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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투나가 님의 서재입니다.

삼재 든 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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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투나가
작품등록일 :
2018.04.10 05:19
최근연재일 :
2018.12.21 15:45
연재수 :
60 회
조회수 :
26,493
추천수 :
45
글자수 :
285,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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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5.24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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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희망의 씨앗

DUMMY

"희망은 절망에 기생한다.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 미로에도 항상 나가는 곳은 있다. 항상 시간이 문제일 뿐이다. 마법은 그 시간을 당기는 방법이다. 만약 절망에 빠졌을 때 마법이 듣지 않는다면 단 한 가지 방법은 온몸으로 부딪치는 것 뿐이다."

"무슨 말이오, 이 시급한 상황에?"

"어제 읽은 드래곤의 예언서의 한 구절이오. 저 마나 소용돌이를 마법으로 어쩌지 못한다면 누군가는 몸을 던져야 한다는 말이오."

"마나를 저렇게 빨아들이는데, 일단 주위 마나를 차단해야 하지 않을까요?"

"마나 차단을 하면 그 마나의 빈 곳으로 더욱 많은 마나가 급류처럼 휘몰아쳐 올 것이오."


그 말에 부제 바르푸넨은 자신이 펼쳤던 마나 차단이 가져온 결과를 바로 이해했다. 마나는 항상 평형을 이루기 위해 흐름을 유지한다는 것. 눈 앞의 다급함에 그것을 간과했다.


"그럼 저 마나 소용돌이를 어떻게 풀어낸다는 말이오?"

"저 소용돌이로 쌓인 마나를 밖으로 흘려야지요. 커다란 둑에 수로를 만들어 물이 넘치지 않게 해 볼 겁니다. 잠시."


마법사 살랍마타는 자신의 마나를 마치 실처럼 뽑아내 소용돌이 안으로 흘려 넣었다. 자신의 마나가 소용돌이에 휩쓸리는 순간 체내 축적했던 마나가 얼레에서 연실이 풀려 나가 듯 휘리릭 뽑혀나가며 온몸에 경련이 일며 열이 나기 시작했다. 잠시 버티던 마법사는 부제에게 소리쳤다.


"내 몸을 얼른 식혀 주시오. 아무래도 혼자 버티기는 힘들 것 같소."


마법사가 경련을 일으키자 문제가 생겼다는 생각에 무엇이라도 해야 할 것 같아 안절부절하다 마법사의 말을 듣자마자 신성력을 일으켜 시원한 기운을 마법사에게 불어넣었다. 그러나, 마법사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열기는 더욱 후끈해지며 마법사의 얼굴이 빨갛게 물들었다.


"남작 님, 물을 퍼서 마법사에게 끼얹어 주세요. 급합니다."


부제는 방문턱에서 이 상황을 보고 있던 남작에게 소리치며 부탁했다. 남작은 물통에 우물물을 한 가득 채워 와 마법사에게 끼얹었다. 마법사의 몸에서는 치익 소리가 나며 김이 피어났다. 그렇게 남작은 지칠 때까지 물을 퍼다 끼얹었고, 방안은 마치 한증막처럼 수증기로 가득찼다.


마법사는 마나를 계속 뽑아내 소용돌이를 타고 이리저리 휩쓸리며 마나가 마치 독 안의 물처럼 쌓여가고, 또 술독의 술처럼 마나가 특이한 형질로 변경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마치 마나가 바바아타를 세상과 격리하려는 것 같았다.


마나의 한 줄기 끝을 내벽을 뚫어 바바아타의 마나를 확인해 보려 조종해 보았기만 소용돌이의 흐름을 거스르기는 힘들었다. 또한 마나의 외벽을 타고 빈틈을 찾아보려 했지만 여전히 견고했다. 이런 마나의 강한 흐름은 대마스터도 만들어내기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었다. 당장 방법을 찾기 어렵다는 판단이 들자 마법사는 자신의 마나를 회수하려 했으나 폭풍에 휘말린 연처럼 도저히 감아 들일 수 없었다. 연실을 끊어서 빠져 나오는 방법 뿐이었다.


똑, 영원히 뽑혀나갈 것 같던 마나의 줄기를 끊자 마법사는 맥이 탁 풀려 그 자리에 주저앉고 말았다. 그나마 부제가 불어넣어 주는 상쾌한 기운이 그의 정신을 붙잡게 해 주었다. 기운을 차린 마법사는 여전히 멍한 채 앉아 있는 바바아타를 바라보며 혀를 찼다. 마나를 느꼈고, 이제 곧 하나하나 마나를 조절하는 방법을 배우면 이런 상황이 일어나지 않았을 텐데, 마나를 너무 민감하게 느낀 후, 자제력이 없이 마나를 끌어들인 게 아닐까 생각했다. 그의 뇌리에는 바바아타가 이야기한 '마나가 달달하다'라는 말이 떠나지 않았다.


서서히 해가 질 무렵이 되자 기사 바라케는 빈 토주병을 숲에 내던지고는 병사들을 추려서 돌아가려 했다. 그런데 일순 거센 바람이 휘몰아쳤다. 그의 몸은 갑자기 움츠러들었고, 머리부터 발끝까지 찌릿찌릿함이 쑥 훑고 가며 온몸의 기운을 쏙 빼놓았다.


기사의 감이 발동했다. 뭔가 숲에서 이리로 다가오고 있다. 병사들을 살폈다. 병사들은 아무것도 느낀 게 없는 듯 장비를 정리하고 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모두 경계! 방어 대열!"

"네?"


갑작스런 기사의 명령에 병사들은 모두 어리둥절했다. 그나마 고참급 병사 몇몇은 사방을 경계의 눈초리로 둘러 보았다. 그러나 주위에 위협이 될 만한 것은 없었다. 낮술을 그리 쳐마시더니 취했나 싶기도 했다. 그래도 기사의 명령이니 병사들에게 대열을 갖추도록 지시했다. 병사들이 우르르 달려와 기사 앞에 대열을 짓고 몇몇은 창을 나머지는 도끼를 손에 들고 기사의 다음 명령을 기다렸다.


"경계, 경계!"


대체 뭣 때문에 저러는지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긴장 풀린 채 기사의 명령을 듣고 있던 병사들은 갑자기 뒤에서 들리는 외마디 비명을 들었다.


"큭!"


갑자기 기사는 코와 입에서 피를 흘리며 뒤로 쓰러지고 말았다.


"저기 집에 가서 성직자 좀 불러 와! 어서!"


고참 병사는 시종에게 외쳤다. 시종은 무슨 말인지 어리둥절했지만 병사는 다시 외쳤다.


"저기 베르크 왕자가 있는 집에 드나드는 성직자 있잖아, 우리랑 같이 여기 온, 그 사람 데리고 오라고. 아까 저리로 들어가는 걸 봤으니까. 서둘러!"


고참 병사는 정신을 잃고 쓰러진 기사 곁에서 맥을 짚어 보며 생명이 급한 상황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지금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은 코와 입에서 흘러나온 피를 계속 제거해 가며 숨이 막히지 않게 하는 것 외에는 없었다.


얼마가 지났을까, 아직 기사가 아직 숨이 붙어 있을 때 시종은 부제 바르푸넨을 데리고 왔다. 부제는 기사의 상태를 살피더니 가슴에 신성력을 불어넣어 폐와 위에 난 상처를 치료해 일단 피를 멈추게 했다.


"어쩌다 이리 된 겁니까?"

"모르겠습니다. 그냥 혼자 갑자기 뭐에 홀린 듯 경계하라고 하더니 자기 혼자 쓰러졌습니다. 병사들은 다 멀쩡한데 말이죠."


부제는 주위를 살폈다. 마나가 요동쳤다. 낮에 이리로 올 때와는 완연하게 달랐다. 병사들은 못 느끼고 기사 혼자 그것을 느꼈던 것 같다. 아마도 그 때문에 경계하라고 했겠지. 그렇다면 마나가 급변하면서 거기에 영향을 받아 마나의 흐름이 헝클어지며 내장에 영향을 받았을 것이다.


다시 기사의 온몸의 상태를 확인해 보니 단지 폐와 위 뿐 아니라 모든 장기가 조금씩 상한 상태였다. 부제는 다시 신성력을 끌어올려 상처난 장기들을 아물게 하고 내장에서 나온 피들이 다시 몸으로 흡수되도록 유도했다. 그것으로 일단 치료는 모두 끝났다.


"상처는 다 치료했으니 돌아가 다시 정신이 들 때까지 안정하도록 잘 보살피세요. 그리고 정신 차리지 못하더라도 입이 마르지 않게 물을 계속 입에 물려 주세요. 이틀 후에 숙소로 찾아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병사들은 다시 일자리를 정리한 후 숙소로 돌아갔다. 부제는 병사들이 다 돌아간 뒤 주변의 마나 흐름을 꼼꼼히 살펴 보았다. 집 주변의 숲의 마나가 급격하게 집 쪽으로 흘러 들어가고 숲의 마나 밀도는 점점 낮아졌다. 이게 다 바바아타가 일으킨 마나의 소용돌이 때문이었다. 게다가 마나를 빨아들이면서 주변 보다 점점 더워졌다. 만약 이 상태로 며칠 계속 간다면 마나의 소용돌이는 곧바로 실제 폭풍으로 이어질 수도 있을 것이다.


부제는 마법사와 소용돌이에 대해 좀더 깊게 상의했다. 그러나 좀처럼 답을 낼 수 없었다. 이틀 동안 마나를 흘려내기 위해 몇 번이나 마법사는 자신의 마나를 소용돌이 속에 넣었지만 빈틈은커녕 소용돌이치는 마나는 더욱 탄탄한 벽을 쌓아갔다. 하루만 더 지나면 이제 바바아타는 마나의 소용돌이 안에서 한투나가에게 지배당하는 신세가 될 것이다.


우탄바른 남작은 눈 앞 침대 위에 단순히 멍하니 앉아 있는 바바아타의 정신이 돌아오지 않는 것이 안타까워 한 걸음 한 걸음 바바아타에게 다가갔다. 이모로서 해 줄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는 게 너무 가슴을 쥐어 짜게 해 살짝 정신이 나간 상태였다.


마법사와 부제는 골똘히 마주 앉아 해결 방법을 서로 이야기하고 있어 남작이 바바아타에게 다가가는 것을 미처 보지를 못했다. 그러나, 남작이 마나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고 이루 말할 수 없는 내적 고통에 기겁해 소리를 지르자 마법사와 부제는 그 때서야 남작이 소용돌이에 휘말리기 직전이라는 걸 알고 몸을 날려 소용돌이에서 벗어나게 했다. 남작이 소용돌이에서 튕겨 나가 넘어지며 바바아타의 침대에 강하게 부딪쳤다.


바로 그 소란에 바바아타는 멍하니 한 곳을 바라보던 상태에서 소리가 난 곳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잠에서 깨어났을까 살폈지만 아직 정신이 제대로 든 것 같지는 않았다. 그 순간 마법사는 갑자기 박장대소를 하며 일어났다. 그리고 조금 전 남작이 부딪친 곳을 자신의 몸을 던져 다시 부딪쳤다. 그 대마다 바바아타는 조금씩 움직이며 눈동자의 생기가 살짝 돌아오는 것 같기도 했다. 그러나, 결정적인 순간은 오지 않았다.


작가의말

읽어 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더 열심히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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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왕세자의 진노 18.12.21 126 0 15쪽
59 마투 자작의 모의 18.11.09 156 0 11쪽
58 베르크 왕국의 갈등 18.10.31 178 0 14쪽
57 폭풍우 속 도주 18.10.16 214 0 12쪽
56 선택과 운명 18.10.12 224 0 12쪽
55 성장한 바바아타 18.09.18 273 0 13쪽
54 바바아타의 실종 18.08.31 279 0 12쪽
53 바바아타의 주체 수련 18.08.22 318 0 11쪽
52 마나의 각인 18.08.02 319 0 10쪽
51 기분 좋은 식사 18.07.26 379 0 7쪽
50 종자의 조건 18.07.25 356 0 13쪽
49 상인과 첩자 18.07.23 349 0 12쪽
48 기사 바라케의 밀당 18.07.18 405 0 12쪽
47 뜻밖의 만남 18.07.17 369 0 15쪽
46 부제 바르푸넨의 고민 18.07.16 409 0 13쪽
45 배신과 두려움 18.06.22 390 0 8쪽
44 차우라 길드의 마스터 18.06.21 379 0 8쪽
43 드래곤의 예언서의 행방 18.06.11 405 0 8쪽
42 납치된 마법사 18.06.08 392 0 7쪽
41 씁쓸한 마나의 맛 18.06.06 404 0 7쪽
40 마법사의 위기 18.06.05 403 0 7쪽
39 연성술의 금기 18.06.04 397 0 8쪽
38 교감의 두려움 18.05.31 443 0 7쪽
37 빙의 술법 18.05.29 441 0 11쪽
36 덫에 걸린 기사 18.05.28 402 0 7쪽
35 깨어난 달달한 마나 18.05.25 456 0 7쪽
» 희망의 씨앗 18.05.24 411 0 9쪽
33 마나의 소용돌이 18.05.23 463 0 9쪽
32 경비대의 심술 18.05.22 444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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