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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궁 도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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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관
작품등록일 :
2016.01.19 16:18
최근연재일 :
2017.06.01 17:38
연재수 :
36 회
조회수 :
9,766
추천수 :
76
글자수 :
172,306

작성
16.02.07 00:16
조회
526
추천
5
글자
6쪽

1. 모험가(4)

DUMMY

1. 모험가(4)






해가 져서 어둠에 덮힌 산.


마치 불의 정령 살라만더가 튀어나오 듯 타닥타닥 타오르는 모닥불과 짙푸른 밤하늘의 쏟아질듯한 별빛과 달빛만이 산을 비추고 있고, 은은하게 울려퍼지는 풀벌레의 연주소리가 이 밤을 더욱 안락하게 만들어주었다.


모닥불 주위에는 네 명의 그림자가 모닥불의 불빛을 받아 일렁이며 춤을 추었다.


"근데, 정말 이렇게 많이 줘도 괜찮은거에요? 나중에 물리기 없기에요?"


"일단은 비 전투 인원으로 짐을 나르는게 주 목적이긴 하지만, 그래도 충분히 위험한 일이니까요. 저번에는 겨우 한 무리정도였지만... 보고된 정보가 맞다면 최소 20개체 이상은 있을테니.. 생명수당도 포함되었다고 생각하면 편할겁니다."


내가 이렇게 루셀씨에게 보수금을 다시 되묻는건.. 정말 일반적인 짐꾼의 역할에선 상당히 높은 금액의 보수금이 잡혔기 때문이다.


평민 성인 한 명이 한끼를 해결하는데 3~4개의 동화가 들어가고 하루로 보자면 대충 동화 10개가 필요하다. (물론 사치는 부릴 수 없다.) 저번 의뢰의 내 보수가 전체의 5%, 보수금이 금화 1개 이었고. 금화 1개는 은화 100개 은화 1개는 동화 100개의 가치를 지니므로, 내 보수는 은화 5개였다. 이동에 2일, 의뢰 실행에 1일, 그리고 다시 돌아오는데 2일로 1일 당 은화 1개의 보수라고 생각하면 편하다. 이 돈으로 호신용 무기라도 하나 구매할 계획이었다. 물론. 결과는 참담했지만.


이번 수당은 저번의 배를 넘어서 다시한번 확인 차 물어보는 것이다. 10%도 아니고 12%라니.


"뭐. 간단히 말해 죽을 수도 있단 얘기지."


조세핀씨가 시위를 매만지며 별 것 아닌양 툭 내뱉는다.


"설마요, 저번의 고블린 무리도 뭐.. 무사히 다녀왔으니 이번에도 괜찮겠ㅈ...큿!"


말 끝나기 무섭게 내 정수리에 둔기가 내려 박힌다.


뭐야, 적습인가?!


"너, 그렇게 우습게 보다간 이번엔 진짜 골로가는 수가 있다?"


올려다 본 곳에는 주변 탐색을 위해 잠시 자리를 비웠던 란셀씨가 어느새 소리없이 다가와 내 뒤에서 날 바라보며 쓴웃음 짓고 있었다.


"자, 지금부터 내가 하는 말 잘들어 신입. 동생같아서 해주는 얘기야."


란셀씨는 옆에 앉으며 오른쪽 팔로 어깨동무했다.


"우리가 어느정도 경험있는 파티인건 알고 있지?"


나는 다만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모험가라는건 말야, 언제 죽을지 모르는 녀석들이지. 아. 물론 사람이 원래 그렇긴 하지만. 모험가는 그 몇 배는 더 그렇다는거지."


더이상 란셀씨의 눈은 나를 바라보지 않고, 조용히 타오르는 모닥불의 불빛을 응시하고 있었다.


"넌 아직 잘 모를 수도 있는데, 몇년 전까진 루셀과 난 이 파티의 일행도 아니었고, 한슨씨와 조세핀씨 역시 아니었지."


그리곤 정말 잠깐의 침묵.


"이게 무슨 말인지 알겠지..? 혹시 모를까봐 굳이 말하자면, 어느정도 경험있는 사람이지만 일행이 없다는건 말야, 거의 이 두가지 경우 뿐이야."


"하나는 일행과 서로 맞지 않아, 마찰이 생겨서 헤어졌다던가."


가만히 지켜보고 있던 조세핀씨가 먼저 운을 뗐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함께하던 일행이 불구가되거나 죽었을 경우죠."


앉아서 쉬던 루셀씨도 침묵을 깨뜨렸다.


"루셀과 난, 아니 정확히는 이 이전의 일행은 말야. 전쟁에 참가했어."


"..네?"


생각지도 못한 이야기가 나왔다. 모험가가 전쟁?


"전쟁이란놈이 말야, 상당히 돈이되는 녀석이거든. 결국 모험가라는건 부와 명예를 얻자고 하는 짓인데. 이게 또 전쟁과도 일맥상통한단 말이지."


루셀씨를 바라보지만, 생각에 잠긴듯 아무말도 없다.


"그 때엔, 우리 일행도 사실 좀 한창 몸값이 오른 모험가들이라. 무서울게 없었지. 지금 생각해보면 풋내나는 시절이었지.. 멍청하게도.."


잠시 숨을 가다듬고 다시 말을 이어간다.


"버는 돈도 충분했을텐데.. 자만심에 빠져서는 말도 안되는 선택을 한거지. 전쟁 영웅이 되어서 한자리 받겠다고.. 생각 할 수록 어처구니가 없구만..."


"뭐.. 어찌되었던 간에 결국 우리는 이길거라고 확신한 나라의 전쟁에 용병으로 참여했지만, 여섯명의 일행 중에 반이 죽고 살아 남은건 루셀과 나 그리고 다른 한명의 일행이었는데, 이 수많은 흉터들도 사실 모험가 일을 했을때의 상처보다 전쟁때 생긴 상처들이 훨씬 더 많은데다가, 다른 한명은 팔다리가 하나씩 날아가서 이제 남은 삶도 온전하게 살 수 있을런지 모르겠더군.. 분명히, 우리의 첩보로는 안전하게 승리 할 수 있었던 하나의 『의뢰』 였었던거지만.. 상대의 나라에서 돈을 들여서 마술사 부대를 고용했더라지. 하하.. 하긴.. 전쟁에 패해 망하던, 빚에 허덕여서 망하던 똑같으니까."


란셀씨는 과거의 기억에 떠올리듯 얼굴의 흉터들을 몇번 매만지다 다시 말을 이었다.


"결국 그 전쟁은 승자도 패자도 없는 진흙탕 싸움이 되어버렸고, 끝은 휴전으로 끝났지. 보수는.. 그래.. 보수는 확실히 괜찮았지만.. 동료들의 몫숨 값에 비하면 푼돈에 불과했어. 나와 루셀은 사지 멀쩡하니 벌어먹을 수 있긴 하니까. 필요한 약간의 돈을 제외한 모든 돈은 불구가 되어버린 동료에게 쥐어줬고.. 우리 파티는 그렇게 끝장났지..."


란셀씨의 눈동자가 촉촉하게 반짝인다.


"자! 아무튼. 결론은 너무 자만하면 언제 몫숨을 잃을지 모른다는거! 알겠냐! 신입! 그리고 시간이 늦었으니까. 얼른들 자라구. 오늘 첫 불침번은 나니까 말야."


란셀씨는 그 말과 함께 자리에서 일어나 다시 자리를 비웠다.


란셀씨가 자리를 비운 후, 다들 말없이 조용히 침묵을 지켰고, 나는 내가 너무 가벼운 마음으로 이 일을 하고 있는건 아닐까. 하고 머리 속이 복잡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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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8. 인생은 실전이다(4) 17.06.01 95 0 12쪽
35 8. 인생은 실전이다(3) 17.05.30 87 0 13쪽
34 8. 인생은 실전이다(2) 17.05.29 104 0 13쪽
33 8. 인생은 실전이다(1) 17.05.28 100 0 12쪽
32 7. 미궁 입문(3) 17.05.23 110 0 12쪽
31 7. 미궁 입문(2) 17.05.22 94 0 12쪽
30 7. 미궁 입문(1) 17.05.21 107 0 12쪽
29 6. Let's Party(4) 17.05.20 150 0 12쪽
28 6. Let's Party(3) 17.05.19 187 0 13쪽
27 6. Let's Party(2) 17.05.18 146 0 11쪽
26 6. Let's Party(1) 17.05.16 181 1 13쪽
25 5. 당신에게 소중한 것은 무엇인가?(6) 17.05.14 176 1 13쪽
24 5. 당신에게 소중한 것은 무엇인가?(5) 17.05.13 135 0 12쪽
23 5. 당신에게 소중한 것은 무엇인가?(4) 17.05.12 141 0 13쪽
22 5. 당신에게 소중한 것은 무엇인가?(3) 17.04.30 203 0 13쪽
21 5. 당신에게 소중한 것은 무엇인가?(2) 17.04.28 141 0 12쪽
20 5. 당신에게 소중한 것은 무엇인가?(1) 17.04.27 154 0 12쪽
19 4. 카자르겍크 탐사(5) 17.04.26 169 0 12쪽
18 4. 카자르겍크 탐사(4) 17.04.25 148 1 13쪽
17 4. 카자르겍크 탐사(3) 17.04.25 149 0 11쪽
16 4. 카자르겍크 탐사(2) 17.04.23 179 0 12쪽
15 4. 카자르겍크 탐사(1) 17.04.22 182 1 10쪽
14 3. 대전사 결투(3) 17.04.20 223 0 11쪽
13 3. 대전사 결투(2) 17.04.20 206 0 12쪽
12 3. 대전사 결투(1) 17.04.07 227 3 12쪽
11 2. 카자르겍크(4) 17.04.06 238 3 10쪽
10 2. 카자르겍크(3) 17.04.01 320 3 13쪽
9 2. 카자르겍크(2) 16.02.26 343 4 10쪽
8 2. 카자르겍크(1) 16.02.23 399 4 9쪽
7 1. 모험가(6) 16.02.15 440 5 7쪽
6 1. 모험가(5) +1 16.02.14 482 6 7쪽
» 1. 모험가(4) 16.02.07 526 5 6쪽
4 1. 모험가(3) 16.02.06 555 6 5쪽
3 1. 모험가(2) 16.01.19 673 9 6쪽
2 1. 모험가(1) 16.01.19 830 9 4쪽
1 0. 프롤로그 +1 16.01.19 1,159 15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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