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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투나가 님의 서재입니다.

삼재 든 왕자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한투나가
작품등록일 :
2018.04.10 05:19
최근연재일 :
2018.12.21 15:45
연재수 :
6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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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426
추천수 :
45
글자수 :
285,650

작성
18.06.0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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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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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7쪽

납치된 마법사

DUMMY

항상 사실을 기록하는 자는 어디든 흔적을 남긴다. 그 흔적으로 다른 이들을 현장의 사실로 인도해 준다. 자신 또한 그 사실 속에서 보이지 않는 추가적인 사실을 알아낼 수 있다. 그러므로 기록은 진실을 추구하는 자에겐 필수이다.


"차우라 길드의 마법사가 다가오고 있다? 이 메모는 좀 다른 내용이네요. 그리고, 다른 메모와 글자 쓴 게 좀 다른 것 같아요."

"뭐니? 이리 좀 줄래?"


색다른 메모를 받아 든 우탄바른 남작은 곰곰 쓰여진 내용을 읽고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오래된 메모였고, 잉크 색도 꽤 바래 보였다. 아마도 꽤 오래 가지고 다니던 메모일 것이다. 그 만큼 메모에 언급한 차우라 길드의 마법사는 꽤 오래 전부터 살랍마타를 쫓아 다니던 것 같았다. 그리고 이번 마법사의 부재는 이 차우라 길드의 마법사와 연관이 있을 것이다.


"바바아타, 혹시 아침에 이야기한 느낌과 다른 건 없니? 혹시 살랍마타 님의 느낌은 전혀 없니?"

"네. 아무런 느낌도 변한 건 없고, 이 집에 흐르는 마나는 슈프텔리 냄새가 나네요."

"슈프텔리? 대체 마나라는 게 대체 뭔데 냄새인지 맛인지 그런 게 있다는 건지."

"어쨌거나 이 슈프텔리 냄새는 그렇게 나쁜 징조는 아닌 것 같아요."

"어쨌거나 납치를 당했든, 스스로 멀리 떠났든 아프거나 크게 다치지만 않았으면 좋겠다. 바바아타 네가 마법사 님에게 받아야 할 가르침이 많으니. 특히 한투나가에 대해 제대로 아는 것이 없잖니."



마법사 살랍마타가 정신이 들자 느낀 것은 어둠, 그리고 속박이었다. 그리고 아주 미약한 몸 속의 마나. 갑갑한 등, 뒤로 묶인 양손과 발. 입안에는 단맛과 씁쓰름한 맛이 나는 튼 알약 같은 것이 물려 있고, 입이 봉해져 코로 신음을 내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그리고 마차가 흔들릴 때마다 몸이 흔들리며 속박 당한 곳에 통증이 느껴졌다. 납치되었다.


"깨어났네. 꽤 세게 쳤나 보네. 이틀 만에 깨어난 걸 보니."


그 말을 듣고서야 살랍마타는 머리에 통증이 밀려왔다. 누굴까, 이런 납치를 벌일 세력은? 차우라의 길드인가? 거기가 가장 신경 쓰이긴 했다. 그래도 6년이나 지난 지금까지 자신을 쫓고 있었다니, 만약 정밀 이들이 차우라의 길드라면 경의를 표하고 싶었다.


차우라의 길드가 아니라면 지난 번 영지에 큰 피해를 입은 페르에 공작 일당일까? 그들이 입은 피해가 바바아타 때문이라면 원한을 품을 만 하다. 그러나 자신 보다는 바바아타를 납치하는 게 더 그럴 듯 한데, 혹시 자신의 정체를 들켜서 먼저 장애가 될 자신을 납치한 게 아닐까 생각해 보았으나, 차라리 죽이는 게 낫지 이런 고급 장비를 이용해 자신을 납치할 이유는 없는 것 같았다.


아니면 이곳 두사르 백작이 페르에 공작령에 대한 소식을 듣고 역시 같은 이유로 납치할까 생각했지만 역시 그냥 죽이는 게 편한 상황이라 혐의를 씌우기엔 명분이 크지 않았다. 아니면 다른 종교 단체일까, 어느 마탑일까? 지금 자신에게 설치한 아티팩트를 보면 마탑으로 보는 것이 현실성 있어 보였다.


"어으 아아이이......"

"뭐라는 거야, 그냥 입 다물고 조용히 말썽 피우지 말고 갑시다. 입 안에 든 사탕 조금씩 잘 녹여 먹으면서. 그거면 사흘 동안은 아무것도 안 먹어도 배가 부를 거요. 용변은 그냥 싸고."


이 상황에서 용변이 나올 리가. 살랍마타는 더 이상 소리를 내지 않았다. 다만 자신의 몸에 장치된 아티팩트 때문에 마나의 흐름이 원활하지 않고, 그 때문에 마나를 부릴 수 없으니 마법을 사용하기엔 불가능했다. 몸 속의 마나를 정상 흐름으로 되돌리기 위해 마나 조절에 집중했다. 그러나 그 정신을 집중하는 순간 등에 설치된 아티팩트로부터 엄청난 기운이 쏟아져 나와 등과 목, 머리로 흐르는 고통이 정신 집중을 방해했다.


전기 쇼크. 그리고 머릿속에 남는 건 하얀 백지. 그리고 밀려오는 조금 전의 기억. 이 아티팩트가 무엇인지 생각이 났다. 카이티라칸. 마법을 악으로 보는 제단보그 교단에서 만들어 낸, 용도 구속한다는 전설의 아티팩트.


카이티라칸은 딱 하나만 존재한다고 알려졌고, 지금 이것은 그것을 본 따 만든 카이투막일 것이다. 진짜 카이티라칸이었다면 마나를 움직여 보려는 순간 마나가 역류하면서 몸 전체를 엉망으로 만들어 놓았겠지. 카이투막이라도 어떤 마법사도 이 속박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이것을 풀 수 있는 자는 오로지 마법을 모르는 평범한 인간 뿐이다.


평범한 인간의 가장 단순한 행동으로 제거할 수 있지만 마나를 조금이라도 부릴 줄 아는 자라면 이 아티팩트에 구속 당한다. 그저 평범한 사람으로만 사회 일원이 될 수 있고, 특수한 힘을 사용하는 자들은 배척하는 자들에 의해 개발하고 생산된 것. 그것을 만든 사람은 최고의 마나를 부릴 줄 아는 술사. 얼마나 아이러니한 현실이란 말이냐.


마나의 흐름을 회복하려는 시도는 잠시 거두자고 생각한 순간, 자신이 납치되기 전 상황이 떠올랐다. 드래곤의 예언서를 뒤적거리며 마나에 대한 부분을 정리하다가, 알지 못할 말들에 답답한 마음이 들어 밤바람을 좀 쐬려고 방문을 열고 나섰는데 정신을 잃었다. 그리고 바로 생각난 것이 드래곤의 예언서였다.


이들이 드래곤의 예언서를 봤을까? 이들이 혹시나 드래곤의 예언서를 가지고 가고 있지 않을까? 아니면 다른 누군가 집이 비어 있는 사이에 집에 들어와 드래곤의 예언서를 가지고 가지 않았을까? 그러면 곤란해. 이들이 가지고 있지 않다면 누가 가져갔는지 단서가 없다. 차라리 이들이 가지고 있는 게 편하다. 드래곤의 예언서를 추적하는 단서가 여기서 시작되니까. 운이 좋으면 금방 되찾을 수도 있지 않은가.


정신이 깨어났다가 며칠은 약에 취해 정신을 잃었다가 하면서 며칠을 마차에 실려 움직였는지 마차가 멈추어 섰다. 환하게 빛이 눈 위로 쏟아지는 순간 무슨 약을 썼는지 다시 정신을 잃었다. 그리고 다시 깨어났을 때는 어두운 방 안에 여전히 결박 당한 채 의자에 앉아 있었다.


"마법사, 오랜만이군. 정말 이게 몇 년만이야? 살랍마타의 마스터라 일컫는 자여, 대체 숨어서 무슨 일을 꾸미고 있는 것인가?"


저 어둠 속에서 마법사의 정체를 알며, 또 그의 일을 캐묻는 인간의 정체를 알고 싶었지만 입 안에 꽉 차 있는 재갈 때문에 아무런 말도 입 밖에 낼 수가 없었다. 어둠 속의 인물이 살랍마타의 앞으로 다가와 재갈의 끈을 풀었다.


"이제 말 좀 하겠나?"


작가의말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열심히 쓰겟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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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왕세자의 진노 18.12.21 119 0 15쪽
59 마투 자작의 모의 18.11.09 154 0 11쪽
58 베르크 왕국의 갈등 18.10.31 175 0 14쪽
57 폭풍우 속 도주 18.10.16 213 0 12쪽
56 선택과 운명 18.10.12 223 0 12쪽
55 성장한 바바아타 18.09.18 272 0 13쪽
54 바바아타의 실종 18.08.31 277 0 12쪽
53 바바아타의 주체 수련 18.08.22 317 0 11쪽
52 마나의 각인 18.08.02 319 0 10쪽
51 기분 좋은 식사 18.07.26 378 0 7쪽
50 종자의 조건 18.07.25 356 0 13쪽
49 상인과 첩자 18.07.23 348 0 12쪽
48 기사 바라케의 밀당 18.07.18 405 0 12쪽
47 뜻밖의 만남 18.07.17 365 0 15쪽
46 부제 바르푸넨의 고민 18.07.16 407 0 13쪽
45 배신과 두려움 18.06.22 389 0 8쪽
44 차우라 길드의 마스터 18.06.21 379 0 8쪽
43 드래곤의 예언서의 행방 18.06.11 403 0 8쪽
» 납치된 마법사 18.06.08 390 0 7쪽
41 씁쓸한 마나의 맛 18.06.06 403 0 7쪽
40 마법사의 위기 18.06.05 401 0 7쪽
39 연성술의 금기 18.06.04 396 0 8쪽
38 교감의 두려움 18.05.31 443 0 7쪽
37 빙의 술법 18.05.29 440 0 11쪽
36 덫에 걸린 기사 18.05.28 401 0 7쪽
35 깨어난 달달한 마나 18.05.25 456 0 7쪽
34 희망의 씨앗 18.05.24 408 0 9쪽
33 마나의 소용돌이 18.05.23 460 0 9쪽
32 경비대의 심술 18.05.22 442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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