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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제 님의 서재입니다.

음영잔설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임제
작품등록일 :
2012.05.15 07:19
최근연재일 :
2012.05.13 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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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4.11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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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DUMMY

등오는 조원들과 함께 숙소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경국지색(傾國之色)의 미인이라던 보타문 검후의 실제 모습은 소문과는 사뭇 달랐지만 그래도 눈요기는 제법 할 수 있었다. 화산의 꽃이라는 강소미를 필두로 서문세가의 서문영영, 금정산의 금지옥엽(金枝玉葉)인 금소소 등 무림에 소문난 미인들이 환영회에 참석했기 때문이다.

각 문파의 장중보옥(掌中寶玉)들을 노골적으로 바라보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지만 다행히도 서문영영과 강소미가 자신들에게 자주 눈길을 준 덕분에 그 뛰어난 미모를 마음껏 감상할 수 있었다.

흐뭇한 마음으로 길을 걷고 있는데 오륙 장 앞에 육전호가 서 있는 것이 보였다.

“어이, 전호!”


무당산을 올랐을 때의 일을 생각했다.

유세명이란 이름이 거론되자 노골적으로 싫은 기색을 보이던 몇 명의 장로들. 오늘, 그 이름을 듣자 격렬한 반응을 보이던 현진이라는 도인.

유세명과 무당파 사이에 과거 무슨 일이 있었던가.

이동로 한가운데에서 멍하니 생각에 빠져있던 육전호는 곧 생각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 등오의 목소리가 들려 뒤를 돌아보니 조원들이 다가오고 있었다.

“무슨 생각을 그렇게 열심히 하냐, 서문영영?”

“참, 형님도. 직접 본 검후는 어떻던가요?”

“그게…… 적당히 아름답고…… 뭐 그렇더라.”

섭평위가 등오를 돕고 나선다.

“제법 아름답긴 한데 금소소나 서문영영에 비하면 턱도 없었어.”

“나오기 싫다던 넌 왜 나왔냐. 그래도 아쉬웠나보지?”

등오의 얘기에 몇몇 조원들이 낄낄거렸다. 육전호의 얼굴이 확 달아올랐다.

“그게 아니라 검을 휘두르기엔 장소가 적당하지 않아서 나온 겁니다.”

“내가 적당한 장소를 알고 있지.”

조원들의 뒤편에 있던 봉천우가 발걸음을 돌린다. 육전호는 재빨리 봉천우의 뒤를 따라 붙었다.

“이봐, 우리도 좀 준비해야 하지 않겠어?”

계응걸의 말에 조원들도 고개를 끄덕인다. 결국, 조원들도 봉천우의 뒤를 따랐다.


조원들이 도착한 곳은 한쪽 면의 길이가 삼십여 장쯤 되는 정방형(正方形)의 거대한 연무장이었다. 바닥은 한 치의 틈도 없이 청석을 깔았고 연무장 주위를 돌며 수십 개의 석등이 불을 밝히고 있었다. 패천문과의 갈등이 있기 전이었다면 금가장의 수많은 호위무사들이 땀을 흘리고 있을 공간이었지만 지금은 이십여 명의 무림맹과 금가장의 호위무사들만이 무공을 연마하고 있을 뿐이었다.

비어있는 한 쪽에 자리 잡은 조원들은 곧바로 검술훈련에 들어갔다. 하지만, 육전호는 봉천우를 따라 연무장 안쪽의 구석자리에 들어섰다. 무심히 검을 빼어 든 봉천우가 몇 차례를 검을 휘둘렀다. 그러자 근처에 있던 석등의 불이 꺼지면서 어둠이 한걸음에 달려들었다. 육전호의 입에서 감탄사가 흘러나왔다.

“오!”

“별거 아니다. 너도 곧 할 수 있을 거야.”

여전히 무심한 봉천우의 말을 들으며 육전호는 검을 들어 기수식을 취했다.

빠르고 화려한 매화검과 유장하면서도 파괴적인 유운검이 서로를 넘나들고 부딪치며 어울리기를 반 시진. 부드럽게 흐르는 육전호의 검세를 헤쳐 나가던 봉천우가 돌연 뒤로 훌쩍 물러서 검을 거둔다.

“며칠 새 많이 늘었어.”

“네, 그런데 왜 갑자기…….”

육전호는 말을 하다말고 봉천우의 눈길을 따라가 봤다. 푸른 경장 차림의 여인이 미소를 지으며 다가오고 있었다. 남자처럼 긴 머리를 묶어 뒤로 넘기고 이마에는 푸른 영웅건을 둘렀음에도 여성스러운 매력이 물씬 풍기는 여인이었다.

“무슨 일이냐?”

“사형은 제가 무슨 일이 있어야만 찾을 수 있는 분인가요?”

봉천우의 싸늘한 반응에도 불구하고 여인의 입가에는 살며시 미소가 흐른다.

육전호는 금방 이 여인이 누군지 짐작할 수 있었다. 조원들이 말하던 봉천우의 사매, 강소미였다.

“그 일이라면 난 더 이상 할 얘기가 없다.”

“난 아직 할 얘기가 남았어요. 하지만 꼭 그것 때문에 온 건 아니에요.”

봉천우의 말을 부드러운 미소로 받아넘기던 강소미가 육전호를 바라보았다.

“이제 몸은 괜찮나요?”

“아! 네, 괜찮습니다. 도움 주신 것 정말 감사드립니다.”

“호호호. 나한테 큰 빚을 진 셈이죠?”

“네, 그런 셈이죠.”

“어떻게 갚을 건가요?”

“네?”

“음, 이렇게 해요. 내가 나이가 많으니까 앞으로 날 보면 누나라고 불러요. 그리고…….”

“그만 해라.”

밥 한 끼를 사라는 둥, 차를 사라는 둥 여러 가지를 즐거운 듯이 조잘대는 강소미를 봉천우가 중간에 가로막았지만 신경도 쓰지 않는 눈치였다.

“그리고 저 인간이 어디 딴 데로 도망가지 못하도록 잘 감시해주세요. 알았죠?”

“네, 알겠습니다.”

육전호는 웃으며 다짐을 하듯이 강소미에게 고개를 숙였다. 마주한 사람을 편안하게 해주는 매력이 있어서인지 육전호의 마음이 절로 풀어졌다. 하지만, 봉천우는 그런 강소미가 불편한 듯 뒷짐을 진 채 어두운 밤하늘만 바라보고 있다. 그 어둠 사이로 깔깔거리는 강소미의 웃음소리가 퍼져 나갔다.


육전호와 강소미가 봉천우를 사이에 두고 한참동안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고 있을 때였다.

“강소저”

누군가가 강소미를 부르며 반가운 표정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이십대 중반으로 보이는 두 명의 훤칠한 사내였다.

“혁련기와 오랜만에 비무나 할까 해서 왔는데 강소저가 보이더군요.”

조각한 듯 매끄러운 얼굴에 헌앙한 기품이 넘쳐흐르는 사내가 강소미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금가장에 들어온 후로는 처음 뵙는 것 같습니다.”

같이 온 사내도 강소미를 바라보며 밝은 미소로 인사를 했다. 영웅다운 기품이 흘렀으나 눈초리가 조금 위로 올라간 것이 왠지 성격이 날카로울 것 같은 사내였다.

“네, 서문소협, 그리고 혁련소협도 안녕하셨지요?”

강소미가 한결 가라앉은 목소리로 응대를 한다.

“사형, 인사하세요. 저와 같이 풍운각에 계신 분들이세요. 이분은 서문세가의 서문진철, 그리고 저분은 혁련세가의 혁련기 소협이에요. 두 분 모두 나이는 스물셋, 저랑 동갑이고요.”

강소미가 두 사내를 소개하자 봉천우는 느릿느릿 포권의 예를 취했다.

“봉천우라 하오.”

“강소저의 사형을 만나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서문진철이라 합니다.”

서문진철에 이어 혁련기까지 정중하게 예를 취했다.

“그리고 여기 이분은 사형과 함께 경비단에 있는 육전호라고 해요. 무당파의 속가제자인데 오늘 제가 동생 삼았어요.”

강소미가 육전호의 등을 팡팡 치며 밝은 목소리로 자신을 소개했지만 육전호는 무당파의 속가제자란 소리에 기분이 착 가라앉았다.

“육전호라고 합니다.”

육전호가 포권의 예를 취하고 나서 고개를 들어보니 이미 두 사내는 육전호에게는 별 관심이 없는 듯 강소미를 바라보고 있었다.

“강소저, 저는 강소저에게 곽소협 말고도 또 다른 사형이 있는 줄은 오늘 처음 알았습니다.”

“호호. 봉사형은 곡진(谷眞) 사숙의 제자예요.”

“아! 곡진자 어른이라면 수십 년 전에 천하제일검(天下第一劍)이라 불리던…….”

“네, 그래요.”

서문진철의 얼굴에 놀라운 기색이 비쳤다.

“곡진자께서는 제자를 거두지 않는다고 들었는데…….”

“봉사형은 곡진사숙의 하나밖에 없는 아들이자…….”

“사매, 그만 해라.”

강소미의 말이 이어지자 표정이 눈에 띄게 굳어지던 봉천우가 한마디를 내뱉고는 휘적휘적 자리를 떠나버렸다.

“사형, 기다려요.”

어쩔 줄을 몰라 하던 강소미가 봉천우의 뒤를 쫓아갔다. 뒤에 남은 서문진철이 복잡한 눈빛으로 멀어져가는 강소미의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처음 인사를 나눈 이들만이 남게 되자 어색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더구나 서문진철이 서문영영의 오빠일 것이란 생각이 들자 더욱 마음이 불편해진 육전호는 서문진철과 혁련기에게 목례를 하곤 자리를 벗어났다. 조원들도 이미 숙소로 돌아갔는지 보이지 않았다.

길을 걸으며 조금 전 봉천우와 강소미의 일을 생각하다 언젠가 산동북검 정우태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그래, 세상에 사연 하나 없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새벽부터 소리 없이 내리기 시작한 비는 하루가 지나도록 그칠 줄을 몰랐다. 이 비가 그치고 나면 절강성에도 가을이 깊어 갈 것이다.


새벽.

작고 납작한 봇짐을 등에 메고 도롱이를 걸쳤다. 한 손엔 검을, 다른 한 손엔 방립을 들고 방을 나섰다. 비에 젖어있는 정원은 텅 비어 있다. 잠시 비를 맞으며 서 있자니 조원들이 하나 둘 밖으로 나왔다. 모두 긴장을 했는지 아무런 말이 없다.

마지막으로 계응걸이 호리호리한 삼십대 사내와 함께 조원들이 있는 곳으로 왔다. 사내는 경공술에 일가견이 있다는 무영문(無影門)출신으로 상무각 소속의 백준서란 자다. 전위로 나서는 일조와 본대 사이의 연락을 담당하기로 했다.

조원들이 계응걸을 중심으로 둘러서자 계응걸은 조원들과 일일이 눈을 맞췄다.

“육전호, 지금 분위기 잡고 있냐? 방립은 머리에 쓰라고 있는 것이다.”

계응걸의 질책에 육전호는 손에 들고 있던 방립을 머리에 눌러 썼다. 조원들 사이에 옅은 웃음이 돌더니 그만큼의 긴장감이 흐려졌다.

“자, 다시 한 번 확인하자. 자기위치와 거리를 모르는 놈 있나? 호각 사용법 모르는 놈 있나?”

계응걸의 질문에 조원들은 모두 침묵을 지켰다. 어제 하루 종일 시달렸기에 모를 수가 없었다.

“백형, 아시겠소?”

“잘 알고 있소.”

계응걸의 물음에 상무각의 무사 백준서가 다소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많이 긴장한 모습이었다. 그런 백준서가 걱정된다는 듯이 지그시 바라보던 계응걸이 발걸음을 옮겼다.

“가자.”

안내를 맡은 금가장의 호위무사 뒤를 졸졸 따라가다 보니 이른 시간임에도 많은 무사들이 몇 대의 마차를 중심으로 길을 떠날 채비를 분주하게 서두르고 있었다.

남궁세가까지의 거리는 약 사백 리(里). 관도를 통해 마차를 타고 달려간다면 이틀이면 충분한 거리였지만 사흘이 걸릴지, 나흘이 걸릴지는 아무도 몰랐다. 어쩌면 그 길이 서천(西天)으로 가는 길일 수도 있었으니.

정문에 도착하자 기다렸다는 듯이 날카로운 인상을 한 사내가 다가왔다. 무당파의 현진, 소림사의 대광(大廣)과 함께 무림맹에서 파견한 여의각의 고수, 공동파의 고월(孤月)이었다. 오십 대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이십 대처럼 혈기 왕성해 보이는 도인이었다.

“계응걸 조장, 준비는 되었소?”

“예.”

고월의 물음에 계응걸이 짧게 대답했다.

조원들을 살펴보던 고월이 백준서를 향해 입을 열었다.

“백소협, 상황이 발생하거든 지체 없이 달려와 알려야 하오, 아시겠소?”

“예, 알겠습니다.”

“우리는 정확히 이각 후에 출발할 것이오.”

고월이 말을 마치자 경비무사가 거대한 정문 옆에 달린 쪽문을 열었다.



“젠장, 죽기엔 딱 좋은 날씨네. 쉬는 김에 며칠 더 쉬었다 볕 좋은 날 출발할 것이지, 하필이면 이런 날…….”

아까부터 들려오던 원자춘의 고시랑 거리는 소리가 백준서의 긴장감을 풀어주었나 보다. 잔뜩 굳어있던 얼굴이 어느새 담담해진 모습이었다.

육전호는 방립을 들어 주위를 살폈다. 진흙탕 길이 되어버린 관도. 비에 젖어 불길한 어둠을 발산하는 숲. 힘차게 도약을 하면 닿을 것만 같이 낮게 깔린 시커먼 구름. 바로 옆에서 적이 튀어나오더라도 전혀 이상할 것 같지 않은 음산한 분위기였다.

“전호, 우리가 너무 뒤처진 것 아냐? 선두가 보이질 않아.”

옆에 서 있던 소응박이 초조한 목소리로 말을 건넸다.

“직선거리가 아니어서 보이지 않을 뿐입니다. 훈련대로라면 선두는 백 장 정도 앞에 있을 겁니다.”

태연히 대답했지만 불안하기는 육전호도 마찬가지였다. 금가장을 나선지 벌써 세 시진이 흘렀다. 하지만, 패천문의 흔적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그렇게 일 각 정도를 더 나아가자 가파른 산등성이를 깎아 길을 낸 관도로 접어들기 시작했다.

위험했다. 자신이 정위군에서 겪은 군사지식을 적용하자면, 진로를 가로막아 공격하기에 적당한 곳이었다. 양 옆으로는 가파른 산등성이 비탈이어서 오직 전진 아니면 후퇴만을 강요하는 지형이었다.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였다. 선두에 섰던 몇 명의 조원들이 빠르게 다가오는 것이 보였다.

“젠장, 이제 시작인가보네.”

원자춘의 중얼거림이 끝나기도 전에 계응걸이 도착했다.

“백형, 본대에 가서 전하시오. 더 이상 나아갈 수 없다고.”

“패천문입니까?”

“거리가 멀어서 그것까지 확인은 못 했지만 관도를 가로막고 있는 무리가 있소.”

“인원은 얼마나 됩니까?”

“모르겠소. 어림잡아 백 명 이상이 될 것 같소.”

“알았습니다.”

무영문 출신답게 백준서의 신형이 빠르게 사라져갔다.

“조장, 우린 어떻게 해야 합니까?”

“어떻게 하긴 뭘 어떻게 해? 기다리는 수밖에. 십리 정도 떨어져 있으니까 금방 올 거야.”

소응박의 떨리는 목소리에 계응걸은 면박을 주듯 태연하게 대답했다.

“우릴 보고서도 뒤쫓지 않는 것을 보면 본대의 뒤에서도 밀고 와 협공을 하겠다는 뜻이야. 앞뒤가 막힌 셈이지.”


빗줄기는 그칠 생각이 없는 듯했다. 띠를 엮어 만든 도롱이 곳곳을 흘러내린 빗물이 하의를 적시며 떨어졌다. 아무 말 없이 관도 한복판에 버티고 선 조원들의 몸에서 모락모락 김이 피어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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