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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앤별 작가님의 서재입니다.

세자빈 간택 주의보-21세기 대한제국

웹소설 > 자유연재 > 대체역사, 현대판타지

완결

별앤별작가
그림/삽화
별앤별작가
작품등록일 :
2023.05.10 10:12
최근연재일 :
2023.07.30 10:30
연재수 :
34 회
조회수 :
1,709
추천수 :
108
글자수 :
146,427

작성
23.05.17 10:30
조회
71
추천
4
글자
9쪽

다섯 번째 이야기

21세기의 대한제국! 재미있게 봐주세요~!




DUMMY

봄비가 내리기 시작하면서 궁은 이른 아침부터 촉촉하게 적셔져있었다.


나뭇가지에 물줄기가 사라지기도 전, 궁궐은 새로운 하루를 시작하기 위해 빠르게 움직이고 있었다.


박 상궁이 이른 아침, 동궁전으로 찾아왔다.


“저하, 기침하셨사옵니까.”


그림자 뒤로 보여지는 인기척에 이환이 천천히 눈을 떴다.


“음...... 일어났소.”


"중전마마께서 이른 아침부터 아침 식사 준비를 하셨습니다."


"어마마마께서? 알겠네. 바로 나가겠네."


항상 우리는 같은 시각, 같은 공간에 함께 하여도 생활하는 공간은 달랐다.


그러기에 얼마만인지 제대하고 궁으로 돌아온 후에도 여전히 각자의 공간에서 살아가던 중이었던 나에게는 같이 식사를 한다는 말은 낯선 말이었다.


"예."


이환은 여러 생각에 잠김과 동시에 천천히 방을 나섰다.


****


주 식당에는 이미 가은과 이율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에 이환은 급히 가은과 이율에게 인사를 건네고선 급히 제 자리에 앉으며 서로의 눈치를 살펴보았다.


"어서 드세요."


"잘 먹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어마마마."


분명 가족이 함께 식사하는 건데 왜 이렇게 답답하고 숨이 막히는지 당장이라도 도망치고 싶은 마음이었다.


시간은 흐르고 식사는 여전히 이어졌다.


그렇게 음식이 코로 들어가는지 입이 들어가는지도 모를 차였다.


한참을 식사하던 끝에 이율이 가장 먼저 입을 열었다.


"내 어제 저녁, 내 오랜 벗을 만나고 왔습니다."


뜻밖이었다.


아버지께 그런 벗이 계신 줄은 몰랐다.


그리고 무엇보다 아버지의 이야기를 내게 해주시는 것 역시 정말 처음이었다.


"그 친구에게 자식이 둘 있는데 첫째는 세자와 동갑이라 했으니 아마도 그 아이도 제대하고 돌아왔겠군요. 그리고...... 동생은 여인인데 제 오빠와 같은 대학에서 재학중이라고 하더군요. 아, 우리 세자와 같은 대학이라 했으니 어쩌면 얼굴은 알지도 모르겠군요."


무슨 말을 하시려는 것일까.


갑자기 친구 분의 이야기는 왜 하시는 거지?


하지만 그건 시작과 불과했다.


"그래서 그 동생을 이번 세자빈 간택에 올려볼까 합니다."


"예?"


가장 먼저 반응한 사람은 이환이 아닌 가은이었다.


"너무 성급하신 거 아닙니까? 궁에 대한 법례는 어찌하고요."


"왕실 법도야 이제 알려주면 되는거고, 그 사람 가족이라면 더더욱 믿을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전하."


"당장 그러하자는 것은 아닙니다. 우선 세자와 만나보고 서로 괜찮으면 간택을 앞당기자는 거고, 아니다 싶으면 그저 선후배로 지내는 것도 나쁘지 않죠."


이환은 부모님의 대화에 조용히 듣고 있었다.


어쩌면 이건 왕실의 중요한 순간일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세자, 그래서 말인데 한 번 만나보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만나보고 아니다 싶으면 더는 붙잡지 않겠습니다."


"아닙니다. 아바마마의 벗이라면 만나뵙는게 당연하지요. 그리 하겠습니다."


"정말이십니까?"


당연히 반대할 줄 알았던 이환의 대답에 이율과 가은은 놀란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여전히 알 수 없는 표정과 무뚝뚝한 표정의 그의 모습에 더는 묻지 않고 그들은 대답했다.


"고맙습니다. 세자. 곧 약속 날짜를 알려주겠습니다."


"예, 아바마마, 어마마마."


****


식사를 마치고 동궁전으로 향하던 이환을 뒤따르던 이가 있었으니.


이환의 담당 비서이자 그의 유일한 말동무이신 어르신이었다.


"저하, 정말 괜찮으시겠습니까?"


"무엇이 말입니까?"


"어쩌면 전하께서 말씀하시는 분의 따님과 혼례식 날을 당장 잡으실지도 모릅니다. 너무 이른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괜찮습니다. 어차피 제대 후 이 말이 올 것은 예상했습니다. 그래도 혼례식 전에 미리 자리를 놔주신다 하시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저하......"


아무리 군대에 제대하고, 이제 24살이 된다하지만 아직 어르신에게는 어린 나이의 학생일 뿐이었다.


항상 세자의 안전과 시민들의 사이를 이어가기 위해 어린 나이부터 학업과 법도, 그리고 많은 외로움을 홀로 견뎌야 했던 세자를 평생 마주했던 어르신은 알 수 있었다.


힘들어도, 슬퍼도, 외로워도 매번 홀로 견뎌냈던 세자는 그저 어르신에게는 아픈 손가락과도 같았다.


"알겠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아니다 싶으시면 말씀하세요. 전하께서도 분명 따님과 맞지 않으시면 멈추시겠다 하셨으니까요."


그에 이환은 작게 미소를 지으며 어르신을 바라보았다.


"걱정마세요. 저는 더 이상 그 어린 아이가 아닙니다. 저 역시 알고 있습니다."


"...... 알겠습니다. 저는 이만 물러가보겠습니다. 너무 무리하지 마세요. 그리고 저하께서 매번 드시던 초콜릿 옆에 준비해두었으니 힘드실 때 드시길 바라겠습니다. 그럼."


그리고선 어르신은 조용히 밖으로 나섰고, 이환은 책상 옆에 올려진 초콜릿을 보고선 웃음을 지었다.


평소보다 더 많은 양의 초콜릿.


아직도 아저씨는 내가 어린 아이로만 보이시나보다.


어쩌면 내 아버지보다, 어머니보다 가족같은 사람.


이환은 작게 미소를 지으고선 초콜릿이 놓여진 곳으로 다가갔다.


****


알람이 울리면서 연아는 천천히 눈을 떴다.


"아...... 어제 술을 너무 많이 마셨나."


숙취에 취한 연아는 천천히 엉크러진 머리를 잡고선 침대에서 조용히 일어서며 거실로 향하였다.


그리고 주방에는 이미 어머니께서 준비하신 밥과 반찬, 그리고 술국이 준비되고 있었다.


그에 연아는 웃으며 술국의 간을 보고 계시는 어머니 품으로 다가갔다.


"엄마."


갑작스럽게 제 품을 안는 연아에 어머니는 얼굴을 돌리며 입을 열었다.


"이제 일어나냐? 술을 3명이나 그리 마시고 셋 다 똑같이 숙취에 취해서 술국으로 통일시켰다. 취하는 것도 같이 취하고, 숙취도 같이 취하니 요리하기는 편하네. 3번 안끓여도 되고."


툴툴 거리는 어머니에도 여전히 연아는 웃으며 대답했다.


"헤헤, 나눠서 여러번 술국 끓이는 것보다 한 번에 끓여서 먹이면 더 좋지."


"말이나 못하면. 어서 수저, 젓가락이나 놔라."


"넵."


그리고선 연아는 숫가락과 젓가락을 각자의 자리에 놓으며 아버지와 오빠를 불러냈다.


"아빠, 식사하세요."


조심스럽게 아빠를 부르고.


"야, 일어나. 엄마가 술국 끓이셨어."


그리고 오빠방의 문은 쎄게 열고선 소리쳤다.


"으어어...... 동생아, 일으켜 세워줘."


하지만 다 죽어가는 윤창은 이불 속에 유일하게 보여지는 손을 흔들며 소리를 높였지만 무심하게 연아는 몸을 돌려 식탁에 앉아섰다.


그리고 여전히 밖으로 나오지 않는 아버지와 오빠에 어머니는 목소리를 높여 소리쳤다.


"당장 안 일어나?!"


그러자 한 명, 한 명 급히 거실로 나와 식탁에 앉고선 어머니의 눈치를 살피기 시작했다.


"잘 먹겠습니다."


"잘 먹겠습니다."


그에 연아는 피식 웃으며 수저를 들어올렸다.


그렇게 한참을 식사하던 중, 아버지가 입을 열었다.


"연아야, 너 아빠 군대에서 만난 친구가 있는데 그 분도 아들이 한 명 있대. 그래서 윤창하고도 동갑이기도 하고, 너 곧 졸업하기도 한 거 알고선 한 번 만나보고 싶다네."


"나를?"


"응, 아빠가 군대에서 만난 유일한 좋은 친구인데 윤창 태어나기 전에는 자주 만났는데 서로 사는게 바쁘다보니 한동안 연락이 끊겼는데 며칠 전에 연락이 다시 닿아서 어제 만나고 왔어."


조심스럽게 묻는 아버지에 반에 연아는 밥을 먹으며 대답했다.


"아, 그래요? 뭐, 나는 상관없지. 그런데 처음 듣는 이야기네?"


"아, 그치. 처음 이야기하는 거긴하지. 그런데 그 분이 좀 높은 분이셔. 그래서 너가 좀 놀랄 수도 있고, 또 많이 조심해야할거야."


"그래요? 뭐 임금님이나 되시나?"


연아는 농담 삼아 웃으며 물었고, 그에 아버지와 어머니는 어떠한 대답도 하지 못했다.


틀린 말도 아니기에 어떠한 대답도 떠오르지 않았다.


그러자 그 정적을 깨는 이가 있었으니.


"에이, 너는 그게 말이 되는 소리를 하냐? 어디 임금님같이 높으신 분이 우리를 찾아. 아무리 높으신 분이시라지만 우리를 아실리가 있겠어?"


그러자 연아 역시 웃으며 대답했다.


"그치? 그런데 누구시지?"


그에 아버지는 천천히 대답했다.


"보면 알거야. 그럼 일단 약속 잡으시라 한다?"


"엉, 알겠어. 근데 나 곧 개강하니까 개강 전에 잡을 수 있음 잡아줘. 개강하면 나 시간이 어찌 될지 몰라. 이제 졸업 작품도 준비해야하고 바쁠거야."


"알겠어."


연아의 대답 끝으로 대한과 시은은 서로의 눈치를 다시 한 번 바라보고선 식사를 이어갔다.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것처럼.


아마도 이 날 시작되었을지도 모른다.


세자빈의 간택.


그리고 그 사람과의 만남.




21세기의 대한제국! 재미있게 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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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서른 네 번째 이야기(완) 23.07.30 43 2 12쪽
33 서른 세 번째 이야기 23.07.28 26 2 10쪽
32 서른 두 번째 이야기 23.07.26 21 2 10쪽
31 서른 한 번 째 이야기 23.07.24 27 2 10쪽
30 서른 번째 이야기 23.07.23 28 3 9쪽
29 스물 아홉 번째 이야기 23.07.21 25 3 10쪽
28 스물 여덟 번째 이야기 23.07.19 27 3 11쪽
27 스물 일곱 번째 이야기 23.07.17 22 3 10쪽
26 스물 여섯 번째 이야기 23.07.16 23 3 9쪽
25 스물 다섯 번째 이야기 23.07.14 31 3 9쪽
24 스물 네 번째 이야기 23.07.12 28 3 9쪽
23 스물 세 번째 이야기 23.07.10 30 3 9쪽
22 스물 두 번째 이야기 23.07.09 29 3 10쪽
21 스물 한 번째 이야기 23.07.07 32 3 9쪽
20 스무 번째 이야기 23.07.05 34 3 9쪽
19 열 아홉 번째 이야기 23.07.03 31 3 9쪽
18 열 여덟 번째 이야기 23.07.02 32 3 10쪽
17 열 일곱 번째 이야기 23.06.30 33 3 9쪽
16 열 여섯 번째 이야기 23.06.28 36 3 11쪽
15 열 다섯 번째 이야기 23.06.04 43 3 9쪽
14 열 네 번째 이야기 23.06.02 48 3 10쪽
13 열 세 번째 이야기 23.05.31 50 3 9쪽
12 열 두 번째 이야기 23.05.29 50 3 9쪽
11 열 한 번째 이야기 23.05.28 49 3 10쪽
10 열 번째 이야기 23.05.26 53 3 11쪽
9 아홉 번째 이야기 23.05.24 53 4 11쪽
8 여덟 번째 이야기 23.05.22 60 4 9쪽
7 일곱 번째 이야기 23.05.21 64 4 9쪽
6 여섯 번째 이야기 23.05.19 67 4 9쪽
» 다섯 번째 이야기 23.05.17 72 4 9쪽
4 네 번째 이야기 +2 23.05.15 94 5 9쪽
3 세 번째 이야기 23.05.14 102 4 10쪽
2 두 번째 이야기 23.05.12 118 4 9쪽
1 첫 번째 이야기 23.05.10 226 4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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