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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둥거리다 님의 서재입니다.

휘, 왕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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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빈둥거리다
작품등록일 :
2018.01.31 18:48
최근연재일 :
2018.04.13 19:06
연재수 :
32 회
조회수 :
11,582
추천수 :
50
글자수 :
134,425

작성
18.03.16 13:01
조회
2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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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자
11쪽

여정의 시작-20

DUMMY

대장;

“그래서 어찌하신답니까? 저하를 폐위 시키시겠다 그리 말씀하십니까? 저하를 폐위시키고 그 자리에 다섯살 잡수신 영진군 마마를 앉히시겠다고요?

영진군 마마의 외숙부이자 중전마마의 오라비 되시는 해현공이 전쟁 중에 안복성을 대진국에 갖다 바친 장본인이라는 점은 잊으셨다 하십니까?

백성들을 수탈하고 벼슬을 팔아 모은 돈으로, 매해 조공 바치듯 대진국의 대신들에게 뇌물을 바치는 자가 누군지 진정 모르신다 하십니까?”


비연달;

“이보게···.”


대장;

“저잣거리에 나가보십시오. 열살 먹은 어린 아이도 모두 아는 일입니다. 영진군을 왕위에 앉히기 위해 해씨 일가가 어떤 짓을 하고 있는지, 인강국 백성이라면 모르는 이가 없습니다.

그뿐인 줄 아십니까? 대진국에선 이런 소문도 돌고 있습니다. 인강국 왕 자리에 영진군을 앉혀주면, 그 대가로 국경지대에 위치한 다섯 성과 그 백성들을 대진국에 바치겠다 인강국의 중전이 약조를 하였다는···.”


비연달;

“그만 하게!”


대장;

“아니오. 더 해야겠습니다. 세상이 모두 아는 일을 전하만은 모르신다, 보지도 듣지도 못하였노라, 진정 그리 말씀하셨다는 것인지 저는 알고 싶습니다. 알아야만 되겠습니다!”


비연달;

“···.”


대답 없음은 곧 긍정임을 모를리 없는 용호군 대장의 얼굴이 쓴물을 삼킨듯 하였다.


대장;

“좋습니다. 저하를 폐위시키실 요량이시라면 부디 하루빨리 시켜달라 청하십시오. 그러면 저하께서도 어깨의 무거운 짐 그만 훌훌 벗어 던지시고, 평범한 필부로 행복하게 사실 수 있게 될 테니 말입니다!”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는 대장이었다.


마음 속의 울분이 터져 나와 폭발하기 일보직전이었다. 더 이상은 참고 있기가 어려웠다. 어디 가서 소리라도 한바탕 지르고, 울음이라도 한소끔 울고 나면···.


그때였다. 나직하면서도 침통한 목소리가 비연달의 입에서 나왔다.


비연달;

“폐위는 불가하네.”


대장;

“?”


비연달;

“인강국의 왕세자로서 이곳에 오셨네. 그런 저하를 폐위시킨다면 대진국 황제가 가만히 있겠나? 황국을 능멸했다 트집을 잡을게야.”


대장;

“허면, 어찌하신다는 것입니까?”


비연달;

“모르네. 나도 알지 못해···. 기다릴 밖에. 전하의 심중이 어디로 향하실지···”


무너져내리는 늙은 비연달의 얼굴을 망연히 쳐다보는 대장이었다.



**



강협과 왕세자가 팔씨름 중이다.


열여섯살 때 황소를 맨손으로 때려잡은 전력을 가진만큼, 공정한 승부를 위해 왕세자의 팔목을 잡은 강협이었다


란과 하영이 왕세자를, 운초가 강협을 응원했다.


승부는 당연한 듯 강협에게로 돌아갔다. 싱거운 승부였다.


이긴 쪽은 환호를, 진 쪽은 낙담의 한숨을 내쉬었다.


운초;

“자, 내기에 지신 분들은 약속대로···.”


운초의 손바닥 위에 란과 하영이 돈을 내려놓았다.


그 모습을 옆에서 보고만 있을 뿐, 돈 내놓을 기미가 보이지 않는 왕세자를 향해 운초가 말하였다.


운초;

“저하?”


왕세자;

“난 가진 것이 없는데.”


운초;

“하아! 이제 와? 내기에 지신 분이 이러시면 곤란하죠.”


왕세자;

“그렇긴 하지만···. 난 따로 돈을 가져 본 적이 없어.”


운초;

“그건 저하 사정이시고요. 저는 받을 돈이 있다, 이 말씀입니다.”


왕세자가 도움을 청하려 란과 하영을 보았지만 시선조차 마주쳐주는 이가 없었다.


결국 처량한 목소리로 왕세자는 이렇게 물을 수 밖에 없었다.


왕세자;

“그럼 어떡하지?”


운초;

“하아. 그걸 지금 저한테 물으시는 겁니까? 지나가던 병아리 새끼가 기함해 뱀 혓바닥을 물 지경입니다요. 하는 수 없지요. 돈이 없으시면 몸으로 때우실 밖에.”


운초가 눈짓을 하자 기다렸다는 듯 강협과 하영이 달려들어 왕세자를 양쪽에서 붙잡았다.


꼼짝 못하는 왕세자의 신발과 버선을 홀랑 벗겨버린 것은 란이었다. 손발이 착착 들어맞는 네 사람이었다.


당황한 왕세자가 물었다.


왕세자;

“뭐하는···?”


운초;

“몸으로 때우신다면서요?”


왕세자;

“나는 그리 말한 적이 없는데?”


운초;

“예 예! 꼭 집어 말씀은 안하셨지요. 하지만 돈이 없다 말씀하셨으니 그게 이거고, 이게 그거가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세상사 이치가 다 그런 것이지요.

아무튼 그런고로 저희는 이제부터 존엄하오신 저하의 발바닥을 간지럽혀 드릴 것이니 딱 일각, 일각만 참으십시오. 허면 돈은 안 받는 거로 하겠습니다.

하지만 못 참으신다면, 그땐 또 그때대로 벌칙이 준비되어 있사오니 유념하시옵기를. 허면 시작하겠습니다요, 저하.”


왕세자의 뽀얀 발바닥을 운초의 다섯 손가락이 살살 간지럽히니, 왕세자가 바로 몸을 비틀며 웃음을 터뜨렸다. 하하하하.


생전 처음 당하는 봉변이었다. 온 몸이 다 근질거리는 것만 같아 견딜 수가 없으니, 놓아라 소리도 치고, 애원도 해보고, 짜증도 내 보고, 그러면서도 실실 터져 나오는 웃음을 도저히 멈출 수가 없었다. 하하하하.


미치고 환장할 노릇이었지만 도무지 참을 도리가···.. 으하하하하.


그 모습을 보는 네 명의 악동들 역시 희희낙락하였다. 꽈배기처럼 몸을 배배 꼬는 왕세자의 양쪽 겨드랑이와 코 밑까지 살살 건드려 웃음을 토해내게 하며 사뭇 신나했다.


하하하하, 제발..... 하하하하, 쪼옴···. 으하하하하···..


그때였다. 멀리서부터 급히 달려오는 발소리가 들리는가 싶더니, 선배 이평의 모습이 보였다.


놀란 4인방이 황급히 왕세자를 내려놓았다. 마음이 급해 왕세자를 바닥에 패대기치는 꼴이 되어 버렸다.


기겁한 이평이 달려와 얼른 왕세자를 일으켜 세우며 물었다.


이평;

“저하, 괜찮으십니까?”


왕세자;

“어어···. 괜찮다.”


겸연쩍어 하는 모습이었으나 다행히 다친 곳도 없어 보이는 왕세자였다.


이평의 시선이 자연스레 4인방에게로 옮겨갔다. 먹이를 노려보는 살모사의 눈이 이보다 더할까? 바위라도 뚫을 듯싶은 어마무시한 독기로 가득찬 눈에 4인방은 어찌할 바를 몰랐다.


그 사이 원래의 근엄한 모습으로 돌아간 왕세자가 물었다.


왕세자;

“무슨 일이냐?”



**



서진;

“저하의 옥체는 저하 한 분의 것이 아닌 인강국 만백성의 것이요, 또한 희망일지니 부디 건강을 살피라, 전하께서 그리 당부하시고 또 당부하셨습니다.”


대진국의 황제를 알현키 위해 인강국에서 사신이 온 것은 여러 번이었다. 그러나 이번처럼 오직 왕세자만을 위해 고국에서 사람이 건너온 것은 무려 삼년 만의 일이었다.


부왕께서 자신을 잊지 않으셨다는 반증이겠기에 마땅히 기뻐해야 할 일이었으나, 어찌된 일인지 왕세자의 얼굴에 기쁨의 흔적은 보이지 않았다.


그 모습을 보고있는 비연달은 한편 애처로우면서도, 불안하고 초조한 마음을 떨쳐내지 못하고 있었다.


서진;

“그리고 늦었지만 저하의 생신을 축하하시며 중전마마께서 보내신 것이옵니다. 왕실에 진상된 것들 중, 그 중 가리고 선별해 고른 최상질의 산삼이옵니다.”


궁인이 왕세자 앞에 상자를 내려놓고 뚜껑을 열어 보였다. 과연 사람 모습과 꼭 닮은 최상품의 산삼 두 뿌리가 보였다.


왕세자;

“···.”


비연달;

“흠. 흠.”


스승의 헛기침은 감사를 표하라는 무언의 재촉임을 아는 왕세자가 드디어 입을 열었다.


왕세자;

“··· 감사하다 말씀 전해주게.”


서진;

“예, 저하. 그리하겠습니다···.. 그럼 소신은 이만 물러가겠나이다.”


자신을 반기지 않음을 아는 서진은 왕세자에게 예를 취하고는 물러갔다. 비연달도 서진의 뒤를 따라 나갔다.


무심히 중전이 보낸 선물상자를 내려다 보고있던 왕세자가 문득 손을 뻗어 산삼을 꺼내들었다.


천하의 명약이라···.. 특히 사람의 형상을 띤 것일수록 귀하다는 얘기는 들었었지만, 이토록이나 꼭 닮은 것을 보는 것은 처음이었다.


이것은 사람 머리, 팔, 다리겠구나. 조각칼로 깎은들 이보다 비슷할까? 신기한지고···


그때였다.


툭.


칼로 벤 듯, 머리 부분이 툭하고 바닥으로 떨어졌다. 머리와 몸통으로 분리된, 괴이하고도 섬뜩한 모양···.


혹시나 하는 마음에 왕세자가 나머지 산삼 한뿌리를 집어드니 역시나 툭···. 머리와 몸통이 분리된 죽은 사람의 형상만이 남았다.



**



용호군 대장이 긴장한 얼굴로 숙소 마당으로 들어섰다.


서진과 함께 막 도착한 응양군 무사 50여명의 모습이 보였다. 타고 온 말들을 마구간에 넣고, 군장을 푸는 등 분주하였다.


응양군 대장;

“오래간만에 뵙습니다.”


대장이 고개를 돌려 보았다. 왔다는 보고를 받고 달려온 길이었지만, 막상 얼굴을 이리 마주 대하고 보니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응양군 대장;

“여전하시군요···.”


응양군 대장의 말 끝에 길게 여운이 남았다. 후배인 응양군 대장의 가슴 또한 결코 가볍지 않은 상황이었다.


가문의 후광도, 고명한 스승의 뒷배도 없는 자신을 오직 실력으로만 평가하고 이끌어준 이가 바로 용호군 대장이었다.


선배를 만나지 못했다면 자신은 아직도 말단 군관으로 변경성 언저리나 맴돌고 있을 것이 분명했다. 왕실 친위 부대로 이끌어 주고, 후임인 응양군 대장 자리에 직접 천거까지 해 준 고마운 이. 무인의 정도만을 걷는 존경스런 선배....


그 선배의 머리가 하얗게 세어있었다. 뺨을 가로지르고 난 긴 흉터가 더는 도드라져 보이지 않을 정도로 굵고 가는 주름살들이 온 얼굴에 가득했다. 이제 겨우 오십중반의 나이인데, 무엇이 선배의 시간을 이토록 고단하게 만든 것일까? 무엇이···..


울컥하는 마음을 감추려 응양군 대장은 애써 평온을 가장해 말을 하였다.


응양군 대장;

“보급품을 가져왔습니다. 우선 급하실···.”


대장이 후배의 말을 잘랐다.


대장;

“자네가 이곳에 왜? 왕실을 지키고 전하를 지켜드려야 할 응양군 대장이, 그것도 이 많은 대원들을 데리고 어째서 왔단 말인가?”


응양군 대장;

“왕세자 저하께서 계시는 곳이니 못 올 곳도 아니지요. 아니 그렇습니까?”


대장;

“······”


응양군 대장;

“하하. 너무 그런 얼굴 하지 마십시오. 10년 만에 보는 후배인데··· 서운해지려 합니다. 하하하.”


후배의 호탕한 웃음은 오히려 대장의 불안과 의혹을 키웠다.


그런 선배의 마음을 짐작하면서도 응양군 대장은 실없는 농담을 이어갔다. 농담 끝엔 또한 반드시 웃었다. 하하하하. 웃으십시오, 선배. 그 얼굴 좀 푸시라니까요. 하하하하!


멈출 수가 없었다. 멈추는 순간 그때는···.!


작가의말

노력은 성공의 어머니...

성공했으니 시간낭비가 아닌 노력이라고 불러주는 것이지요.


정치가 저따위니 나라가 이모양이지...

이모양인 나라라 저따위 정치인들을 뽑은 것이지요, 바로 우리 손으로.


제 글이 우주 최강, 절대 재미이기를 원합니다...

우주 최강, 절대 재미가 원하는 건 바로 제 글이지요. 히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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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여정의 시작-23 18.03.23 242 1 10쪽
22 여정의 시작-22 18.03.21 248 1 10쪽
21 여정의 시작-21 18.03.19 252 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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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여정의 시작-11 18.02.23 722 2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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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여정의 시작-8 18.02.16 316 2 10쪽
7 여정의 시작-7 18.02.14 341 2 7쪽
6 여정의 시작-6 18.02.12 394 2 8쪽
5 여정의 시작-5 18.02.09 371 2 10쪽
4 여정의 시작-4 18.02.07 434 2 10쪽
3 여정의 시작-3 18.02.05 467 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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