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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루크 님의 서재입니다.

머큐리 [추억편]

웹소설 > 자유연재 > 드라마, 판타지

완결

이루크
작품등록일 :
2019.12.26 20:08
최근연재일 :
2020.09.12 15:27
연재수 :
32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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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6
추천수 :
321
글자수 :
2,632,291

작성
20.07.21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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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제230화 - 제주도 푸른 밤(상)

DUMMY

가영은 의식이 돌아왔다.

사위를 두리번 거리다가 쿠바인, 이사벨과 눈이 마주친다. 한 번도 본 적 없던 구릿빛 피부의 외국인과 방이 너무 낯선 곳이라 벌떡 일어나는데 여기저기 통증 때문에 온몸이 쑤셔서 약하게 신음소리를 내자 이사벨이 더욱 당황했고 조심스럽게 팔을 잡아 침대에 뉘어 주었다.


“누구세요?”


“전 이사벨이에요.”


그녀는 한국어를 아주 유창하게 잘했다. 마치 아라비안 나이트 배경에 나오는 이지적이고 고혹적인 여인이다. 이목구비가 뚜렷한 미인으로 영화배우 뺨치게 예쁘게 생겼다.


“무리하지 마세요?”


자신의 옆구리, 팔목과 종아리 쪽에 습포나 하얀 붕대가 슬쩍 비쳤다. 아무래도 못 보던 낯선 옷을 자신이 입고 있는 것을 보아하니 이사벨이 편안한 옷으로 갈아 입혀 준 것 같았다.


“제가 왜 여기 있는 거죠? 아? 맞다! 저와 같이 있던 사람 봤어요?”


“어? 하창룡 참모총관님 찾으시는 거 맞으시죠?”


“당신이 창룡아저씨를 어떻게 알아요?”


“매우 잘 알죠. 제 오라버니나 다름 없으니까요.”


자신과는 정반대로 이사벨은 참하고 조숙했으며 단아한 느낌이 물씬 느껴진다.


“그럼 뭐야? 나 때문에 우리 아저씨 제노바행 비행기를 못 탄거야?”


가영은 속상하고 자신에게 몹시 실망스러운지 표정이 침울해진다.


“아까는 놀라게 해드려서 죄송해요. 우리 아저씨와 친분이 있는 지인이신 줄은 몰랐어요.”


“저한테 사과하실 필요 없으세요. 우린 여기서 초면이니까.. 충분히 오해 할 수 있죠?”


이사벨은 상냥하게 말했다.


“고마워요. 하하.”


가영은 민망해서 너털 웃음을 짓는다.


“그런데 여기는 어디죠?”


“제주도에요.”


“어? 제주도!”


가영이 갑자기 표정이 밝아지며 얼른 창밖에 조망을 바라보면 저녁이라서 하늘은 온통 잿빛으로 물들고 파도 소리가 바위에 부딪히는 찰랑찰랑 물결치는 소리가 귓가에 들리고 그곳은 용두암이었다.


“떠나요~ 둘이서~ 모든 것을 훌훌 버리고 그 제주도?”


가영은 아이처럼 신나서 두 팔을 뻗고 비행하는 포즈를 취했다.


이사벨은 빙긋 웃으며 고개를 끄덕 거렸다.


가영이 다시 침대로 돌아와 풀썩 앉는다.


“본의아니게 제가 큰 신세를 졌네요. 제가 범인 잡다가 넘어졌는데.. 이렇게 꼼꼼하게 치료도 해주시고 정말 감사합니다.”


가영은 발랄하게 미소 지으며 예의바르게 꾸벅 고개를 조아리고 인사했다.


“치료요? 치료는 제가 한 게 아닌데?”


이사벨이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아니라구요? 제 몸에 등이랑 장딴지에 습포랑 붕대가 감겨 있던데.. 그럼 설마..”


가영은 순간 얼굴이 화끈거리는지 귀까지 빨게 지며 부끄러워서 기묘한 표정으로 울상을 지으며 허리를 숙이고 이불에 얼굴을 묻었다.


“유가영! 넌 이제 시집 다 갔다.”


이사벨이 눈치채고 있었는지 시선을 반대쪽으로 돌리고 손으로 입을 가리고 푸흐흐 소리를 내며 웃는다.


제주도 서귀포에 펜션을 운영하며 욕심없이 행복하게 사는 순수한 사람들이 있었다.


두 사이좋은 오누이는 알랜과 이사벨이다. 이수가 쿠바에서 첩보도구 발명가 21세기 에디슨, 최고의 무기명인 알랜무어를 거두었고 이사벨은 현재 제주 신라호텔에서 잘 나가는 유명한 정식 세프다.


펜션 인테리어는 그래서 약간 동양느낌과 인도풍 느낌이 반반 섞여서 이색적이고 따뜻하다.


알랜이 모처럼 식구들이 늘어나서 기분이 좋은지 입가에 미소가 한 가득이다. 그는 장작들을 가져와 벽난로에 집어 넣는다. 숯더미 속에서 장작들이 치지직 화르륵 소리를 내며 불이 활활 타오른다.


원술은 야외 뜰에서 프로 답게 바베큐를 굽고 있다. 무영이 주류들을 테이블에 내려 놓는다.


창룡은 부상입은 가영을 데리고 이곳에서 며칠간 숙박을 하기로 정했다. 가영의 몸 상태가 완전히 호전 될 때까지 머물게 할 예정이다. 창룡이 유일하게 인조가면을 쓰지 않아도 부담이 전혀 느껴지지 않을 그런 안식처다.


“뭔 소리야? 난 금시초문이라고?”


한편, 윈턴스는 한쪽 구석에서 담배를 피면서 핸드폰으로 누구와 통화 하고 있다.


“중급암부들이야 그렇다 쳐도 간부급 시니어 암부들이 이러는 이유가 대체 뭐겠어? 이게 다 집안에 지주가 사라지니까.. 암부들이 군사령부 율법의 지엄함을 깡그리 잊어버린 거라고... 군 기강이 예전보다 많이 헤이해진 것은 틀림없어. 기껏 한국에 위장취업 시켰더니 각자 주워진 감찰임무는 수행하지 않고 다 제멋대로 개인플레이 하면서 설치고 다니고 있다는 거야.”


터프한 윈턴스는 요즘 잠을 통 못 자서 피곤한 낯빛이었고 미카엘 소식을 뒤늦게 서야 보고 받는다. 윤태석 때문에 하루도 편할 날이 없다.


한쪽이 마무리 되면 또 다른 곳에서 문제가 생기고 이번 처럼 복잡하고 난처한 일이 꼬여서 그는 의형제들 뒤치닥거리까지 할 생각을 하니 두통이 밀려 오기 시작했다. 시종일관 담배를 피면서 심란한 표정을 지었다.


“알았어. 제이드 팀장, 여기 총관님 일 부터 마무리 한 뒤에 전략을 한번 제대로 세워 보자고... 난 이번주 스케줄 안돼? 다음주 월요일에 보자고...”


그는 뒷머리를 벽에 살포시 기대고 5분 동안 눈을 감고 깊게 생각한다.


**


명동에 자리한 엔서니 호프&라이브 카페에 에드윈과 가장 절친한 두 친구, 나승수와 펙시스가 찾아왔다. 유니폼을 차려입은 바텐더가 그들을 한눈에 알아보고 반갑게 맞이 한다.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오셨네요.”


“사장님은요?”


“사흘 째 출근도 안하셨고 연락두절 상태에요. 술 한잔 드릴까요?”


“아니요. 괜찮아요. 술은 됐어요.”


승수와 펙시스가 침통한 표정으로 서로 번갈아 본다.


“혹시 사장님 무슨 일 있으신가요? 잠수 타는 건 하루 이틀 아니긴 하지만.. 이번에는 잠복기가 오래 걸려서 걱정이 되더라구요.”


“사실 저희도 연락을 해봤는데 어제 연락이 안되서 혹시 여기 있을까 싶어서 들려 봤습니다.”


승수가 부드럽게 미소 지으며 말했다.


“사장님 연락 오시면 친구분들이 다녀가셨다고 제가 연락 드릴까요?”


“아뇨, 제가 집도 아니까? 직접 찾아가 보겠습니다.”


“네. 알겠습니다.”


“그럼 수고하세요.”


“네 안녕히 가세요. 다음에 또 놀러 오세요.”


바텐더가 서글 서글한 호감 좋은 인상으로 웃으며 정중히 고개 숙이고 인사한다.


**


에드윈은 미카엘 때문에 속상했는지 이틀동안 술만 마시고 계속 자다 일어났는지 머리카락은 헝클어져 있고 푸석한 얼굴로 친구들을 맞이했다. 승수와 펙시스가 그의 오피스텔에 찾아온다.


펙시스는 아래를 보지도 않고 앞으로 걷다가 무언가를 밟고 넘어질 뻔하다가 승수가 자연스럽게 팔을 뻗어 부축했다.


“으아!”


“너 뭐 하냐? 원맨쇼 했냐?”


승수는 어이없게 바라본다. 펙시스는 소주병을 밟은 것이다.


“에드윈 팀장? 이제 빈병도 수집하는 거야! 방 좀 치워 놓고 살어! 이게 집이야? 완전 쓰레기장이네?”


펙시스가 심드렁한 표정으로 신경질을 내며 말했다. 바닥에 에드윈이 혼자서 다 마신 빈병들이 여기저기 굴러 다닌다.


“내 연봉이 에드윈 팀장 한 달 매상이었던 거... 너 알고 있냐? 노래로 먹고 사는 저게 사람 몰골이냐? 밥은 챙겨 먹냐?”


에드윈이 걱정되는지 펙시스는 냉장고도 뒤져보고 살림살이들을 하나씩 꼼꼼히 살핀다.


“완전 인스턴트 천국이네? 에드윈 팀장은 죽어도 썩지는 않겠다.”


펙시스는 찬장을 보다가 눈살을 찌푸리며 잔소리를 한다.


“그러게.. 어? 에드윈 너 얼굴에 뾰루지 생겼다?”


“어? 정말? 안되는데...”


에드윈은 순진하게 승수가 했던 말에 속아서 얼른 손거울을 꺼내서 본다.


“저녁 때 오이 마사지 좀 해야겠네.”


에드윈이 능청스럽게 조크도 받아주며 한숨을 푹 내쉬며 말했다.


“자네.. 괜찮아?”


승수가 착잡한 눈빛으로 말했다.


“아~! 나 그 덜 떨어진 미카엘만 생각하면 속이 다 뒤집어져! 왜 내가 열불나지!”


에드윈은 다시 울분을 토하며 짜증을 낸다.


“이미 버스는 지나갔어.. 난 미카엘팀장이 별 생각 없이 막무가내로 그런 무모한 일을 벌이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해”


펙시스가 말했다.


“집행유예로 가석방 될 확률은 미비하다는 거지?”


“공직자는 징역7년이래.”


승수가 어두운 표정으로 말했다.


“그건 안돼! 청송이라고 했지? 미카엘 당장 교도소에서 빼와야 겠어! JK쪽에서 그 눈에 가시 같을 존재를 순순히 석방 될 수 있게 가만 보고 있을 것 같아! 살인청부업자를 호주로 은밀하게 파견 보내 미카엘을 죽음으로 내몰고 시신을 유기 해서 주민등록이 말소 되어 미카엘이 유령이 되어 떠돌아도 한국에 들어올 수 없게 법적으로 아무런 관계 없는 불법체류자로 만들어버린 그 인두겁을 쓴 악랄한 사람이! 그 절호의 기회를 나 같으면 절대 놓치지 않을 걸! 내 살다살다 그 찰거머리 같은 독종은 처음이야.”


에드윈이 바닥에서 벌떡 일어나며 눈시울을 붉히며 몹시 성난 표정으로 분개하며 말했다.


“그래.. 이 문제 결코 가벼운 문제는 아니야. 생각을 한번 궁리 해보자고..”


승수가 심오한 표정으로 말했다.


펙시스가 두 사람의 이야기를 집중하고 듣고 있다가 에드윈의 얼굴을 보며 말했다.


“에드윈 감기 걸렸어? 목이 완전히 가버렸네?”


“어제 창문 열어 놓고 자서... 콜록.. 콜록..”


에드윈이 기침을 한다.

목이 따끔 거렸다.


“약 먹지 말고 병원 가서 주사 한 방 맞고 하루 푹 쉬는게 효과가 직빵이야. 그 뭐지? 비타민D 영양제도 하나 맞고.. 가만.. 너 열도 좀 나는 것 같은데?”


나승수 팀장은 눈썰미가 빠른지 에드윈은 새벽에 잔뜩 올라온 식은땀이 말라서 앞머리가 엉성하게 한쪽으로 쏠리고 입술도 건조하고 얼굴이 누렇게 뜬 것을 보고 얼른 손으로 자기 이마를 만졌다가 에드윈에 이마를 살며시 짚어 본다.


“그냥.. 미열이 아닌데? 언제부터 이랬어!”


승수는 진지하게 말했다.


“괜찮아! 오래 전 부터 나 목감기 달고 살았잖아! 이번에는 좀 오래 가더라고.. 손 저리 치워...”


에드윈이 짜증을 내며 얼른 자기 손으로 승수의 손을 쳐 낸다.


“괜찮긴 뭐가 괜찮아! 열이 막 아주 펄펄 끓고 있구만!"


승수는 까칠한 눈빛으로 화를 냈다.


“해열제 집에 없지? 감기약 사올게! 에드윈 팀장 누워 있어.”


승수는 에드윈이 진심으로 걱정 되는지 다시 인상을 피고 방에서 급히 일어나서 현관 쪽으로 걸어간다.


“하루 쉬면... 콜록...”


에드윈은 자리에서 일어나려다 갑자기 어지러움증을 느끼고 몸을 가눌 수 없었다. 그 순간 시야가 뿌옇게 변하며 호흡이 한순간에 정지가 되었는지 몸이 저절로 옆으로 휘청거리듯 쏠리며 넘어가자 운동신경이 뛰어난 펙시스가 반사적으로 재빨리 에드윈을 안전하게 붙잡았다.


“에드윈!”


에드윈이 의식을 잃고 쓰러지자 펙시스가 매우 놀라고 승수도 뛰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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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1 제260화 - 도시의 사냥꾼 +3 20.08.02 52 3 22쪽
260 제259화 - 따뜻한 선행 +3 20.08.02 61 2 17쪽
259 제258화 - 도플갱어 소동 +3 20.08.01 58 2 22쪽
258 제257화 - 하나된 마음 +2 20.08.01 49 2 8쪽
257 제256화 - 케인의 자존심 +2 20.07.31 42 2 15쪽
256 제255화 - 절교 +3 20.07.31 61 2 14쪽
255 제254화 - 형벌의 시간 +2 20.07.31 46 2 15쪽
254 제253화 - 음악의 별이 되다 +2 20.07.30 50 2 19쪽
253 제252화 - 선율 +2 20.07.30 56 2 19쪽
252 제251화 - 다시 부활한 하이에나 +2 20.07.29 56 2 12쪽
251 제250화 - 영주를 되찾다 +2 20.07.29 55 2 18쪽
250 제249화 - 오해를 풀다 +2 20.07.29 56 2 22쪽
249 제248화 - 6년만의 재회 +2 20.07.28 61 2 20쪽
248 제247화- 그리운 이름 +4 20.07.28 58 2 10쪽
247 제246화 - 교도소 탈옥 +2 20.07.27 51 2 21쪽
246 제245화 - 교도소 상륙작전 +4 20.07.27 61 3 20쪽
245 제244화 - 배신의 아픔 +2 20.07.27 44 2 13쪽
244 제243화 - 미카엘의 고충 +1 20.07.26 46 1 16쪽
243 제242화 - 선암사에서 총격전(5) +2 20.07.26 52 1 17쪽
242 제241화 - 선암사에서 총격전(4) 20.07.25 54 0 15쪽
241 제240화 - 선암사에서 총격전(3) 20.07.25 53 0 19쪽
240 제239화 - 선암사에서 총격전(2) +1 20.07.25 49 1 21쪽
239 제238화 - 선암사에서 총격전(1) +1 20.07.24 55 1 16쪽
238 제237화 - 하나의 소중함(하) +2 20.07.24 60 2 25쪽
237 제236화 - 하나의 소중함(상) +2 20.07.23 60 2 14쪽
236 제235화 - 트릭 +2 20.07.23 50 1 10쪽
235 제234화 - 영원한 믿음 +1 20.07.23 50 1 10쪽
234 제233화 - 창룡의 고백 +2 20.07.22 47 1 7쪽
233 제232화 - 뮤지션의 길 20.07.22 43 1 8쪽
232 제231화 - 제주도 푸른 밤(하) +1 20.07.22 52 1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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