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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둥거리다 님의 서재입니다.

휘, 왕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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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빈둥거리다
작품등록일 :
2018.01.31 18:48
최근연재일 :
2018.04.13 19:06
연재수 :
32 회
조회수 :
11,584
추천수 :
50
글자수 :
134,425

작성
18.02.23 14:43
조회
722
추천
2
글자
7쪽

여정의 시작-11

DUMMY

란;

“반항하는 기척조차 들리지 않았습니다. 혈을 잡아 순식간에 제압한 듯 합니다.”


맞은 편에 앉아 란의 보고를 듣고 있는 이는 용호군 대장이었다.


대장은 가타부타 말이 없었다. 내내 그러했다.


오늘 하루 흘린 피의 양을 생각하면 당연한 일이겠으나, 란은 핏기 하나 없는 창백한 안색이었다. 맑던 눈은 오염된 개울물처럼 흐리고 탁한 눈빛을 띠었다.


그런 모습에도 위로 한마디가 없는 대장이었다.


그것이 서운하기는커녕, 질책 한마디가 없는 것이 오히려 불안하기만 란이었다.


하루에 두번 연속한 패배라니, 참으로 무참한 일이었다. 하물며 두번 모두 결코 져서는 안될 승부였지 않은가.


난다긴다하는 전국의 무사 이백여명을 물리치고 인강국 최고 부대인 왕실호위부대에 뽑혔던 것이 엊그제 일만 같은데···.


지금으로선 그 일이 정말 있었던 일인가 싶은 생각까지 드는 란이었다.


자괴감을 떨쳐내려 애쓰며 란이 다시 말을 이었다.


란;

“그런데 한가지 걸리는 것이···. 악!”


낮은 비명과 함께 란의 말은 도중에서 잘려나갔다. 원망스러운 눈길로 부대장을 쳐다보는 란이었다.


옆구리 상처에 이어 란의 왼손을 치료하던 부대장은, 흘러나온 피로 딱딱하게 굳어버린 왼손의 붕대를 참으로 가차없는 손길로 풀어내고 있었다.


구슬픈 눈초리로 부대장을 쳐다보며 란이 애원조로 말하였다.


란;

“살살 좀 해주시면 안됩니까? 생살까지 찢겨 나가는 것 같습니다···.”


대장;

“걸리는 것이 있다 했느냐?”


대장의 첫반응에 란은 순간 아픈 것도 잊었다. 황급히 입을 열어 답을 하였다.


란;

“예. 살수가 쓴 것은 태극권이었습니다. 그런데 순간이지만 비도영권이 보이는 듯 했습니다.”


부대장;

“비도영권이라 했느냐? 확실한 것이야?”


범인을 놓쳤다는 보고 이후, 내내 심기가 불편해 보이던 부대장이 놀라 큰소리로 물었다.


그만큼 란의 말이 내포하는 바는 큰 것이었다. 그런 것을 알기에 란의 목소리에도 자연 힘이 실렸다.


란;

“예. 비도영권을 익힌 자이나 그것을 감추려 하는 듯 보였습니다···. 아니, 확실합니다.”


붕대를 갈던 손길도 멈춘 채, 부대장은 심각한 표정으로 대장을 보았다.


대장;

“수고했다.”


한동안 미간에 주름을 세운채 생각에 잠겨있던 대장이 천천히 몸을 일으키며 말하였다.


란;

“죄송합니다. 제 실력이 미천하여 범인을 놓치고, 용호군의 영예를 더럽혔습니다.”


잘못을 비는 란의 얼굴을 일별한 후, 대장은 말없이 돌아서 방문을 열었다.


“헉!”


놀라 숨을 들이키는 소리와 함께 놀란 토끼눈 세 쌍이 대장의 눈과 허공에서 맞부딪친건 그때였다.


방문 밖에서 안의 동정을 살피기 위해 귀를 바짝 붙이고 서있었던 운초와 강협, 하영이 놀란 토끼눈들의 주인공들이었다.


순간 너무 놀라 비켜나는 것도 잊은채, 얼뜨기 같은 표정 그대로 서 있는 친구들의 모습에 란이 실소를 터뜨렸다.


란; “풋!”


그제서야 겨우 정신을 수습한 세 사람은 황망히 문에서 비켜났다. 당황해 붉어진 얼굴들은 깊숙히 고개를 숙여 숨겼다.


그런 세 사람의 옆을 무심한 표정으로 지나쳐 걸어가는 대장이었다.



**



운초;

“괜찮냐? 괜찮아? 야, 조심 좀 하지. 넌 왜 계집애가 그렇게 천방지축이냐? 너 때문에 내가 정말 명대로 못 살겠다. 뭔 일이 있으면 우릴 불러야지, 뭘 혼자서 하겠다고···”


란;

“아아! 살살 좀···”


운초의 호들갑스런 수선이 란의 비명소리에 멈췄다. 그렇지않아도 깊었던 수심이 더해져운초의 얼굴이 급격히 어두워졌다.


운초;

“그렇게 아프냐?”


란;

“어. 대따 아파! 돌아가시겠다. 히잉.”


란이 없던 엄살을 피워댔다. 친구들이 곁에 있으니 마음이 편해진 까닭이었다.


운초;

“괜찮겠습니까? 터진데 또 터져서 덧나고 그러는 거 아닙니까? 그럼 진짜 고생인데··· 제가 옛날에 그래 본 적이 있어서 잘 압니다. 하필 여름이어서 진짜 개고생 했었습니다. 진짜로 괜찮겠습니까?”


부대장;

“네 수선만 없다면 괜찮을 게다.”


운초;

“아···..예···.”


멋쩍어하는 운초를 뒤로 하고 부대장은 붕대와 약초를 챙겨 방에서 나갔다.


이윽고 친구 네 사람만이 남게 되니 방안에선 한결 온기가 도는 듯 했다.


강협;

“그만하기 다행이다.”


하영;

“조심해. 앞으로 또 다치면 진짜 큰 일 나니까.”


친절한 하영의 목소리에 아니나다를까 운초의 면박이 뒤따라왔다


운초;

“내 말이 그 말 아니냐. 매사에 덤벙덤벙, 조심성이라곤 없으니. 쯧!”


강협;

“말은 저리 해도 네 걱정 제일 많이 했다.”


운초;

“누가? 내가? 언제?”


딱 잡아떼는 운초를 보며 강협이 실실 웃으며 말하였다.


강협;

“난 또 어지간히 애닯은 얼굴을 하고 있어 란이 걱정인가 했더니, 변비 걱정이었냐, 그럼?”


운초;

“허! 곰대가리, 많이 컸다? 웃기지도 않는 농담까지 해대고. 근데 뭘 좀 알고서나 얘기해. 변비는 내가 아니라 하영이라고. 곱게 자란 도령님 티내는지 뒷간을 가리신단다. 익숙한 똥간이 아니면 거시기가 나오지를 않는대요.”


하영;

“야, 그 얘길 왜···.!”


붉어진 하영의 얼굴을 보고 란이 킬킬거렸다. 옆구리 상처가 다시 벌어질까봐 크게 웃지도 못하고 입을 오무리고 웃는 란을 보니 한결 마음이 편안해지는 친구들이었다.


이렇게 모두 함께 모여 다같이 웃고 있으니, 잠시나마 세상 걱정 근심이 모두 사라진 듯 도 하였다.


강협;

“액땜한 셈 쳐. 올 한 핸 더 이상 나쁜 일은 없을 테니까.”


하영;

“그럼.”


운초;

“근데, 들었냐? 이번이 네 번째라는 거? 궁인이 죽어 나간 거 말이야.”


놀란 얼굴로 쳐다보는 친구들을 향해 운초가 말을 이었다.


운초;

“모두 쉬쉬하는데 궁인들은 엄청 불안해 하는 눈치더라고.”


강협;

“사실이라면 그럴 만 하지···.”


하영;

“용호군의 수는 점점 줄어 들고 있고.”


란;

“우리 쪽 사람이야.”


묻는 표정으로 자신을 보는 친구들을 향해 란이 말을 하였다.


란;

“비도영권을 익힌 자였어. 감추려고 애썼지만 분명 알고 있는 자였어.”


운초;

“비도영권이라면 우리 용호군과 응양군만이 익히는 권법이잖아. 인강국 왕실의 호위부대만이 익히는 권법을 살수가 알고 있었다고?”


란;

“응.”


운초;

“어째 점점 더 무시무시해 진다. 내부에 적이 있다는 얘기잖아, 결국.”


하영;

“범인이 잡히기 전까진 각자 조심하자. 항상 경계하고. 지금으로선 그 수밖에는 없어 보이니까.”


먼 타국 땅, 방안에 앉은 네 친구의 얼굴에 씁쓸함이 감돌았다. 새삼 무서운 현실에 대한 자각이 밀려온 것이다.


작가의말

11회....

우왕좌왕하며 여기까지 왔네요.

1이 두번 들어가는 회이니 두번째 시작하는 마음으로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

읽어주시는 모든 분들, 감사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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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여정의 시작-12 18.02.26 575 2 9쪽
» 여정의 시작-11 18.02.23 723 2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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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여정의 시작-3 18.02.05 467 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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