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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둥거리다 님의 서재입니다.

휘, 왕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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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빈둥거리다
작품등록일 :
2018.01.31 18:48
최근연재일 :
2018.04.13 19:06
연재수 :
32 회
조회수 :
11,576
추천수 :
50
글자수 :
134,425

작성
18.03.05 15:07
조회
479
추천
1
글자
9쪽

여정의 시작-15

DUMMY

엉덩이 상처로 인해, 앉거나 똑바로 눕는 것이 불가능한 하영은 마루 한쪽에 옆으로 길게 누워 있었다.


마당에선 란과 강협, 운초가 긴 막대기를 하나씩 들고 수련을 빙자한 장난질 중이었다.


우정과 의리를 중시하는 무인질에 싫증이라도 난 듯, 세사람은 지금 필요와 순간의 기분에 따라 모략질과 배신을 거듭하며 수시로 편을 바꾸고 있었다.


현재는 란과 강협이 한편이 되어 운초를 공격 중이었다.


운초:

“안되겠다···. 란!”


란:

“왜?”


운초;

”전에 그거, 네가 탐내던 화살촉, 너 줄게.”


란;

“진짜?”


운초;

“고럼. 어때, 그럼 우리···?”


란;

“당근 한편이지.”


란이 냉큼 몸을 돌려 운초와 나란히 서는 한편, 강협을 향해 막대기를 치켜 들었다.


강협;

“하아! 아주 배신을 밥 먹듯 하는구나. 나랑 한편 된지 아직 일각도 안 지났다. 넌 도대체 지조라는게 있기는 하냐?”


란;

“지조? 그게 먹는거야? 입는 건가?”


운초;

“곰들끼리 통하는 은어일거다, 아마.”


란;

“아하. 그런 거라면 내가 모르는 게 당연하지. 이 덩치가 산만한 곰대가리야, 덤벼라!”


강협;

“이런 이런! 이따위 간신배들하고 상대를 해야 하다니 내 천금같은 시간이 완전 아까워지는 걸! 하영, 넌 누구 편 할래?”


하영;

“난 이기는 편.”


강협;

“뭐?”


운초;

“으하하하. 들었느냐? 이 세상 모두가 이 위대하신 운초님의 편이라는 걸? 네 놈의 그 어리석음을 이 몽둥이로 정화시켜주마. 이 곰대가리야, 어서 덤벼라!”


강협;

”하룻강아지 곰 무서운 줄 모르고 까부는데. 좋아. 너희 같은 조무래기들은 한 무더기가 와도 이 손끝 하나로 처리해 줄 수 있다. 아냐?”


란;

“모른다. 어쩔래? 고만 나불대고 좀 싸우지? 싫다면 내가 먼저 공격해주고. 자, 간다!”


란이 막대기를 치켜 들고 강협의 우측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운초 역시 란과 합세하기 위해 강협의 좌측을 파고들었다.


둘의 공격에 강협은 결국 막대기를 떨어뜨리고 말았다.


막대기를 떨어뜨리면 지는 경기였기에 운초는 희희낙락이었다. 강협이 투덜거리며 뒤로 빠지자 운초가 란을 향해 서며 말했다.


운초;

“자, 진검승부를 겨뤄볼까나?”


란;

“바라던 바다, 이 짜슥아!”


운초;

“어허! 고 주둥아리 한번 거칠구나. 내 그 못된 버릇을 고쳐주기 전에 한마디 해야겠는데.”


란;

“또 뭐? 그러고도 넌 수염이 나냐? 웬 사내놈이 하루종일 말만 해?”


운초;

“아까 주기로 했던 화살촉, 그거 팔아 넘긴지 이미 오래다! 으하하하.”


란;

“뭐래, 저 사기꾼놈이?”


운초;

“어허! 놈이라니? 안되겠다. 내 이 몽둥이로 네 그 고약한 말버릇부터 고쳐줘야겠다.받아라!”


기세 좋게 달려나가던 운초가 순간 벼락을 맞은 듯 그 자리에 멈춰섰다. 문가에 서 있는 왕세자를 발견한 것이다.


란;

“또 뭔 꼼수를 쓸려고? 이 천하의 사기꾼 놈, 이거나 받아라!”


란이 운초의 엉덩이를 막대기로 내리쳤다. 퍽, 하는 소리가 났다. 운초가 피하지 않은 탓에 정통으로 맞은 것이다.


이크. 뭐야? 왜 안 피해?


란이 움찔하며 쳐다보니, 운초뿐 아니라 좀전까지 마루 끝에 누워있던 하영과 그 옆에 앉아있던 강협까지도 예를 취한 자세였다.


란은 한바퀴 빙그르르 몸을 돌려 친구들이 향한 곳을 보았다.


아이쿠나! 왕세자였다. 뒤에 호랑이 같은 대장을 거느린 왕세자가 이쪽을 보고 서 있는 것이 아닌가.


맙소사! 이게 도대체 뭔 일이야?


기겁한 란이 얼른 고개를 숙였다.


자신을 향해 깍듯이 예를 취하는 네 사람을 바라보는 왕세자의 얼굴 위로 쓸쓸함이 가득했다.


그 쓸쓸함의 표정 한끝에는 애잔하고도 아련한 선망의 기운이 어려있음을···. 대장은 알아보았다.



**



대장;

“오늘부터 너희가 저하의 신체 단련을 맡을 것이다.”


청천벽력과도 같은 대장의 말에 4인방의 눈이 토끼눈이 되어 쳐다보았다.


대장;

“각자 잘하는 것이 있을 것이다. 그에 맞춰 성심성의껏 저하를 훈련시켜 드려야 할 것이다.”


운초;

“저, 저희가 말씀이십니까? 저하를, 저희가요?”


대장;

“그래.”


운초;

“말도 안됩니다! 어찌 그런 터무니 없는 말씀을···”


감정의 변화라곤 일절 보이는 법이 없는 무표정의 대가 용호군 대장이었다.


그런 대장이 운초의 이 하극상 발언에 순간 참지 못하고 송충이 같은 왼쪽 눈썹을 위로 치켜떴다. 뺨 위에 난 깊은 흉터 또한 얼굴의 근육을 따라 함께 용틀임을 하였다.


자신의 말 실수가 초래한 무시무시한 장면을 목도한 운초가 한껏 움츠러들었다. 험악한 기운에 압도된 나머지 셋도 황급히 시선을 내리깔고 잔뜩 경직되었다.


그 모습에 대장은 스스로의 마음을 진정시켰다. 일이 일이니만큼 분위기를 냉각시켜서는 안되겠다 싶었던 것이다. 아무일도 없었던 듯 대장이 심상히 말하였다.


대장;

“비록 저하이시긴 하나 신체 단련을 하는 동안에는 너희가 스승, 그러니 기탄없이 친구처럼···”


이번에는 대장의 실수였다.


기탄없이? 친구처럼? 저하를?


4인방의 놀란 토끼눈이 이제는 아예 눈 밖으로 튀어나올 듯 팽창하였다.


이런! 실수를 무마하기 위해 대장이 흠, 흠, 헛기침을 한 후, 말을 이었다. 역시 아무일도 없던 듯 지극히 심상하게, 가벼운 말투로.


대장;

“잘하란 얘기다. 바로 시작할 것이니 나가 준비들 하거라.”



**



하영과 강협, 란과 운초는 깊은 의혹에 휩싸였다.


이제 막 용호군이 된 자신들에게, 제 앞가림 하기에도 급급한 초짜신입들에게 장차 보위에 오르실 귀하신 왕세자 저하의 훈련을 맡으라고? 이것이 가당키나 한 일인가?


천지만고에 이런 일은 없었다. 듣도보도 못한 해괴한 일이지 않은가!


그렇다면 이것은 분명 숨겨진 저의가 있는 것. 그게 뭘까? 뭐지? 뭐야 뭐?


그것이 무엇인지 짐작되는 바는 없으나, 한가지 확실한 것은 있었다.


늪에 빠졌다는 사실! 아주 아주 고약하고 이상한 덫에 던져졌다는 것이다!


생각이 거기에 미치자 네 사람은 부르르, 약속이나 한듯 동시에 몸을 떨었다.


왕세자;

“시작, 안 하느냐?”


맞은 편에서, 마침내 참지 못한 왕세자가 채근을 하였다.


그러나 네 사람은 서로 눈치만 볼 뿐, 어떠한 반응도 내놓지 못했다.


왕세자;

“벌써 일각이 지났다. 언제까지 이러고들 있을 셈이냐?”


운초가 어떻게 해보라며 옆에 선 란을 쿡 쳤다. 란은 강협을 쳤다. 강협은 하영을 곁눈질로 보았다. 하영은 시선을 내리깐채 미동도 보이지 않았다.


왕세자;

“너!”


왕세자의 눈길이 멈춰 선 곳은 끝에 서있는 운초였다.


운초;

“예? 저 말씀이십니까?”


왕세자;

“그래. 너부터 시작하자.”


운초;

“제가요? 왜 저부텁니까?”


천만부당한 처사라는 듯 운초가 눈을 크게 뜨고는 왕세자를 바라봤다. 거기에 더해 음성 까지 흡사 따지는 듯 하니, 왕세자가 어이 없어하는 것은 당연했다.


황당해 하는 왕세자의 표정을 목도한 후, 한발 늦게 정신이 돌아온 운초는 땅에 납작 엎드려 죄를 빌 수밖에.


운초;

“아이구, 저하. 제가 아무래도 오늘 죽을 팔잔가 봅니다. 그렇지 않고서야 번번히 말실수를 해대니 미친 것이 분명한데···.”


왕세자;

“검술을 잘한다 들었다.”


운초;

“제가요? 아닌데요!”


말도 안되는 얘기는 당최 하지도 말라는 듯 운초가 고개를 빳빳히 들고는 말하였다.


그 모습에 삐져나오려는 웃음을 참기 위해 왕세자는 입술 끝을 물어야 했다.


따져묻고, 바로 죄송하다 사죄하고, 그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또다시···. 이런 우스운 자를 보았나? 하하.


왕세자;

“허면? 네가 잘하는 것은 무엇이냐?”


운초;

“그것이···. 검술을 전혀 못한다 말씀드릴 수는 없사오나, 그렇다고 감히 저하께 가르침을 드릴만한 실력은 또한 되지 못하니, 할 수 있다 말씀 올리는 것도 안되는 것 같고··· 그래서 아무튼··· 아이구, 어지럽고 황망하기가 그지없어··· 굽어살피소서, 저하!”


운초의 두 손을 번쩍 들어올렸다 땅에 납죽 엎드리는 과장된 동작에, 또한 횡설수설하는 우스꽝스런 모양새에 왕세자는 다시 한번 입술 끝을 물어야 했다. 하하하.


물론 엎드린 운초의 이마 한쪽으로 쪼르르 식은 땀이 흐르고 있음을 왕세자는 알지 못했다.


작가의말

*고졸자인 C가 생각하는 불공정함이란?

-궁금하기는 해?


*고졸자인 C가 생각하는 부당함이란?

-궁금하기는 하냐고?


                  (우리는 똑같이 다르다...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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