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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관 님의 서재입니다.

미궁 도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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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관
작품등록일 :
2016.01.19 16:18
최근연재일 :
2017.06.01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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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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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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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2,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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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5.20 2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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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6. Let's Party(4)

DUMMY

날이 밝자, 전날의 숙취를 이겨내며 우리는 이름 없는 마을을 떠나서 말리란으로 돌아왔다. 돌아 온 즉시 모험가 길드 플레티넘으로 발걸음을 옮겼고, 플레티넘에서 나, 릭, 고블창 이렇게 셋이서 파티 등록을 했다.(이종족인 고블창도 있고, 릭씨도 경칭을 붙이는 것을 부담스러워 하셔서 서로간에 경칭은 붙이지않고 편하게 부르기로 정했다.)


파티의 등급은 E등급. 내가 E등급이며, 고블창이 D등급, 릭이 F등급 이었다. 릭이 F등급이라는게 조금 의외였는데, 그동안 다른 일을 하다가 이번에 새로 가입하게 되었다고 했다. 파티의 리더는 물어볼 것도 없이 만장일치로 경험이 많은 릭이 맡기로 하였다.


곰 퇴치의 의뢰비로는 은화 15닢이 나오고 곰 가죽과 같은 부산물들을 정리해서 은화 3닢이 더 나와 각자 은화 6닢의 소득을 올릴 수 있었다.


모든 정산을 끝내고 길드 내부의 테이블에 둘러앉아서 잠깐 쉬고있을 때였다.


"이걸로는 부족할 터인데..."


근심 가득한 얼굴로 은화 여섯 닢을 만지작거리며 무심코 중얼거리는 릭.


"그렇죠? 그렇게 생각하시죠?"


나는 그 중얼거림이 반가웠다. 이런 저소득으로는 만족 할 수 없었다. 저번 파티도 멧돼지 사냥에 두당 은화 두닢 반에 만족스러워 하였으나, 이런식으로 벌어들여서는 데이지의 입학 자금은 커녕 입에 풀칠하기가 고작이다.


"하지만, 우리 등급으로는 또 적당한 소득이라는게 사실이오."


담담하게 사실을 읊조리는 릭.


"더 버는 방법도 있잖습니까? 그거..말이죠."


그래. 이런 생계형 의뢰 말고 더 많은 벌이가 필요하다.


그래서 나는 정말로 모험가들이 모험가 등록을 하는 이유 중 하나를 릭에게 조심스레 귀띔해보았다.


"그거.. 말이오... 흐음.. 우리 파티에게는 조금 이르다고 생각하오만.."


"조금 이르기 때문에, 해야되는 것 아닐까요. 이런 생계형 의뢰만 하다가는 등급도 언제 오를지 확신할 수도 없고.."


"그래도, 너무 리스크가 크지 않소.."


아무래도 릭의 판단은 이제 막 파티를 결성한 우리에게는 빠르다. 라고 판단을 내린 것 같았다.


"...그게 뭔가. 릭."


옆에서 얌전히 듣고있던 고블창이 도저히 대화를 이해 할 수 없었는지 끼어들었다.


"아, 말리란의 미궁 말이오."


"말리란의 미궁?"


고블창의 되물음에 릭은 고블창을 위해 천천히 설명해 나갔다.


말리란의 미궁.


이 허허벌판 평지에 도시 말리란이 세워진 이유.


물론, 지리적으로 보자면 서쪽으론 그린 제너럴 마운틴이 있고, 도시를 통과해서 흐르는 강도 있어서 나쁘지는.. 아니 정확히는 좋은 위치이긴 하나, 이렇게 모험가들이 많이 모일 정도의 이유는 되지 않는다. 말리란이 세워지기 전, 이곳엔 정말 평범한 들판이었으나 유기적 미궁이 발견되어서 모험가들이 찾아오기 시작하고 그리고 상인들이 자리를 잡고 그들이 쉴 여관이 지어지고 외적으로부터 지킬 울타리가 둘러쳐지더니 점점 크기가 확장에 확장을 더해지더니 결국 성벽까지 쌓여버렸다. 그게 모험가의 도시 말리란. 그리고 그 중앙에는 하얀색 탑이 하나 있는데. 그게 모험가 길드 플레티넘이고, 미궁의 입구이다. 축약하자면 미궁 위에 세워진 도시라는 이야기. 이름 없던 미궁은 결국 도시 이름을 따서 부르기 쉽게 말리란의 미궁으로 불리우게 되었다.


미궁에는 유기적 미궁과 무기적 미궁이 있는데, 일반적인 미궁이 바로 무기적 미궁. 동굴이나 오래된 유적 같은 일반 건축물로 이루어진 미궁이 이 무기적 미궁이고, 마술적 처리가 이루어져서 미궁의 지형이 바뀐다던가, 미궁의 괴물이 끊임 없이 생성된다거나 하는 미궁이 마치 살아서 움직이는 생물 같다고 하여 유기적 미궁이라고 불리운다. 유기적 미궁에서는 끝없이 자원(괴물의 소재, 광물 등.)이 생성되기 때문에, 유기적 미궁이 있는 곳에는 거의 대부분(없는 곳은 미 발견 미궁이다.) 모험가 길드가 세워져있고 그 미궁을 파헤쳐서 얻은 자원들을 팔아서 도시를 유지한다. 마치 다른 도시들에 지형에 맞는 특산품이 있다면, 유기적 미궁은 괴물의 소재가 특산품이랄까. 그리고 당연히 희소성 높은 소재일 수록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는다. 그 때문에 일확천금을 꿈꾸며 미궁탐색에 나서는 것이다.


"허나, 이제 막 E랭크이면서 파티를 결성한 우리 파티에게는.."


릭이 고뇌하는 기분도 이해는 간다. 말리란의 미궁의 최저 입장 가능 랭크는 E랭크. 즉 생명을 담보로 하는 랭크이기 때문에 고뇌하는 것이리라. 이제 막 E랭크에 턱걸이한 우리 파티 수준에는 너무 버겁지 않을까 하는 우려. 실제로도 E랭크의 새내기 파티가 미궁에 들어섰다가, 신원미상 처리되거나 사망확인 되는 경우도 부지기수이다. 그래서 많은 파티가 바깥의뢰를 하며 D랭크 이상을 도달한 뒤에 도전하는 경우가 많다.


"고블창은 전투로 D 랭크이고, 릭은 지식만으로는 충분히 D랭크 이상일 것 같은데요? 저야 물론.. 그냥 평범한 E랭크이지만서도.."


"바로 그게 문제인것이오."


그렇게 말하고는 릭은 이야기를 이어갔다.


"목숨을 걸어야 하는 곳이오. 이건 괴물만의 이야기가 아니오. 말 그대로 미궁 안은 무법지대이오. 필요에 의하면 모험가끼리도 살생을 하는 곳이란 말이오."


말 그대로다. 미궁의 안은 들키지만 않는 다면 무엇을 해도 알 수가 없는 곳. 그렇기에 어수룩한 모험가를 노리는 모험가 살육자들도 있다. 물론, 살인이 발각된 즉시 모험가 길드에서의 현상금이 붙게 되지만 살인을 입증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같은 파티원이었던 자가 현상금을 내걸기도 한다. 하지만 그것도 꽤나 친분있던 파티원이나 그렇게까지 하지, 보통은 유야무야 끝나기 일쑤다.


"그건 바깥 의뢰도 결국엔 같은 것 아닌가요. 우리 일행이 했던 곰 사냥도 결국에는 목숨을 걸었어야 했던 의뢰인데-"


"그건 아니오. 의뢰 자체는, 미리 준비를 하고 대비할 수 있지만, 미궁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니 더 위험하오."


내 말이 끝나기 전에 일축하는 릭.


하지만 큰 돈벌이의 유혹은 뿌리치기 힘들다.


"그래도 전 들어가고 싶습니다. 몇 일이고 이런 의뢰들만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저에게도 사정이 있어서요."


"...."


내 말을 듣고는 릭은 입을 꾹 다물었다.


그리고 생각하는 듯, 미간을 찌푸린 뒤 몇 분을 조용히 있다가 입을 열었다.


"좋소. 하지만, 미궁에 내려가는 것은 기본적인 준비가 된 이후로 하시오."


"좋습니다. 그렇게 하죠. ...그런데 그 기본적인 준비가 뭐죠?"


나는 릭의 승낙을 듣고, 그 조건인 기본적인 준비에 대해 듣기위해 귀를 기울였다.


"간단하오."


단언하는 릭.


그리고 나는 그게 악몽의 시작이 될 줄은 몰랐다.



========================================================



"...허...허허.."


허탈하다.


이러려고 모험가 했나, 자괴감 들고 괴로워.


지금이 무슨 상황이냐.


별거 없다.


그냥.. 그냥... 준비하느라 돈을 다 썼을 뿐.


기존에 모아뒀던.. 데이지의 입학 자금을 전부 써버리고, 지금 내 수중에 남은 돈은..


"...."


은화 다섯 닢.


은화 다섯 닢이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은화 다섯 닢. 물론, 가족들 생계유지를 위해 금화 1닢은 데이지에게 맡겨두고 나왔지만, 릭이 이렇게까지 할 줄은 몰랐다.


뭐가 이렇게까지냐..? 단순하다. 미궁에 들어가려면 준비가 필수!


그 준비가 무엇이냐?


당연히 장비!


어차피 들어갈 미궁. 죽으면 남은 돈은 죽도 밥도 안되기에 처음에 맞출 때, 최대한 좋은 것으로 오래 쓸 수 있게 갖추는 것이 핵심!...이라면서.


제일 먼저 방어구점에 들려서는,


-장인이 한땀 한땀 피땀 흘려 만들었습니다. 움직이기 쉽고, 가벼운 가죽 갑옷! 이중 박음질 처리로 오래입어도 안심!-


이라고 광고가 적혀있는 가죽 갑옷과,


-무엇을 넣어도 편안한 움직임을 보장! 찢어질 걱정 No! 주머니 달린 가죽 벨트! 지금 세트 구매시, 20% 할인!-


이라고 광고가 적혀있는 가죽 벨트.


-미끄럼 방지 처리가 되어서 미끄러지지 않아요! 버클형 가죽 부츠! 소중한 내 발을 위한 신발!-


..따위의 제품들을 골라주며 온갖 부위의 가죽제품을 산 후, 그 기세로 무기점으로 들어가서


-투자하세요. 당신의 목숨줄입니다. 고급 철제 창. 들어도 들지 않은 듯 가볍습니다.-


기다란 창과


-만약의 사태에 당신을 지켜줄 한줄기 희망. 다용도 단검. 식재료 손질에도 Ok!-


호신용 단검을 샀는데..


정신을 차려보니 순식간에 어마어마한 비용이 지출되어버렸고, 어느새 수중엔 은화 5닢만 남았다.


....돈이라는건 들어오기 쉬우면 나가기 쉽다더니 옛말에 틀린게 하나도 없다.


"그래도 콘이 이렇게 많은 돈을 저축하고 있을 줄은.. 의외요. 덕분에 질 좋은 장비들을 준비할 수 있었소. 분명 도움이 될거요."


마음 껏 대리 쇼핑해서 흡족한 표정을 한 릭의 한마디 감상이었다.


그 많은 돈을... 그 많은 돈을... 내 마음 속에서는 피눈물이 흘렀으나, 이를 더 많이 벌기 위한 투자라고 생각하며 눈물을 훔쳐냈다.


분명 속은 쓰렸으나, 구매한 장비들은 마음에 들었다.


가죽 보호구들은 내 몸에 맞춰낸 듯이 몸에 착 감기듯 달라붙어서 감싸주었으며 무기는 내가 휘두르기에 무겁지 않고 재질은 튼튼했다.


릭이 예전에 자주 다니던 가게라고.. 만족도가 아주 높은 물건들이 많다고 후회하지 않을 거라며 미소지었다.


그렇게 내 장비들을 준비했지만, 정작 고블창과 릭은 따로 장비를 구매하지 않았다. 고블창은 카자르겍크에서 사용하던 무구들을 아직 그대로 가지고 있었고 관리도 소홀히 하지 않아 딱히 바꿔야 할 필요성을 못느꼈으며, 릭은 기존에 쓰던 가죽옷에 들고있는 지팡이 하나면 짐꾼 노릇은 충분히 할 수 있다며 거절했다.


하루종일 내 장비를 갖추기 위해 고뇌하며 골라준 릭은 오늘은 시간이 늦었다며, 미궁 탐색을 위한 등록은 내일 하기로 하고 오늘은 이만 헤어졌다.


집으로 돌아가자, 내 모습을 보며 깜짝 놀라는 데이지가 반겨주었고 옷이 날개라며 칭찬아닌 칭찬을 들려주었고, 닐은 집에 없었다.


다음 날, 플레티넘에서 다시 모인 우리 파티는 미궁에 들어가기 위해 미궁 탐색에 등록했고, 그 사이 릭의 안내로 우리는 미궁에 들어가기 위한 준비물들(횃불, 식량, 삽 등)을 구비했다. 등록 절차는 생각보다 금방 끝나서 점심을 먹은 뒤에 출입증을 받을 수 있었다.


그리고...


"여기가 미궁의 입구..인가."


경비원이 길드 지하로 이어지는 문을 열어주고, 그 길을 따라 밑으로 밑으로. 그리고 다시 밑으로 끝없이 이어질것 같은 계단을 내려오자, 그 곳에는 다시 경비 둘과 미궁의 거대한 철문이 있었다. 철문은 오랜 세월을 몸소 보여주 듯, 마치 노련한 모험가처럼 이곳 저곳이 상처투성이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치 요새와도 같이 견고해보였다.


"출입증을 다시 보여주시구요."


경비는 릭에게서 출입증을 확인하고 말리란의 미궁의 그 거대한 아가리를 열기 위해 스위치를 작동시켰고, 거대한 철문은 그 모습과는 다르게 부드럽게 열리며 미궁의 안쪽으로 일행을 맞이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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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4. 카자르겍크 탐사(4) 17.04.25 149 1 13쪽
17 4. 카자르겍크 탐사(3) 17.04.25 149 0 11쪽
16 4. 카자르겍크 탐사(2) 17.04.23 182 0 12쪽
15 4. 카자르겍크 탐사(1) 17.04.22 183 1 10쪽
14 3. 대전사 결투(3) 17.04.20 224 0 11쪽
13 3. 대전사 결투(2) 17.04.20 206 0 12쪽
12 3. 대전사 결투(1) 17.04.07 227 3 12쪽
11 2. 카자르겍크(4) 17.04.06 239 3 10쪽
10 2. 카자르겍크(3) 17.04.01 321 3 13쪽
9 2. 카자르겍크(2) 16.02.26 343 4 10쪽
8 2. 카자르겍크(1) 16.02.23 399 4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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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1. 모험가(5) +1 16.02.14 482 6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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