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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니르 님의 서재입니다.

아포칼립스의 신이 되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아함(阿含)
작품등록일 :
2022.05.11 10:08
최근연재일 :
2022.11.29 22:00
연재수 :
22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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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93,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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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8.23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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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글자
16쪽

8. 무림으로 13

DUMMY

오늘은 드디어 본격적으로 무공을 배우는 날이었지만 그중에 나는 없었다.


“하아~ 전에 천마가 차를 마시자고 하긴 했지만 진짜 부를 줄이야...”


무림 측에서 연통을 보내온 것이다.

일전 차 마시자고 했던 약속, 의례적으로 하는 식사약속이라 받아들이며 별 생각 없이 넘겼는데 천마가 공식적으로 내게 초대를 보냈다.


마땅한 사유가 있다면 거절할 수도 있겠지만 장자는 그 사유에 동의해줄 생각이 없어보였다.


“나도 무공수업 듣고 싶었는데...”


첫 수업을 놓치면 친구들과 진도가 얼마나 벌어질지 모르기에 이렇게 툴툴대보지만 장자의 귀엔 들리지 않는 듯했다.


“코르 군, 이것도 걸쳐보시어요.”


장자는 잔뜩 신이 난 채로 미나와 함께 내게 이런저런 옷을 가져다댔다.

도통 끝날 줄을 모르는 패션쇼에 나는 힘이 빠져버린 헝겊인형이 되어 이리 저리 휘둘렸다.


“캬악!! 난 옷 갈아입히기 인형이 아니야! 중요한 만남이라는 건 이해하겠는데 이렇게까지 과하게 할 필요가 있어?!”


참다 참다 더 이상 못 참고 내 안에 꿈틀대는 사춘기의 반항심을 최대한 끌어 모은 나는 단숨에 그들을 뿌리쳤다.


“지금 코르는 리버스의 대표로서 무림의 대표를 만나러 자리에 가는 거야. 간단한 티타임이라고는 하지만 어떤 망신을 줄지 몰라. 최대한 격식을 맞춰야지.”


물론 얼마 못가 제압당했다.

이 옷 너무 움직이기 불편한 것이다.


“오라버니, 멋져요!”

“그래, 청명이 좋아한다면 그걸로 됐어...”


유피는 지루한지 중간에 몸을 풀겠다고 나가버렸다.

데미안은 그런 유피를 따라 나갔고 청명은 자진해서 이 둘의 조수가 되어 여러 옷들을 내가 있는 곳까지 날라주었다.


‘다리도 짧은데 잘 뛰네...’


결국 선정된 것은 중국 전통의상 중 하나인 ‘창파오’였는데 내가 입기에는 다소 컸다.


‘이런 남자 옷은 왜 구비해둔 거지? 우리가 오기 전에 준비했다고 보기에는 좀 오래된 것 같은데...’


이런 의문은 장자의 표정 위에 드러나는 아련함에 입 밖으로 나와 형상화되지 못했다.

장자의 얼굴 위의 그리움이 내 입을 막았다.


“옷 위에 롱코르를 하나 더 걸친 기분이야.”


그래서 그냥 가볍게 툴툴댔다.

영화 같은 곳에서 보면 이런 옷을 입고 무술을 겨루거나 하던데 내가 그걸 따라했다간 자기 밑단을 밟고 넘어질 것이 분명했다.

그만큼 실용성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복장.


어쩌면 이런 옷을 입고 자유자재로 움직이기 위해 노력하다보니 고수가 되어버린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너무 크지 않아? 질질 끌릴 텐데.”

“이건 원래 크게 입는 거여요. 원단이 커야 여러 장식을 올리기가 수월하니까요. 그리고 코르 군은 거의 걸을 일도 없을 테니 걱정 마시어요. 보통 마차나 가마 위에 올라간 상태로 이리저리 옮겨지겠죠. 자기 뜻대로 움직이진 못하지만 익숙해지면 그것도 나름 편하여 나쁘지 않답니다~ 그러니 옷이 더러워질 염려는 그만 하고 잘 다녀오시어요.”


장자는 대체 과거에 뭐하던 사람이었던 걸까.

장자의 말은 마치 경험담처럼 들렸기에 원로임을 숨긴 그녀가 무림에선 어떤 위치에 있는지 생각하게 했다.


‘하긴, 장자는 노자와 함께 도가의 대표적인 이들 중 하나이니까. 노자가 도교를 만들었던가?’


물론 그래도 의문점은 많았다.


‘광마전주라고 했던 말은 또 뭐고, 무림의 시작부터 있었다는 말은 또 뭐며, 무림에서 남화노선이라고까지 불리는 그녀가 무림 바깥의 이런 산골에 집을 짓고 은둔생활을 하는 이유는 또 뭐지?’


아무리 원로라지만 감추는 것이 무척 많은 염소다.

그나마 확언할 수 있는 건 천마가 안내인으로 그녀를 붙여줬을 때 그녀를 장자 노사라고 칭했으니 무림에서도 어느 정도 존중받는 위치에 있다는 거다.


‘아니면 천마 혼자서만 노사라 칭하는 걸 수도 있고.’


둘 사이에 어떤 관계가 있다는 것만큼은 의심할 여지가 없어 보인다.


“그럼 갔다 올게.”

“뒤처지기 싫으면 빨리 와!”


집을 나서는 내게 미나가 짓궂은 농담을 걸어온다.


‘아니, 농담이 아닌가?!’


다음세대의 배움은 빠르다.

나는 잠시 나를 두고 먼저 심화과정까지 끝낸 뒤 놀고 있는 친구들을 보며 장자와 단 둘이서 나머지 수업을 하는 모습을 그려보았다.


‘싫어!!!’


친구들이 설마 그럴 리는 없겠지만 진도를 다 나간 뒤에 내 앞에서 무공을 다루며 으스대는 모습이 절로 떠오르며 몸서리쳐졌다.


“응! 차만 마시고 바로 와야겠다.”


정했다.

차 마시자고 불렀으니 차만 마시고 바로 와도 상관없지 않을까.

뜨거움을 느끼지도 못하니 단숨에 입안에 찻물을 털어 넣고 복귀해도 괜찮을 것 같다!

당황에 망연자실한 표정을 짓는 천마의 얼굴을 감상하는 것도 재미있겠지.


“그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만...”


내 말을 들은 유피는 밖에서 몸을 풀다 말고 그 모습을 상상했는지 떨떠름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장자는 도끼눈을 뜬 채로 나를 쳐다봤다.

아, 이건 훈계하기 전에 짓는 표정이다.


“제대로 이야기를 나누고 오시어요!”

“아, 알았어.”


그 박력에 나는 나도 모르게 긍정의 답을 뱉었다.

문밖에는 이미 마차... 아니, 그냥 차가 와있었다.

말이 끄는 게 아니라 마석 기반의 엔진으로 달리는 차.


“위대하신 다음세대의 불의 신 이코르 님을 뵈옵니다. 소인은 기맹철이라 하옵고 대인을 맹까지 모시는 임무를 맡았습니다.”


내가 문밖으로 한 걸음 내딛자마자 들려오는 커다란 목청에 놀라 나는 다시 문 안으로 들어왔다.

사실은 장자가 아닌 이 사람이 리버스의 첩자가 아닐까 싶을 정도의 깍듯함.


‘부, 부담스러워...’


나를 바라보는 눈빛은 존경보다는 신앙심에 가까웠다.


“그리고... 무림을 배신한 창녀가 여기서 아직도 그 질긴 생을 연장하고 있군요. 오랜만입니다. 남화노선.”


나는 순간 장자의 정체를 들킨 건가 싶어 몸을 긴장시켰지만 정작 당사자인 장자의 반응은 덤덤했다.


“오랜만이여요, 기맹철. 이제는 일수천보라고 불린다지요? 그대와 같은 이가 무아 곁에 있어주어 참으로 다행이어요.”


그 말이 아주 익숙하기라도 한 것처럼.


“함부로 맹주님의 아명(兒名)을 입에 올리지 마십시오!”


그 반응에 오히려 더욱 예민하게 반응한 것은 기맹철이었다.


“네 놈... 무례하군. 지금 이곳은 장자만이 있는 곳이 아니다. 다음세대의 신이 셋이 모여 있다. 무림은 지금 리버스와의 전쟁을 하고자 하는가?”


무슨 일인지는 몰라도 장자의 정체가 들킨 것은 아니라고 느꼈는지 유피는 묵직한 경고를 보냈다.

여기는 무림이되 무림의 영역이 아니라고, 신들이 내려온 순간부터 이곳은 신의 땅이라고.


그 사이 미나는 청명과 데미안을 데리고 방으로 들어가 숨었다.


“......제가 실례를 범했습니다.”


나지막이 으르렁거리는 유피의 경고에 기맹철은 땀을 뻘뻘 흘리다 못해 머리가 땅에 닿도록 허리를 숙여댔다.


“용서하지. 하지만 두 번의 기회는 없다는 것을 기억하라.”

“명심하죠... 그럼 모시겠습니다.”


차에 올라타며 나는 뒤를 돌아봤다.

모두의 얼굴에 복잡한 감정이 서려있다.

장자가 유피와 미나에게 상황을 설명하려면 꽤나 고생할 것이다.


‘갔다 오면 어떻게 된 일인지 나도 물어봐야겠다.’


나 역시 대체 무슨 일이 있었기에 무림의 탄생부터 함께했다는 그녀가 이런 푸대접을 받게 되었는지, 그리고 왜 이를 당연하게 여기는지가 무척 궁금했으므로.


“뭔가... 제 생각과는 다르네요.”

“무엇이 말인지요.”


아까의 노성(怒聲)은 다 거짓이었다는 듯 내게 온화하게 예를 갖추는 기맹철.


“저는 무림이니까 당연히 다들 가마나 마차를 타고 갈 줄 알았거든요. 사람들도 모두 도복을 입고 머리에는 두건을 두른 뭐 그런 모습을 생각했는데 다들 양복차림에 귀에는 인 이어까지 착용하고... 전음 같은 건 안 쓰나요?”


장자가 말한 꼰대들의 집단과는 많은 차이를 보인다는 것은 분명했다.

사실 과거에 틀어박힌 꼰대는 장자였는지도 모를 일이다.


“하하하! 다들 착각하곤 하지만 저희는 꽤나 현대화가 잘 되어있습니다. 각 문파의 핵심건물은 여전히 고풍스런 건물을 그대로 남겨두었지만 나머지는 고층건물이 들어섰죠. 아무래도 무림인들을 모두 수용하기에는 무림이 워낙 좁다보니 말입니다.”


하긴, 이들은 무림이 지금처럼 개방되기 이전에는 중국의 공안으로 활동했다고 했다.

현대 생활에 익숙해진 이들이란 뜻이다.


“혹여 실망하셨습니까?”

“아뇨. 전혀요. 이런 모습의 무림도 새롭고 좋네요. 소설로 접한 모습과는 많이 다르지만요.”

“하하! 소설은 그런 부분이 있죠. 설정의 기반이 된 무술들, 무림이 세상 밖으로 나오기 전까지 중국전통무술이라고 알려진 그것들은 사실상 체조나 차력쇼와 다를 게 없으니까요. 다 거짓말투성이죠! 그런 무술에 무기를 들거나 내공이 뒷받침되는 것조차 아닌데 애들 장난과 다를 게 있겠습니까.”


호탕하게 웃으며 설명을 이어가는 그의 모습은 아까의 장자에게 역정을 내던 모습과 너무 차이가 심해 괴리감마저 느껴졌다.


“저희 무공은 자연이 되는 것이지, 미물을 흉내 내는 것이 아닙니다. 사마귀를 흉내 낸 당랑권? 말도 안 되죠. 차라리 검을 들고 당랑검을 쓰는 게 낫지. 이게 다 소림사가 속세로 나가서 그래요. 무림을 벗어나 세속에 찌들다가 민란을 우려한다며 무기를 드는 초식에서 무기는 죄다 빼버리고 춤사위나 넣고.”


이를 보며 나는 느꼈다.


‘이 사람... 투 머치 토커다.’


최근 이런 류의 사람만 만나는 기분이다.


그는 내가 굳이 알 필요 없는 이야기.

예를 들어 원래 그의 성이 ‘기’가 아닌 ‘당랑’이었으며 비록 자신의 가문이 몰락했지만 선조인 ‘당랑거철’의 이름만큼은 사자성어로 남아 그 가훈을 후대에 전하고 있다는 것 따위를 그는 자랑스럽게 이야기했다.


‘당랑거철은 분수를 모른다는 뜻으로 안 좋은 거 아닌가?’


좋게 말하면 대륙의 기상이고 나쁘게 말하면 주제를 모르는 것이다.


그래도 맹주를 만나기 전까지 어색한 침묵을 유지하는 것보다야 나았다.


“여기서부터는 진정한 무림의 영역입니다. 무림에 신이 방문한 것은 거의 100년 만이네요.”


나는 잠시 처음으로 맡는 무림의 공기를 느꼈다.

확실히 그 밀도부터가 다른 느낌이다.


‘기존에 있던 무림의 용혈과 대격변 이후 새롭게 퍼진 마나가 뒤섞인 건가? 여기에서 수련한다면 바깥에 비해 2배, 3배는 더 빠르게 기를 쌓을 수 있겠어.’


어쩐지 DMZ와 비슷한 느낌도 난다.


‘그럼 DMZ도 용혈인 건가? 그곳의 마나는 좀 더 거친 느낌이 들지만...’


어쨌든 이곳은 무림인에게만 좋은 곳이 아니었다.

비록 단전이 없는 나는 마나를 쌓진 못하겠지만 여기서 권능을 사용한다면 화력이 평소의 두 배 가까이 치솟을 것이다.


‘이정도면 산이나 마을 하나는 가볍게 불태울 수 있겠는데?’


DMZ에서는 불을 너무 많이 뿌려 생긴 권능의 과부하로 인해 진리안의 보조를 받아 소형 태양을 소환해도 돋보기로도 태울 수 있을 것 같은 검은색 날벌레 하나 죽이지 못했지만 지금이라면 그리고 이곳이라면 진리안의 보조 없이도 산 하나는 순식간에 불태울 수 있을 것 같았다.


‘여기에 유피와 미나까지 더해진다면... 어째서 천마가 나만을 불렀는지 알 것 같네. 이거 완전 전술핵폭탄이잖아.’


리버스의 사절단으로 온 우리는 각자가 웬만한 세력 하나는 뒤엎을 수 있고 셋이 모인다면 무림마저 뒤집을 수 있는 전력이었다.

회수임무에 우리 셋을 겹쳐 보낸 이유를 알 것 같았다.


‘무림에 천마와 같은 괴물이 더 있다면 얘기가 달라지겠지만... 전쟁을 하고자 온 것이 아니니까.’


만일의 사태가 일어나더라도 우리는 유유히 이곳을 빠져나올 것이다.

어쩌면 우리가 흩어진 지금이야말로 우리가 가장 취약한 시기인 걸지도 모르겠다.


그때 약간 덜컹이는 느낌과 함께 차가 멈추고 기맹철이 입을 열었다.


“여기서부터는 도로가 곱지 않아 가마로 갈아타도록 하겠습니다. 대인께서는 번거롭더라도 부디...”


그 말에 밖을 내다보니 확실히 차를 타고 이동하기엔 여의치 않아보였다.

땅도 땅이지만 사람이 너무 많았다.


마나의 밀도보다 인구 밀도가 더 높은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며 나는 차에서 내려 가마에 올랐다.

밑단이 더러워진 게 조금 신경 쓰였다.


‘그런데 혼자서 가마를 들 수 있나? 하라면 할 수야 있겠지만 뭔가 중심이라든가 안 맞지 않아?’


내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때 어디선가 장정 셋이 추가로 나타나 그와 함께 가마를 짊어졌다.

나름 이름 있는 고수인지 행인들의 웅성거리는 소리가 여기까지 났다.

고개를 숙이거나 절을 올리는 이도 있었다.


“제가 여기 온다고 사람들에게 다 알려진 건가요? 왜 제가 있는 쪽으로 고개를 숙이는 거죠?”


나는 의아함에 기맹철에게 이에 대해 물어봤다.


“평소라면 자신들이 눈도 마주치지 못할 맹 소속의 무인들 넷이 모시고 있는 가마라면 어느 고수께서 탑승하고 있을지조차 알 수 없으니 예를 취하는 겁니다. 혹시나 좋게 봐줘서 가르침 한 자락 얻을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고요.”


의외로 참 속물적인 이유였다.


‘사단장 헬기가 뜨니까 장병들이 그쪽을 향해 경례를 올리는 거 비슷한 이유구나...’


물론 이 경우에 노리는 건 휴가가 아닌 가르침이다.


“저흰 지금부터 맹이 있는 중앙까지 직행할 것입니다. 혹여 지루하거나 피곤하시다면 한숨 주무십시오. 도착하는 대로 깨워드리겠습니다.”


무림의 크기는 약 600km2.

서울의 면적과 얼추 비슷한 크기였다.

작은 것은 결코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모든 무인을 여유롭게 수용할 정도로 넓은 크기도 아니었다.


“그럼 염치불구하고...”


방석을 뭐로 만들었는지 가마 안이 너무 편했다.

등을 기대는데 살이 녹아내리듯이 노곤했다.

눈을 감자 잠이 스르르 몰려온다.


가마 내에서 고른 숨소리가 퍼지고 이에 내가 잠들었다 생각했는지 가마를 받치는 고수들이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너 그거 들었어? 봉몽세가의 장남이 파문됐다는 거.”

“어쩌다가? 위세가 아무리 예전만 못한다고 해도 구왕이 직접 가진 아들이잖아.”


뭔가 관심이 가는 주제였기에 나는 가까스로 수마를 물리치고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봉몽세가면... 영웅 예를 죽인 그 제자 봉몽이 세운 세가인가?’


스승을 죽인 패륜아이지만 그 활솜씨가 예와 견줄 정도라 둘이 시합을 했을 때, 심판이 누가 더 뛰어나다 판결을 내리지 못했을 정도라고 한다.


“작년 대격변이 일어난 날. 붉은 안개를 마시고 광인이 되었다던데? 식솔들을 죄다 죽여서 단전을 폐하려고까지 했대.”

“아, 그 얘기는 들은 것도 같다. 봉몽세가에 식객으로 머무시는 백익 선생께서 막으셨다지?”


맹의 고수라 그런지 고작 잡담에서 흘러나오는 정보의 질이 무척 높았다.


‘백익이면 산해경의 저자 그 백익?! 아직 살아있었어?!’


요즘 들어 100년, 200년은 우습고 길면 1000년에 심하면 기원전 인물들도 심심찮게 등장해서 그런지 시간 감각이 크게 어그러진 듯한 기분이 들었다.


“지금쯤 어디로 갔을까?”

“무림인이 무림이 아닌 곳에서 지낼 수나 있겠어? 아마 객사하지 않았을까?”

“그래도 꼴에 무공을 익혔는데 근처 한국으로 넘어가서 마물 사냥꾼 일이라도 할 수도 있어.”

“내가 듣기로는 서방 쪽으로 갔다는데?”

“그게 대체 뭔 고생이냐~ 뭔가 하자가 있었던 거 아냐? 어떻게 무림인이, 그것도 구왕의 직계가 붉은 안개의 영향을 받지? 그런 사람 아무도 없었잖아.”

“나야 모르지. 구왕의 직계여도 내쫓긴 거 보면 뭔가 문제가 있다고 추측할 뿐이야.”

“그런 추측 나도 하겠다.”


그들의 이야기는 이걸로 끝이었다.

소리가 커지면 내가 깰 수도 있다며 기맹철이 그들에게 주의를 줬기 때문이다.


‘더 듣고 싶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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