리던 엘레나는 내 울음소리에 상대를 응징하기 위해 찾아왔고 내가 일으킨 참상을 보았다.


아끼는 아이가 죽었다는 사실보다 처음으로 엘레나에게 혼이 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덜컥 겁이 나, 나는 눈물을 흘렸다.


“수고하셨습니다. 프레이야님.”


그러나 아무도 나를 혼내지 않았다.

엘레나는 가만히 내 몸을 젖은 수건으로 부드럽게 닦아주었다.


─짝짝짝짝짝!


“훌륭하신 솜씨입니다. 덴브리던 님.”


마침 이곳에 와있던 마코데모 원로 역시 마찬가지였다.


“왜... 박수를 치는 거야?”


싫어, 하지 마, 제발... 싫어!!


그는 오히려 어딘가 즐거워보였다.

그가 말했다.


“덴브리던 님, 부디 기억하십시오. 당신께서는 위대한 다음세대의 신이시며 당신께서 하시는 일은 언제나 ‘옳은’ 일입니다.”


이제 알았다. 그게 그의 교육이었다.

‘선악의 기준’을 없애는 것.

망가진 건 망가진 채로 영원히 내버려두는 것.


“하... 하하! 하하하하하하하!”


그렇게 나는 자유로워졌다.

그 아이의 희생 아닌 희생을 통해...


선악의 기준이 사라진 날이었으며 어딘가 뒤틀렸으나 현대에 적응 가능한 다음세대의 신이 새로이 태어난 날이었다.


***


“사무엘...”


미나는 술에 취해 제 오랜 동업자의 이름을 불렀다.


“왜 그러지? 덴브리던.”

“그래... 덴브리던도 내 이름이지...”

“취했군.”


역시 아직은 유피라는 애칭보단 사무엘이란 명칭이 편했다.

그와 연합하여 이탈리아의 조직을 전부 흡수했을 때가 떠올랐다.


그 이름도 거창한 돈 사무엘.

‘신의 심판’ 그 자체를 형상화한 것 같은 존재.


“함께... 마피아 흉내를 내면서 놀던 것도 꽤나 즐거웠지... 그 조직... 아직도 운영하는 중이던가?”


이탈리아어로 독수리를 뜻하는 아퀼라(Aquila), 그 조직을 만들 때 분명 미나도 곁에 있었다.


“아아, 그러는 중이지.”

“그래, 그때 네가 분명... 네 명의 사도를 두고 싶다고 했었지.”

“용케 기억하고 있었군.”


유피는 종종 이 무심한 친구가 상대에게 이렇게 깊은 관심을 가지는 것을 볼 때면 덤블링을 하는 강아지를 보듯 경이에 가까운 감정을 느끼고는 했다.


“단죄자, 집행자, 처형자, 대행자... 몇이나 모았어?”

“그대가 이름까지 기억해주는가. 둘이다, 단죄자와 대행자는 찾지 못했다.”

“이제 딱 절반 모았구나...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니 그 이름 역시 조금 유치한 것 같아.”

“아아, 그때는 어렸으니까. 너도 그리고 나도... 하지만 그 이름들엔 분명 힘이 담겼다.”


이들은 묵시록의 4기사.

죽음, 전쟁, 기근, 정복의 넷을 대체할 존재로 마코데모 원로가 교육의 마지막에 다다랐을 때 지나가는 듯이 한 번씩 해주는 이야기 속 존재였다.


“빌어먹을 예언 같으니...”


일종의 예언이었지만 진지하게 듣는 이는 거의 없었다.

찾기도 어렵고 홀로 넷을 모두 모을 확률은 천문학적이었으니까.


모두가 잠이 든 후에도 그들은 계속 잔을 나누었다.


“유피...”

“이젠 또 애칭으로 부르는 군.”

“유피이......!”


잔뜩 취해서 유피의 이름만을 부르짖는 미나.


“감탄했다. 그대는 지금 성대의 떨림을 통해 공기를 매질로 정보를 전달할 뿐인 목소리 안에 취기를 담는 것을 성공시켰다. 조만간 강기도 쓸 수 있겠군.”

“개자식아...”


이름을 부르다말고 이젠 욕을 퍼붓는 친구에게 유피는 그 모든 술주정을 받아주며 부디 제 몸에 토악질만은 하지 않아주기를 진심으로 바랐다.


“너... 이 말 기억해? 친구느은~ 가까이, 적은 더 가까이~라는 말.”

“그래. 우리가 조직, 아퀼라를 만든 것엔 그 영화의 영향이 컸으니까, 네놈은 중간에 혼자 먼저 내뺐고 말이지.”

“그건 미안하게~ 됐수다! 우리에겐 망각조차 허락되지 않으니 내 평생~ 짊어지고 가겠수다!”

“지금의 술주정도 흑역사로서 오래오래 기억될 거다.”


영화, 대부(The Godfather).

같이 몸을 섞자고 부른 줄 알고 초대를 무시했더니 제 방까지 찾아와 영화를 틀어놓고 기다렸더랬다.

그것도 무척 옛날 영화를... 팝콘이 가득 든 통을 껴안고 눈을 빛내며...


지루한 교육을 동시기에 받은 동기끼리 했던 자그마한 일탈.


“내가... 그 말대로... 살아서... 하는 말인데...”

“전혀 안 듣고 있군.”

“그렇게 사니까~ 정작 적이 너~무 많아져서 내 친구를 곁에 둘 수가 없는 것 같아.”

“친구가 적다는 말을 참 거창하게도 말하는구나.”


말을 이렇게 하긴 했지만 친구가 적은 건 유피 역시 마찬가지였다.


“개자식아...”

“그래, 개자식이 옆에 있다.”

“내가~ 생각을~ 해봤는데! 사실 이 말의 숨은 뜻은~ 적이 많으면 친구를 최대한 떨어뜨리란 것! 같아... 나로 인해서~ 피해를 입지 못하게.”


술에 취하면 자신도 모르게 마음의 빗장이 풀려 속엣말이 새어나올 때가 있다.

유피는 친구의 불안을 가만히 들어주었다.


“벗이 판테온에 발을 들였을 때 그대로 인해 피해를 입을까 겁이 나는가, 아니면 그대 스스로 벗을 해할까 두렵나.”


그의 사랑의 방식은 분명 뒤틀린 곳이 있었다.

하지만 벗은 그의 그런 애정방식에 쉽게 당하지 않을 만큼 강한 이였다.


“정말 강하면... 아무리 적이 많아도 친구만큼은 곁에 둘 수 있을 것이다.”


이에 유피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조언을 말했다.


“나는~ 가끔... 너의 그 확신이... 부러울 때가 있어.”

“벗도 그런 말을 하더군. 그나저나 요즘은 나에게 도전하지 않던데 나를 이기는 건 포기했나? 아니면 나를 이긴 벗을 이겼으니 나를 이긴 것과 다름없다고 생각하며 자위하는 건가?”


기운이 빠진 친구가 낯설어 유피는 승부욕이 강한 그의 자존심을 살살 건드렸다.

최근 무공을 익힘에 있어 얄밉게 으스댄 것에 대한 복수도 조금 담겨 있었다.

하지만 길길이 날뛸 거라는 유피의 예상과는 다르게 돌아오는 말은 평온했다.


“이 개자식아~ 너는 어차피~ 침대 위에서 나 저얼~대로 못 이겨!”


─쿵!


“쿠울~”


마치 어떠한 진리처럼 말을 내뱉은 미나는 그 말을 끝으로 탁자에 머리를 떨구며 장렬하게 곯아떨어졌다.


“푸흡, 으하하!! 뭐라 반박하고 싶지만 반박할 수가 없군. 그래, 이번에는 분명 그대가 이겼다.”


가장 오래 교류했으나 한 번도 저를 이기지 못했던 친구에게 당한 첫 패배의 상처를 달래듯 그는 달밤 아래에 홀로 자작을 이어나갔다.


“그리고 벗이여, 언제까지 자는 척하며 이야기를 엿들을 셈인가. 술이 깼으면 다시 잔을 나누지. 오늘은 벗의 이야기도 한 번 들어보고 싶군.”

“그, 그게...”


결국 엿듣고 있었던 걸 들켜버린 내가 어색한 웃음을 지으며 일어나자 유피는 그저 작게 피식하고 웃어 보이고는 빈 잔 가득 술을 채워주었다.


“내가 듣고 싶은 건 핑계나 변명 따위가 아니다. 벗의 마음의 문이 열리려면 아무래도 술이 더 들어 가야하는 모양이군.”


유피는 나름 멋지게 이리 말을 전해왔지만 대작 도중 취기를 이기지 못해 먼저 쓰러진 것은 그였다.


“나 진짜로 술 센가봐...!”


뒷정리는 마지막까지 깨있는 사람의 몫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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