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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앤별 작가님의 서재입니다.

세자빈 간택 주의보-21세기 대한제국

웹소설 > 자유연재 > 대체역사, 현대판타지

완결

별앤별작가
그림/삽화
별앤별작가
작품등록일 :
2023.05.10 10:12
최근연재일 :
2023.07.30 10:30
연재수 :
34 회
조회수 :
1,702
추천수 :
108
글자수 :
146,427

작성
23.05.14 10:30
조회
101
추천
4
글자
10쪽

세 번째 이야기

21세기의 대한제국! 재미있게 봐주세요~!




DUMMY

술집 안으로 들어온 순간 우리는 더 이상 왕도 국민도 아닌 벗이었다.


왕 역시 이곳에 온 시각부터 자유로운 몸이었다.


고작해야 술집과 그 술집을 빌린 자의 권력이 전부였다.


하여 보이지 않은 곳에서는 각각의 그의 비서들이 손님인 척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밖에서는 그리 부르지 말래도."


대한을 마주한 이율이 웃음을 지으며 그에게 다가갔다.


"이미 대기 중이던 사람들이 보이는걸요. 그리 부르지 않으면 제 목이 날아가겠습니다."


"걱정말게나. 그럴 일은 없으니."


그러면서 그는 자리에 앉은 연아의 아버지 술잔에 술을 내밀었다.


"왠일로 이곳으로 부르신겁니까? 무슨 고민 있으십니까?"


"얼마 전 세자가 제대하고 돌아왔네."


"그랬습니까? 하긴, 제 아이도 얼마 전 제대했으니 비슷하겠네요. 벌써 그리 시간이 흐르다니. 시간 참 빨리 지납니다."


"그러게. 우리가 만난 지도 벌써 30년이나 되었으니. 그거 보면 시간 참 빨리 흐르긴 하나보네."


"그러게 말입니다."


대한은 씁쓸한 표정과 함께 술잔에 놓여진 술을 들이마시며 여러 생각에 잠기었다.


"그래서 말인데 이제 슬슬 세자빈을 간택하고자 하네. 그리고 그 여인이 자네 딸이었으면 하고."


멈칫.


뭐지?


갑자기 불러서 하는 농담이 너무 쎈데?


인터넷으로 검색만해도 다 알 수 있는 대한제국의 황제폐하께서 지금 농담삼아 세자빈 후보로 내 딸을 말하는게 말이 되는가?


황제폐하라면 재벌가들을 비롯하여 국내에 알아주는 후보들을 금방 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집안의 사람이 갑자기 나를 왜?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이율은 농담이 아니었다.


"그렇다고 당장은 아닐세. 나 역시 세자의 마음도, 자네의 딸 마음도 존중하네."


"...... 정말이십니까?"


"그래, 두 사람 모두 존중하긴 하지만 두 사람 모두 아직 마음에 품은 상대가 없으면 둘이 만나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 이리 불렀네."


"...... 하지만, 전하. 제 딸은 많이 부족합니다. 궁의 법도 하나 모르고요."


"세상에 완벽한 사람이 어디 있겠나? 하지만 자네는 믿을 수 있을 것 같네. 그리고 무엇보다 자네의 딸도 세자와 같은 대학이라고 하지 않았나?"


"그렇긴 하지만 그저 스쳐지나가는 존재일 뿐일 겁니다."


"자네는 내가 그리 불편한가?"


"......그런 것보다 권력 안에서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습니다."


"자네는 내가 불쌍해보이는가?"


"...... 힘들어보이는 건 사실입니다."


"허허, 역시 자네는 다르군. 하지만 나 역시 그렇소. 그렇다고 당장 혼인하자는 것이 아니라 그저 만나보면 어떠할까 물어보는 걸세. 아니, 어쩌면 곧 만날지도 모르고. 같은 학교라면 오고가다 한번쯤은 만나겠지."


여전한 이율의 제안에 대한은 잠시 그를 빤히 쳐다보고선 결국 말 없이 술을 들이마셨다.


"그냥 고민해보게나. 아니다 싶으면 그저 선후배로 지내도 나쁘지 않으니."


"...... 예, 말이라도 고맙습니다. 전하."


어쩌면 이미 거센 폭풍이 시작되었을지도 모른다.


****


그리고 어른들의 세계와는 정반대로 시끌벅적한 술집에 이환이 나타났다.


"여기!"


이환은 술집 내 주변을 살피다 저 멀리 손을 흔들고 있는 윤창을 확인하고선 그쪽으로 웃으며 걸어나섰다.


시끌벅적한 이 공간.


궁궐과는 전혀 반대였다.


"오랜만이네. 이환. 아무리 자유가 좋아도 어떻게 제대한 사실을 학교를 통해서 듣게 하냐."


"큭, 미안. 그런데 어떻게 알았어?"


"너 복학 서류 내미는 거 김수지가 봤대. 걔 지금 부 조교잖아."


"아, 그래?"


"못봤어?"


"응, 몰랐어."


"너는 어떻게 그렇게 예쁜 애를 못 볼 수가 있냐?"


"그런가?"


그게 예쁜건가?


자연스럽게 자리에 앉은 이환 옆에 술잔은 놓여지면서 술잔은 술로 가득찼다.


그들은 바로 어제도 만난 듯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이어져 흘러갔고, 한 명, 한 명 술에 취해나가기 시작했다.


"너는 요즘 뭐하고 지냈냐? 제대해놓고 이리 형님이 먼저 연락해야 답장하고. 연애하냐?"


윤창은 술에 취해 이환을 건드리며 입을 열었다.


"미안해. 좀 바빴어."


그러자 놀란 눈을 한 윤창이 급히 이환을 흔들며 물었다.


"정말 연애해?"


그러자 윤창의 손을 내밀며 이환이 웃으며 대답했다.


"그럴리가. 연애할 시간도 없다."


그제서야 안심한 듯 윤창이 다시 입을 열었다.


"그래, 이 형님 놔두고 혼자 연애하면 의리가 없는 놈이지. 그런데 무슨 일을 하길래 그리 바쁜거야?"


"나중에 알려줄게."


"흐음...... 알겠어. 나중에 다 알려줘야한다. 너."


"그래, 다음에 다 알려줄게."


유일하게 더 묻지 않는 윤창.


어쩌면 섭섭함에 떠날지도 모를 순간들이 넘쳐났지만 윤창은 언제나 기다려주고, 또 들어주었다.


내게 유일한 벗이자 가족같은 관계였다.


그러다 윤창은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나고선 입을 열었다.


"아, 나도 이제 나이 먹었나봐. 곧 취할 것 같아."


"너 이미 취했어."


"아니야. 아직은 멀쩡해. 그래서 이제 그만 집에 가야겠다."


그러더니 윤창은 머리를 돌려 저 멀리 앉아있는 여학생들을 향해 걸어나섰다.


그에 당황한 이환은 급히 그를 말리러 따라나섰지만 무슨 걸음이 이리 빠른지 이미 그는 저 멀리 여학생들 앞에 도착해있었다.


그리고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윤창과 여학생 한명은 화를 붉히며 싸움을 시작하는 듯 보였다.


그리고 이환은 급히 주변 직원들을 피해 윤창에게 다가갔지만 어느새 한 대 맞고 돌아오고 있었다.


"야, 괜찮아?"


"아, 어. 여동생도 저기서 술 마시길래 가는 길에 같이 가자고 했다가 맞았어. 아는 척하지 말고 그냥 가래."


"아, 어?"


"가자. 계속 보면 너도 혼나."


"아니, 너 여동생 있었어?"


"뭐야? 몰랐어?"


"?"


"?"


하지만 술집 안 직원들의 바쁜 움직임에 이환과 윤창은 다시 몸을 돌려 제자리로 향하고 있었다.


그에게 동생이 있다는 이야기는 들은 적 있다.


하지만 그 동생이 여자인지는 몰랐다.


하도 동생 이야기를 안하길래 별로 친하지도 않은 줄 알았는데.


이렇게 술을 마시고도 챙기는 것 보면 그래도 사이는 좋은 듯 보이는데.


왜 말을 안했지?


하긴, 굳이 말할 필요는 없긴 하지.


나 역시 내 정체를 밝히지 않았으니까.


그런데 괜히 섭섭하다.


"너 여동생도 성인이야?"


"당연하지. 우리 나이가 몇인데."


"그렇긴 한데."


하지만 말도 끝나기 전윤창은 제 가방을 챙기고선 다시 몸을 움직였다.


"어? 너 동생 안데리고 가?"


다시 밖으로 향하려는 윤창을 이환은 붙잡고선 입을 열었다.


"자기한테 아는척 하지 말래. 또 갔다간 더 혼날 것 같아. 그냥 갈래."


"아, 그래. 알겠어."


"큭, 그래. 나 먼저 간다."


윤창은 어느새 이미 식당 밖으로 나섰고, 이환은 잠시 윤창의 동생이 있던 자리를 바라보았다.


그곳에는 여전히 여학생 한 무리가 앉아있었다.


"흐음......"


괜히 신경쓰이네.


그러자 남은 무리들이 입을 열었다.


"야, 이환. 뭐해? 안마셔? 너도 갈거야?"


"아, 아니야. 난 더 마셔야지."


그리고선 이환은 다시 자리에 앉아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


****


"연아야, 너희 오빠 진짜 자상하다."


술을 마시던 연아는 급히 사래에 들려 콜록이며 친구들을 바라보았다.


"뭐? 어떻게 하면 그렇게 보일 수 있지?"


"아니, 누가 여동생 술마신다고 걱정해주고 그러냐? 그것도 취했다고 같이 집에 들어가자고 하고."


"뭐래, 택시비 아끼려는 거야."


"그래도. 물어보는게 어디냐?"


"그럼 너가 데리고 살아. 집에서 얼마나 나를 달달 볶아먹는데."


"큭, 현실 남매네. 그럼 언제 우리 다리 좀 놔줘. 오빠도 여기 학교면 친구들 꽤 있을 거 아니야."


"오빠 친구? 오빠한테 친구가 있나?"


"너무한거 아니야? 오늘도 친구분들하고 오신 것 같은데. 아직도 오빠 친구분들은 술 마시고 계신데?"


"그런가? 알겠어. 다음에 한번 물어볼게."


"정말이지? 너 그냥 가기 없기다."


"큭큭, 알겠어. 그런데 우리 오빠 친구분들이면 다 비슷할텐데. 끼리끼리 논다고 하잖아. 원래."


"큭, 너희도 참 이상하다."


"너 또 이렇게 발 빼기냐?!"


"큭큭, 알겠어. 내일 꼭 물어볼게."


"오케이. 약속했다. 되는 안되는 후기 남겨라."


"알겠다."


"어디가? 설마 도망가냐?!"


"큭, 그럴리가. 화장실 좀 다녀올게."


"그래. 같이 가줘?"


"됐거든!"


연아는 웃으며 들썩이는 몸을 데리고선 화장실로 걸어나섰다.


****


연아는 어두우면서도 반짝이는 불빛으로 걸어갔다.


그 앞에는 남자 화장실과 여자 화장실로 나뉘어져있었고, 연아는 주체가 안되는 제 몸을 데리고선 천천히 화장실로 들어가고선 얼마 지나지 않아 천천히 걸어나오던 길이었다.


타악.


연아는 흔들거리는 몸을 결국 주체하지 못하고선 반대편 화장실에서 나온 이환과 몸을 부딫히고 말았다.


"아, 죄송합니다."




21세기의 대한제국! 재미있게 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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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스물 일곱 번째 이야기 23.07.17 22 3 10쪽
26 스물 여섯 번째 이야기 23.07.16 23 3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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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스물 네 번째 이야기 23.07.12 28 3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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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스물 두 번째 이야기 23.07.09 28 3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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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스무 번째 이야기 23.07.05 34 3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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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열 두 번째 이야기 23.05.29 50 3 9쪽
11 열 한 번째 이야기 23.05.28 49 3 10쪽
10 열 번째 이야기 23.05.26 53 3 11쪽
9 아홉 번째 이야기 23.05.24 53 4 11쪽
8 여덟 번째 이야기 23.05.22 60 4 9쪽
7 일곱 번째 이야기 23.05.21 63 4 9쪽
6 여섯 번째 이야기 23.05.19 67 4 9쪽
5 다섯 번째 이야기 23.05.17 71 4 9쪽
4 네 번째 이야기 +2 23.05.15 94 5 9쪽
» 세 번째 이야기 23.05.14 102 4 10쪽
2 두 번째 이야기 23.05.12 118 4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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