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이루크 님의 서재입니다.

머큐리 [추억편]

웹소설 > 자유연재 > 드라마, 판타지

완결

이루크
작품등록일 :
2019.12.26 20:08
최근연재일 :
2020.09.12 15:27
연재수 :
320 회
조회수 :
19,668
추천수 :
321
글자수 :
2,632,291

작성
20.07.29 08:43
조회
53
추천
2
글자
18쪽

제250화 - 영주를 되찾다

DUMMY

마피아 본진 LA라스베가스에 케인이 사는 저택이다. 썬글라스 쓴 총기로 무장한 외국인 갱들이 게이트 뿐만 아니라, 저택 외곽을 빙 둘러싸여 보안과 경비가 아주 삼엄했다. 호위를 철저히 지키고 있다. 이젠 인공호흡기를 떼어도 될 정도 케인의 상태가 상당히 호전되고 있었다.


인공호흡기를 떼었다고 해서 방심을 하여서는 안된다. 예기치 못한 돌발상황이 언제라도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손가락에 끼워진 산소 포화도를 측정하는 핑거 펄스와 연결된 심전도 모니터 안에는 케인의 혈압과 맥박 상태가 어떤지 천천히 포물선을 그리며 정상적으로 고르게 움직이는 게 보인다.


케인의 담당주치의 아켈리가 펜라이터로 아직 의식이 돌아오지 않은 케인의 눈을 살짝 벌려 동공을 살핀다. 예전 모습과는 다르게 외모에 관리를 못했는지 머리도 길어져서 산발이고 어느새 인중과 턱에 수염이 촘촘하게 자랐다.


세상에서 가장 악질적이고 지독하고 잔인했던 김복남의 만행은 아마도 평생동안 기억에 오래 새겨질 출품작이었을 것이다.


케인의 충직한 오른발, 보좌관 워커가 자신의 직무실에서 조용히 일을 하고 있었다. 검은 정장을 입은 백인남자 사이퍼가 노크하고 급하게 들어와 정중히 고개 숙이고 우편물 건네준다.


“이게 뭐야?”


워커가 떨떠름한 표정을 서류봉투를 열어 확인하는데 워커의 표정이 바로 굳어진다.


“넌 지금 바로 타이로 가서 지금 상황이 어떻게 되어가는 지 자세히 알아봐.. 우리 골든트라이앵글 진영에서 절대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 벌어졌다. 코카인을 비밀리에 밀매하려다 적발된 수상한 놈에 대한 프로필이다. 재밌는 게.. 상대가 어딘지 알아? 그 세력이 우리와 적대세력인 트리톤이 이끄는 대만과 마카오쪽 마피아갱이지.”


케인 마피아 단원들은 소위 말하는 갱스터다. 네덜란드와 아일랜드에 건너온 사람들, 그리고 유태인들이 확고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었다.


약3천 명의 핵심 단원들 중 초창기 대부, 현재 5명으로 오형제 중에 케인이 셋째다. 케인에게 의붓어머니 3명, 배가 다른 형제가 4명이나 있다. 대부 아래 패밀리를 형성해 매춘, 살인, 무기밀매, 경호사업, 조직폭력, 사기, 마약, 자동차 판매 등 손댈 수 있는 모든 범죄분야에서 잔혹한 수법으로써 절대적 세력을 구축해놓고 있다.


이들은 전세계 24개국의 지하세계에 조직망을 뻗쳐놓고 있으며, 냉전종식 후 일자리를 잃은 전직 KGB 요원과 군인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으며 이들은 약 15만 정의 불법무기로 중무장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 결과 해마다 총기 살인이 전년대비 40p 이상씩 폭증하고 있다.


이들은 특히 최근 들어서는 외국계 기업사냥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들은 외국기업이 진출하면 우선 기업을 보호해 준다는 명목으로 세금을 요구한다. 이 압력이 먹혀들면 다음에는 마피아 단원을 고용하고 이들이 일단 고용되면 삽시간에 기업경영을 독점해 버리는 수법을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피해가 잇따름에도 불구하고 경찰들조차 이들 마피아와 깊숙이 연루돼 있어, 그대로 기업을 빼앗기기 일쑤다. 마피아는 이 정도에 만족하지 않고, 최근 들어서는 핵물질과 핵무기 탈취에도 적극 나선 것으로 알려져, 단순범죄와는 또다른 차원에서 국제사회에 심각한 불안감을 안겨주고 있다.


핵무기와 플루토늄, 우라늄을 쉽게 손에 넣어 이를 테러국가 및 테러집단에게 팔아넘길 힘을 갖고 있다고 경고했다.


인터폴 (Interpol: 국제 형사경찰기구)의 보고에 따르면 러시아의 세인트 페테스부르그 부근 핵시설에서는 이미 2kg의 고농축 우라늄이 행방불명됐고 모스크바 근교 원자력부 산하 공장에서 3kg이 분실되는 등, 지금까지 러시아에서만 3백 여건의 핵분실 사고가 발생했다.


이들은 핵물질 외에도 희귀금속과 석유같은 전략물자 밀수도 하고 있다.


한편 이들은 국내에 머무르지 않고 중부 유럽의 일부를 장악한 데 이어, 미국 주요도시에까지 영향력을 급속히 확대하고 있다. FBI는 1994년 발생한 미국 동부의 가솔린 세금 사기사건과 로스앤젤레스의 10억 달러 의료보험 사기사건을 대표적 예로 꼽고 있다. 이밖에 이들은 중남미의 마약 카르텔, 미국의 마피아 등과 손을 잡고 전 세계적 범죄망을 구축하고 있다.


수하는 당황하며


“거긴.. 보스의 둘째이복형님...”


워커가 낯빛이 어두워지며 한숨을 푹 내쉰다.


“어째.. 잠잠해지려나 싶었는데.. 보스가 현재 의식불명 상태라는 것을 어떻게 소문을 들은 거겠지. 지금이 기회다 싶어서 우리 영역까지 침범하려고 하는 속셈일 거야. 보스께서 마약사업에 대성하면서 보유한 자산이 아주 막대하고 어마어마하니까... 어떻게 보면 피를 나누지 않는 남보다 더 쪼잔하고 독해! 꼭 이 시기에 재산다툼이나 하고 벼락맞을 인간이야.”


사이퍼가 침통한 표정


“불시에 기습해서 쳐들어올 수 있으니까.. 보스를 안전한 곳으로 피신시켜야겠다. 우리도 마음의 준비를 하자고 우리도 여기서 그냥 당할 수야 없지.”


워커가 냉담한 표정을 짓는다.


“차라리 머큐리에 도움을 청하시는 게?”


비위가 거슬리는지 워커의 표정이 험상궂게 확 굳어지며 책상 위로 두 팔을 세우고 두 손을 깍지 끼며 무섭게 눈을 치켜뜬다.


“뭐가 어째? 너 한번만 더 그 소리 지껄이면 산채로 머리가죽 배 껴서 암매장 시킨다. 우리 보스를 지금 그 지경으로 만든 게 정작 누구의 탓인지 몰라서 물어! 내가 왜 거기와 인연을 끊었는지.. 궁금해!”


워커가 눈물을 글썽이며


“사람의 여린 감수성.. 그 선심을 우롱해! 인격체 자체 바꿔버리는 무서운 집단이다. 그놈들 꾀임에 우리의 순진한 보스께서 완전히 놀아나 넘어간 거다. 개혁같은 소리하고 있네! 그게 다 종말이나 다 똑같은 말이야! 쳇! 유치해서 말이 안 나오네.. 사람을 총알받이로 삼는 게 혁명이야! 그들이 아무리 날고 기어봤자 이 땅위에 범죄는 안 사라져! 우리는 이게 생업인데.. 그럼 굶어죽으라는 소리 아니야! 그런 건.. 그냥 동화 속에서나 꿈꾸면 가능해!”


***


영주의 초원의 집이 갑자기 화재가 발생하고 암부들은 그 처참하고 안타까운 현장을 보게 된다. 방화로 인한 재난피해를 입은 건물을 다시 새롭게 재건하기 위해 한국에 위장 취업한 암부들 중 토지개발에 필요한 측량, 레미콘, 건설 중장비, 인테리어, CAD분야, 토목공학에 종사하는 한국에 위장취업한 암부들이 직접 리모델링에 들어갔다.


창룡이 서글픈 표정인데 영주의 풍금에 손이 저절로 올라갔다. ‘도’ ‘시’ 흰색 건반을 살포시 눌렀다 때버린다. 모든 가구들과 오래된 잡동사니들이 새카맣게 그을어졌고 오직 하나 풍금은 상태가 양호하고 멀쩡했다.


이곳에 살고 있었던 마리아 수녀, 대청도섬 고아들과 강우는 잠시 동안 선암사에 머물기로 했다. 그때 입은 자상으로 인한 손과 발에 붕대를 감고 침대에 누워있는 강우 옆에 아인이 앉아있다. 영주가 자기 때문에 총을 맞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충격에서 벗어나지를 못했고 특히 그 사람의 생사여부를 전혀 알지 못해 몹시 비탄에 빠졌는지 강우는 정신적으로 오랜 시간 무척 힘들어했다.


39도에 심한 고열을 앓으며 온몸이 불덩이다. 강우의 얼굴이 온통 붉게 달아오르고 숨을 낮게 꺼이꺼이 허덕이며 이가 다다다 부딪힐 정도로 몸을 후들후들 떨며 얼굴에 식은땀이 송골송골 맺혀있었다.


“미요.”


그런 강우를 요리가 머리맡에 얌전히 앉아 처연한 눈망울로 물끄러미 바라본다.

아인도 어깨가 힘없이 축 쳐져서 서글프고 애달프게 바라보다가 수건으로 목에 흠뻑 젖은 땀을 닦아준다.


창룡이 가영의 곁을 떠나고 2주 동안 제주도에 머물다가 자신의 고향, 청해수산으로 돌아왔다.

가영이는 한국이 아닌 필리핀 마닐라에서 태어났다. 그런데 가영이 8살 때 세상에서 가장 끔찍한 일을 겪는다. 가영의 부모님은 마닐라 항만 근처에 여행객들을 위한 펜션을 운영한다.


엄마는 필리핀 어느 여행사에서 외국인 통역을 해주는 관광가이드로 열심히 근근이 생계를 유지했다. 아빠는 여행을 온 고객이다. 아빠와 결혼을 하고 가영을 낳고 행복한 가정을 이루지만 그 행복도 잠시 뿐이었다. 지금도 가영은 그날을 잊을 수 없을 것이다.


버스 안에서 무장 테러범들이 타고 있었고 끔찍한 총기 난사 사건이 벌어진다. 가영이 눈으로 직접 확인한 일당들을 잡지 못하고 모두 놓쳤다. 그 사건으로 부모님이 모두 돌아가셨기에 하루 아침에 천상고아, 외톨이가 되어야만했다.


세상에 어떤 연고와 친척하나 없을 줄 알았던 가영에게 외할머니가 찾아왔다. 산 좋고 물이 깨끗한 고장 청주, 청해수산으로 왔다. 낯선이 이 고장에서 적응하기가 쉽지 않았고 또한 가영과 어울릴 수 있는 그만한 또래도 없었기에 무척 외롭게 살았다.


외할머니는 지난 날을 회상하는데 집으로 돌아오자 마자 가영은 외할머니 품에 껴안고 아주 오랫동안 서럽고 비통하게 울어댔기 때문이다. 무슨 일 있었는지 물어봐도 시종일관 입을 꾹 다물었다. 외할머니는 짐짓 표정이 어두워졌다가 다시 되묻기로 했다.


"할머니 다녀 오겠습니다."


해맑게 잘 웃던 가영이 미소가 사라졌고 아주 우울모드다. 오랜만에 외출을 하기 위해 집밖으로 나서는데 현관 기둥 옆에 창룡이 서 있는 것을 보고 움찔 한다.


“아저씨..."


그를 바라보기만 해도 무척 설레이는지 가영은 자기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저절로 번진다. 안색에도 핏기가 돌고 가영의 표정에 미묘한 변화가 생긴다. 가영이 얼른 앞으로 다가오지만 창룡은 실체가 아닌 환영이었다.


가영이 눈시울을 붉히며


“유가영... 너 왜 이래! 정신 차리자! 그 사람은 떠났어. 이제 안와..."


가영은 미간을 손으로 두드리며 어깨에 힘이 쭉 빠져서 터덜터덜 기운 없이 발길을 돌린다. 가영이 다시 원래 일상으로 돌아왔다.


“매력덩어리... 하하하."


조상두는 능글맞게 호탕하게 웃으며 가영을 반갑게 맞이했다.


“반장님!"


“그동안 잘 지내셨습니까!"


가영이 처음처럼 씩씩하고 의젓한 모습으로 밝고 명랑하게 거수경례를 한다.


상당경찰서 수사과 강력범죄수사1팀 조상두는 가영의 직속 상사다. 인정이 마구 넘치는 화기애애한 표정으로 가영과 악수한다.


“아주 잘 왔다."


50대 가까운 나이지만 여성이라고 차별하지 않는 게 그 사람만의 독특한 매력이다.


“이놈우시끼!"


그런데 방금처럼 매너를 갖춘 모습은 온데간데 사라지고 느닷없이 악수한 손을 확 앞으로 끌어당기면서 가영이 무슨 삽살개도 아니고 습관처럼 두툼한 팔꿈치로 머리를 옆구리에 집어 넣고 손으로 머리를 사정없이 헝클어 대듯 쓰다듬는다.


“아! 반장님!"


가영이 툴툴대며 울상을 짓는다.


예쁜 단발머리인데 조상두 반장 때문에 머리 스타일이 다 망가졌다.


점잖게 케쥬얼 차림을 한 가영이 앉아있는 테이블 앞에 상두는 커피 한 잔을 살포시 내려놓았다.


“할머니는 건강하시고?”


“네.”


가영이 웃으며


“난 자네가 이렇게 꼭 다시 복귀할 줄 알았어. 그렇게 의욕이 철철 넘치던 유경사가 왜 갑자기 사표를 내던졌는지 이해가 안 갔거든...”


“정말이십니까?”


가영이 수줍게 웃으며


“정말.. 이유가 뭐였는지 해명 안 해 줄거야?”


“그냥...”


가영은 쉽게 말을 못 꺼내고


“혹시 할머니가 위험하다고 당장 손 때라고 했어! 내가 할머니 댁에 지금 당장 찾아갈까? 내가 손녀 딸 아주 잘 봐주겠다고 내 큰 맘먹고 홍삼 엑기스 2박스 댁으로 보내드렸는데.. 이번에는 왜 그러는데! 왜 자꾸 그러신다니!”


조상두는 아주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가영이 난처한 표정으로 찔리는 듯 쩔쩔매고


“아.. 아니요! 그게 아니고 제가 무단 이탈이 한 두번이 아니었고.. 연락 두절도 매번”


“그래 맞다!”


상두는 갑자기 손뼉을 치고 소파에서 벌떡 일어나자 가영이 깜짝 놀란다.


“그거야! 내가 바로 눈치를 챘어야 했는데.. 연애 시작했지? 자네 나이때는 충분히 그럴 수 있어? 그렇지! 내 생각이 틀림없다니까? 경찰대학 졸업하자마자 첫 입사했으니.. 그럴만도 하지? 내가 그 생각을 못했네."


상두는 애석하게 바라보며


“한마디 만.. 더 말 할게.. 이건 그냥 내 노파심인데.. 힘들어서 그만 둔 건 아니지? 사유야 어찌됐든.. 유가영 일단 내 권유를 무시하지 않고 복직해줘서 정말 고맙다. 하기야.. 사내들도 어지간히 왠만한 근성이 없으면 버티기 힘든 곳이긴 해. 그래도 난 처음에 면접 볼때도 그랬고 널 보자마자 필이 내 머릿속에 딱 꽂혔거든.. 하기사 봉급도 쥐꼬리 만하고 연차휴가 한 번 쓰기 진짜 힘들고 위험수위가 큰 만큼 정부에서 지원을 해줘야 되는데.. 너도 잘 안잖아. 우리나라 현실이 아직 그러지 못한다는 거.. 연금도 그렇고 이 바닥 수명이 엔간히 짧아야지. 물론 자네가 결혼 한 뒤로도 계속 할 수 있으면 좋지. 자네가 승진도 하고 지금보다 편한 자리가 들어온다면 당장 좋은 자리로 주선해줘야 겠고 난 자네가 오랫동안 나와 한 식구가 되어 줬으면 하는 정말 내 솔직한 심정이야.”


“이제 부터 한눈 팔지 않고 김복남도 잡고 열심히 임하겠습니다.”


가영은 똘망똘망한 눈빛으로 당차게 대답했다.


“바로 그거야! 와! 진짜 신선한 아이콘이야! 내가 원한게 그거 였어! 앞으로 기대하겠어! 유가영 경사! 우리 잘해보자! 오늘 저녁 때 여기 뒷골목 돼지껍데기에 소주 어때!!”


“네! 좋습니다!”


가영이 씩 웃으며


상두는 너무 기뻐서 표정관리가 잘 안 되는지 히죽히죽 계속 웃기만 한다.


**


태석의 세단 차안에 뒷좌석에 영주가 기진맥진한 안색인데 총을 맞았는지 허리 쪽에서 출혈이 많이 흘러 나왔다. 그 상태로 방치하면 생명을 잃을 수도 있는 위독한 상태였다.


이른 아침이다. 도로에는 차가 한 대도 안 다닌다. 동이 트고 장시간 동안 거리를 헤매며 어디로 가야할지 태석은 아직도 갈피를 못 잡고 있다. 태석은 꿈만 같은 이 현실이 도저히 믿겨지지 않는다.


안색이 창백한 태석은 고상하게 가만히 먼산 바라보듯 영주를 멍하니 바라보기만 하는데 순간 자기 옆에 있는 사람이 99% 박영주라는 결정적인 확실한 증거가 포착됐다.


영주가 무의식적으로 잠꼬대 하듯 혼잣말로 낮게 중얼 거린다..


“계란찜, 찜질방, 방송국, 국화꽃, 꽃다발, 발냄새, 새송이..”


영주의 필생의 조력자이자 진정한 죽마고우였다. 착한 태석은 영주의 난치병인 혈액공포증을 치료해주기 위해 외교학, 경영학 뿐만 아니라 정신의학까지 공부하며 심리주치의가 되었다.


태석이 어릴 때 알려준 것을 지금도 기억하고 있었다. 그것은 영주가 혼자 있을 때 무서움을 극복하기 위한 방어기제 수단으로 끝말잇기가 정말 효과가 있었다. 태석이 옆에 없을 때 환각이나 악몽을 퇴치하는 비밀주문을 외우곤 잠들었다.


태석은 눈물을 글썽이고 있었다.


“부회장님.. 어디로 모실까요?”


운전을 하던 수행원이 태석을 향해 돌아보는데 태석은 시종일관 침묵을 삼키며 심기가 불편한지 말도 없이 운전하는 수행원 면상 앞에 소리도 없이 총을 겨누고 있었다. 그는 경악하며 바로 핸들에서 손을 놓는다. 그의 의중을 알아차렸는지 곧바로 차를 가장자리에 정차하고 시동을 켜놓은 상태로 운전석에서 내린다.


태석이 뒷좌석에서 내려 앞쪽 운전석에 올라타 안전벨트를 매고 자신이 직접 운전하는데 운전기사를 그대로 두고 신속하게 사라진다.


행복했던 유년시절의 기억을 회상하며 영주와 어릴 때 자주 놀러왔던 최고급 휴양시설을 갖춘 별장이다. 태석은 서둘러 영주를 차에서 조심스럽게 끄집어내 영주를 두 팔로 들쳐 안고 별장안으로 들어간다. 태석은 자신도 모르게 몸이 아주 노련해지고 분주해진다.


의학상식까지 두루 꾀고 있는 태석은 왠지 이런 날을 염두해 두고 있었는지 별장 안에 수술도구, 의료장비, 상비 구급함을 챙겨놓는다. 그러나 세월이 너무나 흘러버려서 써먹을 수 있는지 문제다. 수술에 필요한 수면진통제, 베타딘, 의약품들을 꺼내놓는다. 급한 불 부터 꺼야 되기 때문에 태석은 서둘러 영주의 옷을 벗기고 응급수술에 들어간다.


**


글로벌그룹 대표이사 윤태희는 출근하는 길에 어떤 정체를 알 수 없는 남자들에게 피랍된다. 복면을 쓴 남자들은 바로 암부들이었다. 어떤 창고 안으로 태희를 연금한다.


태희가 눈물을 글썽이며


“당신들 누구죠?”


복면을 쓴 남자들 중 팀의 리더격이라 볼 수 있는 그는 얼굴을 감싼, 마스크를 내리면, 윈턴스다. 냉철한 카리스마으로 무장한 그는 기백이 넘치고 용맹한 군인, 호방한 진정한 사내대장부다. 거칠고 혹독한 삶을 살아왔다. 태연하게 담배 한 개피를 입에 물고 윈턴스 이제 눈에 베는 게 없는지 차가운 이성만 존재한다.


더 이상 인간적으로 대우해 주지 않으려고 하는지 윈턴스는 자신의 휴대폰을 태희가 있는 곳으로 발로 살며시 차서 그녀가 잡을 수 있게 한다.


“두 번 묻지 않겠습니다. 윤태희 사장님.. 남동생한테 전화하쇼. 현재 어디 숨어있는지.. 우리는 지금 당장 알아야 되겠소. 여기서 더 양아치적인 수법을 동원하기 전에...”


눈물을 쏟으며 태희가 고개를 살며시 양쪽으로 젓는다.


“하하.. 그렇다면 별수 없군. 야! 지금 바로 전화해서 윤소미하고 윤준서 데려 오라고 전해!”


윈턴스가 호탕하게 웃는다.


태희의 안색이 사색으로 변하며 얼른 마음이 바뀐다.


“우리 조카들은 왜요? 이유가 대체 뭐죠?”


“전화한번 해주는 게 뭐가 그렇게 힘든 일이라고?”


윈턴스가 대수롭지 않은 표정으로


“지금의 글로벌그룹 오랫동안 계속 유지되길 원한다면.. 당신은 우리 뜻에 무조건 동조해 줘야 될 거야.”


태희가 덜컥 겁을 집어 먹은 표정으로 입술과 손을 파르르 떤다.


**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머큐리 [추억편]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261 제260화 - 도시의 사냥꾼 +3 20.08.02 52 3 22쪽
260 제259화 - 따뜻한 선행 +3 20.08.02 60 2 17쪽
259 제258화 - 도플갱어 소동 +3 20.08.01 57 2 22쪽
258 제257화 - 하나된 마음 +2 20.08.01 48 2 8쪽
257 제256화 - 케인의 자존심 +2 20.07.31 42 2 15쪽
256 제255화 - 절교 +3 20.07.31 60 2 14쪽
255 제254화 - 형벌의 시간 +2 20.07.31 45 2 15쪽
254 제253화 - 음악의 별이 되다 +2 20.07.30 50 2 19쪽
253 제252화 - 선율 +2 20.07.30 55 2 19쪽
252 제251화 - 다시 부활한 하이에나 +2 20.07.29 56 2 12쪽
» 제250화 - 영주를 되찾다 +2 20.07.29 54 2 18쪽
250 제249화 - 오해를 풀다 +2 20.07.29 55 2 22쪽
249 제248화 - 6년만의 재회 +2 20.07.28 60 2 20쪽
248 제247화- 그리운 이름 +4 20.07.28 57 2 10쪽
247 제246화 - 교도소 탈옥 +2 20.07.27 50 2 21쪽
246 제245화 - 교도소 상륙작전 +4 20.07.27 60 3 20쪽
245 제244화 - 배신의 아픔 +2 20.07.27 44 2 13쪽
244 제243화 - 미카엘의 고충 +1 20.07.26 44 1 16쪽
243 제242화 - 선암사에서 총격전(5) +2 20.07.26 51 1 17쪽
242 제241화 - 선암사에서 총격전(4) 20.07.25 52 0 15쪽
241 제240화 - 선암사에서 총격전(3) 20.07.25 52 0 19쪽
240 제239화 - 선암사에서 총격전(2) +1 20.07.25 49 1 21쪽
239 제238화 - 선암사에서 총격전(1) +1 20.07.24 54 1 16쪽
238 제237화 - 하나의 소중함(하) +2 20.07.24 59 2 25쪽
237 제236화 - 하나의 소중함(상) +2 20.07.23 58 2 14쪽
236 제235화 - 트릭 +2 20.07.23 48 1 10쪽
235 제234화 - 영원한 믿음 +1 20.07.23 49 1 10쪽
234 제233화 - 창룡의 고백 +2 20.07.22 46 1 7쪽
233 제232화 - 뮤지션의 길 20.07.22 43 1 8쪽
232 제231화 - 제주도 푸른 밤(하) +1 20.07.22 50 1 8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