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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앤별 작가님의 서재입니다.

세자빈 간택 주의보-21세기 대한제국

웹소설 > 자유연재 > 대체역사, 현대판타지

완결

별앤별작가
그림/삽화
별앤별작가
작품등록일 :
2023.05.10 10:12
최근연재일 :
2023.07.30 10:30
연재수 :
34 회
조회수 :
1,697
추천수 :
108
글자수 :
146,427

작성
23.05.28 10:30
조회
48
추천
3
글자
10쪽

열 한 번째 이야기

21세기의 대한제국! 재미있게 봐주세요~!




DUMMY

주위는 여전히 까만 어둠으로 가득했다.


모두가 떠나간 방 안에 홀로 남은 연아에게 들려오는 건 오직 문풍지 사이로 스미는 바람소리 뿐이었다.


혹 들려오는 바람소리 한 순간에도 연아는 괜히 몸을 움추리며 시선을 돌렸다.


역시나 그림자 하나 없는 방이었다.


이 넓은 궁궐 내 홀로 살아왔을 이환을 생각하니 괜스레 짠한 마음이 올라왔다.


그래도 자신은 지금까지 가족들 사이에서 아낌없이 사랑받으며 지킴받아온 자신이었지만 그 사람은 어린 나이에 궁을 떠나 홀로 살아왔다는 이야기를 잊을 수 없었다.


윤창도 이환과 같이 17살의 나이에 기숙사 생활을 했지만 그래도 그는 매주 주말이면 집으로 돌아오거나 가족들의 보살핌을 받아온 사람이었다.


하지만 그는 달랐을 것이다.


사람들의 시선 하나하나, 세자의 이름을 가리기 위해 얼마나 큰 노력을 했을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다음에 만나면 잘 해줘야지.'


괜히 연아는 여러 다짐을 하며 이불 위에 올라 앉았다.

****


점점 어두워지는 밤.


문 사이로 들려오는 바람소리에 잠에 들지 못하는 이가 있었다.


낯선 공간에 갑작스럽게 다가와 밤을 지내고 있을 연아를 생각하니 선뜻 잠에 들 수 없었던 이환이었다.


결국 그는 몇번이고 침대에서 뒤척이다 침대에서 일어섰다.


그리고 가장 먼저 눈 앞에 보여지는 초콜릿을 바라보며 왜인지 미소를 지으며 급히 자리에서 일어섰다.


****


이환은 겉옷을 걸치고선 천천히 문을 열었다.


그리고 문이 열림과 동시에 가장 보이는 이는 궁궐 내 사람들이었다.


"어디 불편하십니까?"


"아니네. 내 잠이 오지 않아 잠시 바람을 쐬려하니 그대들은 따라오지 않았으면 하네."


"네. 다녀오십시오. 저하."


아직은 겨울이라 그런지 서늘한 공기가 지나감과 동시에 그는 별궁 방향으로 모습을 감추었다.


****


낯선 공간 때문인지 아직 잠에 들지 못하던 연아는 멀뚱멀뚱 눈을 뜨고선 천장만을 바라보며 잠에 들고자 노력하고 있었다.


'아, 초콜릿이라도 가져올걸 그랬나.'


초콜릿 하나면 그래도 마음은 편안해질텐데.


혹시나 세자빈이나 되어 단 것을 좋아한다는 소문이 나쁘게 퍼질까 챙겨오지 않았건만 지금 그 초콜릿이 눈에 아른거리는 듯 하였다.


결국 다시 잠에 들고자 눈을 감은 연아는 갑작스럽게 들려오는 인기척과 함께 별궁의 문이 하나씩 열리는 것을 눈치채기 시작했다.


분명 오늘은 더 이상 열리지 않을 시각에 인기척이 들려온 것이었다.


연아는 조심스럽게 조금 전 떠나간 상궁을 불렀다.


"박 상궁.....?"


하지만 무심하게도 어떠한 목소리도 들여오지 않았다.


그에 연아는 천천히 침대에서 나와 문 앞으로 몸을 다가갔다.


"...... ......"


하지만 여전히 어떠한 목소리도 들리지 않자 연아는 다시 몸을 돌려 침대로 향하려던 참이었다.


하지만 잠시 멈추는 듯 한 발걸음 소리가 점점 더 가까워지면서 연아의 심장 역시 빠르게 흔들렸다.


그리고 누구인지도 확인하기도 전 결국 커다란 그림자가 눈 앞에 닥치면서 연아는 결국 그 자리에서 무너지면서 소리를 질렀다.


"으아아악!"


하지만 무심하게도 문은 빠르게 열어졌고, 그에 연아는 제 얼굴을 가리며 몸을 떨었다.


"...... 괜찮소?"


정말 심장이 내려앉는 줄 알았다.


낯설지 않은 목소리와 걱정 가득한 목소리.


연아는 천천히 눈을 떴다.


지금 내 눈앞에 있는 사람은 푸른 한복을 입은 세자가 그녀를 마주하고 있었다.


"저하?"


"괜찮소?"


연아는 손을 내밀고 자신을 걱정하는 눈빛을 하고 있는 이환을 한참을 바라보고선 천천히 입을 열었다.


"......요."


"예?"


결국 연아는 목소리를 높이며 소리를 질렀다.


"아...... 놀랐잖아요!"


"아, 미안하오. 저는 그저 낯선 공간에 힘들어할까봐 초콜릿을 좀 가져오면 좀 나을 듯 하여 찾아온 것인데...... 미안합니다."


"예?"


그러면서 이환은 제 손에 담긴 초콜릿을 내밀었다.


"여기."


그리고 그의 커다란 손에는 자신이 매번 챙겨먹던 초콜릿이 가득 담겨있었다.


"예전에 이 초콜릿을 먹으면 긴장이 풀린다고 했던 기억이 있어서 말이오. 그래서 좀 챙겨온 것인데, 놀랐다면 미안하오."


"...... 저를 위해 준비하신 겁니까?"


"예."


그러자 한참동안 그를 바라보던 연아가 결국 웃음을 터트리며 대답했다.


"아, 아직도 기억하고 계셨습니까?"


갑작스럽게 웃는 그녀의 모습에 이환은 얼굴을 붉히며 급히 입을 열었다.


"그, 알다시피 나는 빈의 남편이기 전, 윤창의 벗이기도 합니다. 지금도 변함없고. 내가 많이 어려울 것이라는 건 잘 알고 있지만 그래도 이 궁이 많이 힘들면 내게 의지해도 좋습니다."


그는 고개를 돌려 빠르게 대답했지만 그의 붉어진 귀는 감출 수 없었다.


그 역시 긴장한 듯 하였다.


처음보는 그의 또 다른 모습이었다.


그에 연아는 미소를 지으며 그의 손에 담긴 초콜릿을 받아들었다.


연아가 작게 웃으며 대답했다.


"감사합니다. 저하."


또 다시 들려오는 웃음기 가득한 목소리에 이환이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녀가 이리 웃는 모습은 또 처음이었다.


그 모습이 왜인지 귀엽고, 또 색다르게 느껴졌다.


친구 동생이어서 그런 것일까?


갑작스러운 올라오는 감정에 그는 기침을 내뱉고선 다시 입을 열었다.


"내일부터 궁궐의 법도가 많이 심해질 것입니다. 그러니 미리 많이 쉬는 것이 좋을 것이니 오늘은 그만 일찍 자는게 좋을 겁니다. 그럼 초콜릿은 주었으니 난 다시 돌아가보겠습니다. 그럼 편히 쉬고 내일도 힘내길 바라겠습니다. 그럼."


갑자기 나타나 또 빠르게 사라져버리는 그의 모습을 연아는 한참을 바라보았다.


오빠의 친구라는 말 때문일까?


전혀 얼굴조차 바라보지 못했던 연아는 이환이 조금은 편안하게 느껴져갔다.


그리고 그의 색다른 모습에 점점 더 여러 생각이 담기는 순간들이었다.


어쩌면 잠에 들지 못할 것만 같았던 하루가 빠르게 지나갔다.


****


해돋이 전 동이 뜨면서 푸르스름하게 비치는 빛 줄기가 그녀를 반겨주었다.


오늘도 다를 바 없이 한복을 입은 연아가 어제 자신과 마주했던 상궁들을 마주했다.


"그 날 정해진 분량을 다 마치셔야 자리에서 일어나실 수 있습니다."


한자로 적혀진 예법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한 권이 아닌 여러 크기로 그려진 책이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연아는 천천히 한 권, 한 권을 마주하고선 연아는 한숨을 내쉬었다.


한문.......


분명 한글로 된 서책이지만 그 사이에는 한문 역시 존재하고 있었다.


아무리 얼마 되지 않은 한문이라지만 이건 너무 많았다.


수능 준비할 때 겨우 마무리했던 한문이건만.


이제는 다시는 볼 일 없을 줄 알았는데 이렇게 일상의 글이 되어버리다니.


이미 다 지나간 기억을 다시 되돌릴 수도 없고 이 한문을 어찌 다시 다 외운단 말인가?


아무리 바라보아도 읽어지지 않은 게 한문이었다.


"이런......"


하지만 그녀를 바라보고 있는 건 상궁들이었다.


그녀는 결국 상궁들의 두려움에 다시 책을 들어올렸다.


한참을 읽던 연아는 마치 10시간은 읽은 듯한 시간을 보고자 주변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상궁 한 명이 입을 열었다.


"아직 시작한지 한 시간 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한 시간......?


한 10시간은 흐른 것 같은데 겨우 그것 밖에 안지났단 말인가?


여기서 더 읽었다간 머리에서 쥐가 날 것만 같았다.


결국 연아는 배를 쥐어잡고선 입을 열었다.


"아, 어제 너무 긴장해서 막 먹었더니 배탈났나봐요. 화장실만 좀 다녀오면 안될까요?"


그러자 상궁들이 서로 눈을 살피더니 입을 열었다.


"그럼 의원을 불러드리겠습니다."


"아, 아니요. 아니요. 그냥 화장실 한 번만 다녀오면 될 것 같아요."


그리고선 연아가 자리에 일어서자 상궁들 역시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러자 연아가 당황한 기색을 보이며 입을 열었다.


"예? 설마 화장실도 따라오시는 겁니까?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화장실은 마음 편히 다녀오게 해주세요."


결국 서로의 눈치를 살피다 결국 다시 자리에서 멈춰섰다.


"그럼 다녀오세요. 마마."


"예, 얼른 다녀오겠습니다."


그에 연아는 웃으며 몸을 돌렸고, 그에 상궁들이 다시 바라보자 급히 그녀는 제 배를 쥐어잡고선 밖으로 향했다.


한문에서 벗어나니 이리 숨이 튈 수가 없었다.


아주 잠시였지만 이리 숨이 트이는 것은 수능 이후 처음인 것 같았다.


신나는 마음으로 연아는 주변에 그녀를 마주하고 있는 꽃밭 속에서 들뜨는 마음으로 사람들의 눈을 피해 도망쳐나갔다.


****


이환은 한참을 서책을 읽다가 어젯밤 홀로 남기었던 연아가 걱정되는 마음에 자리에서 결국 일어섰다.


그리고선 문 밖에 보여지고 있는 정원을 바라보다 연아의 스쳐지나가는 모습을 확인했다.


"......? 어째서 이 시각에 저 아이가 보인단 말인가?"


처음에는 잘못 본 줄 알았다.


그저 그 아이가 걱정이 되어 헛것을 보았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아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를 찾아 나서는 상궁들의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마마, 빈궁마마!"


"마마!"


조금 전 본 것이 헛것이 아니었다.


정말 그 아이가 저 상궁들로부터 도망쳤나보다.


그는 결국 참아왔던 웃음을 터트리고선 고개를 흔들고선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리고선 그 역시 밖으로 나와 그녀가 향하던 길로 걸어나섰다.


그녀가 향한 곳은 붉은 꽃들로 가득한 정원이었다.


그곳 역시 상궁들의 목소리가 울려퍼졌지만 그곳에는 상궁은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이환은 뒷짐을 쥐고선 천천히 정원 안으로 들어섰다.




21세기의 대한제국! 재미있게 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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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서른 세 번째 이야기 23.07.28 25 2 10쪽
32 서른 두 번째 이야기 23.07.26 21 2 10쪽
31 서른 한 번 째 이야기 23.07.24 27 2 10쪽
30 서른 번째 이야기 23.07.23 28 3 9쪽
29 스물 아홉 번째 이야기 23.07.21 24 3 10쪽
28 스물 여덟 번째 이야기 23.07.19 27 3 11쪽
27 스물 일곱 번째 이야기 23.07.17 22 3 10쪽
26 스물 여섯 번째 이야기 23.07.16 23 3 9쪽
25 스물 다섯 번째 이야기 23.07.14 30 3 9쪽
24 스물 네 번째 이야기 23.07.12 28 3 9쪽
23 스물 세 번째 이야기 23.07.10 29 3 9쪽
22 스물 두 번째 이야기 23.07.09 28 3 10쪽
21 스물 한 번째 이야기 23.07.07 31 3 9쪽
20 스무 번째 이야기 23.07.05 34 3 9쪽
19 열 아홉 번째 이야기 23.07.03 31 3 9쪽
18 열 여덟 번째 이야기 23.07.02 32 3 10쪽
17 열 일곱 번째 이야기 23.06.30 33 3 9쪽
16 열 여섯 번째 이야기 23.06.28 36 3 11쪽
15 열 다섯 번째 이야기 23.06.04 42 3 9쪽
14 열 네 번째 이야기 23.06.02 48 3 10쪽
13 열 세 번째 이야기 23.05.31 49 3 9쪽
12 열 두 번째 이야기 23.05.29 50 3 9쪽
» 열 한 번째 이야기 23.05.28 49 3 10쪽
10 열 번째 이야기 23.05.26 53 3 11쪽
9 아홉 번째 이야기 23.05.24 53 4 11쪽
8 여덟 번째 이야기 23.05.22 60 4 9쪽
7 일곱 번째 이야기 23.05.21 63 4 9쪽
6 여섯 번째 이야기 23.05.19 67 4 9쪽
5 다섯 번째 이야기 23.05.17 71 4 9쪽
4 네 번째 이야기 +2 23.05.15 94 5 9쪽
3 세 번째 이야기 23.05.14 101 4 10쪽
2 두 번째 이야기 23.05.12 118 4 9쪽
1 첫 번째 이야기 23.05.10 226 4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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