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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투나가 님의 서재입니다.

삼재 든 왕자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한투나가
작품등록일 :
2018.04.10 05:19
최근연재일 :
2018.12.21 15:45
연재수 :
60 회
조회수 :
26,458
추천수 :
45
글자수 :
285,650

작성
18.06.05 11:39
조회
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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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7쪽

마법사의 위기

DUMMY

"내가 누군지 알려줄 수 있다면 누구든 찾아가고 싶어요."

"네가 바바아타 왕자라는 건 세상 누구도 의심하지 않는다. 오로지 너 자신만 그렇게 자신을 의심하고 있다. 그러나, 모든 환자는 자신의 고통을 누구에게도 알려줄 수 없다는 것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정체에 대한 의심은 누구에게도 알려줄 수 없는 일이다. 그러므로 오로지 너 혼자 해결해야 할 문제다."

"내가 어디 아픈 건 아니에요. 그러나 내가 누군지 모르니 그 기운이 나지 않아요. 그저 무엇에 이끌리듯 움직일 뿐이에요."

"그래, 힘들겠지만 네가 너를 생각하는 걸 잊어라. 그저 누군가 너를 움직이는 그 힘에 너를 우선 맡겨라. 그 힘이 너의 정체를 찾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마법사 살랍마타는 바바아타를 이끌어 가는 힘이 자연의 마나가 이끄는 것이라고 믿고 싶었다. 바바아타의 몸에는 이미 마나가 가득 차 있다. 이 마나를 풀어내는 방법에 따라 바바아타의 능력을 계발하게 될 것이다. 그 마나는 한투나가에 의해 쌓인 마나라고 하더라도 마나는 절대 거짓이 아니니까.


"조금 늦긴 했지만, 마나의 흐름을 감지해 보자. 자 편하게 서고, 자, 눈은 평안하게 하늘과 땅이 맞닿은 곳을 보고 천천히 자 발을 내딛고 하나, 둘, 셋, 넷, 자 그렇게 계속!"


살짝 절뚝이긴 했지만 마법사의 지시에 따라 바바아타는 뜰을 천천히 걸으면서 공기 중에 자글자글 흘러가는 느낌을 감지할 수 있었다. 살짝 비틀거릴 때마다 얼굴을 살짝 찡그리긴 하지만 자글자글한 흐름이 비틀거릴 때마다 자신을 받쳐주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너른 마당을 얼마나 걸었을까, 마법사의 한 마디가 정신을 돌아오게 한다.


"자, 바바아타, 이제 서서 가만히 양팔을 앞으로 뻗어서 손을 펴고, 손끝으로 저 하늘과 땅이 맞닿은 곳을 가리키며 너의 손이 쭉 늘어나 저 지평선에 닿는다고 생각해 봐. 자 천천히 가 닿는다......"


마법사의 말대로 손을 뻗어 손이 늘어나 저 먼 곳에 닿는다고 생각을 하던 바바아타는 갑자기 손끝이 간질간질하더니 눈이 스르르 감겼다.


"바바아타! 눈을 감지 마라. 네가 무엇을 하는지 똑똑히 지켜 봐야 한다. 기운은 맡기더라도 정신까지 맡기면 안 된다!"


마법사의 큰 소리도 별무소용인듯 바바아타는 손끝에서 마나가 뻗어나가는 순간 선채로 정신을 잃고 말았다. 마법사는 눈을 감는 바바아타를 말려보려 했지만 마나 발출이 이루어지는 순간 바바아타의 기운이 사라지는 것을 바로 감지했다. 마법사는 바바아타의 뒤로 돌아가 발출하고 있는 마나의 흐름을 끊고 쓰러지는 바바아타를 안아 집 안으로 들어갔다.


마나를 발출하는 순간 밀려오는 체력에 대한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쓰러진 바바아타를 내려다 보았다. 아무리 천재라 하더라도 흔들리는 정체성과 어린 아이의 체력으로 감당하기엔 너무 많은 마나를 갑자기 충적하게 된 것이 오히려 독이 되어 버렸다. 차근차근 마나를 쌓아가는 체계적인 방법은 이제는 틀렸다고 생각했다. 다른 방법을 써야 하는데, 여섯 살에 맞는 특별한 방법은 아는 바가 없었다.


어두운 방, 갑자기 밝혀지는 등, 대낮 같진 않지만 그래도 환한 방, 마법사 살랍마타는 책상 앞에 앉아 이미 펼쳐진 드래곤의 예언서를 읽기 시작했다. 전날 보다 그친 곳에서 다시 읽어 내려 간다. 일반 마법책은 쉽게 머리에 쏙쏙 들어오지만 드래곤의 예언서는 아주 중구난방이었다. 이미 몇 번이나 완독을 했건만 몇몇 구절만 머리에 맴돌 뿐, 드래곤이 진짜 하려는 이야기는 무엇인지 짐작도 못했다.


드래곤의 예언서는 맥락이 없었다. 예언서라고 해도 무슨 일이 언제 어떻게 일어난다는 이야기는 하나도 없었다. 한투나가에 대해 한두 마디 이야기했다가 갑자기 드래곤의 가장 이상적인 음식이 무엇인지 이야기를 한두 마디 하다가 인간의 욕심 때문에 드워프와 하이엘프들이 숲에서 쫓겨난 이야기를 또 한참 하다가, 오크족들이 왜 암수 구분이 어려운지 이야기를 하다가, 하늘의 구름과 바람이 어떻게 생겼다가 사라지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마법사가 가장 궁금한 한투나가에 대한 이야기를 따로 추리기 시작한 것은 다섯 번을 완독한 후다. 따로 추린 후에 다시 한투나가에 대한 이야기 조각들 하나하나를 짜맞추어 갔다. 그러나 단편적인 정보들만 계속 찾아갈 뿐, 아직도 한투나가에 대해서는 수도원장에게 들은 것에 몇 가지 살을 덧붙인 정도였다.


일단 한투나가에 대한 정보들을 정리하는 것은 잠시 보류해 두고 새로운 정보, 마나에 대해 드래곤이 언급한 것들을 추려 가기 시작했다. 마법사로서 마법의 지존 드래곤은 마나를 어떤 관점으로 바라보고 있는지 궁금했다. 혹시 이를 통해 마법을 한층 심화하거나 마법의 힘을 강화할 수 있기를 기대하기도 했다.


"마나는 돌과 같다. 마나는 폭포와 같다. 마나는 구름과 같다. 규칙을 가할 수 없으니 마나라고 한다. 본래 마나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다. 마나는 자연과 동화하지 않는다. 하루를 살아도 마나 없이는 단 한 순간도 견딜 수 없다. 마나를 찾아 나서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결국 마나를 찾았지만 마나를 진실로 얻을 수는 없었다. 드래곤은 마나의 정수로 이루어졌다......"


이 구절은 대체 무슨 맥락으로 이리 적었는지 대체 어디서부터 풀 수 있을지 도저히 알 수가 없었다. 정말, 대수도원장은 무슨 생각으로 드래곤의 말을 이리 적었을까 고민했지만, 그 말이 맞는 것 같았다. 드래곤이 내뱉은 말을 무조건 그대로 옮겨 적은 거라고. 드래곤이 죽기 전 노망이 들어 그저 나불대는 걸 듣고 옮겨 적은 게 아닐까 생각했다.


그래도 끈질기게 봐야 하는 게 마법사의 일이었다. 이것을 풀어내야만 자신이 맹세한 바바아타의 생명을 구제하고, 또 계약에 매인 자신의 생명을 지키는 길이기도 했다. 일단 마나에 대해 언급한 구절들을 옮겨 적은 후에 다시 읽어나가며 마나에 대한 언급이 있는 구절을 찾아갔다.


순간 어두운 그림자 하나가 발소리를 죽이며 마법사에게 다가 가고 있었다. 환하게 등불이 밝혀진 방문 건너편까지 다가온 그림자는 가만히 숨 죽인 채 마법사가 잠들기를 기다렸다.


마법사는 끈기 있게 드래곤의 예언서를 들추고 적고 하며 마법의 미로를 풀듯 드래곤의 비밀을 풀어가려 했지만 정신적으로 소비하는 기운은 마나를 이용하는 것과는 상관이 없는지 조금씩 지쳐 갔다.


마법사는 지친 기운을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회복해 보려고 방문을 열고 나섰다. 그 순간 방문 뒤에 있던 그림자는 마법사의 뒤통수를 강하게 가격해 쓰러뜨렸다.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열심히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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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왕세자의 진노 18.12.21 122 0 15쪽
59 마투 자작의 모의 18.11.09 155 0 11쪽
58 베르크 왕국의 갈등 18.10.31 176 0 14쪽
57 폭풍우 속 도주 18.10.16 214 0 12쪽
56 선택과 운명 18.10.12 224 0 12쪽
55 성장한 바바아타 18.09.18 273 0 13쪽
54 바바아타의 실종 18.08.31 279 0 12쪽
53 바바아타의 주체 수련 18.08.22 317 0 11쪽
52 마나의 각인 18.08.02 319 0 10쪽
51 기분 좋은 식사 18.07.26 378 0 7쪽
50 종자의 조건 18.07.25 356 0 13쪽
49 상인과 첩자 18.07.23 348 0 12쪽
48 기사 바라케의 밀당 18.07.18 405 0 12쪽
47 뜻밖의 만남 18.07.17 367 0 15쪽
46 부제 바르푸넨의 고민 18.07.16 408 0 13쪽
45 배신과 두려움 18.06.22 389 0 8쪽
44 차우라 길드의 마스터 18.06.21 379 0 8쪽
43 드래곤의 예언서의 행방 18.06.11 404 0 8쪽
42 납치된 마법사 18.06.08 390 0 7쪽
41 씁쓸한 마나의 맛 18.06.06 403 0 7쪽
» 마법사의 위기 18.06.05 402 0 7쪽
39 연성술의 금기 18.06.04 396 0 8쪽
38 교감의 두려움 18.05.31 443 0 7쪽
37 빙의 술법 18.05.29 440 0 11쪽
36 덫에 걸린 기사 18.05.28 401 0 7쪽
35 깨어난 달달한 마나 18.05.25 456 0 7쪽
34 희망의 씨앗 18.05.24 408 0 9쪽
33 마나의 소용돌이 18.05.23 462 0 9쪽
32 경비대의 심술 18.05.22 443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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