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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니르 님의 서재입니다.

아포칼립스의 신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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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함(阿含)
작품등록일 :
2022.05.11 10:08
최근연재일 :
2022.11.29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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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8.21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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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8. 무림으로 11

DUMMY

장자의 수업 분위기는 자유로웠다.

떨어진 술이 담긴 대야에서 각자 원하는 만큼의 술을 퍼마실 수 있었다.


코가 마비될 듯이 주향이 가득 배인 이 방안에 앉아있는데도 목을 타고 넘어가는 술 한 모금, 한 모금이 각별했다.

내가 여태 마셔왔던 것은 마치 향을 첨가한 물이었다는 듯, 향의 깊이부터가 차원이 달랐다.


“이건... 술이 아니다. 액체로 이루어진 보석이다. 마실 수 있는 보석. 놀랍군.”


유피의 말이었다.

그 유피마저도 이렇게 평가할 정도로 상등품.

진주를 녹여 마셨다는 이집트 최후의 파라오마저도 이런 사치를 누리진 못했으리라고 난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었다.


‘역시 술의 신이 직접 빚은 술... 명불허전이네.’


목 넘김이 부드럽다.

알코올 대부분이 날아가서 그런지 도수가 높은 술을 마셨을 때 으레 느껴지곤 하는 그런 작열감이 없었다.

마치 공기를 삼키는 것 같은 따스함이다.


그렇다고 도수가 아주 없냐면 그건 또 아니었다.

방심하고 마구잡이로 퍼마시던 미나의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으니까.

더운지 옷을 벗고 달뜬 숨을 내쉬는 미나를 보고 나는 미나가 술이 깰 때까지 이 방에 청명과 데미안이 오지 못하게 막아야겠다는 판단을 내렸다.

애들 정서에 썩 좋은 장면이 아니었다.


“술은 분명 정신을 흐릿하게 하는 요물이지만 이건 그런 싸구려가 아니어요. 영적 감수성을 높여주는 귀물이죠. 비록 자연 그 자체나 다름없는 여러분께는 그리 쓸모없는 물건일지 모르지만 마나에 대한 예민도를 높여주는 이런 건 정말 부르는 게 값이어요.”


그리고 어지러운 건 나 역시 마찬가지.


‘조금... 어지럽네.’


하지만 그 어지러움은 단순 취기로 인한 게 아니었다.


‘세계가 겹쳐 보여...’


피트 기관을 사용했을 때와 비슷하다.

내가 본래 보던 세계 위에 붉은 색의... 오직 물체에서 뿜어지는 열로만 사물을 분간할 수 있는 세상이 겹쳐보였듯, 다른 차원의 영적인 무언가들이 겹쳐 보이기 시작했다.


이 상황에서 멀쩡해 보이는 건 유피와 아직 술을 한 모금도 마시지 않은 장자뿐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여러분은 정말 운이 좋답니다. 과거에는 이런 게 없어서 아편이나 대마초를 사용하곤 했으니까요.”


유피는 술은 인정해도 그런 마약류는 혐오하는지 장자를 벌레 보듯 쳐다봤다.


“그렇게 쳐다보지 마시어요! 제 때는 그게 합법이었으니까!”

“실례했군.”

“하아... 오늘은 분명 무공의 경지를 가르쳐드린다고 하였죠. 하지만 그 전에 이거 하난 유념하시길 바라여요. 경지가 높으면 분명 다룰 수 있는 능력 역시 커지겠지만 경지가 높다고 하여 무조건 더 강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요.”


장자는 아직도 그 아르케 사건으로 인한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듯 보였지만 본격적으로 수업을 시작하자 진지함을 되찾았다.


“자고로 무공이란 처음 입문하여 몸을 만들고(入門地境), 축기를 통해 내공을 쌓고(畜氣地境), 쌓은 내공을 몸 밖으로 꺼낼 줄 알며(出氣地境), 그 내공에 성질을 입히고(罡氣地境), 종국에는 자연의 기를 제 것처럼 다루는 것에 이르어요(自然地境).”


장자가 설명하는 무공의 경지는 크게-


「무공을 막 익히게 된 ‘입문지경(入門地境)’

내공을 쌓을 수 있게 된 ‘축기지경(畜氣地境)’

기를 다루는 것이 가능한 ‘출기지경(出氣地境)’

기에 성질을 불어넣는 것이 가능한 ‘강기지경(罡氣地境)’

운기조식 없이 바로 자연의 기를 다룰 수 있는 ‘자연지경(自然地境)’」


이상의 다섯 가지로 나뉘었다.


“그럼... 생사지경(生死地境)은 뭐야?”


하지만 나는 장자가 설명하지 않은 여섯 번째 경지에 대해 물었다.

유피는 분명 천마를 두고 생사지경이라 칭했었으니까.


“나도 궁금하군. 현 무림의 맹주는 대체 어느 정도의 위치인가?”


유피의 얼굴이 약간 상기되어 보인 것은 비단 술 때문만은 아니리라.


“벨 수 없는 것을 베며 죽일 수 없는 것을 죽이는 경지. 생과 사의 절대자. 중단전을 열어 그 안에서 자신의 신성(神性)을 찾은 존재. 그들은... 무림을 세운 시조(始祖)들과 같은 위치여요. 무림을 세운 살아있는 전설, 구왕(九王) 중 대부분이 자연지경에 머무는 것으로 볼 때 100년 조금 넘게 산 그가 이런 위치에 오른 것은 무척 이례적이었죠.”


벨 수 없는 것을 베고 죽일 수 없는 것을 죽인다.

어쩐지 내 권능에 대한 설명과 조금 닮게 느껴졌다.


“이제 각 경지에 대한 상세적인 설명에 들어가 볼까요? 입문지경은 말 그대로 무공에 막 들어가는 경지지만 외공(外功)을 익혀 몸을 만드는 단계이기도 하여요. 강력한 내공을 견딜만한 그릇을 만드는 단계지만 간혹 입문지경의 고수가 강기지경의 고수를 꺾는 일이 심심찮게 있을 만큼 외공의 힘은 강력하죠. 이들의 목표는 금강불괴라고 하는데...”


금강불괴(金剛不壞), 그 무엇으로도 파괴되지 않는 육신.

장자는 먼 과거를 회상하는지 눈빛이 어딘가 아련해졌다.


“현존하는 입문지경의 고수 중에는 없지만 전대와 전전대의 고수 중에는 금강불괴에 도달한 이들도 분명 있었답니다. 하지만 그들 또한 세월의 무상함을 당해내진 못했지요~ 그렇기에 보통은 창칼이 듣지 않는 도검불침(刀劍不侵)에 이르기도 전에 다음 단계로 걸음을 옮기어요.”


마나가 담긴 마법금속, 크로울리 메탈로 만든 무기가 아닌 일반적인 무기, 외과용 메스나 병원의 주삿바늘 따위가 듣지 않는 우리의 몸 역시 도검불침에 충분히 속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축기지경은 내공을 쌓기 시작하는 경지지요. 체내에 기를 순환시켜 폭발적인 힘을 얻게 되기에 이때부턴 비로소 인간의 한계를 넘게 되는 경지라고 보아요. 내공을 쌓으면 쌓을수록 신체는 자연에 가까워져 젊음을 되찾기에 축기지경의 고수 중에는 육체가 전성기로 돌아가는 반로환동(反老還童)이나 내공의 갈무리함이 완벽하여 겉으로 티가 나지 않는 반박귀진(返朴歸眞)에 이른 고수들도 있답니다. 또한 기 그 자체를 이해하여 전날 설명 드리었던 숨만 쉬어도 살 수 있는 좌식지경(坐食地境)의 고수가 나오기도 하지요.”


장자는 좌식지경의 고수는 면벽수행을 하는 고승들 중에 많이 나온다고 알려주었다.

좌식지경의 고수들은 하나같이 시체를 태우면 ‘사리(舍利)’가 남는다는 이야기 또한...


“출기지경은 기를 자신의 의지로 몸 밖으로 빼내는 것이 가능한 경지로 사람들이 무림인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곤 하는 검기(劍氣)의 사용이 가능한 단계여요.”


분명 검기는 강력한 무기이고 출기지경은 입문지경과 축기지경보다 높은 단계임에도 입문지경과 축기지경의 고수에 대한 설명을 듣고 나니 뭔가 검기가 보잘 것 없이 느껴졌다.


‘이래서 경지가 높다고 더 강한 건 아니라고 이야기한 거구나...’


장자는 출기지경에 대한 설명을 계속했다.


“경지가 올라갈수록 몸밖에 빼둔 기를 다룰 수 있는 범위 또한 늘어나게 되는데, 이것이 더욱 발달하면 손을 대지 않고 물건을 움직이는 허공섭물(虛空攝物)이, 더 나아가면 검에 허공섭물을 걸어 손을 떠난 검으로도 검술을 펼칠 수 있는 어검술(馭劍術)이, 여기서 멈추지 않고 허공섭물을 건 물건을 타고 비행이 가능한 어검비행(馭劍飛行)과 공기 중에 내공으로 발판을 형성하여 허공을 뛰놀 수 있는 허공답보(虛空踏步) 등이 가능해지지요.”


장자는 출기지경의 경지를 하나하나 설명해주며 직접 몸으로 선보이기까지 했는데 장자는 최소 출기지경 이상의 고수인 모양이다.


‘이건 무공이라기보다는 일종의 무의 경지인가?’


마치 시리우스와 내가 검기를 사용하는 게 가능한 것처럼 말이다.


“뭐, 이외에도 검기로 바람을 일으키는 검풍(劍風)이나 손에서 내공을 쏘아내는 장풍(掌風), 저희는 백보신권이라고 부르지만 발경의 묘리 중에서 멀리 있는 대상을 때리는 탄경(彈勁) 등 ,출기지경에서 할 수 있는 건 무수히 많지요. 하지만 전부 이 허공섭물에서 파생된 것이라 보면 됩니다.”


무공의 경지는 정말이지... 더럽게 많았다.


“다음은 강기지경이어요. 아참, 그전에 물어볼게요. 여러분은 무림에 강기지경의 고수는 대체 얼마나 될 것이라 생각하시어요~?”


이번에는 장자가 단순히 설명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역으로 우리에게 물어봤다.


“아마 엄청 적지 않을까?”

“맞아. 아래단계에서도 도달해야하는 경지들이 많은데~ 강기지경에 바로 오르거나 오를 수 있는 이는 얼마 없겠지~”


미나는 취했는지 장자를 따라 말꼬리를 늘였다.


“나의 생각도 같다.”


원하는 대답이 나왔다는 듯이 장자는 장난스럽게 씨익, 웃어보였다.


“땡! 정답은 ‘무수히 많다.’여요.”

“에?! 말이 안 되잖아!”


장자는 분명 수업을 시작하며 경지가 높다고 무조건 더 강한 것은 아니라고 하긴 했지만 강기지경 정도쯤 되면 분명 어느 세력에서든 꽤나 이름을 날릴 고수일 거다.

만약 장자의 말처럼 그런 강자가 무수히 많다면 무림은 진즉 세계정복에 나서야 맞았다.


“과거에는 분명 강기지경의 고수가 얼마 없었죠. 하지만 마인들은 대부분 강기지경의 고수여요. 아까 제가 강기지경은 기에 성질을 입히는 단계라 했던 걸 기억하시나요?”

“신들은 망각하지 않는다.”


유피는 굳이 확인 차 물어보지 않아도 우린 잊지 않는다며 빠른 진행을 촉구했다.

우린 장자의 대답을 기다렸다.


만약 ‘이건 내일 알려드리죠.’ 따위의 답을 한다면 장자의 명치에 싸커 킥을 갈길 의향이 내게는 있었다.

돌아보니 유피와 미나도 나와 같은 생각인 듯하다.


“마인들은 모두 하나같이 강제로 상단전을 개방하여요. 상단전을 연 이들은 마나를 고체라고 인식한다고 전 날 이야기했었죠. 그렇다면 이들이 출기지경에 올라 검기를 방출하면 어떻게 될 것이라 생각하시나요?”

“강기...”

“예, 강기여요. 일반적으로 강기지경에서 말하는 그 강기(罡氣)와는 분명 다르지만 단단함이라는 성질이 부여된 그것은 틀림없는 강기(剛氣)여요. 이렇듯 마인은 일반적인 무림인보다 배움이 한 단계 앞서간다고 볼 수 있답니다. 그들은 상단전을 뚫어두었기에 입문지경을 거치지 않고 바로 축기지경으로 넘어갈 수 있지요. 마찬가지로 출기지경에 이를 시 바로 강기지경으로 넘어가게 되어요. 그만큼 위험하지만 그만큼 매력적인 것이 바로! 마공이랍니다.”


왜 신이 실재하는 지금 시대에도 어떤 의미에선 종교집단이라고도 볼 수 있는 마교가 사라지지 않고 건재할 수 있는지 그 일각을 본 느낌이 들었다.

감정을 지워서라도 익힐 만큼의 가치가 마공에는 있는 것이다.


“다만 이들의 기는 그 속성이 강(强)으로 고정되어버리어요. 흘리지도, 그렇다고 홀리지도 못하죠. 오직 패도적인 힘으로 모든 것을 깨부수기에 마교에서는 무공을 이빨, 혹은 발톱이라고 부른답니다. 이는 송과체(松果體)에 쌓인 부정이나 감정체의 양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그 힘의 커지게 되는데 종국에 스스로 제어할 수조차 없는 지경에 이르면... 펑~!!!”


장자의 말, 그 음절 하나하나에 홀린 듯이 듣고 있던 나는 장자가 외친 ‘펑’이라는 소리에 깜짝 놀라 뒤로 넘어갔다.

장자는 그런 나를 보며 기분 나쁘게 키득대며 웃었다.


“코르 군은 참으로 간이 작은 것이어요~ 오늘은 수업은 이걸로 끝이어요~”


넘어진 나를 그대로 둔 채로 장자는 산책을 다녀오겠다며 밖으로 나갔다.


“나 쟤 싫어!!!”


한 박자 늦게 내가 놀림 받았다는 걸 느낀 나는 성을 냈고.


“천재는 하나같이 괴팍한 면이 있기 마련이다. 벗이여, 비록 짓궂지만 스승으로서 나쁜 이는 아니니 작은 장난 정도는 눈감아주는 게 어떻겠는가.”


그런 나를 미나가 일으켜주고 유피가 달랬다.

그럼에도 나는 내 편이 없는 것 같다고 느꼈다.

이 둘은 나와 다르게 이 새로운 스승이 꽤나 마음에 든 모양이다.


***


봄을 상징하는 꽃에는 언제나 매화와 벚꽃이 빠지질 않는다.

풀에서 피는 꽃이 아니라 나무에서 자라는 이 꽃들이야말로 봄의 상징.


벚꽃도 분명 아름답지만 그는 향기 없는 꽃보단 뼛속까지 스며들어 마음을 설레게 하는 매화가 좋았다.


“매화나무에 이제 매화 대신 눈꽃만이 가득 피었구나.”


하지만 앞으로 그 매화를 볼 일은 적어질 것이란 사실이 그의 마음 한 편을 아련하게 만들었다.

매화, 이 아름다운 화산의 상징은 이젠 문파의 무복에 그려진 모습으로만 보게 될 것이다.


“이제 제대로 열매를 맺고 꽃을 피우는 건 화룡진군께서 심은 이 신목 한 그루뿐인가. 본 문파를 방문하는 객들은 하나같이 화산을 가득 메운 짙은 매화 향기를 기대할진대...”


영원한 겨울로 인해 생태계가 무너진 것도 벌써 1년이 다 되어간다.

워낙 추운 시기에 피는 꽃이기에 버텨주길 기대했으나 내공이라도 불어넣어주지 않는 한 사계절 내내 꽃을 피울 수는 없었다.


그럼에도 오랫동안 변치 않고 이곳에 머물러준 나무들을 하나하나 쓰다듬으며 그는 먼 과거를 회상했다.


-아해야, 네게선 매화향이 나는구나.


매화는 암향(暗香)이라 하여 어두운 향이 아닌, 숨어있는 향을 말한다.

구태여 자신을 드러내려 안달하지 않는 향.

향기는 보이지 않는다.


-시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향이지.


그의 스승은 그에게 분명 이리 말했다.


-너의 가치는 암향이 그러하듯 남이 알아주지 않는다하여 변질되는 것이 아니니 조급해하지 말려무나.


그 말에 기대어 3,000년을 버틸 수 있었다.

하지만... 3,000년을 살아온 그가 내린 답은 달랐다.


“아무리 도(道)가 옳아도 세상이 옳지 않으면 이는 틀린 답이 되나보오.”


드러내지 않으면 본질은 결코 알려지지 못한다.


구왕 중 하나가 자리를 지킴에도 이 화산에 남은 것은 이제 짙은 매실 향뿐...

꽃이란 자고로 지기 위해, 열매를 맺기 위해 피어나며 그 과실이야 바로 매실인 것이다.


“매화나무에서 매실이 열린다고 하면 어찌 하나같이 그리도 놀라는 건지요...”


원시천존(元始天尊), 원시천존. 참으로 알 수 없는 일이로다.

세상에는 무지한 사람들이 이리 많았다.

심지어 매화차 대신 매실차를 타주면 실망하는 기색까지 보인다.


방문하는 객마다 그런 반응을 보이니 이것이 화산의 위세가 쇠퇴해서 그러한가 생각하게 된다.


“역천에서 머무르는 봄의 여신께서 방문하시면 이 화산에 다시 매화가 만발하는 것도 꿈이 아니련만...”


서로 적대하고 경쟁하는 관계이긴 하지만 무림과 리버스가 완전히 단절된 관계는 아니다.

그들도 비밀리에 교류를 하며 충분한 대가를 지불한다면 언제든 거래를 요청할 수 있었다.


하지만 한없이 쇠퇴해버린 화산은 그들에게 제시할 만한 대가가 없었다.

단순 만남을 요청하는 것또한... 할 수 없었다.


“그러고 보니 그 남동생 되는 분이자 이번 대의 불의 신이 되시는 분이 이번에 무림으로 찾아왔다고 하던가?”


귀한 손님이 찾아왔다.


이거 오랜만에 맹(盟)에 방문하게 생겼다며 그는 껄껄 웃음을 흘렸다.


“미처 피우지도 못한 봉오리를 이리 따게 되어 정말 미안하오.”


그는 오랜 벗이자 화산과 시작을 함께했다는 신목에게 사과의 말을 건네며 그 봉오리를 따 병에 담았다.

이걸로 차를 담아 건넨다면 그래도 문전에서 박대하지는 않으리라.


“이크! 서둘러야겠군...”


지금이라도 봉오리를 말려 꿀에 재어둔다면 얼추 시간에 맞춰 차가 완성되리란 생각에 구왕(九王) 중 하나, 꽃들의 왕을 모란에서 매화로 바꾸었노라 평가되는 화왕(花王)은 바쁘게 손을 놀렸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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