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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거북의 서재입니다.

귀환자의 아카데미 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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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거북
작품등록일 :
2021.08.09 06:30
최근연재일 :
2021.10.14 23:24
연재수 :
48 회
조회수 :
56,144
추천수 :
1,129
글자수 :
268,570

작성
21.08.21 22:30
조회
2,820
추천
41
글자
5쪽

Prologue. 귀환

DUMMY

“커헉···!”


그는 자신의 가슴을 쳐다봤다.

화끈거리는 감촉과 함께 서늘한 칼날이 등을 통해 자신의 가슴을 관통한 것이 눈에 보였다.


“대, 대체 왜······.”


자그마치 10년이었다.

그들과 함께 측정 불가 게이트에 들어오고, 몬스터를 잡고, 끝내 보스 흑룡을 쓰러뜨렸다.


그는 고개를 돌렸다.

동료가, 아니. 동료라 생각했던 그들은 차가운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하, 왜냐니? 당연하잖아?”


그들은 서늘한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영웅은 우리면 족하다고. 짐꾼이었던 네가 우리보다 강해져서 세상에 나타나면 우리가 뭐가 되겠어? 안 그래?”

“그래. 솔직히 짐꾼 주제에 너무 나댔다고.”

“고, 고작 그런 이유······ 커헉···!”


말하려던 그는 끝내 피를 토했다.

등을 찌르고 있던 칼날이 비틀리며 통증이 몰려온 것이다.


치명상이었다.

일반인이었다면 진즉에 쓰러졌을 상처.

하지만 그는 각성자였다.

그 사실이 그의 목숨을 붙잡고 더욱 큰 고통을 선사하고 있었다.


“고작이라니. 그 정도나 되니까 이런 거라고.”


영웅은 많아서 좋은 게 없었다.

적을수록, 스포트라이트가 강해지는 것이 영웅이란 자리였다.


자그마치 10년이었다.

10년의 공략 끝에 생환한 영웅!

측정조차 불가능했던 게이트의 클리어!

그 두 가지가 합쳐지면 필시 부귀영화가 있을 것이다.


“솔직히 그 자리에 ‘짐꾼’은 필요가 없거든.”


짐꾼.

그 단어에 그는 분노와 허망함을 함께 느꼈다.

그는 게이트에 들어오기 전까진 짐꾼에 불과했다.

게이트 클리어를 위한 생존물자를 담당은 물론, 요리 같은 공략조의 뒤처리를 담당했다.


하지만, 지금은 달라졌다.

짐꾼에 불과했었지만, 게이트 내에서 생사를 오가며 성장한 것이다.


자신도 몰랐던 재능.

그걸 개화하며 누구보다 강해졌고 누구보다 열심히 싸웠다.


마지막 보스, 흑룡을 상대할 때도 그는 누구보다 열심히 싸웠다.

가장 앞에서 녀석의 모든 공격을 막고 튕겨냈으며, 방어를 뚫고 끝내 목을 친 것도 그였다.


하지만 돌아온 건 배신과 기습.

그 사실에 그는 허망함을 넘어 분노가 치밀었다.


“그래도 네 덕분에 수월했어. 모든 걸 앞장서서 싸워준 덕분에 힘도 안 들었거든.”

“······.”

“너무 원망하지 마라. 영웅을 구하기 위해 방패가 된 짐꾼! 딱 이 정도면 됐잖아? 그렇지?”



뭐라 따지고 싶었다.

하지만, 끝내 이뤄지지 않았다.


촤악-!


“커헉······.”


서늘한 칼날이 빠져나오며 그의 몸이 앞으로 고꾸라졌다.

그 충격에 그의 몸에서 피가 왈칵 쏟아지며 바닥을 적셨다.


‘망할 새끼들······.’


서서히 눈이 감긴다.

몸에 피가 부족해져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죽음이 다가온다는 게 실시간으로 느껴지고 있었다.


‘다시 살 기회가 생긴다면······.’


그땐 이렇게 순순히 당하지 않으리라.

아니, 저들보다 더 빠른 성장과 함께 모든 걸 복수하리라 다짐하며 그는 점점 깊은 어둠 속으로······.


“아주 꼴값을 떨어요. 이 새끼들아! 빨리 정리 안 해?!”


라는 목소리에 그, 아니. 민준호는 감았던 눈을 크게 떴다.


“아, 엄마! 지금이 클라이맥스라고!”


민준호는 멀쩡했다.

등에 칼을 찔린 것도.

피를 쏟으며 바닥에 쓰러졌던 것도 아니었다.


모든 것은 연기, 촌극에 지나지 않았다.

하지만, 모든 내용이 연기였던 것은 아니었다.

게이트에 들어온 건 진실이고.

측정 불가 게이트를 10년간 공략한 끝에 흑룡을 쓰러뜨린 것도 진실이었다.


10년 전 열렸던 측정 불가 게이트.

그곳에 총 열 한 명의 인원이 들어오고 드디어 마지막 보스를 잡은 것이다.


그런 헌터 중 한 명인 그가 왜 이런 연기를 했을까?

사실 큰 이유가 있던 건 아니었다.

그저 옛날에 본 소설에서 나온 장면을 한번 해보고 싶었던 것이다.


물론, 그 자리에 있던 모두가 동참한 건 아니었다.

마음이 맞았던 몇 명의 헌터.

정확히는 남정네 세 명만 동참해 촌극을 벌인 것이다.


“Yes, mom! 지금이 가장 중요한······.”

“중요한, 뭐?”


막 쓰러진 흑룡의 사체 위.

칼을 손에 쥐고 흑룡을 해체하고 있던 인물, 김준식의 시선에 그들은 입을 다물었다.


이 자리에 있는 이들은 강하다.

지구로 돌아간다면 필시 영웅이 되어 누구보다 강한 자리에 앉을 게 분명했다.


하지만, 그들의 서열은 명확했다.


“어쭈? 가만히 있지? 제일 늦는 새낀 앞으로 다신 밥 안 해줄 줄 알아!”

“뭣?! 하, 할게! 한다고!”

“Please, mom! 밥, 밥 만은 제발!”


10년 내내 그들을 먹여 살린 존재, 김준식의 말에 영웅들이 빠르게 주변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어휴 개 같은 것들이 꼭 이렇게 말해야 움직여요.’


김준식은 피가 묻은 칼을 닦아내며 저 앞을 바라봤다.

그곳엔 푸르게 일렁거리는 게이트의 문이 모습을 드러낸 상태였다.


‘후우, 드디어 돌아가네. 거지 같은 거.’


10년의 공략이 끝난 지금.

드디어 지구로 돌아갈 수 있단 사실에 자연스레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다.


작가의말

오랜만에 다시 찾아뵙습니다.

이 작품은 리메이크 작품입니다. (_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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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43화. 누구보다 아름다운 목소리 +1 21.10.09 676 26 14쪽
43 42화. 말을 안 하는 게 아니야 +2 21.10.07 703 2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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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40화. 방문객 +1 21.10.05 751 21 14쪽
40 39화. 적은 것보단 많은 게 좋지 +4 21.10.04 780 2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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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37화. 많이 컸구나 +1 21.09.30 854 22 12쪽
37 36화. 너한테 한 말 아니다. +1 21.09.29 849 18 14쪽
36 35화. 내가 좀 급해서 +1 21.09.28 852 18 13쪽
35 34화. 조용한 날이 없네 21.09.27 827 21 13쪽
34 33화. 파티 +2 21.09.26 868 19 13쪽
33 32화. 최고의 방어 +1 21.09.24 877 23 14쪽
32 31화. 슬라임 짐 +2 21.09.23 910 19 12쪽
31 30화. 지금 수업이 중요해? +1 21.09.22 916 19 13쪽
30 29화. 마음에 안 들어 +3 21.09.21 944 24 12쪽
29 28화. 착각 +2 21.09.20 949 21 11쪽
28 27화. 이것만 들어주면 돼 21.09.19 978 21 12쪽
27 26화. 정력에 좋은 재료 +2 21.09.18 985 18 12쪽
26 25화. 대체 누가 닫았어?! +1 21.09.16 990 19 12쪽
25 24화. 상관없어 +1 21.09.15 1,020 15 12쪽
24 23화. 나만의 게이트 +1 21.09.14 1,049 19 12쪽
23 22화. 그게 왜 없어져? 21.09.13 1,032 19 12쪽
22 21화. 새 동료 21.09.10 1,089 2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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