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이루크 님의 서재입니다.

머큐리 [추억편]

웹소설 > 자유연재 > 드라마, 판타지

완결

이루크
작품등록일 :
2019.12.26 20:08
최근연재일 :
2020.09.12 15:27
연재수 :
320 회
조회수 :
19,661
추천수 :
321
글자수 :
2,632,291

작성
20.07.23 08:41
조회
48
추천
1
글자
10쪽

제234화 - 영원한 믿음

DUMMY

“에~ 열라 재수없게.. 저 새끼가 여수시 예산 500억을 혼자 꿀꺽 삼켰다던 간땡이가 부운 그 공무원이야?"


"꼭 저렇게 곱상하게 생긴 것들이 사기 치고 다닌 다니까?"


파란색 유니폼을 입은 교도소 수감자들이 한쪽에 삼삼오오 모여 앉아 미카엘을 뒷담화를 하며 흉을 보고 있다.


"적반하장도 유분수지! 해도해도 참 너무 하네! 자기들도 몹쓸 죄를 지었기 때문에 여기 들어온 것 아닌가! 난 김동수라고 해!"


동수가 자연스럽게 악수를 건냈다.


여기 들어온 순간 왕따가 되어버린 외톨이가 된 미카엘의 든든한 단짝 친구가 되어 주었다.


"당신은 무슨 죄를 짓고 여기에 들어왔나요?"


머리를 이발했는지 시원시원한 이목구비가 더욱 도드라져 보인다. 섬세하고 샤프해진 용모로 미카엘의 따뜻하고 상냥한 천사의 눈망울을 보고 있노라면 절대 속마음을 숨길 수 없을 것이다.


"술만 먹으면 나도 모르게 미친개가 되어버렸지.. 필름이 완전히 끊길 정도있으니까.. 술에 쩔어서 만취한 상태로 집에 들어가면 마누라를 개패듯이 팼던 것 같아.. 결혼하기 전 부터 착하고 순진했거든.. 억울하다는 말도 없이 그렇게 살붙이고 살다가 하루는 내 마누라가 딴놈이랑 불륜을 저지른 현장을 이 눈으로 목격하고 내가 16년간 살면서 그 여자에게 완전히 속았다는 괘씸한 생각에 머리가 빡 돌고 눈이 헷가닥 뒤집혔어.. 그날도 술을 먹었지. 마누라 죽인 죄로 징역 12년, 자네는 7년이라고 들었는데?”


동수는 카톨릭 신자도 아닌데 고백성사라도 하듯 서슴없이 미카엘에게 줄줄 진실을 털어 놓는다.


"아~ 그런 일이 있었군요.”


미카엘이 착잡한 표정을 동수를 바라봤다. 미카엘 또한 머큐리 소속이다 보니 이 자리가 어색하거나 낯설지 않을 수 밖에 없다.


21세기 나폴레옹 엠브리 로이(강이수)가 황폐하고 척박한 북아메리카 황무지를 개간하여 영토를 만들었다. 전생에 나라를 구한 것이 틀림없다.


석유시추와 소금산이라 불리우는 광물 자원이 풍부해서 시작한 것이 군수산업, 무기 로비, PMC, 금융, IT 전자 통신매체와 방위산업으로 강건한 메이큐레이제국이라는 나라를 개척하는데 세력을 엄청 불리고 확장할 수 있었던 것은 사람들을 끌어모으는 리더쉽의 흡입력이 엄청 났다고 한다.


물론 경국지색에 가까울 수 있다. 하지만 외모가 출중하고 탁월해서 주무기가 아니라.. 솔로몬처럼 지혜롭고 그녀에게 노벨상을 줘야할 만큼 대단한 것은 사람을 볼 줄 아는 안목인데.. 바보도 잠재된 능력을 200% 끌어올려 천재로 만들 수 있다.


그녀는 이 시대 다시 나올 수 없는 여제인 것이다. 식견과 혜안이 놀라운데 중국 삼국시대 촉한의 제갈공명과 한나라 공신 장량이 환생한 것처럼 지구 반바퀴를 돌아 국적에 상관없이 누구나 수용했다.


현 정부에 환멸을 느끼는 정치인, 혁명을 꿈꾸는 사람, 조국을 잃어버린 유랑자, 사회에서 버림 받거나 매장 당한 불법체류자나 종신형, 무기수 범법자들이 새롭게 갱생을 시도하여 다시 한번 열심히 후회없이 새롭게 살아볼 수 있게 동등하고 공평하게 기회를 다 한 사람씩 마련해 준다. 그렇게 언제라도 그들이 편히 쉬어 갈 수 있도록 둥지를 마련 해준 사람이다.


**


청송 교도소 면회실 안에는 의자와 벽이 붙어 있는 책상 앞에서 면회자를 마주보며 의사소통을 할 수 있다.


"미카엘..."


"신부님?"


토마스 신부는 착잡한 표정으로 눈시울을 붉히며 미카엘을 하염 없이 바라봤다.


"미카엘.. 몸은...”


"저는 이곳에서 매우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습니다.”


“그렇구나...”


"소피아에게 어떤 상황인지는 나도 대충은 들었다. 23년 전인가.. 그때 너를 데려간 친권자라는 사람이 다시 찾아와 너에 소식을 묻자 그때도 참 이상하다고 생각했지.. 분명히 미카엘 네가 한국에 무사히 돌아갔을거라고 우린 한사코 그렇게 믿고 있었으니까.. 그렇다면 그 사람들도 참 황당 했겠군.. 너에 대해서 죽었는지 살았는지 생사 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주민등록을 말소 시킨 아주 간악한 자들이었어.. 훗날 네가 생존했어도 한국에 건너오지 못하게 호주 땅에 발이 꽁꽁 묶인 불법체류자로 만들었다.”


"아직 아흔아홉번 남았습니다."


미카엘이 숙연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그게 무슨 소리냐?"


"그때까지 동요 하지 않을 생각 입니다. 죄를 묻지도 따지지 않고 모두 용서 할 것 입니다. 그것이 주님의 뜻이겠죠. 이제 한 번 남았습니다. 만일 백번을 채우게 된다면 전 그 이후부터 수단방법 가리지 않고 제가 받은 만큼 돌려 주겠습니다. 저에게 죄를 묻는 다면 저를 낳아주신 한국인이었던 아버지와 어머니가 아닐까요? 그런데 제가 그분의 아들 자리를 빼앗을 거라고 여겼던 모양입니다. 저는 그럴 생각이 추호도 없는데도 말이죠. 저를 2살에 입양한 양부모님의 얼굴은 어렴풋이 기억은 나는데 저를 낳아준 어머니 뿐만 아니라 아버지 사진 한 장이 없었습니다. 너무 오랫동안 멀리 떨어져서 지내다보니.. 아버지가 너무 그리웠고 먼발치에서 그분을 뵙고 싶었을 뿐 입니다.”


“어째서 그런 일을 겪고 내게 찾아오거나 연락 조차 주지 않았니? 네 속마음이 온통 시커멓게 탔을 텐데..”


“신부님, 참고 참아도 경우에 따라선 인간은 어느 선을 넘게 되면 무도해집니다. 그분이 진정으로 양심에 손을 얹고 죄의식을 갖지 않는 한, 참회의 눈물은 절대 흘리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자식된 도리로 계속 그렇게 살아가도록 방치 한다면 그것이 불효가 아닐까요? 누군가는 첫단추 부터 다시 바르게 채워주고 죄를 묻고 응징해서 멈추게 해야할 것입니다.”


미카엘이 엄숙하면서도 도전적인 강인한 눈빛으로 말했다.


"괜찮겠니? 넌 마음이 여려서.. 그런 일은 못해! 그 화살이 다시 너한테로 돌아갈지도 몰라..."


토마스 신부는 초연한 눈빛으로 부드럽게 타일렀다.


"제 방식대로 복수할 것입니다. 그래야만 내 부모가 살고 남은 사람들이 불행해 지지 않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유일한 길 입니다. 물론 그것 또한 용서받지 못할 큰 죄에 해당할 것입니다.”


미카엘이 괴로운 표정을 지으며 앉은 자세로 허리를 조금 앞으로 숙이며 두 팔을 가지런히 무릎을 짚고 고개를 푹 숙였다.


토마스 신부는 의자에서 일어나서 경건하게 손으로 십자모양을 그으면서 작은 소리로 읊조렸다. 미카엘의 심중을 꿰뚫어 봤는지 눈시울을 붉히며 파르르 떨리는 손으로 미카엘의 두상을 더듬듯이 벽을 매만졌다.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너의 죄를 사하노라... 아멘.."


미카엘이 그제야 여태껏 강하고 태연한 척 했던 그의 선한 눈망울에서 눈물샘이 터졌고 쉼 없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


"왜 이렇게 야위었어? 밥은 먹었어."


리사가 눈물을 글썽이며 애틋한 눈빛으로 미카엘을 바라봤다.


"응."


미카엘이 생긋 미소 지었다.


"겨울인데.. 거긴.. 양말도 안 주니?"


리사는 늘 자기관리에 철저하고 빈틈없이 섬세하고 깔끔쟁이였던 그가 하얀 맨발로 실내화 신은 모습을 보고 속상한 마음이 들었다.


"안 주던데?"


미카엘은 무덤덤한 표정으로 고개를 갸우뚱 거리며 말했다.


어느 때보다 미카엘의 표정은 평온하고 온화했다.


"국민들 혈세는 오질나게 뜯어가면서 그 예산 아스팔트에 모두 쳐 발랐다니? 어떻게 양말 한켤래도 안 줘! 미카엘.. 다음에 올 때는 사식 챙기면서 양말 100켤래 넣어 줄 게...”


리사는 심드렁한 어투로 말했다.


"고마워."


미카엘은 피식 웃는다.



"미카엘..."


"응?"


“LA에서 신부님이 너의 소식을 접하고 한국에 오지 않았다면 안 올려고 했어. 도저히 너를 마주할 용기가 안 생기더라고... 나 너한테 미안해 하지 않아도 되지?”


리사가 입술을 꽉 깨물며 울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며 자신도 모르게 허벅지에 올라간 손이 오그라들며 억지 웃음을 지었다.


"그래.. 난 괜찮아... 이 자리에 있으니까.. 어느때 보다 마음이 편해...”


미카엘이 잔잔하게 미소 지으며 말하자 리사도 서슴없이 고개를 끄덕인다.


"면회 시간 끝났습니다."


교도관이 옆에서 갑자기 툭 튀어나와 언성을 높였다.


"뭐? 아직 15분 밖에 안 지났어요?"


리사가 당황하며


"곧바로 다른 면회자가 대기 하고 있어서 더이상 시간을 드릴 수 없습니다."


교도관이 일어나서 말했다.


리사는 의자에서 일어나더니 의자를 한쪽으로 치워놓고 불투명한 벽에 몸을 바짝 붙였다.


"미카엘?"


"응?"


그녀의 눈으로 속마음을 읽었는지 미카엘이 천천히 일어나서 벽에 이마를 살포시 대면 리사의 입술과 미카엘의 입술이 정확한 위치에서 맞물린다.


"사랑해..."


리사가 애절한 눈빛으로 말했다.


"난 안 사랑해."


미카엘은 태연한 얼굴로 말했다.


"미카엘, 나... 네가 돌아올 때까지 꼭 기다릴거야. 이제 알았어. 너의 거짓말의 진짜 속뜻의 의미를 말이야."


"리사..."


미카엘이 침통하고 슬픈 눈으로 바라보았다.


"날 지금도 사랑하는 구나? 키스해줘."


리사가 살포시 미소를 지으며


미카엘과 리사는 다시 입술을 벽에 살며시 대었다. 5분동안 아름다운 선남선녀 두 커플은 입맞춤을 했다.


"저? 흠흠."


교도관은 모태솔로인지 얼굴이 빨개져 있다가 등을 돌린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머큐리 [추억편]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261 제260화 - 도시의 사냥꾼 +3 20.08.02 52 3 22쪽
260 제259화 - 따뜻한 선행 +3 20.08.02 60 2 17쪽
259 제258화 - 도플갱어 소동 +3 20.08.01 56 2 22쪽
258 제257화 - 하나된 마음 +2 20.08.01 48 2 8쪽
257 제256화 - 케인의 자존심 +2 20.07.31 42 2 15쪽
256 제255화 - 절교 +3 20.07.31 60 2 14쪽
255 제254화 - 형벌의 시간 +2 20.07.31 45 2 15쪽
254 제253화 - 음악의 별이 되다 +2 20.07.30 49 2 19쪽
253 제252화 - 선율 +2 20.07.30 55 2 19쪽
252 제251화 - 다시 부활한 하이에나 +2 20.07.29 56 2 12쪽
251 제250화 - 영주를 되찾다 +2 20.07.29 53 2 18쪽
250 제249화 - 오해를 풀다 +2 20.07.29 55 2 22쪽
249 제248화 - 6년만의 재회 +2 20.07.28 60 2 20쪽
248 제247화- 그리운 이름 +4 20.07.28 57 2 10쪽
247 제246화 - 교도소 탈옥 +2 20.07.27 49 2 21쪽
246 제245화 - 교도소 상륙작전 +4 20.07.27 60 3 20쪽
245 제244화 - 배신의 아픔 +2 20.07.27 43 2 13쪽
244 제243화 - 미카엘의 고충 +1 20.07.26 44 1 16쪽
243 제242화 - 선암사에서 총격전(5) +2 20.07.26 51 1 17쪽
242 제241화 - 선암사에서 총격전(4) 20.07.25 52 0 15쪽
241 제240화 - 선암사에서 총격전(3) 20.07.25 51 0 19쪽
240 제239화 - 선암사에서 총격전(2) +1 20.07.25 49 1 21쪽
239 제238화 - 선암사에서 총격전(1) +1 20.07.24 54 1 16쪽
238 제237화 - 하나의 소중함(하) +2 20.07.24 59 2 25쪽
237 제236화 - 하나의 소중함(상) +2 20.07.23 58 2 14쪽
236 제235화 - 트릭 +2 20.07.23 48 1 10쪽
» 제234화 - 영원한 믿음 +1 20.07.23 49 1 10쪽
234 제233화 - 창룡의 고백 +2 20.07.22 46 1 7쪽
233 제232화 - 뮤지션의 길 20.07.22 43 1 8쪽
232 제231화 - 제주도 푸른 밤(하) +1 20.07.22 50 1 8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