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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앤별 작가님의 서재입니다.

세자빈 간택 주의보-21세기 대한제국

웹소설 > 자유연재 > 대체역사, 현대판타지

완결

별앤별작가
그림/삽화
별앤별작가
작품등록일 :
2023.05.10 10:12
최근연재일 :
2023.07.30 10:30
연재수 :
34 회
조회수 :
1,699
추천수 :
108
글자수 :
146,427

작성
23.07.10 10:30
조회
29
추천
3
글자
9쪽

스물 세 번째 이야기

21세기의 대한제국! 재미있게 봐주세요~!




DUMMY

점심 식사가 지나고 어느새 뜨거운 햇볕이 방 안을 밝혀주고 있었다.


그리고 언제 잠들었는지 연아는 햇볕 아래 머리를 기대고선 깊은 잠에 들어있었다.


설거지를 마무리한 그는 천천히 연아 옆으로 다가갔다.


많이 피곤했나보다.


그는 그녀 옆으로 다가와 조심스럽게 담요를 펼쳐 연아를 덮어주었다.


그리고 옆에 앉은 그는 조심스럽게 노트북을 키고선 멈춰왔던 업무를 다시 이어가기 시작했다.


타닥, 타닥.


타자 소리만이 집안을 감싸고 있었다.


그리고 점점 햇볕이 강해지면서 연아의 얼굴 역시 찌푸려지기 시작했다.


그에 연아의 바뀐 표정을 눈치챈 이환이 몸을 돌려 햇볕을 가려주는 위치에 다시 자리를 잡고선 업무를 이어갔다.


그리고 잠에 든 게 맞는지 연아의 얼굴에는 작은 미소가 보여지기 시작했고, 그에 이환 역시 작게 미소를 지으고선 조용히 노트북 타자를 이어갔다.


그렇게 한 시간, 두 시간이 흐르고 어느새 해가 사라지기 시작할 때쯤 연아가 천천히 눈을 떴다.


그리고 그 앞에는 손을 뻗은 상태에서 곤히 잠이 든 그의 모습이 보여졌다.


"내가 언제 잠들었지?"


이환이 온지도 모른채 깊이 잠들었던 연아는 자신에게 덮여진 담요를 확인하고선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리고 그에게 다가갔을 때 그 앞에 놓여진 업무 서류들을 확인하고선 생각했다.


내가 걱정되어 온 것이구나.


그러지 않아도 되는데.


참 감사할 따름이다.


내가 힘든 것을 알고 걱정이 되어 시간 내어 다가오고, 또 원치 않아하자 묻지 않았던 이환이었다.


항상 감사할 따름이다.


그저 친구 동생이라해도 이만하면 되었다.


이 사람은 매 순간 내가 필요할 때 나를 혼자두지 않는다.


그래서 더 좋았고, 또 생각났다.


처음에는 친구 오빠라서, 또 내 남편이어서 생각나는 줄 알았다.


아니였다.


매일 생각나고 걱정되고 또 보고 있어도 보고 싶고, 좋은 것만 보여주고 싶은 감정.


아무래도 내가 이 사람을 좋아하는 것 같다.


연아는 한참동안 잠들어있는 이환을 구경했다.


그리고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나고선 자신에게 덮여있던 담요를 그에게 조심스럽게 덮여주고선 몸을 돌려 방으로 들어섰다.


****


이환은 문이 닫히는 소리에 천천히 감겨있던 눈을 떴다.


그리고 연아가 방에 들어간 사실을 확인하고 또 제게 올려진 담요를 확인했다.


언제나 나를 걱정하는 여인이었다.


이환은 담요를 만지작 거리면서 작게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오늘 제게 닥친 업무를 다시 힘을 내어 시작해갔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저녁이 되었다.


오늘도 낮과 다를 바 없이 저녁 식사를 하고 또 거실에 앉아선 티비를 켰다.


오랜만에 보는 티비였다.


궁에 와서는 단 한 번도 보지 못한 전자제품이었다.


"와, 드라마 하네."


연아가 반짝이는 눈으로 드라마를 바라보았다.


"정말 어떻게 사람이 저렇게 생길 수 있지?"


연아가 연예인을 가르키며 중얼거렸다.


그에 맥주잔을 들고있던 이환이 고개를 돌려 연아를 바라보았다.


"너는 저런 얼굴이 좋으냐?"


"좋은건가? 하긴, 저런 얼굴을 싫어할 사람이 어디있겠어? 참 세상은 불공평해. 저런 잘생긴 사람들은 다 연예인하고 말이야. 우리 같은 사람들은 티비에서만 보라고 숨겨놨나봐."


괜히 질투가 올라왔다.


그러면 나는 별로라는 건가?


저번에는 잘생겼다고 하고선.


이제와 저런 티비에서나 보이는 사람들이 좋다하면 어찌하란 말인가?


나도 티비로 들어가야하나.


어차피 한번씩 티비에서도 나오는데 뭐......


"다른거 보자."


"왜? 재밌지 않아?"


"별로. 다른거 보자."


그리고선 이환은 티비를 돌려 다른 프로그램을 틀었다.


"와, 저기도 잘생겼네."


또 남자 배우다.


무슨 티비를 틀 때마다 드라마 뿐인지.


동물이나 자연이나 좀 보여주지나.


그리고선 이환은 또 다른 채널로 화면을 돌렸다.


"또? 왜, 오빠는 저런 사람들 나오는거 싫어?"


"응, 난 동물 보고 싶어."


그리고선 어느새 정글 숲에서 달리는 얼룩말이 보이는 채널을 찾아낸 그가 만족한다는 표정과 함께 채널을 고정시켰다.


"역시 사람은 자연을 봐야해."


"...... ......"


"봐, 이거 보다보면 재밌어."


"...... 그러겠지."


괜히 연아는 투덜거리면서 옆에 놓여진 쿠션을 안고선 동물들을 바라보았다.


처음에는 싫다면서도 어느새 자신보다 더 집중한 표정으로 연아가 동물 이야기를 보고 있었다.


그러다 갑자기 달려오는 사자에 연아 역시 놀란 기색으로 이환을 붙잡았다.


자신이 이환을 붙잡았다는 사실을 전혀 눈치채지 못한 그녀는 여전히 그를 잡은 상태에서 동물의 세계에 빠져들어있었다.


하지만 이환은 달랐다.


그가 먼저 틀고, 또 다른 사람에게 반하는 모습을 보지 않으려 한 것인데 어느새 자신이 그녀에게 빠져들었는지 연아의 손짓에 그의 심장에서는 전쟁이 일어났다.


쿵, 쿵, 쿵......


이환은 떨리는 제 심장소리가 연아에게 전달되지 않기를 바라며 한참동안 눈을 감았다.


그럼에도 여전히 연아는 티비를 바라보며 동물들을 걱정했다.


그리고 어느새 이야기가 끝나갈 때쯤 드디어 정신차린 연아가 몸을 돌리려는 순간 자신이 붙잡고 있던 이환의 맥이 급하게 뛰고 있다는 사실을 그제서야 눈치채고선 급히 그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이환은 여전히 눈을 감고 있었다.


"오빠......?"


"...... ......"


"괜찮아? 오빠?"


그제서야 연아의 목소리에 이환이 눈을 떴다.


"오빠, 맥이 엄청 빨리 뛰어. 괜찮아? 그렇게 무서웠어?!"


무서운게 아니라 떨렸다고 하면 지금 이 상황이 이상해지겠지.


"...... 응, 조금."


"오빠, 이런거 못보는구나. 다음부터는 이거 보지 말자."


"...... 응. 그게 좋겠다."


그리고선 이환이 자리에서 일어서자 여전히 그를 걱정하는 기색으로 연아가 다시 입을 열었다.


"병원 가봐야하는거 아니야? 아직도 맥이 빨라. 그리고 얼굴도 붉어졌어."


"아니야. 좀 쉬면 괜찮아질거야. 오늘은 이만 잘게."


"? 그래? 알겠어."


****


각자 침대로 들어온 두 사람은 여전히 잠에 들지 못하고 뒤척이고 있었다.


그러다 연아는 어젯밤 이환과 찍었던 사진이 생각나고선 급히 침대에서 일어섰다.


그리고선 옆에 제 작은 가방에 담겨진 사진을 꺼내고선 한참동안 사진을 구경했다.


"귀엽네."


연아는 눈을 감고 있는 이환의 사진을 만지작 거리다 아직 이환에게 사진을 보내지 않았다는 사실이 생각나고선 급히 휴대폰을 들어 어제 찍은 사진과 현재 사진에 담긴 모습들을 휴대폰에 담아냈다.


그리고선 잠시 고민하다가 문자로 이환에게 사진을 전달했다.


"사진 안보냈더라고, 여기. 그리고 잘자."


연아는 휴대폰을 제 품에 안고선 작게 미소를 지으며 다시 사진을 바라보았다.


바로 어제 있었던 일들이지만 어째서인지 벌써 며칠 전에 있었던 일인것만 같았다.


띠링.


그리고 들려오는 문자소리.


"너도 잘자. 내일 보자."


****


“연아야.”


“아, 오빠!”


“뭐야. 눈사람 만드는 거야?”


이환이 연아에게 다가갔다.


연아가 나의 사람이 되어주면서 나의 일상이 바뀌었다.


눈을 뜨면 그 아이를 찾게 되었고, 하루의 시작과 끝은 언제나 그 아이와 함께였다.


“아, 놀래켜주려고 했는데.”


“큭, 미안. 그래도 많이 만들었네.”


“응, 이거 오빠하고 나다? 귀엽지?”


“그러네. 귀엽네.”


“그런데 아직 눈, 코, 입이 빠졌어.”


“그러네. 아, 여기 나뭇가지있다.”


“오, 그러네. 얼른 꽂자!”


우리는 언제나 그랬듯 자연스럽게 아침을 맞이했고, 하루의 일상이 흘러갔다.


“얘기하다보니 벌써 식사시간이 되었네.”


“그러게. 오빠하고 이야기하다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르겠어.”


“너하고 이야기하면 재밌어. 좋은 친구가 생긴 것 같아서 좋아.”


“나도.”


‘넌 정말 친구가 생겨서 좋아하는 것 같다.’


이환은 눈사람 위로 눈코입을 만드는 연아의 모습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괜히 아쉽네.’


“완성했어!”


“그러네. 예쁘다.”


“사진 찍어줘!”


“그래.”


그렇게 겨울방학이 끝이 나고 봄이 찾아왔다.


궁궐 안 하얀색이던 배경들이 어느새 핑크빛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우리들의 시간이 여전히 쌓여가고 있었다.


“3학년은 바쁘겠지. 그래도 졸업 전이니까.”


“아마도? 선배들 이야기 들어보면 3학년이 고통의 시작이래.”


“와, 고통을 2년이나 견뎌야해?”


“와...... 벌써 무섭네.”


그렇게 시간이 빠르게 지나갔다.


****


하지만 그 사이 우리 사이에 달라진 건 여전히 없었다.


매일 똑같은 일상.


아침에 그와 밥을 먹고, 또 저녁이 되기 전까지 각자의 업무를 하고, 저녁이 되면 함께 식사를 하고 또 마무리로 술 한 잔과 함께 하루를 보내는 것.


아주 평범하면서도 가장 뜻깊은 하루하루였다.




21세기의 대한제국! 재미있게 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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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서른 네 번째 이야기(완) 23.07.30 42 2 12쪽
33 서른 세 번째 이야기 23.07.28 25 2 10쪽
32 서른 두 번째 이야기 23.07.26 21 2 10쪽
31 서른 한 번 째 이야기 23.07.24 27 2 10쪽
30 서른 번째 이야기 23.07.23 28 3 9쪽
29 스물 아홉 번째 이야기 23.07.21 24 3 10쪽
28 스물 여덟 번째 이야기 23.07.19 27 3 11쪽
27 스물 일곱 번째 이야기 23.07.17 22 3 10쪽
26 스물 여섯 번째 이야기 23.07.16 23 3 9쪽
25 스물 다섯 번째 이야기 23.07.14 30 3 9쪽
24 스물 네 번째 이야기 23.07.12 28 3 9쪽
» 스물 세 번째 이야기 23.07.10 30 3 9쪽
22 스물 두 번째 이야기 23.07.09 28 3 10쪽
21 스물 한 번째 이야기 23.07.07 31 3 9쪽
20 스무 번째 이야기 23.07.05 34 3 9쪽
19 열 아홉 번째 이야기 23.07.03 31 3 9쪽
18 열 여덟 번째 이야기 23.07.02 32 3 10쪽
17 열 일곱 번째 이야기 23.06.30 33 3 9쪽
16 열 여섯 번째 이야기 23.06.28 36 3 11쪽
15 열 다섯 번째 이야기 23.06.04 42 3 9쪽
14 열 네 번째 이야기 23.06.02 48 3 10쪽
13 열 세 번째 이야기 23.05.31 50 3 9쪽
12 열 두 번째 이야기 23.05.29 50 3 9쪽
11 열 한 번째 이야기 23.05.28 49 3 10쪽
10 열 번째 이야기 23.05.26 53 3 11쪽
9 아홉 번째 이야기 23.05.24 53 4 11쪽
8 여덟 번째 이야기 23.05.22 60 4 9쪽
7 일곱 번째 이야기 23.05.21 63 4 9쪽
6 여섯 번째 이야기 23.05.19 67 4 9쪽
5 다섯 번째 이야기 23.05.17 71 4 9쪽
4 네 번째 이야기 +2 23.05.15 94 5 9쪽
3 세 번째 이야기 23.05.14 101 4 10쪽
2 두 번째 이야기 23.05.12 118 4 9쪽
1 첫 번째 이야기 23.05.10 226 4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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