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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앤별 작가님의 서재입니다.

세자빈 간택 주의보-21세기 대한제국

웹소설 > 자유연재 > 대체역사, 현대판타지

완결

별앤별작가
그림/삽화
별앤별작가
작품등록일 :
2023.05.10 10:12
최근연재일 :
2023.07.30 10:30
연재수 :
34 회
조회수 :
1,714
추천수 :
108
글자수 :
146,427

작성
23.07.02 10:30
조회
32
추천
3
글자
10쪽

열 여덟 번째 이야기

21세기의 대한제국! 재미있게 봐주세요~!




DUMMY

높은 위치 아래 홀로 견뎌야했던 그였다,


언제나 자신이 견뎌온 길은 돌처럼 단단하고 무겁고 두려움이 가득한 공간이었다.


그럼에도 휴대폰 2개의 불빛 하나로 어둠이 가득한 겅간을 집어삼켰다.


이 여인이 있을 때면 언제나 이랬다.


문은 여전히 굳게 닫혀 있고, 지나갈 길은 이미 정해져있지만 이 여인을 보고 있으면 궁금증이 생겼다.


어찌 이리 밝고 어둠 하나 보이지 않을까?


"저하?"


"아, 미안합니다. 잠시 잊고 있었는데 오늘 확인했습니다. 벌써 이틀 뒤면 장바구니 날이더군요. 정말 시간 참 빨리 흐르는 것 같습니다."


"그래요? 생각해둔 시간표는 있습니까?"


"음, 우선 전공 과목은 모두 넣고 교양 과목은 두 개만 넣어볼까 합니다."


"그렇습니까?"


"예, 한 번 보여드릴까요?"


"지금 볼 수 있습니까?"


"네, 낮에 휴대폰에 시간표는 대충 넣어두었습니다."


그리고선 연아가 제 품에 있던 휴대폰을 급히 꺼내 이환에게 보여주며 설명하기 시작했다.


조금 전까지만해도 긴장 가득한 표정으로 얼굴을 붉히던 아이가 어느새 웃으며 쫑알거리는 모습이 다시 처음 보았던 연아를 보는 것 같아 그는 작게 미소를 지으며 그녀의 이야기를 듣기 시작했다.


****


달안개는 달빛이 밝은 밤에 스멀스멀 피어오르는 안개 속에서 뭐가 튀어나올지 모를 것 같은 분위기가 그들의 이야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환은 연아를 바라보며 무언가 또 다시 올라오는 알 수 없는 감정에 들어섰다.


지금 자신이 뭘 하고 있는 건지 모르겠다.


대체 뭘 하고 싶은 건지도 모르겠고, 지금 제가 느끼고 있는 이 감정이 무엇인지, 어디에서 나오는 건지도차 알 수 없었다.


정말 이 감정 모두를 조합해보면 사실 답은 정해져있었다.


내가 이 아이를 좋아하고 있다.


"저하, 저하께는 시간표 짜셨습니까? 혹 저와 겹치는 과목은 있습니까?"


"...... 예, 교양 과목을 아직 정하지 못했는데 빈궁과 같이 하면 되겠네요."


"예? 그래도 되겠습니까?"


"빈궁과 함께 배운다면 더 빠르게 빈궁에 대해 알게 되겠지요."


여전히 알 수 없는 그의 대답에 이애하지 못하겠다는 표정을 한 연아가 다시 입을 열었다.


"그러고보니 계속 저에 대해서만 이야기했네요. 전하께서는 이번에 몇 학년으로 오신 건가요?"


"저는 이번에 3학년입니다."


"와, 저랑 같은 학년이시네요? 그러면 저하고 같이 졸업도 하겠어요."


또 다시 강아지 같은 미소.


그에 이환이 미소를 지었다.


괜시리 그의 알 수 없는 표정이 그녀를 간질거리게 만들었다.


"그, 이만 자야겠습니다."


"예, 그리하지요."


하지만 여전히 밖으로 나서지 않는 이환에 연아가 다시 입을 열었다.


"왜 거기 계십니까? 아, 이곳에서 주무시는 건가요? 그럼 제가 나가겠습니다."


"예? 어찌 나가신다는 겁니까?"


"?"


"?"


"아, 오늘 이야기만 나눈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이리 나가시면 오해만 사게 될 겁니다. 그래도 저들에게는 오늘 합궁이자 첫날밤으로 알려질 겁니다."


"아."


"그런데 첫날밤부터 달리 잔다면 그게 더 이상하지 않겠습니까?"


그제야 이해한 듯 고개를 끄덕이는 연아에 만족한다는 그의 표정이 전해졌다.


"그러네요."


하지만 그건 잠시였다.


"그럼 지금 나가신다면 다른 이들이 의심할 테니까 전하께서 침상에서 주무시겠습니까?"


"...... 침상이 하나 뿐인데 제가 그곳에 자면 빈궁은 어찌한다는 말입니까?"


"걱정마세요. 바닥에서 자는건 제 일상이나 다름 없습니다. 저는 바닥에서 자면 됩니다."


여전히 그녀는 예상치 못한 대답을 그에게 전해주었다.


하지만 그것은 싫지 않았다.


오히려 재밌었다.


결국 그가 입을 열었다.


"아니요. 같이 잡시다. 부인."


처음 들려오는 단어였다.


부인.


정말 우리가 부부가 되었다.


하지만 같이 자자니.


조금 전만해도 알아가겠다고 했지 않았는가?


"하지만 저하. 조금 전만해도 알아가겠다고 하셨지 않습니까?"


"예, 그랬지요."


"그런데 어찌 같이 잔단 말입니까?"


"그게 무슨 문제가 되겠습니까? 부부가 같이 자는 건 당연한 일입니다."


"하지만!"


"걱정마세요. 잡아먹지 않겠습니다."


"네?"


하지만 여전히 그는 알 수 없는 말을 이어갔다.


"바닥은 찹니다. 그런데 어찌 제 여인을 두고 홀로 침대에서 잔단 말입니까? 그저 한 침대에서 따뜻하게 자자는 것 뿐입니다."


"아...... 네."


어느새 아무렇지도 않게 넘긴 이환이 자리에서 일어나 침상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연아가 어쩔 수 없다는 듯한 표정과 함께 그를 따라 자리에서 일어나 침상으로 가다가 다시 걸음을 멈춰섰다.


"저하?"


"네."


"지금 왜 옷을 벗으십니까?"


"예?"


질문을 던진 것은 연아였지만 의아함에 가득한 이는 이환이었다.


의아한 얼굴로 제 주위를 둘러보던 이환이 도저히 모르겠다는 표정과 함께 다시 옷을 벗어내렸다.


결국 몸을 돌린 연아가 얼굴을 붉히며 말을 멈춰섰다.


하지만 다시 멈춰졌던 옷자락의 소리가 들리면서 다시 이환이 입을 열었다.


"왜 그러십니까?"


"그! 오늘 잠만 잔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예, 그랬지요."


"그런데 왜 옷을 벗으십니까?"


그제서야 연아의 뜻을 알아차린 이환이 결국 웃음을 터트렸다.


"하하하."


"저하, 지금 웃음이 나오십니까?"


"부인."


"...... ......"


어느새 그가 처음으로 반말을 내뱉었다.


하지만 그것 역시 눈치챌 수 없었던 연아는 여전히 몸을 돌린채 서있었다.


"연아, 눈을 뜨거라."


"아니요. 저는 아직 마음의 준비가 안 됐습니다."


"그런거 아니니 보거라."


그러자 한참 뒤에야 연아는 천천히 몸을 돌리고선 여전히 감고있던 눈을 천천히 떠내렸다.


하지만 그 앞에는 상상과 달리 하얀 티를 입은 그가 침상에 앉아있었다.


"한복 옷을 입고 자는 것은 너무 불편할 듯 하여 걸친 옷을 벗었을 뿐이야. 평소에도 잠 잘 때는 나는 이리 셔츠 하나 입고 자."


"아......"


그제서야 지금 상황을 눈치챈 연아가 또 다시 얼굴을 붉혀내렸다.


"무슨 생각을 한거야? 정말 내가 착각한거야? 너가 그리 첫날밤을 원한다면 지금이라도 움직일까?"


"아, 아닙니다."


그리고선 연아는 급히 침상으로 올라왔다.


이후 그녀는 빠르게 이불을 뒤집어 쓰고선 얼굴을 가려냈다.


여전히 이환의 작은 웃음소리가 들려오자 그녀는 여전히 얼굴을 붉히며 눈을 감았다.


오늘따라 몇 번이고 붉어졌다 하얘졌다 바뀌는 연아의 얼굴을 본 이환은 그녀의 귀여운 매력에 점점 더 물들어갔다.


그리고 여전히 연아의 행동이 재밌었던 이환은 다시 존댓말을 붙혀 입을 열었다.


"부인은 옷 안 벗고 자는겁니까?"


"저는 이게 편합니다!"


이불을 뒤집어 쓴 채 대답하는 연아에 여전히 그는 웃음을 터트렸고, 어느새 그는 침상에 걸음을 옮기며 밝혀있던 불을 내렸다.


그리고 다시 천천히 침상으로 앉으며 조심히 입을 열었다.


"걱정마세요. 부인께서 싫어하시는 행동은 하지 않을 겁니다. 그러니 편히 주무세요."


깊은 어둠과 함께 침묵이 느껴지면서 이불로 감춰졌던 연아의 얼굴이 천천히 올라왔다.


그리고 몸을 돌렸을 때에는 이미 눈을 감고 있는 이환의 모습을 확인한 연아는 그제서야 천천히 이불을 내리고선 잠에 들었다.


이미 오늘 많은 일이 있었던지라 잠이 드는건 한순간이었다.


그리고 곧 고른 숨소리가 귀에 들려오자 이환이 슬그머니 몸을 돌려 그녀를 바라보았다.


어둠에 점점 익숙해진 이환의 두 눈이 어느새 잠든 연아의 얼굴을 담아냈다.


"...... 이상해. 정말 이상해."


결국 작음 웃음이 터졌다.


어찌 이리 낯선 환경에서, 그것도 다 큰 사내 옆에서 합궁을 한 것에 그리 긴장하더니 잠드는 것은 한 순간이었다.


여전히 상상도 못하고 보여지는 연아를 바라보다 미소를 지었다.


그럼에도 여전히 고요한 내실에는 연아의 고른 숨소리가 퍼져나갔다.


그 숨소리를 가만히 듣고 있던 이환은 점점 기분이 나른해져가는 것을 느끼기 시작했다.


그렇게 연신 깜빡거리던 그의 눈꺼풀이 점점 무거워지면서 어느새 그의 두 눈 역시 감겨졌다.


그러자 내실에는 연아의 숨소리 너머 이환의 숨소리가 덮어져 내렸다.


****


새벽 통이 틀 무의 허연 하늘, 갓밝이가 어젯밤 잠든 연아와 이환을 빛내주고 있었다.


이제는 일어났을 듯한 시각이 되었음에도 여전히 이환과 연아가 깨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제는 일어나야할 시각이었다.


박 상궁이 먼저 내실에 다가와 입을 열었다.


"황태자 전하, 빈궁마마 기침하셨사옵니까?"


하지만 여전히 어느 인기척도 들리지 않았다.


"저하, 마마."


여전히 들려오는 박 상궁의 목소리에 점점 인상을 찌푸리던 이환이 눈을 먼저 떴다.


그리고 제 팔 옆으로 고개를 받히고 있는 연아를 발견했다.


하지만 언제 자다가 불편함을 느낀 것인지 연아는 이미 한복을 다 벗어내리고선 그녀는 내의를 입고 있었다.


아무리 내의라지만 아주 가까이 마주하고 있는 이환에게는 부끄럽게만 느껴지는 옷차림이었다.


그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박 상궁이 여전히 애가 타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황태자 전하, 빈궁 마마!"


결국 이환이 조심스럽게 자리에서 일어나고선 옆에 놓여진 이불을 조심스럽게 연아 위로 덮어주고선 입을 열었다.


"일어났습니다. 곧 나갈테니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에, 전하."


그리고 박 상궁의 대답이 들려오자 이환은 한복을 천천히 입고선 자리에서 일어섰다.




21세기의 대한제국! 재미있게 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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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서른 두 번째 이야기 23.07.26 21 2 10쪽
31 서른 한 번 째 이야기 23.07.24 27 2 10쪽
30 서른 번째 이야기 23.07.23 28 3 9쪽
29 스물 아홉 번째 이야기 23.07.21 25 3 10쪽
28 스물 여덟 번째 이야기 23.07.19 27 3 11쪽
27 스물 일곱 번째 이야기 23.07.17 23 3 10쪽
26 스물 여섯 번째 이야기 23.07.16 23 3 9쪽
25 스물 다섯 번째 이야기 23.07.14 31 3 9쪽
24 스물 네 번째 이야기 23.07.12 28 3 9쪽
23 스물 세 번째 이야기 23.07.10 30 3 9쪽
22 스물 두 번째 이야기 23.07.09 29 3 10쪽
21 스물 한 번째 이야기 23.07.07 32 3 9쪽
20 스무 번째 이야기 23.07.05 34 3 9쪽
19 열 아홉 번째 이야기 23.07.03 32 3 9쪽
» 열 여덟 번째 이야기 23.07.02 33 3 10쪽
17 열 일곱 번째 이야기 23.06.30 33 3 9쪽
16 열 여섯 번째 이야기 23.06.28 36 3 11쪽
15 열 다섯 번째 이야기 23.06.04 43 3 9쪽
14 열 네 번째 이야기 23.06.02 48 3 10쪽
13 열 세 번째 이야기 23.05.31 50 3 9쪽
12 열 두 번째 이야기 23.05.29 50 3 9쪽
11 열 한 번째 이야기 23.05.28 49 3 10쪽
10 열 번째 이야기 23.05.26 53 3 11쪽
9 아홉 번째 이야기 23.05.24 53 4 11쪽
8 여덟 번째 이야기 23.05.22 60 4 9쪽
7 일곱 번째 이야기 23.05.21 64 4 9쪽
6 여섯 번째 이야기 23.05.19 68 4 9쪽
5 다섯 번째 이야기 23.05.17 72 4 9쪽
4 네 번째 이야기 +2 23.05.15 94 5 9쪽
3 세 번째 이야기 23.05.14 102 4 10쪽
2 두 번째 이야기 23.05.12 118 4 9쪽
1 첫 번째 이야기 23.05.10 227 4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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