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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앤별 작가님의 서재입니다.

세자빈 간택 주의보-21세기 대한제국

웹소설 > 자유연재 > 대체역사, 현대판타지

완결

별앤별작가
그림/삽화
별앤별작가
작품등록일 :
2023.05.10 10:12
최근연재일 :
2023.07.30 10:30
연재수 :
34 회
조회수 :
1,707
추천수 :
108
글자수 :
146,427

작성
23.07.09 10:30
조회
28
추천
3
글자
10쪽

스물 두 번째 이야기

21세기의 대한제국! 재미있게 봐주세요~!




DUMMY

눈을 떴을 때에는 궁이 아닌 내가 살아온 집이었다.


당황한 연아는 급히 침대에서 일어서고선 방 문을 열었다.


그리고 식탁 앞에는 엄마가 계셨고, 거실에는 아빠가 있었다.


"엄마? 아빠? 이게 무슨 일이야?"


"아. 딸. 벌써 일어났어? 어제 술 많이 마셨으면서 왜 이렇게 일찍 일어났어?"


"엥. 술이라니? 나 분명 궁에서 잤는데......"


"얘가, 얘가. 술을 그렇게 마시더니 꿈이라도 꾼거야?"


"아휴, 화상아. 얼른 술이나 깨고 오빠나 깨워. 니 오빠 아직도 잔다."


"어?"


"얼른!"


"아, 아. 알겠어."


도대체 지금 이게 무슨 상황인지도 알 수 없으면서도 연아는 엄마에게 밀려 화장실에 들어섰다.


그리고 화장실 안에는 못 보던 세숫대가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연아는 마치 누군가에 조종이라도 당한 듯 그 세숫대로 다가갔다.


그리고 길게 목을 배 그 세숫대를 내려다보니 나의 목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하지만 바람이라곤 전혀 불 수 없는 이 화장실 안, 세숫대가 흔들거리며 그녀를 마주했다.


그에 연아는 잠시 숨을 멈추고 뚫어지게 그 세숫대를 바라보았다.


'...... 조심해. 그 누구도 믿지마.'


"어?"


천천히 그 세숫대로 귀를 기울리던 연아를 박 상궁이 붙잡았다.


"마마, 빈궁마마!"


그제서야 연아는 아침부터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에 잠에서 깨어났다.


"뭐야. 꿈이었어?"


무슨 꿈이 이렇게 찝찝하게 만드는 거지.


하지만 그 생각도 잠시, 여전히 울려오는 초인종 소리에 결국 연아가 문 밖으로 다가갔다.


"무슨 일이세요?"


아직 잠에서 깨어나지 못한 연아가 눈을 비비며 박 상궁을 맞이했다.


"어젯밤 황태자 전하와 함께 밖에서 시간을 보낸 사진이 찍혀 올라왔습니다."


"예? 분명 피한 줄 알았는데......"


"그 부분에 대해 중전마마께서 찾으십니다."


"아...... 네, 얼른 옷부터 갈아입고 나가겠습니다."


****


"보고 싶은거 다 보고 가고 싶은데 다 가고서야 어찌 황실 법도를 다 익혔다 할 수 있겠느냐? 이만하면 황실에 적응하였다고 생각했건만. 하루만에 풀려서야 어찌 이대로 이 나라를 이끌어나갈 수 있다 말하겠느냐?"


이런, 그 꿈이 오늘의 불길한 징조였나?


"...... 송구합니다. 어마마마. 다시는 그런 일 없도록 조심하겠습니다."


"알겠습니다. 그럼 다시 빈궁을 믿어보겠습니다."


"예, 어마마마."


다시 처소로 돌아온 연아가 결국 쇼파 옆으로 주저 앉았다.


"하아......"


아무리 조심한다하여도 바뀌는 것은 없었다.


하지만......


이해하는 것 역시 어려웠다.


사이가 멀어져보이는 것보다 사이가 좋다는 말들은 칭찬이 아닌가.


왕실 사람 역시 결국은 같은 사람인데 그렇게 행동 하나하나 품위있게 행동해야하는가?


정말 품위란 무엇일까.


왕실에서 원하는 품위는 너무나도 어려웠다.


시간이 한참 흘렀다.


여전히 그는 보이지 않았다.


어쩌면 홀로 남아 생각하는게 더 나을지도 모른다.


이환, 그 사람이 내 이런 모습을 몰랐으면 했다.


나 때문에 자책하지 않도록.


그리고 휴대폰에서 문자가 올라왔다.


"오늘 장바구니 신청하는 날이야. 잊지마."


이환이었다.


그리고 그의 문자에 연아가 감사의 이모티콘을 보내고선 중얼거렸다.


'아, 오늘이지.'


연아는 다시 정신을 차리고선 장바구니에 어제 이환과 함께 정해놓은 시간표를 클릭했다.


전공은 다르지만 그래도 교양 두개 정도는 겹치는 시간.


같이 공부하는건 괜찮으려나?


이것 역시 따로 해야하나.


궁궐의 시간이 흐를수록 걱정은 더 늘어가고, 눈치 또한 더욱 높아져만 갔다.


****


한참동안 업무를 이어가던 이환이었다.


그리고 인기척에 고개를 돌렸다.


"황태자 전하, 잠시 들어가도 되겠습니까?"


"예."


어르신이었다.


"아직 업무가 많이 남았습니까?"


"아니요. 거의 다 끝나갑니다. 황태자의 신분이 밝혀진지 얼마 안되다보니 처리해야할 업무가 아직도 남아있네요."


하지만 여전히 대답없는 숨소리.


그에 고개를 돌리고선 이환이 어르신을 바라보았다.


"무슨 할 말 있으십니까?"


"오늘 기사 못 보셨어요?"


"무슨 기사요?"


"어제 전하와 빈궁마마께서 데이트한 사진을 본 사람들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기사가 좀 올라왔는데 그게 중전마마께도 전해진 모양입니다."


"...... 기사가 나쁘게 났습니까?"


"아니요. 그런건 전혀 아니고 보기 좋다는 기사 뿐이었습니다. 하지만 왕실 법도를 이제 막 깨우치신 빈궁마마의 이미지에는 타격이 있을 듯 하였나봅니다. 그래서 오늘 아침 전하께서 나가시고 얼마 지나지 않아 빈궁마마를 부르셨다합니다."


"아..... 그래서 문자가......"


"예?"


"아, 아닙니다.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네. 중전마마께는 뭐라 하지 않으시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그게 더 빈궁마마의 이미지를 불편하게 만드는 것이니까요."


"예, 다 이해했습니다."


"네, 그럼."


그리고선 어르신이 떠나고, 이환은 결국 쓰고 있던 안경을 꺼내들고선 천천히 머리를 짚었다.


아무리 함께하여도 결국 놓치는 것이 있었다.


그리고 보호해주려해도 결국 매 순간 그 아이를 보살필 수는 없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또 외롭게 있겠구나.


이환이 천천히 휴대폰을 들었다.


그리고 문자를 적으며 연아에게 글을 보냈다.


"점심 먹었어?"


"아니, 아직."


"곧 먹으러 갈게. 같이 먹자."


"알겠어. 조심히 와."


이환이 결국 연아의 걱정에 업무를 급히 마무리하고선 처소로 몸을 돌렸다.


****


"곧 먹으러 갈게. 같이 먹자."


이환의 문자에 연아는 급히 주방으로 다가갔다.


딱히 아무 생각도 없던 터라 라면 하나 끓여먹으려했건만.


곧 이환이 온다기에 연아는 급하게 밥과 국을 올리고선 마트에서 장봐온 식재료들을 이용해 반찬을 만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국이 끓어오를 때 쯤 집 비밀번호가 열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에 연아는 몸을 돌리며 이환의 인기척을 확인하고선 그에게 다가갔다.


"오늘 저녁에나 올 줄 알았는데 빨리 왔네?"


"아, 응. 좀 피곤해서 빨리 왔어."


"그래? 어제 너무 많이 놀았나."


"...... 아니야. 그것 때문은 아니고 업무가 좀 몰려서 피곤했나봐."


"그래? 그러면 다행이고. 얼른 앉아. 국이랑 다 했어. 이제 먹기만 하면 돼."


아무 이야기 없는 연아에 이환은 먼저 묻지 않았다.


오늘 무슨 일이 있었고, 누구를 만났는지 여전히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어제처럼, 또 아무일도 없었던 것처럼 그들은 식탁에 앉아 식사를 이어갔다.


그리고 이환이 또 다시 먼저 이야기를 꺼냈다.


"어제 우리 이야기가 뉴스에 담겨졌더라."


"아, 봤어? 나도 오늘 아침에 보고 놀랐어."


"그래? 놀랐겠네. 미안. 내가 조심했어야했는데 많이 놀랐지?"


"아니, 전혀? 난 좋았는데."


"좋았다고?"


"응, 사람들이 우리 보기 좋다고 칭찬하던데. 그리고 난 어제 즐거웠어. 오랜만에 놀기도 하고."


"그래."


여전히 그녀는 오늘 어머니를 만난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어쩌면 하고 싶지 않은가 싶어 그 역시 더 이상 꺼내지 않았다.


사실 그 이야기를 꺼낸다고 달라질게 무엇인가.


결국 상처만 될 이야기였다.


"그보다 음식은 입에 맞아? 급하게 끓이느라 간도 못봤네."


"맛있어. 매일 먹고 싶은데?"


"그래? 알겠어. 매일 해줄게."


"아니야. 우리 돌아가면서 하자. 매일 혼자 다 하면 힘들어."


"괜찮아. 난 요리하는거 좋아해."


"그래도 같이 하자. 나도 해주고 싶어."


"그래? 알겠어. 그러면 오늘 밥 먹고 안나가봐도 돼?"


"아, 응. 오늘은 여기 있으려고."


"그렇구나. 아, 나 장바구니에 시간표 담았어."


"그래? 빠르네. 나도 아까 담았어. 우리 수강신청 꼭 성공했으면 좋겠다."


"그러게. 그런데 오빠."


"응?"


"우리 시간표...... 아니다. 아니야. 아무것도."


"...... 왜. 이야기해봐."


"아니야. 생각났는데 까먹었어."


"그래? 알겠어. 생각나면 이야기해줘."


점점 내게 감추는게 늘어나는 것 같았다.


이러지 않기를 바랬는데.


내가 또 이 아이의 발목을 잡은 걸까.


하지만 알 수 없었다.


아니, 물어볼 수 없었다.


****


수지는 제 휴대폰을 바라보며 오늘 올라온 이환과 연아의 기사를 확인하고 있었다.


"하루 만에 기사가 난리네."


언제 이렇게 친해진건지.


벌써부터 두 사람의 사이는 좋아보였고, 그 어느 때보다 보기 좋다는 칭찬이 가득했다.


그에 수지는 손톱을 깨물면서 글을 내렸다.


점점 두 사람 사이에는 연이 시작되었고, 더 애뜻해져가는 두 사람 사이.


이제 슬슬 내가 나설 때가 되었다.


그 사람에게서 가장 소중한 것을 빼앗는 방법.


지금은 초반기라 세자와 세자빈을 따르는 사람들은 곧곧에 존재할 것이다.


아직은 움직여서는 안 된다.


하지만 계속 때를 노려야만 한다.


세자빈, 그 아이를 무너트리는 방법.


무엇이 있을까.


언제 그 아이를 넘어트릴 수 있지?


수지는 이환과 연아의 기사를 계속해서 넘기며 여러 생각에 잠기기 시작했다.




21세기의 대한제국! 재미있게 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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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서른 세 번째 이야기 23.07.28 26 2 10쪽
32 서른 두 번째 이야기 23.07.26 21 2 10쪽
31 서른 한 번 째 이야기 23.07.24 27 2 10쪽
30 서른 번째 이야기 23.07.23 28 3 9쪽
29 스물 아홉 번째 이야기 23.07.21 24 3 10쪽
28 스물 여덟 번째 이야기 23.07.19 27 3 11쪽
27 스물 일곱 번째 이야기 23.07.17 22 3 10쪽
26 스물 여섯 번째 이야기 23.07.16 23 3 9쪽
25 스물 다섯 번째 이야기 23.07.14 31 3 9쪽
24 스물 네 번째 이야기 23.07.12 28 3 9쪽
23 스물 세 번째 이야기 23.07.10 30 3 9쪽
» 스물 두 번째 이야기 23.07.09 29 3 10쪽
21 스물 한 번째 이야기 23.07.07 32 3 9쪽
20 스무 번째 이야기 23.07.05 34 3 9쪽
19 열 아홉 번째 이야기 23.07.03 31 3 9쪽
18 열 여덟 번째 이야기 23.07.02 32 3 10쪽
17 열 일곱 번째 이야기 23.06.30 33 3 9쪽
16 열 여섯 번째 이야기 23.06.28 36 3 11쪽
15 열 다섯 번째 이야기 23.06.04 43 3 9쪽
14 열 네 번째 이야기 23.06.02 48 3 10쪽
13 열 세 번째 이야기 23.05.31 50 3 9쪽
12 열 두 번째 이야기 23.05.29 50 3 9쪽
11 열 한 번째 이야기 23.05.28 49 3 10쪽
10 열 번째 이야기 23.05.26 53 3 11쪽
9 아홉 번째 이야기 23.05.24 53 4 11쪽
8 여덟 번째 이야기 23.05.22 60 4 9쪽
7 일곱 번째 이야기 23.05.21 64 4 9쪽
6 여섯 번째 이야기 23.05.19 67 4 9쪽
5 다섯 번째 이야기 23.05.17 71 4 9쪽
4 네 번째 이야기 +2 23.05.15 94 5 9쪽
3 세 번째 이야기 23.05.14 102 4 10쪽
2 두 번째 이야기 23.05.12 118 4 9쪽
1 첫 번째 이야기 23.05.10 226 4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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